익숙한 코드 다른 활용, ‘황금빛 내 인생’ 저력의 원천

도대체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무엇이 이토록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걸까. 서지안(신혜선)이 진짜 재벌가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그 순간 <황금빛 내 인생>의 시청률은 36%(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이런 속도감에 이런 폭풍전개라면 40% 시청률을 경신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금빛 내 인생(사진출처:KBS)'

놀라운 건 이 드라마가 50부작이며 지금 겨우 20부가 방영됐다는 점이다. 보통의 ‘출생의 비밀’을 다루는 드라마라면 이렇게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은 거의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이게 끝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시작이다. 이렇게 드러난 출생의 비밀 이후, 그들은 어떤 삶을 살게 될까. <황금빛 내 인생>이라는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는 건 아직도 한참 드라마가 하지 않은 이야기가 남았고, 그것 역시 우리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나아갈 거라는 예감 때문이다.

사실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일 수 있다. 흙수저가 금수저로 탈바꿈되어 가짜 신분상승을 하게 된다는 설정은 결국 그 실체가 드러나면서 벌어질 파국을 예고한다. 그 당사자인 서지안이 겪을 고통은 물론이고, 실제 재벌가의 딸인 서지수(서은수)가 느낄 충격 또한 만만찮다. 게다가 이 모든 일을 꼬이게 만든 장본인인 그들의 엄마 양미정(김혜옥)이 느낄 회한과 그걸 알게 됐음에도 막을 수 없었던 서태수(천호진)의 자책감도 결코 작지 않다.

즉 드라마적인 극적 상황들이 이보다 클 수는 없다는 거다. 하지만 이건 자칫 잘못하면 막장드라마들이 쓰는 자극적인 전개처럼 비춰질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황금빛 내 인생>이 주는 느낌은 그렇지가 않다. 그것은 자극을 위한 자극이라기보다는 우리에게 진짜 ‘황금빛 인생’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지옥도’라는 느낌이 든다. 바로 이 드라마가 가진 진정성의 지점이 이 드라마가 가진 엄청난 자극을 눌러주는 힘이다. 

‘딸 바꿔치기’나 ‘출생의 비밀’, 나아가 왕자님과 신데렐라 설정 같은 익숙한 코드들을 우리는 이 드라마에서 쉽게 발견한다. 서지안에 대한 동정심과 미안함을 넘어 애정을 갖게 된 최도경(박시후)은 현대판 왕자님이나 다름없고, 물론 출생의 비밀을 안고 동생으로 왔지만 그것이 밝혀지면서 그에게 기대는 서지안은 신데렐라의 변형 캐릭터다.

그런데 이런 익숙한 코드들을 가져와 이 드라마는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 ‘출생의 비밀’은 흙수저가 금수저가 되는 신데렐라 판타지를 위해 가져온 코드가 아니라, 흙수저가 가짜 신분을 얻어 금수저가 되도 전혀 행복할 수 없고 오히려 지옥 같은 불행을 겪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금수저가 아니라도 그 흙수저가 얼마나 자기 능력으로 설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코드다. 

여기서 최도경이라는 왕자님의 역할은 신데렐라 서지안이 가질 수 없는 걸 갖게 해주는 그런 판타지적 존재가 아니라, 그가 겪는 아픔을 공감해주며 나아가 보호해주려는 역할이다. 그러니 이 왕자님을 통해 느끼는 감정은 물적 욕망이 아니라 정신적 공감대가 주는 인간적인 따뜻함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출생의 비밀 주인공인 서지수는 어떻게 변할까. 지금껏 천사표 동생의 모습을 보이며, 가진 것 없어도 구김살 없이 살아왔던 그가 아니던가. 하지만 부모와 언니에게 철저히 속았다 오해하게 된 그는 어쩌면 우리가 그간 ‘출생의 비밀’ 코드를 담은 드라마에서 봐왔던 그 착한 신데렐라가 아닌 악녀의 면면을 드러낼 지도 모른다. 

익숙한 코드가 주는 선입견은 <황금빛 내 인생>이 가진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였다. 그건 자칫 드라마가 하려는 진심을 덮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소현경 작가가 뚝심 있게 하려던 이야기를 밀고 나간 그 점이 이 드라마가 가진 저력의 원천이 되었다. 코드보다 중요한 건 그 코드들을 달리 활용해 담아내려는 메시지라는 걸 이 드라마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황금빛 내 인생’, 내 인생의 진정한 황금빛은 어디서 오나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이제 2회가 지난 것이지만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는 빠르게 신데렐라와 출생의 비밀 코드 같은 것들을 뛰어넘었다. 첫 회는 어째 주말드라마의 공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와 출생의 비밀인가 싶었지만, 그 설정은 2회에 풀려버렸다. 이로써 <황금빛 내 인생>은 그 흔한 가족드라마의 코드와는 다른 이야기 전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황금빛 내 인생(사진출처:KBS)'

사실 첫 회는 그다지 기대할 수 없는 어디서 본 듯한 설정들이 등장한 게 사실이다. 흙수저로 열심히 살아가는 서지안(신혜선)이 부장님의 명으로 그의 차를 대신 몰고 가다 해성그룹의 외아들인 최도경(박시후)의 차와 접촉사고를 내며 인연이 이어지는 과정이나, 해성그룹의 안주인인 노명희(나영희)가 어린 시절 잃어버린 딸이 서지안일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던 첫 회만 해도 그저 그런 신데렐라와 출생의 비밀 코드를 버무린 드라마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 

하지만 그런 우려를 날려버리기라도 하겠다는 듯 2회에 드라마는 노명희가 직접 양미정(김혜옥)을 찾아오고, 서지안과 서지수(서은수) 중 누가 자기 딸이냐고 물으며 그래서 양미정이 결국 서지안이 그녀의 딸이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보통의 옛 가족드라마라고 하면 이 부분 하나만으로도 한 편의 장편 가족드라마가 나오곤 했던 그 코드들이다. 

<황금빛 내 인생>이 이처럼 일찍 그 코드를 드러낸 건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가 다른 곳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 이 드라마는 그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최근 우리 사회에 자주 거론되는 ‘금수저 흙수저’를 소재로 담고 있다. 흙수저로 살아가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아버지의 영향아래 기죽지 않고 열심히 자신의 삶을 개척해온 서지안(신혜선). 하지만 이제 막 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잠시, 친구가 금수저 낙하산으로 그 자리를 꿰차며 역시 높은 수저의 벽 앞에서 절망하게 됐다. 

그런 서지안이 바로 그 해성그룹 노명희가 잃어버린 딸이라는 사실은 향후 이 흙수저가 하루 아침에 금수저로 그 삶이 바뀔 것이라는 걸 말해준다. 그렇다면 그 금수저의 삶이 서지안이라는 짠 내 나는 캐릭터의 장밋빛 인생을 가능하게 해줄까. 과연 가진 자들의 삶은 행복하고 못 가진 자들의 삶은 불행할까. 물론 겉으로 드러난 삶은 그렇게 빈부에 따라 행복의 질이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황금빛 내 인생>이 그려내는 두 가족, 즉 부자가족 최도경의 집과 서민가족 서지안의 집은 그 느낌이 상반되게 다가온다. 어째 서민적인 삶을 살아가는 서지안의 집이 더 따뜻한 느낌을 주는 것. 

즉 서지안은 본래 태생은 금수저였지만 어린 시절의 사건(?)으로 흙수저의 삶을 살아왔던 인물이다. 그런데 그 흙수저의 삶 속에서도 그녀를 행복하게 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아버지 서태수(천호진)가 보여준 가족에 대한 헌신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토록 귀하게 키운 딸을 어려운 현실 때문에 이제 기꺼이 재벌가로 떠나보내는 아버지의 회한이 없진 않겠지만. 

인정하기 싫어도 우리가 사는 현실은 태생으로 그 미래까지 결정되는 금수저 흙수저의 세상이다. 그 안에서 흙수저의 인생을 부여받은 이들은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그 ‘수저의 벽’ 앞에서 절망한다. 청춘들은 청춘들대로 부모들은 그런 청춘들을 바라보며 자신들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아파한다. <황금빛 내 인생>은 그 청춘들과 부모들에게 그래도 당신들의 삶이 가치 있다는 위로의 말을 던지는 드라마다. 진짜 인생의 황금빛은 가진 것만으로는 얻어질 수 없다는 걸 전함으로써.

‘쌈마이웨이’ 김지원, 신데렐라 걷어차고 내 길 간다

“무빈 씨 생각엔 백마 태워 호강시켜 주길 바라는 여자들이 세상에 널렸을 거 같은가 본데 그 신데렐라는 이제 드라마에서도 안 먹혀요. 진짜 현실에선요, 자기 인생 피 터지게 사는 자수성가 또라이형 여자들이 수두룩 짱짱하다고. 그니까 유리구두! 개나 주라고!”

'쌈마이웨이(사진출처:KBS)'

최애라(김지원)은 박무빈(최우식)이 선물한 구두를 벗어던졌다. 사실은 결혼할 사람이 있는데도 자신을 사귀어온 박무빈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신데렐라가 되게 해주겠다며 그가 사준 구두를 벗어던지고 맨발로 갔던 길을 돌아온다. 그녀를 걱정해 찾아온 고동만(박서준)은 떨고 있는 그녀를 안아주며 분노하고, 그런 그에게 그녀는 가슴이 떨린다.

KBS 월화드라마 <쌈마이웨이>의 이 장면은 이 드라마가 보통의 멜로와 어떻게 결이 다른가를 정확히 보여준다. 최애라가 대사로 얘기했듯이 이제 더 이상 ‘신데렐라 이야기’는 드라마에서도 먹히지 않는 시대다. 그렇게 된 건 ‘인생 피 터지게 사는 자수성가 또라이형 여자들’이 현실에는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에 신데렐라가 가당키나 한 판타지인가.

<쌈마이웨이>가 청춘멜로의 전형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그 안에 ‘갑질하는 현실’의 그림자를 제대로 드리워놓고 있어서다. 최애라도 고동만도 갑질을 당하는 건 ‘일’에 있어서만이 아니다. 그들은 일터에서 이른바 비정규직으로 아무렇게나 쓰다 버려지지만, 그런 갑질은 사적인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진다. 

박무빈이 최애라에게 이끌리게 된 계기를 보라. “걔가 좀 나대잖아요? 쥐뿔도 없는 놈이 항상 신나 있고. 그게 거슬린다.”고 말하는 박무빈에게서 느껴지는 건 가진 자의 오만과 독선이다. 그는 단지 고동만처럼 ‘없는 놈’이 항상 즐겁게 살아가는 꼴이 거슬려 그의 것을 빼앗으려 했을 뿐이라는 것. 

일터에서 청춘들이 일상처럼 만나는 갑질은 이제 남녀 간의 사랑에도 끼어들었다. 과거 많은 멜로드라마들이 부자들에 의해 신데렐라가 되는 여주인공을 통해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면, <쌈마이웨이>는 보기 좋게 그 유리구두의 판타지를 부숴버린다. 그렇게 드러난 실체는 달달하기는커녕 너무나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이것은 고동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몇 차례 헤어져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가 이혼하기를 반복하며 그 지독한 현실의 신데렐라가 된 박혜란(이엘리야)은 뻔뻔하게도 다시 고동만 앞에 나타나 그를 자기남자로 만들려 한다. 그녀는 이제 고동만을 위해 뭐든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에서 느껴지는 건 그녀가 이제 돈이면 사랑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선택이 그랬으므로.

하지만 고동만도 최애라도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다. 고동만은 박혜란에게 자꾸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최애라는 박무빈이 만들어주겠다던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벗어던진다. 그래서 그들은 오롯이 맨발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돈과는 상관없는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지켜낸다. 이 맨발의 청춘이 현실에 치여 사랑하면서도 사랑하는 줄 모르는 그 모습이 못내 안쓰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건 그래서다. 

일도 사랑도 갑질 투성이인 세상, <쌈마이웨이>는 쌈마이 취급을 받아도 마이웨이를 걷는 청춘이 더 당당하다고 말한다. 그 당당한 <쌈마이웨이>에 대한 지지의 마음이 깔려 있어 이 청춘멜로는 각별하게 다가온다. 이들이 갑질 세상에 날릴 통렬한 돌려차기를 기대하게 된다.

‘쌈마이웨이’ 박서준·김지원, 신데렐라 아닌 흙수저들의 연대

도대체 이 청춘들은 왜 이렇게 처연하면서도 예뻐 보일까. KBS 월화드라마 <쌈마이웨이>가 청춘멜로라는 장르로 이 만큼의 성과를 내고 있는 데는 아마도 이처럼 마음 속 깊이 응원해주고픈 예쁜 청춘들의 면면 때문일 게다. 3회 만에 10%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넘겨버린 이 청춘멜로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웃음이 나오다가도 짠해지고, 그 짠한 마음이 이들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며, 나아가 이 흙수저들의 연대에 기꺼이 동참하게 만드는 특별한 힘. 

'쌈마이웨이(사진출처:KBS)'

<쌈마이웨이>가 가진 특별한 힘은 이들이 처한 흙수저들의 현실에서부터 비롯된다. 가난한 집안, 동생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승부조작을 하게 된 동만(박서준)은 그 일 때문에 태권도를 더 이상 못하고 진드기 박멸하는 일을 하며 산다. 백지연 같은 아나운서가 꿈인 애라(김지원)는 스펙도 배경도 없어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안녕하십니까 고객님”을 입에 달고 살아간다. 하지만 그건 그들이 원하는 삶이 아니다. 

옛 코치였던 황장호(김성오)로부터 격투기를 할 의향이 없냐는 제안을 받고 동만은 새삼 가슴이 뛰고, 애라는 사내방송팀에서 안내방송을 잠깐 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어했으나 그 자리조차 연줄이 없으면 잡을 수 없는 현실 앞에 절망한다. 결국 동만은 진드기 대신 격투기를 선택하고, 좌절된 방송의 꿈 앞에 무너져 내린 애라는 동만에 기대 눈물을 흘린다. 

<쌈마이웨이>의 이 흙수저 청춘들은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같이 자라난 친구들이라는 든든한 빽으로 이 힘겨운 현실을 버텨낸다. 동만과 애라 그리고 주만(안재홍)과 설희(송하윤)는 옥상에 마련된 자신들만의 아지트에서 술을 마시며 마치 아잇적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것이 그들에게는 다시금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된다. 

흥미로운 건 이러한 흙수저의 현실 앞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 청춘들의 관계는 친구 관계를 슬금슬금 넘어 이성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그것을 새삼 알아차리게 되는 건 그들 앞에 금수저들이 다가와 호감을 드러내면서다. 동기의 결혼식에서 한 때의 시비 때문에 인연을 맺게 된 의사 박무빈(최우식)이 애라에게 대놓고 애정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동만은 자꾸만 그게 마음에 쓰인다. 동만에게 옛 애인이었던 혜란(이엘리야)이 또 나타나자 애라는 그녀를 막아선다. 

<쌈마이웨이>는 그래서 청춘 멜로에 가끔 등장하던 신데렐라 이야기 따위는 지워버린다. 신발을 선물하는 박무빈 앞에서 애라는 아무런 설렘의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대신 자꾸만 자신을 터치하는 동만에게 자꾸 그러면 자신이 착각하게 된다고 선을 긋는다. 그건 애라가 그를 남자로서 점점 마음에 담고 있다는 뜻이다. 설희가 홈쇼핑 방송을 녹화 중에 체리가 목에 걸려 쓰러지자 주만은 마치 왕자님처럼 달려가 그녀를 구하고 테이블 위에 눕힌 채 인공호흡을 한다. 그 장면이 설희에게는 마치 백설공주의 한 장면처럼 오버랩된다. 물론 그것 역시 왕자님에게 천거되는 백설공주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쌈마이웨이>는 그래서 많은 드라마들이 빈부 격차의 남녀를 세워 신데렐라와 백설공주 이야기를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놓던 것을 간단히 뒤집어버린다. 그들은 자신들을 구원해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흙수저들끼리 서로 지지해가며 스스로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해나가려 한다. 그것은 꿈에 대한 것이나 사랑에 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쳇말로 ‘쌈마이’ 같은 청춘이지만, 그래도 ‘마이웨이’를 간다는 의미가 담긴 <쌈마이웨이>는 그래서 우리네 청춘의 현실이 주는 무게감 속에서도 서로 사랑해가며 무너지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픈 일을 찾아가는 그 과정을 그린다. 힘겨워도 웃으며 서로 어깨를 내어주는 그 모습들은 그래서 짠하면서도 보듬어주고 싶을 정도로 예쁘게 다가온다. 

아마도 <쌈마이웨이>는 청춘들에게는 공감 가는 자신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중년들에게도 이 드라마가 마음을 잡아끄는 건 거기 담겨진 어떤 부채감 때문이다. 저들이 겪고 있는 저 어려운 현실들이 어찌 보면 이전 세대들이 만들어놓은 잘못된 결과라는 부채감. 그래서 그들에 대한 지지의 마음은 더욱 커진다. 이것이 평범해 보이는 청춘 멜로 <쌈마이웨이>가 가진 특별한 힘의 원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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