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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어떻게 이 진부함과 황당함을 이겨낸 걸까

 

새로운 마블의 슈퍼히어로물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 스토리나 설정만 두고 보면 진부하고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잘 나가던 외과의사가 교통사고로 손을 다쳐 절망감에 빠지게 되고 육체적으로는 치유될 수 없는 몸을 정신 수련을 통해 고쳐내면서 엄청난 위기상황을 맞게 된 세상을 구원해내는 이야기... 일단 동양인이라면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막연한 동양에 대한 신비주의에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이처럼 진부하고 황당한 스토리지만 관객들은 의외로 영화 속에 점점 빨려 들어간다. 도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

 

사진출처:영화 <닥터스트레인지>

네팔에서 만난 신비로운 여인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으로부터 수련을 받는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 컴버배치)의 설정은 역시 그 무수한 쿵푸 영화의 한 대목을 잘라 붙인 듯한 느낌을 준다. 갖가지 마법을 부리는 방법들이 들어 있는 책들이 가득한 공간은 마치 무협지의 비급들이 숨겨진 공간처럼 그려지고, 그 곳을 지키는 도서관장인 웡(베네딕트 웡)은 진짜 소림사에서 갓 나온 듯한 모습이다. 스승인 에인션트 원을 배신하고 그 책들 중 중요한 마법의 한 장을 잘라내 도망치는 제자 케실리우스(매즈 미켈슨)와 또 다른 제자가 된 스트레인지가 대결 구도를 이루는 스토리도 역시 쿵푸 영화의 전형적 설정이다.

 

게다가 이들이 부리는 마법은 현실감을 갖기가 어려울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일종의 관문 같은 걸 만들어 이쪽 세상에서 갑자기 히말라야 꼭대기로 빠져나오기도 하고, 중력의 세계를 무색케 만드는 전후좌우가 마음대로 뒤집어지는 마법을 부려 그 속에 있는 이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날아다니는 건 기본이고 공간과 공간의 이동은 물론이고 시간까지도 멈춰 세우거나 뒤로 돌리기도 한다. 이 정도면 거의 신에 가까운 능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이런 상상력의 무한 확장은 현실적인 무게감을 지워버릴 수밖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엄청난 상상력의 스펙터클은 관객의 시선을 매료시킨다. ‘거울의 차원이 보여주는 것처럼 건물들이 뒤집어지고 어느 지점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런 장면들은 마치 관객이 거대한 만화경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중력이 여러 방향으로 바뀌는 그런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그래서 독특한 긴박감을 만들어낸다. 결국 <닥터 스트레인지>의 진부함과 황당함을 무화시킨 건 놀라운 CG 기술 덕분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 CG는 그저 기술의 차원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기술이라면 그럴 듯한 가상의 장면들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내려 노력한 면들이 두드러졌을 게다.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CG는 그것보다는 예술 작품의 한 대목을 잘라낸 듯한 인상이 짙다. 압도적인 비주얼이지만 예술적인 느낌들이 그 진부함을 새로움으로 바꾸고, 황당함을 상상력의 자유로 바꿔준다.

 

여기에 의도적으로 구사되는 <닥터 스트레인지> 특유의 농담과 유머는 관객으로 하여금 이 작품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만들어 지나친 현실감 추구가 야기할 수 있는 황당함을 벗어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위기를 맞게 된 스트레인지가 수술을 받는 동안 그 영혼이 빠져나와 적의 영혼과 한판 대결을 벌일 때, 수술도중 사용하는 심장충격기의 충격이 적에게 타격을 주는 대목은 사실 개연성으로 설명될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대신 영화는 이 장면이 주는 유머와 웃음의 코드를 활용함으로써 개연성의 부족을 슬쩍 뛰어넘는다.

 

물론 그렇다고 이 황당한 스토리의 영화가 그저 허망한 볼거리의 작품이라는 건 아니다. 만일 그랬다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어떤 허탈함을 느꼈을 게다. 하지만 영화는 이 상상력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의미를 확보해낸다. 즉 시간으로 인해 결국은 사멸해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의 조건이 꿈꾸게 되기 마련인 영원이나 불멸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허망한 일일 수 있는가를 이 영화는 흥미로운 스펙터클로 보여준다. 스토리로만 보면 황당할 수밖에 없는 영화지만, 예술적인 CG와 전략적인 유머들 그리고 그 상상력 속에 심어놓은 나름의 철학은 그래도 이 영화에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들이다.

Posted by 더키앙

<집밥 백선생>의 고급진 방송 레시피

 

19971인 토크쇼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던 그 시기에 <이홍렬쇼>에서는 참참참이란 코너로 토크와 요리를 접목한 독특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 맛좋은 야참을 만들며 이야기를 나누는 참참참에서 요리는 하나의 양념일 뿐이었다. 그보다 중요한 건 게스트. 그래서 방송이 끝나고 나면 어떤 요리를 만들었는가보다 그 요리를 누가 만들었느냐가 더 주목되었다.

 

'집밥 백선생(사진출처:tvN)'

하지만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새로운 요리와 토크가 어우러진 스튜디오 프로그램에 푹 빠져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tvN <집밥 백선생>, <오늘 뭐 먹지> 같은 이른바 쿡방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이들 프로그램들은 그러나 게스트보다는 그 날의 요리에 대한 집중이 두드러진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면 게스트의 이야기만큼 요리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모두 주방을 그대로 스튜디오화한 이 프로그램들은 음식을 만드는 과정 그 자체가 재밋거리다.

 

이 쿡방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백종원이다. 과거 소유진 남편으로 불리던 그는 이제 그 꼬리표를 떼어내고 셰프이자 천재 방송인으로 자기 자신을 다시 세웠다. 이제 백종원 아내가 소유진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 이 역전된 상황은 작금의 대중문화 트렌드를 정확히 보여준다. 과거의 토크쇼라고 하면 연예인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백종원 같은 비연예인이 중심이다. 물론 웬만한 연예인보다 훨씬 재미있는 입담과 캐릭터는 기본이다.

 

물론 백종원에게서 연예인들에게 흔히 바라는 신비주의 따위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그런 건 대중들도 원하지 않는 바다. 대신 백종원의 아우라를 만들어주는 건 요리라는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치다. 그는 <집밥 백선생>에서 돼지고기를 통으로 스튜디오에 가져와 부위별로 정형하며 그 맛의 차이를 설명해준다. 그런 지식은 거기 출연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는 비전문분야. 여기서도 상황은 역전된다. 프로그램의 포인트가 요리에 맞춰지자 요리사가 주인공이 되고 연예인들은 서브가 되는 것.

 

그런데 이 백종원을 보면 그가 쿡방 시대의 스타가 된 이유가 단지 요리 꿀팁을 알려주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꿀팁이야 인터넷을 열면 어디서든 찾을 수 있고 심지어 과거 요리 프로그램들을 보면 늘 나오던 것들이었다. 그러니 백종원에게는 대중들을 매료시키는 특별한 방송 레시피가 있을 법하다. 그건 다름 아닌 일반인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고 들어주고 반응하는 모습이다.

 

그는 스튜디오에 들어서면서 공식적인 인사 따위를 하지 않는다. 대신 밥은 드셨나요?”하고 특유의 구성진 목소리로 출연자들에게 묻는다. 이러한 일상적인 어법에 때로는 새침하게 삐치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처럼 우쭐해하기도 하며 때로는 상대방의 얼토 당토한 지적에도 반발하기보다는 선선히 사과하고 맞춰주는 모습을 보이니 대중들로서는 이 인물이 전문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친숙해진다.

 

게다가 백종원이 하는 요리 레시피는 너무나 간단하고 쉽다. 사실 요리를 전문분야라 치부했던 건 그것이 무언가 대단한 기술을 요한다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종원은 대단한 요리보다는 일상적인 요리들 이를 테면 김치전이나 김치찌개를 만들고, 고기를 굽거나 파무침, 양념장을 만드는 것들을 좀 더 잘 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준다. 이것은 그가 서 있는 독특한 위치다. 그는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의 대중화를 꿈꾸는 사람 같다.

 

물론 <한식대첩>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심사위원으로서의 권위를 보이지만 그건 그의 일면일 뿐이다. <집밥 백선생>에서 그는 고기를 굽기 전에 신문지 깔아야쥬.” 하고 말할 정도로 일상적인 인물이다. 그는 최근 달라진 스튜디오 예능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른바 대중의 시대에 전문가(방송인을 모두 포함해)들이 어떤 위치에 서야하는가를 그는 본능적으로 체득하고 있는 것만 같다.

 

연예인과 일반인, 전문가와 비전문가는 그래서 지금 달라진 예능 트렌드 속에서 그 중심 축이 바뀌어가고 있다. 전문분야가 권위로 서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그 전문분야는 대중들과 소통하지 않으면 공룡처럼 사멸해버릴 수 있는 어떤 것이 되었다. 그러니 백종원의 특별함이 만들어지는 건 그 요리의 세계가 밑바탕에 깔려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 대중친화적인 그의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더키앙

<해피투게더> 서태지보다 <12> 조인성인 이유

 

서태지가 KBS <해피투게더>에 단독으로 출연한다는 사실에 대해 반가움보다는 불편함을 거론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사실은 작금의 달라진 예능의 생태계를 가늠하게 한다. ‘신비주의의 대명사이자 마지막 남은 신비주의라고까지 불리던 서태지가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신비주의가 심지어 마치 연예인병처럼 거드름으로 느껴지는 시대다.

 

사진출처:서태지 컴퍼니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서태지는 그간 좀체 내밀지 않았던 얼굴을 예능에서 보이겠다고 마음먹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신비주의를 벗어나 좀 더 친근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탈신비주의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해피투게더>의 제목에 걸맞지 않게 다른 게스트 없이 단독 출연해, 그것도 유재석과 11 토크를 한다는 건 그래서 여전히 서태지의 이미지가 과거 9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것이 서태지의 의도인지 아니면 <해피투게더> 제작진의 과잉 배려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차피 너무 과도하게 만들어진 신비주의 이미지가 버겁고, 그래서 보다 편안한 음악인 서태지로서 대중들에게 다가오려 마음먹었다면 일단 그 등장하는 방식부터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이른바 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할 게스트가 애매하지 않냐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 이른바 이라는 것을 깨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게 서태지다. 물론 음악인으로서의 급은 당연히 지켜내야 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서태지는 좀 더 자신을 일상인에 가깝게 내려놓아야 지금 시대의 대중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조인성이 <12>에 차태현 쩔친(쩔은 친구)’으로 깜짝 등장한 것은 여러 모로 서태지의 행보에 시사 하는 바가 많다. SBS <괜찮아 사랑이야>로 그 어느 때보다 이미지가 신비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점에 자신을 찾아와 무작정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차태현에게 그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조인성에게 예능감이라는 것이 있을 리 없고, 그러니 이런 갑작스러운 방송 출연이 부담되지 않을 리 없다. 하지만 선배 형을 위해서 열심히 방송에 임하는 조인성에게서는 신비주의의 그림자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드라마에서 뭘 해도 CF 같은 그림을 만드는 그가 아닌가. 그런 그가 깨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선수인 독하디 독한 <12>의 복불복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차태현과 함께 실미도로 들어오는 조인성을 보며 다른 게스트들과 출연자들 그리고 심지어 작가들마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것은 조인성 같은 인물이 다른 게스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것 자체가 이질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면이 조인성의 <12> 출연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라. 지금 시대에 대중들이 스타들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거기서 발견할 수 있다.

 

서태지는 좀 더 타인들과 함께 섞일 필요가 있다. 그것만이 이미 지나가버린 신비주의 시대에 여전히 마지막 신비주의라는 불편한 수식어를 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요즘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는 것이다. 조인성의 <12> 출연에 쏟아지는 박수와 서태지의 <해피투게더> 단독 출연에 쏟아지는 불편함은 바로 이 차이에서 비롯된다.

 

Posted by 더키앙

신비주의라는 이름의 거추장스런 옷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고현정은 지금까지 이 토크쇼에 출연했던 여타의 게스트들과는 달랐다. 대부분의 게스트들이 독한 무릎팍 도사의 당혹스런 질문에 잔뜩 긴장하고 답변을 준비하는 자세를 보였다면, 고현정은 거의 무방비상태의 허허실실함을 보였다. ‘무릎팍 도사’라는 대결구도의 토크쇼에서 강호동이 날리는 펀치에 대해 고현정은 맞 받아치는 인파이터가 아니라 받아주는 척 피하며 상대방의 힘을 빼다가 어느 순간에는 벌처럼 날카로운 펀치를 날리는 마치 알리 같은 스타일의 토크를 구사했다.

먼저 친구인 이미연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것에 대해 얘기하면서 고현정은 “짜증나게 예쁘게 나온다”는 표현을 썼다. 어딘지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짜증난다”는 말은 홍상수 감독이 연출한 ‘해변의 여인’에서 그녀가 쏟아냈던 일련의 거친 대사들을 떠올리게 한다. “차가 귀엽네요”라는 말에 “똥차예요”라고 말하고, “키가 크다”는 말에 “잘라버리고 싶어요”라는 말했던 그녀는 그 때부터 이미 자신을 코르셋처럼 옥죄이며 숨막히게 만드는 신비주의를 벗어버리려 작정한 바 있다.

“짜증난다”는 말 한 마디로 기대했던 신비의 탈을 벗어버린 고현정은 스스로 예능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며, “저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해야 하는데”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쐬기를 박듯, “저 웃겨요”하고 스스로를 우스운 사람이라 표현했다. 재미있는 것은 중간에 강호동이 고현정하면 떠오르는 인물로 ‘모래시계’의 최민수를 거론했을 때 그녀가 보여준 모습이다. 그녀는 추운 겨울 촬영에서 눈물과 함께 흐르던 콧물을 최민수가 닦아주었다고 말하면서 그에게 화면을 보면서 “좀 쉽게 가요”라고 말했다.

이 말은 어찌 보면 신비주의를 본의 아니게 갖게 된 두 스타의 다른 두 길을 말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 말은 여전히 카리스마의 지존으로 이미지 메이킹되어 여전히 그 이미지 속에 갇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최민수에게, 자신이 주목받은 건 결혼과 이혼이라고 스스로 밝히듯 그냥 대중들의 시선을 인정해버리는 그 허허실실함이 어쩌면 해법이 될 것이라고 전하는 조언이 아닐까.

콧물 얘기는 술자리 습관이라고 밝힌 ‘벽 타기(?)’로 이어졌고, ‘무릎팍 도사’는 고현정의 탈신비주의를 향한 안간힘을 돕기라도 하겠다는 듯, 연실 코를 푸는 고현정이란 이미지를 끄집어내, “더러워서 방송 못하겠어요”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던지는 과감성을 보였다. 대중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기대 이상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고현정에게 그것은 오히려 그토록 무릎팍 도사를 통해 듣기를 원하던 말이었을 지도 모른다.

조인성, 천정명과 난 스캔들 이야기에서도 그녀는 달변이었다. 자신이 “결혼하자”고 했다는 폭탄 발언을 던진 후에, 그 말을 농담조로 순식간에 바꾸었다. 그리고 조인성은 그 말에 “난 쉬운 여자 싫어요”라고 답했고, 천정명은 “아빠한테 물어봐야 되요”라고 말했다는 걸 덧부여 그들에 대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다.

고현정은 이제 더 능수능란해졌고, 여유가 생긴 모습으로 돌아왔다. 젊은 시절의 우아하고 청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해변의 여인’의 깨는 여자를 거쳐 ‘여우야 뭐하니’의 노처녀, ‘히트’의 맹렬 형사로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깨는 작업을 해왔다. ‘무릎팍 도사’의 출연은 그 작업이 이제 어느 정도는 일단락되었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고현정에서 코현정으로 다가온 그녀. 단지 스타라는 버거운 이미지를 벗어 던진 그녀의 연기자로서의 새 길이 자못 기대되는 순간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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