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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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엄태웅은 결국 오이디푸스가 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5. 11. 10:55
, 오이디푸스와 근현대사가 만날 때 는 남자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에 대한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는 그 흔한 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아버지들은 넘쳐난다. 주요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는 선우(엄태웅)와 장일(이준혁)은 둘 다 여러 의미의 아버지들을 갖고 있다. 선우는 진짜 아버지(그게 누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키워준 아버지 김경필(이대연), 그리고 그를 절망의 늪에서 구원해준 아버지 같은 존재 문태주(정호빈)가 있다. 한편 장일은 진짜 아버지지만 대면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용배(이원종)가 있고, 그가 검사가 될 때까지 후원을 해준 마치 대부 같은 진노식 회장이 있다. 선우와 장일은 어린 시절 둘도 없는 친구로서 그 본질은 선한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아버지들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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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남자>, 왕들을 물리친 비결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4. 27. 09:22
왕의 판타지보다 강한 의 현실 지난 3월21일 수목극은 동시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 첫 승자는 였다. 당연한 결과였다. 누가 봐도 가 가진 자원이 타 방송사의 두 드라마에 비해 월등했기 때문이다. 이승기와 하지원이 주연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사실과, , 등으로 이미 손발을 맞췄던 이재규 감독과 홍진아 작가가 연출과 대본을 맡았다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의 신뢰감은 그 어느 것들보다 높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도 는 연출, 대본, 연기 그 어느 것 하나 떨어지는 것이 없는 완성도 높은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문제는 소재가 낯설다는 것. 남북 간의 화합을 남녀 간의 문제로 풀어낸다는 점과 입헌군주제로서 왕이 존재한다는 가상설정은 잘 만들어진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이 드라마를 실험적으로 만들었다. 이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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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이래서 엄포스라고 하는구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2. 4. 21. 09:06
'적도', 시각장애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우리는 눈을 통해 얼마나 진실을 볼 수 있을까. 어쩌면 눈이 있기 때문에 진실은 오히려 가려지는 것이 아닐까. '적도의 남자'는 주인공 선우(엄태웅)가 눈이 멀게 되는 상황을 통해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눈을 뜨고 있을 때 선우는 장일(이준혁)의 실체를 보지 못했다. 선우가 그 실체를 보게 된 것은 바로 그가 눈을 멀게 되는 사건을 통해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그 세계 속에서 선우는 차츰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게 된다. 그 세상은 냉혹한 공포와 분노이면서, 동시에 따뜻한 마음이기도 하다. 공포와 분노는 성공과 욕망을 위해서라면 친구마저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장일이라는 인물로 대변되는 세상이고, 그 따뜻한 마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 속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