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정 (10)
주간 정덕현
의 갈등, 막장의 정반대로 간다 “미안타 에미야. 맨날 드러누워가 새끼들 골병만 들게 하는 이 산송장이 그냥 디비 자지 뭐 다 저녁때 사과를 먹고 싶다고 해가. 요놈의 주둥이가 요물이다.” 사과를 깎다 손을 벤 며느리 장소심(윤여정) 보고 시아버지 강기수(오현경)가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러자 장소심은 오히려 펄쩍 뛰며 이렇게 말한다. “아녀요. 아버님. 아버님 요렇게 맛있게 드셔주니까 제가 숨을 쉬고 살겄어요. 아버님 그냥 노상 아무 것도 못 잡숩고 계시면 제가 어떻게 밥을 지대로 넘기고 잠을 지대로 자며 숨을 쉬고 살겄슈.” KBS 주말드라마 의 한 장면.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의 대화 속에는 서로를 챙기려는 애틋한 마음이 묻어난다. “새끼들 골병만 들게 한다”는 시아버지의 자책은 장소심의 마음에도 ..
불황 속에 더욱 빛난 ‘경숙이, 경숙아버지’ ‘경숙이, 경숙아버지’에는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되기가 어려운 인물들의 관계들이 등장한다. 경숙아버지인 조재수(정보석)와 악연으로 얽힌 박남식(정성화)은 경숙(심은경)의 집에서 기거하며 경숙모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둘 사이에 아이까지 갖게 된다. 가난보다는 그 속에 피어나는 정에 주목하다 그런데 이 상황을 알게된 경숙아버지는 화를 내기는커녕 쾌재를 부르며 아예 집밖으로 나와 이화자(채민희)와 함께 지낸다. 후에는 이 네 사람이 한 집에서 나란히 살기까지 하는데, 경숙이는 아버지가 둘인 이 상황 속에서 자기만 생각하는 아버지보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는 남식을 더 따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경숙이네 가족들 모두의 정서이기도 하다. 친아버지보다 타인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