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
'거북이 달린다', 김윤석이라는 배우의 가치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6. 23. 10:31
스타들은 많아도 연기자들은 많지 않습니다. 또 연기자들은 많아도 다양한 연기변신이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연기자들은 많지 않죠. 또 아무리 다양한 연기변신이 가능한 전천후 연기자라 해도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듯한 연기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은 그 몇 되지 않는 연기자에 속하는 배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다채로운 연기변신을 끊임없이 해오면서도 그 속에 우리 식의 정서가 늘 배어 있으니 말입니다. 김윤석이라는 배우를 대중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해가 2006년도 일 것입니다. 그 해 그는 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를 통해 먼저 그 얼굴을 알렸습니다. 주말이면 리모콘 쥐고 방바닥 뒹구는 전형적인 뺀질남이지만 속내는 아내를 사랑하는 그가 연기한 강윤호라는 캐..
-
'거북이 달린다', 할리우드 액션보다 재밌는 충청도 액션옛글들/블로거의 시선 2009. 6. 11. 15:09
축구에는 할리우드 액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과장되게 넘어지거나 쓰러져 반칙을 유도하려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말은 때론 진짜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도 문득 문득 떠오르곤 합니다. '엑스맨 탄생-울버린'의 주먹을 뚫고 나오는 칼날이나, 아무리 해도 죽지 않는 그래서 심지어는 공포의 존재가 되어버린 '터미네이터'의 로봇들을 보다보면 그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스피드와 장쾌한 액션에 놀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는 허무감에 빠질 때가 많죠. 그런 면에서 볼 때, '거북이 달린다'는 이 할리우드 액션이 갖는 약점을 정곡으로 찌르는 우리식 토속 액션영화로 보입니다. '거북이 달린다'에는 '스타트랙 - 더 비기닝'같은 우주적 공간..
-
세계가 매혹된 우리 영웅의 자화상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8. 5. 21. 10:58
‘올드보이’, ‘괴물’을 잇는 ‘추격자’의 영웅 ‘추격자’에 대한 칸의 반응이 심상찮다. 도대체 ‘아이언맨’처럼 몸에 잔뜩 무기들을 장착하고 하늘을 날아오르는 영웅도 아니고, ‘인디아나 존스’처럼 채찍 하나와 명석한 두뇌, 그리고 놀라운 순발력으로 고대의 유물들을 찾아내는 영웅도 아닌, 그저 보도방 여자를 미친 듯이 찾아 헤매는 이 중호(김윤석)라는 소시민적인 영웅의 어떤 점이 세계의 이목을 매혹시켰을까. ‘올드보이’, ‘괴물’에 이어 ‘추격자’가 내세우는 영웅은 역시 서민이다. 그것도 평범 이하거나 때론 비열하기까지 한 서민. 이 평범한 서민들은 어느 날 비범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사건을 해결하기는커녕 점점 나락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올드보이’의 오대수(최민식)는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다..
-
그들이 추격하는 것은 무엇인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08. 2. 26. 01:17
‘추격자’의 엄중호와 ‘노인을 위한...’의 안톤 시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추격자’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기묘하게도 유사한 스토리 구조를 갖고 있는 영화들이다. 거기에는 희대의 살인마가 등장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숨가쁘게 펼쳐진다. 즉 이 영화들은 모두 고전적인 형사물이나, 스릴러에 단골로 등장하는 ‘추격과 도망’이라는 장르적 모티브를 잘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이 영화들은 그 장르적 틀 위에서 어떤 의미망을 포착하려 한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추격자’에서 추격자는 보도방을 운영하는 전직형사 엄중호(김윤석)이고 도망자는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이것은 정반대다. 추격자는 희대의 살인마인 안톤 시거(하비에르 바르뎀)이고 도망자는 그다지 선해 보이지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