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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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도 주목해야할 ‘폭싹’ 임상춘의 가족 시대극대중문화 비평 2025. 3. 28. 11:28
‘폭싹’의 가족 시대극은 KBS의 가족극과 뭐가 다를까이런 상상을 해본다. 만일 넷플릭스에서 현재 방영되고 있는 가 KBS에서 방영됐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도 시청률과 화제성이 폭발했을 결과들이 떠오른다. 물론 방송의 결과란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므로, 상상으로 이런 예상을 해보는 일이 별 의미 없을 수는 있다. 하지만 굳이 이런 상상까지 동원해 보는 건, 그간 KBS가 유일하게 지속해온 가족드라마가 갈수록 고꾸라지고 시청층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를 써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임상춘 작가는 사실상 KBS가 낳은 작가다. MBC 단막극 과 SBS 단막극 를 쓰며 2014년에 데뷔했지만 본격 데뷔작이라 여겨지는 건 차영훈 감독과 함께했던 KBS 4부작 다. 그 후 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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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임상춘이라는 세계의 따뜻함대중문화 비평 2025. 3. 27. 09:05
임상춘 작가의 고단한 서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넷플릭스 드라마 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뜨겁다. 또한 작품을 쓴 임상춘 작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터 을 거쳐 로 이어지는 임상춘의 세계는 일관되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흙수저 인생들의 고군분투넷플릭스 드라마 에서 애순(아이유)은 제주 해녀의 딸로 자라났다. 아버지는 일찍이 돌아가셨고 엄마는 새아버지와 살면서 애순을 시댁에서 살게 했다. 그나마 그 집이 먹고 살기 때문이었는데, 그 곳에 얹혀 살던 애순은 어린 나이에도 사실상 식모 역할을 했다. 그 사실을 알고는 엄마가 애순을 다시 데려가지만 그 엄마도 스물 아홉의 나이에 생을 등졌다. 결국 열 살 먹은 애순은 새아버지의 아이들을 돌보며 소처럼 밭을 일궈 양배추를 팔아 생계를 이었다. 본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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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그 때는 몰랐던 엄마, 아빠의 마음이 된다는 건이주의 드라마 2025. 3. 17. 08:39
간만에 드라마 보며 펑펑, 무엇이 눈물 버튼을 눌렀나“다른 사람을 대할 땐 연애편지 쓰듯 했다. 한 자 한 자 배려하고 공들였다. 남은 한 번만 잘해 줘도 세상에 없는 은인이 된다. 그런데 백만 번 고마운 은인에겐 낙서장 대하듯 했다. 말도 마음도 고르지 않고 튀어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에서 대학생이 된 금명(아이유)이 엄마 애순(문소리)에게 전화통화하며 유학 문제로 괜스레 화를 내는 대목에는 이 같은 내레이션이 흐른다. 유학 장학생으로 뽑혔지만 형편이 되지 않아 못가게 되자 담당 교수가 사비를 털어서 보내주겠다 한다. 거절했지만 그 마음이 너무 고마운 금명은 교수에게 마음만도 너무 감사하다며 “일본 갔다 온 거 같다”고 예쁘게 말한다. 금명의 내레이션이 말하듯, 그 표현은 마치 ‘연애편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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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세월 버텨낸 위대한 삶에 대한 헌사(‘폭싹 속았수다’)이주의 드라마 2025. 3. 11. 09:34
‘폭싹 속았수다’, 고되지만 위대한 모든 삶에 전하는 위로“무쇠도 닳네. 닳아.” 손 꼭잡고 경사진 골목길을 내려가며 애순(문소리)은 절뚝거리는 관식(박해준)에게 말한다. 애순의 말처럼 어려서는 무쇠 소리 듣던 관식이었다. 하지만 어디 사람 몸이 세월에 장사 있을까. 게다가 열 살부터 지게를 지며 살았던 관식의 삶이라면 무쇠라도 당할 수 없었을 게 분명하다. 특히 애순을 위해서라면 어려서부터 따라다니며 몸이 부서져라 일해왔던 관식이었다. 그럼에도 관식은 걱정말라며 애순보다 더 오래 살거라 말한다. 두고가는 것보다 잘 보내고 따라가는 게 마음이 편해서란다. 넷플릭스 드라마 는 무쇠 같던 관식의 몸처럼 한 때는 힘이 넘치는 봄날이었던 청춘이 모진 세월을 겪으며 닳고 닳아 이제 삐거덕 거리며 걸어가는 지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