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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황진이’, 24부작이 짧다 웰 메이드 사극, ‘황진이’ KBS 수목드라마 ‘황진이’가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총 24부작에 이제 3부만을 남겨놓은 ‘황진이’. 그런데 왠지 그 24부작이 짧게만 느껴지는 건 왜일까. 물론 그렇다고 조금 시청률이 된다는 드라마들이 으레 해버리는 연장방영이 아쉽다는 말은 아니다. 24부작이 짧다는 것은 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올해의 좋은 드라마로 뽑았던 ‘연애시대’에서 보았던 ‘웰 메이드 드라마’의 징후를 ‘황진이’에서 보기 때문이다. 사극의 핵심은 아무래도 그 대결구도에 있다 할 것이다. 그것은 모든 신화와 설화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영웅이 되는 주인공이 있고 그 주인공이 걸어갈 길에 고난이 자리잡는데, 그것을 드라마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쟁자가 있어 대결구도를 이루기 때문이다. ‘.. 더보기
여자의 눈물, 황진이, 남자의 눈물, 대조영 유난히 눈물이 많은 두 카리스마 사극전성시대. 금요일을 빼곤 일주일 내내 사극이 TV 천하의 주인이 되었다. 그 중 ‘사극은 역시 KB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사극이 ‘황진이’와 ‘대조영’. 이 두 사극은 특히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구석이 있어 흥미를 끈다. 주인공들은 무엇 때문인지 독기 어린 카리스마를 보이다가도 눈물을 펑펑 흘리는데 그것이 시청자들의 맘을 짠하게 만든다. 여자의 눈물과 남자의 눈물, 그 진가를 보여준 황진이와 대조영,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카리스마의 눈물은 더 짠하다 백무로 인해 정인을 잃은 황진이는 신분의 높은 벽과 벗어날 수 없는 운명 속에서 시대와 맞선다. 그녀의 카리스마는 우리가 도저히 넘을 수 없다 여겼던 백무를 능가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런데 앙.. 더보기
‘황진이’와 ‘주몽’의 인생유전 퓨전사극 속 사제간의 인생은 반복된다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퓨전사극, ‘황진이’와 ‘주몽’에서는 사제간의 반복되는 인생유전이 독특한 재미를 부여한다. 그것은 주인공에게 카리스마를 부여하고, 극의 대결구도를 만들어주며, 주인공이 성취해야할 일에 대한 목적의식을 부여하기도 한다. 황진이-백무 vs 부용-매향 :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 부용(왕빛나 분)은 황진이에 대해 칭찬을 하는 스승 매향(김보연 분)이 밉기만 하다. 그런 부용에게 매향은 말한다. “그렇게 명월이가 이기고 싶으냐? 내가 그 맘을 잘 안다. 천재는 늘 노력하는 준재를 가슴아프게 만드는 법이지.”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들어있다. 그것은 ‘황진이는 천재며 부용은 준재’라는 것과 ‘그런 마음을 매향은 잘 안다’는 것. 매향 역시 저 백.. 더보기
카리스마는 주몽보다 황진이다 여성적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황진이 과거에 흔히 카리스마를 말하면 우리는 남성을 떠올리곤 했다. 그런데 이제 그건 편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KBS 드라마 ‘황진이’가 보여주는 카리스마가 그 어떤 남성들의 그것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칼만 든다고 카리스마가 생기는 건 아니다 ‘황진이’는 전개상 세 단계의 변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것은 첫째, 첫사랑과 그 실패를 겪는 황진이, 둘째 그로 인해 세상에 독을 품는 황진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독이 세월에 녹아 한 커다란 인간으로 거듭나는 황진이가 그것이다. 지금 두 번째 단계를 지나고 있는 황진이에게서 그 카리스마가 물씬 풍겨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단계적인 변화의 원인으로 볼 때, 그녀가 뿜어내는 카리스마의 원천은 바로.. 더보기
‘황진이’, 그 아름다움의 이유 인간의 길을 알고자 했노라 사극 전성시대에 홍일점처럼 빛을 발하는 드라마가 ‘황진이’다. 칼과 화살이 날아다니고 성벽을 오르는 군사들과 그걸 저지하려는 군사들간의 피 바람이 부는 사극의 현장에서, 오색이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 화려한 한복에 나풀나풀 돌아가는 춤사위, 입만 열면 달콤한 향내가 날 것 같은 풋풋한 연인들의 부드러움으로 등장한 ‘황진이’가 눈에 띄지 않을 까닭이 없다. 그런데 단지 그 남성적인 사극과 여성적인 사극이라는 이분법에 의해 ‘황진이’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것일까. 그 속에는 무언가 다른 아름다움의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역사가 발견한 현대여성 혹은 한 인간 이것은 수많은 남정네들을 갈아치운 ‘색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또한 한에 사무쳐 남정네들을 자신의 치맛폭에 쥐락펴락하며 한 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