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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달해진 '낭만닥터', 김사부 일침이 더 그립다
    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2. 2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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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닥터>도 피해가지 않는 멜로의 족쇄

     

    사랑해요.”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강동주(유연석)가 윤서정(서현진)에게 불쑥 그렇게 말하자 윤서정은 오글거림을 못 참겠다는 듯 그러지 마라하고 정색한다. 타인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공과 사는 구분하자는 윤서정. 그래서 병원사람들이 눈치를 챈 것 같다며 두 사람은 짐짓 대판 싸우는 모습을 가짜로 연출하기도 한다.

     

    '낭만닥터 김사부(사진출처:SBS)'

    물론 드라마 첫 회부터 강동주의 마음이 윤서정에게 있었다는 건 다소 급작스럽게 키스를 하는 장면으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그러니 이런 달달한 상황이 언젠가 시작될 거라는 건 시청자들도 알고 있었을 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달달해진 <낭만닥터 김사부>에 남는 아쉬움은 뭘까.

     

    그건 아무래도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사회성 같은 것들이 이 달달한 멜로에 의해 희석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제목이 지시하고 있듯이 김사부(한석규)라는 독특한 철학을 가진 의사의 다소 낭만적이지만 지금의 현실이 귀기울여야할 이야기들을 그 기획의 의도로 갖고 있다. 그간 김사부가 던진 한 마디 한 마디가 답답한 현실에 대한 속 시원한 일갈이었으니.

     

    <낭만닥터 김사부>는 돌담병원이라는 현실의 축소판 같은 공간을 통해 기득권 세력들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고발하기도 하고, 갑작스레 벌어진 위기 상황을 통해 제대로 된 콘트롤 타워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걸 거듭 강조했다. 요즘 같은 답답한 시국에 이런 이야기들은 그 울림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낭만닥터 김사부>도 역시 남녀 주인공의 멜로는 피해갈 수 없는가 보다. 그것이 이야기상 개연성이 없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이 멜로보다는 좀 더 사회성 짙은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펼쳐나가기를 바라는 건 왜일까. 사적인 멜로가 주는 달달함이 지독한 현실을 접하고 있는 작금의 시청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감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강동주와 윤서정의 달달한 멜로 전개가 펼쳐지면서 이야기는 느슨해졌다. 긴박하게 굴러가던 돌담병원의 응급실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물론 강동주와 도인범(양세종)이 수술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이 있었지만, 그 이야기보다 강동주와 윤서정의 멜로 상황과 그걸 눈치 채고는 눈을 찡긋 해주는 오명심(진경)이나 기묘한 눈빛을 던지는 장기태(임원희)의 다소 코믹스런 장면들이 더 많이 채워졌다.

     

    이렇게 되면서 바로 드러나는 건 김사부의 분량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김사부는 신회장(주현)이 폐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는 심장수술을 접으려고 하고 그러다 결국 신회장 스스로가 수술 강행을 결정함으로써 상황은 원점으로 다시 돌아갔다. 강동주와 윤서정 멜로의 급 전개는 김사부를 보조적인 위치에 머물게 했다.

     

    물론 이건 잠시 쉬어가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토록 몰아치며 긴박감 넘치는 사건들을 통해 통쾌한 김사부의 일침을 봐왔던 시청자들로서는 너무 느슨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멜로는 당연히 존재하고 또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큼 이 드라마가 지향하려는 방향성을 매회 잊지 않고 밀고 나가는 힘이 중요하다. 드라마가 갖고 있는 주제의식과 조금은 쉬어가는 달달한 멜로 사이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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