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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입견 깬 '팬텀싱어3', 이러니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나
    옛글들/명랑TV 2020. 5. 1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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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텀싱어3', 극과 극이 만나 이토록 아름다운 하모니를 낸다는 건

     

    어떻게 저런 하모니가 가능할까.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3>를 보다보면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지만, 그런 선입견을 깨버리는 하모니에 놀라곤 한다. 극저음의 동굴보이스 김영재와 극고음의 카운터테너 최성훈이 부르는 잔나비의 'She'가 그렇고, 정통 성악가들인 박기훈과 정민성이 부르는 엑소의 'MAMA'가 그러하며, 연어장인 이정권과 목소리 미남 구본수가 부르는 조동진의 '제비꽃'이 그렇다.

     

    잔나비의 'She'는 원곡만 놓고 보면 낮은 저음의 매력을 가진 김영재가 훨씬 유리한 곡처럼 보였지만, 시작부터 울려 퍼진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온전히 그의 곡이 되어버렸다. 김이나 프로듀서가 "포기 못하는 목소리"라고 표현한 건 그래서였다.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여겨진 극과 극의 음역대를 최성훈과 김영재는 뛰어넘는 것만으로 프로듀서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여성 소프라노보다 더 아름답게 들리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성별의 차원을 뛰어넘는 감동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부르는 'She'는 아련함과 그리움이 더해져 듣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박기훈과 정민성은 '아이돌' 장르가 미션으로 주어지면서 선곡에서부터 난항일 수밖에 없었다. 성악을 해왔던 그들이 아이돌 곡을 소화한다는 게 머릿속으로는 잘 그려지지 않는 상황. 하지만 정민성의 아이디어로 엑소의 'MAMA'가 선곡되었고, 그 노래가 가진 특유의 웅장함은 오히려 이들의 성악 발성으로 더 잘 살아나게 되었다. 김문정 프로듀서는 "이것이 바로 팬텀싱어"라며 K팝 하면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를 깨고 "다른 음악장르를 새로 경신"했다고 극찬했다.

     

    전국노래자랑에서 부른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힘찬 연어들처럼'이 화제가 되어 '연어 장인'이라 불리는 이정권과, 완벽한 호흡으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절창으로 '목소리 미남'이라는 칭호를 얻은 성악가 구본수가 부르는 '제비꽃'도 색다른 느낌을 줬다. 특히 구본수의 부드럽지만 단단한 발성은 곡의 감동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팬텀싱어>가 가진 힘은 어울리지 않을 듯한 극과 극의 목소리나 장르가 한계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을 이들의 무대가 훌쩍 뛰어넘을 때 생겨나는 감동에서 나온다. 지난 회에 화제가 됐던 성악가 존 노와 국악인 고영열이 부른 쿠바 노래 'Tú eres la música que tengo que cantar'에 기립박수가 터진 건 이 곡이 가진 정조를 두 사람이 정반대의 느낌으로 풀었지만 그것이 절묘하게 하나로 묶여지는 기적 같은 하모니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쿠바라는 나라가 가진 유쾌함과 그 속에 담겨진 쓸쓸함이 더해진 페이소스를 고영열은 마치 국악을 토해내듯 절절하게 해석해서 불렀고, 그 위에 존 노는 쿠바 특유의 경쾌함을 얹었다. 그래서 그 무대에는 마치 우리네 삶의 기쁨과 슬픔이 음악 하나로 녹아들어 있는 느낌을 줬다. 이런 무대에 어찌 먹먹한 감동이 없을 수 있을까.

     

    1대1 대결이지만 하모니를 만드는 미션을 끝내고, 이제는 2명이 팀을 이뤄 2대2의 대결 미션을 치루는 <팬텀싱어>는 이렇게 조금씩 서로 다른 장르와 개성을 가진 목소리들을 쌓아나간다. 그 과정들은 마치 도저히 어우러질 수 없는 어떤 것들이 음악이라는 틀을 통해 충분히 이어질 수 있고 그 장벽을 넘어 한계를 깰 때 하모니는 더욱 아름다워진다는 걸 그 자체로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보면 <팬텀싱어>가 주는 감동은 노래의 하모니만이 아닌 셈이다. 이들의 어우러짐 그 자체가 큰 감동으로 다가오니 말이다.(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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