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다', 평범한 멜로마저 특별하게 하는 서민적 시선
시작은 이혼이었지만 어느새 여기저기 핑크빛 멜로가 피어난다.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커플은 송다희(이초희)와 윤재석(이상이) 커플. "사돈-"하고 부르며 만나게 된 사이지만, 어느새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사랑'으로 넘어가고 있다.
사실 송다희와 윤재석의 멜로는 이렇다 할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는 건 아니었다. 송다희가 윤재석의 어머니 최윤정(김보연)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윤재석과 자주 마주치던 게 사건이라면 사건. 물론 송다희가 결혼식날 바람피우는 남편을 보고는 파경을 맞게 된 그 날 윤재석과 우연히 만났던 일은 있지만 그건 이들의 멜로에서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다.
송다희는 다니던 여행사 인턴을 그만두고 편입을 준비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인물. 그런데 이 인물은 그런 직업이나 스펙과 상관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건 남다른 배려심이나 착한 심성,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 같은 게 겹쳐지면서 만들어지는 매력이다.
조울증으로 자존감도 떨어져 아들들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최윤정에게 살갑게 다가가고, 무뚝뚝한 아들들이 해주지 못하는 빈자리를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채워주는 송다희는 인간적으로도 따뜻한 사람이다. 그런 그의 진가를 알아보고 '사돈'이라는 핑계로 다가와 그가 하려는 꿈을 도와주는 인물이 바로 윤재석이다.
시청자들이 유독 송다희와 윤재석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 건 이들의 멜로가 드라마틱하기보다는 일상에 닿아 있어서다.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느껴지는 따뜻함 같은 것들이 그 일들을 특별하게 만든다. 편입시험을 준비하는 송다희의 옆을 지켜주거나, 시험 날 차로 데려다주다 길이 막히자 송다희의 손을 잡고 함께 달려주는 윤재석의 '사돈 핑계'의 배려가 그렇다.
송다희와 윤재석의 멜로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KBS 주말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는 소소한 서민들의 자잘한 일상을 웃음과 눈물을 적절히 담아 그려내고 있다. 특히 시장 통을 배경으로 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다소 뻔해질 수 있는 멜로에도 특별한 느낌을 부여한다.
강초연(이정은)과 장옥자(백지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양치수(안길강)가 만들어가는 중년의 멜로가 재미를 주고, 건어물(신미영), 꽈배기(김가영) 같은 시장 통 상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구수한 웃음을 주는 건 그래서다.
그리고 이런 낮은 서민적인 시선과 일상의 소소함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이혼이라는 소재를 가져와 또 다시 멜로의 이야기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자꾸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아닐 수 없다. 이초희와 이상이 커플이 그려내는 기분 좋은 설렘에는 바로 이런 힘이 깃들어 있다. 매주 이 사돈 커플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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