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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골목식당', 실력 부족해도 백종원 마음 빼앗은 청년들의 긍정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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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힘겨워도 긍정하는 청년들의 열정 한 스푼이라면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은 도봉구 창동의 닭강정집 사장님들은 빚만 6천만 원이란다. 이제 서른 세 살의 19년 지기 친구이자 동업자 사장님들은 푸드트럭을 하며 3천만 원 빚을 졌고, 닭강정집을 내면서 또 3천만 원 빚을 냈다고 했다. 닭강정집은 애초 하려고 낸 집도 아니었다. 푸드트럭의 주방으로 계약을 했는데 계약 후 3일 만에 코로나19가 터졌다는 거였다. 결국 푸드트럭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그래서 닭강정집을 냈다는 것.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은 거의 없었다. 간간이 손님들이 찾아와 닭강정을 사갔지만 그 정도 손님으로 운영이 될까 싶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손님들과 이 젊은 사장님들은 꽤 가깝게 대화를 나눴다. 사장님들의 응대가 살가워서인지 손님들도 편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복날이라고 아마도 '삼계탕 대신' 닭강정을 원하는 아이들을 위해 가게를 찾은 손님은 그런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사장님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방과 후 하교하는 학생들이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가게를 찾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을 평소 사장님들이 어떻게 대해왔는가가 거기서는 느껴졌다. 백종원은 김성주 그리고 정인선과 그런 사장님들의 모습을 모니터로 보면서 "참 말 많다"고 말했고, 김성주와 정인선은 두 사람의 살가운 응대와 입담에 빠져들었다.

 

사실 대출한 빚이 있는데다,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지도 않고 게다가 코로나까지 겹쳐 결코 웃을 일이 있을 법 하지 않는 가게. 그런데도 이 청년 사장님들은 애써 서로 대화를 나누며 농담을 던지고 찾는 손님들에게 웃는 모습을 보이며 장사를 했다. 백종원도 또 김성주와 정인선도 이들이 장사수완이 분명 있을 거라 믿게 된 건 바로 그런 긍정 마인드가 바탕이 된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실력은 부족했다. 미리 손질한 닭을 반죽에 넣어두는 것 자체가 잘못 배운 것이라고 백종원은 지적했다. 그렇게 하게 되면 삼투압 때문에 닭의 수분이 바깥으로 빠져나오게 된다는 거였다. 아마도 대박 닭강정집에서 그렇게 하는 걸 보고 따라한 듯 싶었지만, 그건 바로 바로 소진되는 대박집에서나 맞는 방식이었던 거였다.

 

맛도 평이했다. 자신들이 개발했다는 마늘간장 양념이 그나마 낫다고 했지만 그것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백종원의 얼굴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이 가게를 찾았을 때 사장님들이 그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응대에 어떤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었다. "날씬하시다"는 말부터 시작해 옷이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던져 마음을 풀어놓고, 백종원의 지적에도 곧바로 웃으며 고치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요리에 "열정 한 스푼, 마음 한 스푼"을 넣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해 백종원을 웃게 만들었다.

 

지금껏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소개한 골목식당들을 보면 요리 실력이 근본적인 문제인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것보다는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의 마인드가 문제였고, 잘못된 요리법이나 가게 운영은 바로 그 엇나간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된 건 요리에 대한 부분은 백종원이 충분히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지만, 그렇게 준 솔루션도 마인드가 바탕 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닭강정집 사장님들의 수준 미달 실력에도 불구하고 백종원이 웃으며 요리 관련 문제들은 "우리끼리 하면 되는 거고"라고 말한 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는 주방점검을 하다가 갑자기 마늘간장 소스의 솔루션을 슬쩍 보여주는 것으로 이 가게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6천만 원의 빚에 한 사장은 5월에 결혼을 했지만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올리지 못했다고 했다. 코로나 때문이기도 했지만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결코 쉽게 긍정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아니었을 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마음을 다하는 청년 사장들의 긍정마인드는 꺾이지 않았다. 요리가 맛이 없다는 평가를 들어도 "감사하다"고 하고, "우리끼리"라는 백종원의 말에 <미생>의 한 대목처럼 "우리라고 하셨어"라고 말할 정도로.(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