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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이승기가 던지는 질문, 범죄자는 탄생하는가 만들어지는가

 

"사이코패스는 사회가 진화하면서 생겨난 돌연변이 유전자입니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간의 감정을 콘트롤하는 MAOA 유전자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연쇄살인마가 되는 상위 1%의 사이코패스는 MAOA 유전자가 아예 존재하지 않죠. 이번 연구에서 얻은 것은 태아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구별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곧 미래의 사이코패스 미래의 전쟁광, 미래의 연쇄살인마를 출생 전에 찾아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의 이야기는 이제 다시 첫 회에 등장했던 장면들을 되돌려 보게 만든다. 유전학 박사이자 범죄학자로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구별해낼 수 있는 연구를 성공시킨 대니얼 리(조재윤)가 내한해 여야 국회의원들 앞에서 자신의 연구를 소개하는 대목은 이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새삼 가늠하게 한다. 연쇄살인마 '헤드헌터' 사건으로 사회가 들썩거리고, 심지어 정치 쟁점화되면서 사이코패스 유전자 검사를 미리 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 대니얼 리의 연구가 말해주는 건, 사이코패스 범죄자는 사회가 만든 것이 아닌 탄생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요인이 아니라 유전적 요인이라는 것.

 

바로 이 대니얼 리의 전제는 <마우스>라는 드라마가 희대의 살인마 헤드헌터 한서준(안재욱)을 검거한 후에도 계속 팽팽한 긴장감을 갖게 되는 이유다. 아내였던 성지은(김정난)은 바로 그 한서준의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출산했고, 그 아이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사이코패스 범죄자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성장해 살인을 저지르던 성요한(권화운) 역시 정바름(이승기)과 고무치(이희준)에 의해 붙잡혀 사망하게 됐지만,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성요한에게 맞아 함몰된 채 사경을 헤매던 정바름이 뇌수술을 받고 깨어난 후 점점 이상한 장면들이 떠오르고, 범죄자들의 생각을 읽게 되는 등의 변화를 갖게 된 것. 바른 생활 청년의 대명사처럼 살아왔던 정바름이 그렇게 변화한 건, 놀랍게도 성요한의 뇌 일부분이 그의 뇌에 이식되면서였다. 그 뇌수술은 대통령 비서실장 최영신(정애리)의 간곡한 부탁으로 교도소에 있던 한서준에 의해 이뤄졌다.

 

여기서 <마우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그 바른 생활 청년이던 정바름은 사이코패스의 뇌를 이식받은 후,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런 변화를 이겨내고 자신의 본 모습을 지켜낼 것인가. 드라마 첫 장면에 등장했던 먹구렁이를 오히려 공격하는 마우스(쥐)라는 시퀀스는 다름 아닌 '나쁜 유전자'가 이식된 마우스의 의미였다. 그건 현재 정바름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나쁜 유전자가 이식된 정바름을.

 

정바름은 한서준이 자신의 뇌에 성요한의 뇌를 이식한 사실을 알고, 그 사건을 추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는 갑작스런 살의와 감정들을 콘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교도소에 자청해 들어가 한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고무치가 정바름에게 왜 그랬냐고 다그치자, 갑자기 돌변하는 정바름의 모습이 그렇다.

 

그런데 만일 정바름이 자기의 의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에 의해 뇌 이식을 받아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인다면 그건 그의 잘못일까. 아니면 그런 이식을 결정한 자와 행한 자의 잘못일까. 사이코패스가 유전자로 인해 탄생한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논쟁적이다. 범죄 역시 그들의 잘못된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애초 대니얼 리가 사이코패스 유전자를 찾아냈고, 그래서 그런 유전자를 가진 태아를 낙태시키는 방식으로 '범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 생명윤리에 대한 논쟁을 만드는 것처럼, 죽을 위기에 처한 정바름을 살려내기 위해(물론 여기에는 정치권의 논리 또한 개입되어 있지만) 사이코패스의 뇌를 이식했다는 사실은 정반대로 생명을 위해 '잠재적 범죄자'를 탄생시킨다는 논쟁적 지점을 끄집어낸다. 정바름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는 그래서 중요해진다. 그는 과연 진짜 사이코패스가 될까, 아니면 그걸 이겨낼 것인가.(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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