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새해 방송3사가 미는 드라마, 예능들
연말이면 방송3사가 그 해의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시상식을 펼친다. 하지만 시상식은 단지 그 해의 프로그램만을 정리하는 자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3사는 다음 해에도 똑같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야 할 터, 시상식은 한편 다음 해를 위한 포석을 깔아놓기도 한다. 올해 연말 각종 시상식들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연초 방송사들의 주력 프로그램들은 무얼까.
예능, KBS ‘개콘’, MBC ‘일밤’, SBS ‘골미다’
2008년 KBS가 선정한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은 ‘1박2일’이었다. 하지만 KBS가 시상식을 통해 당장의 주력으로 밀어준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였다. 시상식의 형식 자체가 ‘개그콘서트’에서 따온 것들이 많았고, 그 시상식을 전적으로 이끌어간 것도 ‘개그콘서트’의 개그맨들이었다. 이것은 불황을 맞아 시간대를 저녁 9시로 변경하고 급부상하고 있는 ‘개그콘서트’를 의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MBC는 2008년도 ‘황금어장’에 상을 주었지만, 올 2009년도를 맞이해 시상식을 통해 주목시킨 것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였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들은 시상식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베스트 브랜드 상으로 모든 커플에게 상이 돌아갔다. 또 ‘세바퀴’의 늦둥이 예능인들을 조명해줌으로써 올해 아줌마돌, 아저씨돌의 인기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다분히 1000회의 저력을 가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활을 기대하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한편 SBS는 2008년도 ‘패밀리가 떴다’에 상을 주었다. 하지만 신봉선을 위시한 ‘골드미스 다이어리’의 멤버들은 시상식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면서 이 코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패밀리가 떴다’로 주말의 최강자 예능을 이미 차지한 SBS가 ‘골드미스 다이어리’의 라인업을 통한 명실상부한 일요일의 강자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드라마, KBS ‘천추태후’, MBC ‘에덴의 동쪽’, SBS ‘스타의 연인’
2008년도 KBS가 상을 준 드라마는 ‘엄마가 뿔났다’였다. 연기대상 시상식을 통해 느낄 수 있듯이 2009년을 맞아 KBS가 미는 프로그램은 ‘천추태후’. 신년을 맞아 시작하는 이 주말 사극은 지금까지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사극으로, 2008년 주춤했던 KBS의 주말사극의 전성기를 되돌릴지 귀추가 주목되는 작품이다.
한편 MBC는 심지어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에덴의 동쪽’에 거의 일방적인 상을 몰아주었다. 현 시청률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드라마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상식의 이 포석은 다분히 의도가 드러난다. 하지만 공동수상으로 점철된 시상식 문제가 가져온 후폭풍 또한 거셌다. ‘에덴의 동쪽’이 2009년도 MBC 드라마의 견인차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인지 그 향방이 자못 궁금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SBS는 상대적으로 밀어주는 대작의 느낌은 아직까지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연초에 시작될 ‘카인과 아벨’그리고 ‘왕녀 자명고’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지만 현재 하고 있는 작품 중, 시상식을 통해 주목시킨 것은 ‘스타의 연인’이다. 이 작품은 물론 그간 백안시되던 멜로를 장르로 두고 있지만, 한류의 부활을 꿈꾸는 드라마로서 연출과 연기, 대본에서 잘 만들어진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그만큼 기대감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이다.
각 방송사의 연예, 연기대상 시상식을 통해 현재 방송사가 관심을 두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것이 시청자들에게도 그만큼의 만족감을 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부디 이 프로그램들이 방송사가 기대하는 것만큼 시청자들에게도 어떤 반향을 주길 기대한다. 새해에는 방송3사의 모든 프로그램에 복이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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