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의 김원석, <응답하라>의 신원호, <태양의 후예>의 이응복

 

물론 사극 같은 경우는 이병훈 감독처럼 연출자가 키를 쥐는 경우도 있었지만, 드라마의 키는 오랫동안 작가들이 쥐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드라마가 시작하면 으레 관심이 집중되는 건 다름 아닌 작가였고 연출자는 그 다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작가만큼 연출자의 몫이 주목되고 있다.

 

'김원석 감독(사진출처:tvN)'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는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작품이 잘 된 것이 김원석 감독의 공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대본도 훌륭했지만 김은희 작가는 그것을 완성도 높은 연출로 빛나게 해준 김원석 감독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 주었다. 그리고 이것은 그저 의례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시그널>의 스타일이나 연출은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김워석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토록 복고적인 질감을 멋스럽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그런 스타일은 <시그널>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결코 쉽지 않은 이 장르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tvN <응답하라 1988> 역시 마찬가지다. 이우정 작가 팀이 만들어낸 훌륭한 대본이 있었지만 이를 완성도 높게 연출한 신원호 감독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자칫 잘못하면 시트콤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코미디적인 재미와 진지한 정극의 느낌을 골고루 살려낸 신 감독의 연출은 이번 작품은 물론이고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한 신뢰 또한 높여놓았다.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KBS <태양의 후예> 역시 이응복 감독의 연출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드라마 특성상 액션에 재난까지 블록버스터적인 스케일을 담아내야 하는 결코 쉽지 않은 드라마 연출이다. 그럼에도 이응복 감독은 블록버스터의 볼거리를 충분히 그려내면서도 그 안의 인물들의 감정 선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연출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들어 이처럼 드라마에서 대본만큼 연출에 대한 지분이 많아지고 있는 건 드라마들의 변화 때문이다. 즉 지금의 드라마들은 과거처럼 대사 위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하다못해 tvN <또 오해영> 같은 멜로드라마도 대사만큼 중요한 게 인물의 심리를 담아내는 영상 연출이다. 그러니 <시그널> 같은 장르드라마의 경우에는 영상 연출의 몫이 훨씬 커진다.

 

이른바 때깔이 나는 드라마와 그렇지 못한 드라마가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예를 들어 MBC <몬스터><굿바이 미스터 블랙> 같은 드라마는 연출이 좀 더 공을 들였다면 훨씬 괜찮은 드라마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반면 KBS <국수의 신> 같은 경우는 그나마 연출이 영상미를 추구했기 때문에 대본이 가진 심지어 막장에 가까운 자극성들을 상당히 무마해낼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연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건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그만큼 높아져 있다는 걸 말해준다. 이제 인물과 대사만으로 시청자들은 만족하지 못한다. 완성도 높은 연출이 그려내는 그 드라마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나 분위기는 이제 드라마 성패의 중요한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다

무례할 수 있는 멘트가 웃음이 될 수 있는 전제

 

김흥국은 이른바 예능 치트키(cheat key : 게임에서 제작자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 키)라고 불린다. 이른바 들이대는 것이 그의 예능 방식인지라 그런 별칭을 스스로 거리낌 없이 방송에서 자랑하듯 늘어놓기도 한다. 과거 <세바퀴>에서 조세호에게 던진 한 마디가 그를 다시금 예능의 대세로 만들었다. “왜 안재욱 결혼식 안 왔냐?”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그것 하나로.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물론 김흥국은 <라디오스타><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와서도 특유의 뜬금없는 이야기들로 의외의 재미요소들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것이 재미있었던 건 다름 아닌 예능에 고정화된 어떤 틀을 그의 맥락 없이 들이대는 말들이 깨뜨리는 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토크쇼처럼 어느 정도 양식화되어 주고받는 말들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흥국 같은 룰 브레이커는 그래서 분명 기능하는 면이 있다.

 

김흥국의 이런 이야기 방식은 하지만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과거 주병진, 노사연과 함께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김흥국은 비슷한 방식으로 즉각적이고 순발력 높은 웃음을 만들어낸 바 있다. 그는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대본과는 상관없는 뜬금없는 농담들을 통해 웃음을 주었다. 그러니 세월이 25년 넘게 흘렀어도 김흥국은 여전히 같은 코드를 구사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하필 최근 들어 김흥국이 예능 치트키로까지 불리게 된 건 어쩌면 그 원인을 현재의 예능 트렌드에서 찾아보는 게 맞을 것이다. 토크쇼가 점점 사라져가고 대신 리얼한 상황극이나 아예 리얼리티쇼가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는 요즘, 밑도 끝도 없이 던져지는 김흥국의 공격적인 말들이 주목받게 된 건 그 달라진 시대가 한 몫하고 있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김흥국의 이른바 들이대는 멘트는 자칫 잘못 들으면 상당히 무례한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를 대세로 만든 왜 안재욱 결혼식 안 왔냐?”하는 뜬금없는 공격성 멘트는 그걸 조세호가 받았기 때문에 웃음으로 전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세호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동료의 경조사조차 잘 찾아다니지 않는 사람으로 갑자기 매도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김흥국의 들이댐으로 비롯해 일파만파 유행으로 번진 조세호 놀이에는 숨겨져 있는 가학피학이 있다. 슬랩스틱은 누군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웃음으로 바꾼다. 물론 그것이 심각한 고통이라면 희극이 아닌 비극이 되겠지만. ‘조세호 놀이역시 마찬가지다. 공격적인 질문을 억울한 표정이 웃음의 코드가 되어있는 조세호가 받아줌으로써 웃음이 될 수 있었다.

 

즉 김흥국이 스스로 대세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사실 조세호처럼 받아주는 인물이 전제되어야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조세호 없이 하는 다른 방송들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있다. 한편에는 여전히 예능 치트키라는 상찬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의 뜬금없는 공격적인 말들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부분은 현재 주가를 한껏 올리고 있는 김흥국이 염두에 둬야 하는 사안이다. 뜬금없는 말을 툭툭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받아주는 타인에 대한 배려 또한 따라주지 않는다면 자칫 무례한 이미지로 오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온전히 웃음이 될 수 있으려면 타인도 진정으로 같이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어쩌다 어른>과 황정수씨의 일갈

 

“<어쩌다 어른> 채널 서핑하다 가끔 봤는데 전반적으로 어쩐지 애들수준이더군요...전문가들이 침묵하면 그냥 재방송과 다시보기로 계속 돈 많이 벌겠지요.” 황정수씨가 쓴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이란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글에는 또한 이런 날카로운 댓글이 달려 있다. 황정수씨는 인문학이라는 포장 하에 제대로 된 전문적 식견을 갖지도 못한 채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미술 장사를 꼬집었고, 그 글에 달린 댓글은 그런 장사를 무분별하게 방송으로 내보낸 프로그램을 꼬집었다. 어쩌다 이런 지경에 이른 걸까.

 

'어쩌다 어른(사진출처:tvN)'

황정수씨가 지적한 사안들을 보면 이번 tvN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영한 최진기 스타강사의 어른들의 인문학, 조선미술을 만나다라는 강의는 재난 수준이다. 장승업이라는 누구나 다 아는 조선시대의 화가를 이야기하면서 엉뚱한 사람이 그린 그림을 버젓이 세워두었다는 것. 또 장승업의 그림을 칭송하기 위해 정조나 심사정의 그림을 제법 그린 작품이라는 식으로 폄하 수준의 발언을 했다는 것. 그리고 동양화가 아니라 조선화라고 불러야 한다는 식으로 학문의 갈래를 난도질했다는 것 등등. 미술을 연구한 이들에게는 실로 충격적인 방송이었을 법 하다.

 

황정수씨의 개탄은 이것이 우리네 인문학 열풍의 진면목이라는 인식에서 나오고 있다. 스타강사라는 미명 하에 본인의 주전공도 아닌 미술이라는 분야를 갖고 이야기하면서도 검증이나 고민 없이 아무렇게 난도질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에 대해 심지어 환호하고 나아가 방송을 본 이들은 그걸 사실로 받아들이며 강의에 감명 받기까지 한다는 사실. 황정수씨는 최근 불거진 조영남씨 대작논란 역시 이 같은 현실이 반영된 사태로 보고 있다. 미술이라는 인문학에 대해 너무 가볍게 접근하고 또한 무지한 데서 나온 소치라는 것이다.

 

그는 조영남씨가 방송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놨던 백남준 선생의 말 원래 예술은 고등사기다라는 말의 진위 또한 곡해되었다고 지적한다. “전위 예술은 한마디로 신화를 파는 예술이지요. 자유를 위한 자유의 추구이며, 무목적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규칙이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객관적 평가란 힘들지요. 어느 시대건 예술가는 자동차로 달린다면 대중은 버스로 가는 속도입니다. 원래 예술이란 반이 사기입니다. 속이고 속는 거지요. 사기 중에서도 고등 사기입니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입니다.”

 

백남준 선생의 말처럼 여기서 고등사기라는 표현의 방점은 고등에 찍히는 것이지 사기에 찍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황정수씨는 조영남씨의 이런 미술에 대한 가벼운 태도에 대해 한 평생 히트곡 없이 남의 노래에 기대어 살아온 가수의 길과 남의 손을 빌어 그림을 그린 화가의 길이 너무도 유사하여 측은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고 일갈했다.

 

다른 이야기 같지만 조영남씨의 대작논란과 이번 <어쩌다 어른>에서 벌어진 어이없는 거짓 방송은 그 연원이 다르지 않다. 결국은 인문학이라는 학문의 영역이 장사의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깊이는 사라지고 대신 단순화되고 자극적인 재미들로만 채워지면서 생겨난 사태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어쩌다 어른> 같은 프로그램이 인문학이나 교양적인 소재들을 예능화 하려는 시도가 잘못된 건 아니다.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보다 쉽게 관심을 갖게 해주고 그 저변을 넓혀준다는 데서는 그 좋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본질을 벗어나 단지 교양적인 소재를 갖고 와 예능으로 장사하는 방식으로 나아갈 때다. 정보에 대한 고증이나 검수 없이 몇몇 스타 강사의 언변을 빌어 시청률을 가져가려는 태도는 본말을 전도시킨다.

 

최근 방송이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소재들을 예능화하는 과정에서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SBS <동상이몽>현대판 콩쥐소재가 방영된 뒤 커다란 논란이 되었던 건 그 사안이 웃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서 전문가의 심리 상담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교양이나 특정 전문분야를 예능화하려 한다면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자리해야 하는 건 이제 필수적인 일로 다가오고 있다.

 

<어쩌다 어른>은 그 제목처럼 진정한 과정을 거쳐 제대로 성숙된 어른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어른이 된우리들을 지칭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어른들을 대상으로 그 눈높이에 맞는 강좌를 한다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너무 부박한 내용을 채워진다면 한 대중의 말마따나 <어쩌다 어른>어쩐지 애들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

대작이지만 볼 게 없는 월화드라마, <백희>가 채웠다

 

땜방드라마의 반전. KBS 월화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에 붙는 수식어다. <백희가 돌아왔다><동네변호사 조들호>의 후속작인 <뷰티풀 마인드>가 미뤄지면서 그 사이를 메우기 위해 편성된 드라마다. 4부작으로 작은 규모의 드라마지만 의외로 첫 방송부터 반응은 폭발적이다. <백희가 돌아왔다>는 첫 회에 9.4%(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냈다. ‘4부작 땜방드라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백희가 돌아왔다(사진출처:KBS)'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그 첫 번째는 월화드라마들이 너무 소소해지며 볼 게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종영한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빼고 24부작 SBS <대박>이나 50부작 MBC <몬스터>는 대작드라마이면서도 그다지 반응이 좋지 않았다. <대박>은 이야기가 너무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숙종 대의 역사를 재해석한 것이지만 허구가 너무 과하고 전개도 개연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들쭉날쭉했다. 그나마 현재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힘은 최민수, 전광렬, 장근석, 여진구 같은 연기자들의 호연 덕분이라고들 말한다.

 

<몬스터>는 아예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드라마가 되고 있다. 무려 50부작이고, <기황후> 같은 쟁쟁한 작품을 해온 장영철 작가의 작품이지만 어쩐지 너무 만화적인 느낌을 주는 드라마다. 흔한 복수극의 틀에 적당한 멜로를 섞고 있지만 이런 어정쩡한 이 드라마의 위치는 그 색깔을 명확히 내지 못하게 만드는 족쇄가 되고 있다. 이야기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장영철 작가지만 현실성이 별로 없는 이야기들의 나열은 시청자들이 왜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4부작과 50부작. 그 틈바구니에서 고작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가 선전한 것은 어쩌면 그 ‘4부작이라는 한계가 오히려 작품을 더 신선하게 만들어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최근 솔솔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50부작 드라마의 무용론이다. 이런 장편들은 과거 연속극의 형태로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의 한층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에게는 너무 느슨하고 질질 끌고 가는 드라마로 인식되고 있다. 16부작이면 충분히 압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를 굳이 50부작으로 늘리다 보니 드라마도 늘어진다는 것.

 

그런 점에서 4부작이라는 틀은 거꾸로 한계가 아닌 기회가 되었을 수 있다. 덩치가 작기 때문에 군더더기 따위는 과감하게 쳐낼 수밖에 없고 전개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괜스레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고는 질질 끌고 다니는 방식도 불필요하다. 섬월도판 맘마미아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백희가 돌아왔다>에서 백희(강예원)의 딸 옥희(진지희)는 섬월도에서 만난 세 아저씨, 범룡(김성오), 종명(최대철), 두식(인교진)을 만나 누가 아빠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식으로 아빠 찾기를 보여준다. 굳이 출생의 비밀어쩌고 하는 지지부진한 전개 따위는 없다.

 

4부작의 틀은 또한 그 규모 때문에 편성되지 못했던 중소규모의 이야기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한다. <백희가 돌아왔다>는 동네 개들이 뭐했는지까지 다 아는 작은 섬마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것도 시골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적어도 16부작이나 심지어 20부작, 나아가 50부작 드라마들이 갖는 스케일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작게 느껴지는 소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소박한 시골의 작은 이야기들은 의외로 신선하다. 그동안 큰 규모의 편성 속에 도시를 소재로 하거나 심지어 글로벌한 이야기들이 드라마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규모가 작을 뿐, 그렇다고 가치가 작다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4부작을 취하고 있는 <백희가 돌아왔다>24부작, 50부작 사이에서 더 빛날 수 있었던 것.

 

<백희가 돌아왔다>가 보여준 선전은 그래서 이 한 편의 드라마의 성공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그 의미가 깊다. 중소규모의 드라마들이 상업적인 잣대 때문에 편성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어쩌면 우리는 그 많은 작지만 가치 있는 이야기들과 소재들을 소외시키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단편드라마들의 효용성을 강조하는 그 어떤 말보다 <백희가 돌아왔다>가 보여준 한 편의 선전이 더 효과적인 건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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