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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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승리호'가 채운 명절 영화, 코로나가 바꾼 극장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2. 18. 12:50
명절 극장가 대목? 아 옛날이여! 보통 설이면 극장가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 대목에 맞춰진 영화들도 속속 개봉했었고 극장가는 연회 매진을 기록하며 발 디딜 틈 없는 인파가 몰리곤 했다. 하지만 이런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작년 한 해 내내 극장가가 한산했고 명절이라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풍경은 명절에 넷플릭스 영화 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는 딱 봐도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 어울리는 영화다. 실제로 작년 여름을 겨냥해 만들어진 작품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추석 개봉으로 미뤄졌고 이마저 어려워지면서 결국 넷플릭스행을 결정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에 대한 반응은 그래서 호불호가 갈린다. 애초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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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의 넷플릭스 탑승, 과연 괜찮은 선택이었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2. 8. 15:27
240억짜리 비주얼 갑 '승리호', 넷플릭스와의 어색한 만남 한국 최초의 우주 SF 블록버스터. 아마도 조성희 감독의 영화 에 대한 가장 큰 기대감은 바로 이 지칭 안에 들어 있을 게다. 나 같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모험서사들은 우리와는 거리가 먼 할리우드의 이야기로만 여겨온 우리네 관객들에게 는 그 제목이 먼저 소개됐을 때부터 어딘가 이질감을 줬던 게 사실이다. 일본 만화를 번역해 방영했던 추억의 만화 가 먼저 떠오를 정도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는 그러나 생각보다 괜찮은 비주얼 블록버스터의 색깔을 보여줬다. 시작부터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가 다국적 경쟁 청소선들과 우주쓰레기를 놓고 벌이는 추격전은 시선을 잡아끈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현란하게 움직이는 우주선들의 이미지들이나, 빈티지한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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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의 무엇이 우리네 관객들의 가슴을 파고들었을까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1. 2. 8. 12:10
'소울', 우리의 삶은 추락인가 비행인가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디즈니 픽사는 어떻게 삶과 죽음 같은 철학적인 주제마저 이토록 경쾌하고 명징한 상상으로 그려내는 걸까. 은 한 마디로 인생 전체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 정도로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지만, 그걸 표현해내는데 있어서는 아이들도 즐길 만큼 쉽게 담아낸 놀라운 작품이다. 그건 마치 구상에서 점점 깊어져 선의 단순한 연결로 오히려 실체에 접근한 피카소의 추상을 보는 듯하다. 스토리도 그렇지만, 그림이나 연출에서조차도 우리네 삶이 가진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추락과 비행의 아름다운 이중주가 묻어나는 작품이라니. 뉴욕에서 음악선생님으로 일하지만 평생의 목표가 재즈클럽에서 최고의 밴드와 함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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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가 씹어 먹은 '콜', 박신혜의 변화도 독보적이다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20. 12. 10. 15:38
넷플릭스로 간 '콜', 대본·연출·연기의 삼박자가 만든 전율 (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음산하기 이를 데 없는 외딴 산 속의 고택. 그 집의 낡은 전화기가 20년의 시간차를 두고 과거의 영숙(전종서)과 현재의 서연(박신혜)을 연결한다. 넷플릭스 영화 은 이 단 하나의 설정으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을 다룬 스릴러다. 본래 좋은 판타지일수록 단 하나의 룰을 통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그런 점에서 은 20년의 시간의 장벽을 넘어 같은 공간에 살아가는 두 인물이 연결된다는 그 설정 하나로 기막힌 반전의 반전이 이어지는 스릴러를 완성해낸다. 과거가 바뀌면 현재가 바뀐다는 지점은 화재로 아버지를 잃었던 서연이 20년 전의 영숙에 의해 새 삶을 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