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광희의 존재 각인시킨 추격전의 묘미

 

이건 추격전의 새로운 진화다. 부산을 배경으로 실제 형사들과 함께 추격전을 벌인 <무한도전> 공개수배 특집은 지금껏 해왔던 추격전과는 차원이 다른 클라스를 보여줬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형사와 본부 그리고 시민들의 공조가 이뤄졌고 그 안에서 <무한도전> 멤버들도 더 실전처럼 긴박감 넘치는 도주를 해야 했다. 실제와 상황극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긴장감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이 새로운 추격전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두 사람이다. 유재석과 광희. 유재석은 역시 베테랑답게 추격전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는 도주 중에도 자동차와 휴대폰 그리고 돈을 찾는 세 가지 미션을 모두 수행해냈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어드벤처 장르물을 보는 듯한 장면들을 연출해냈다. 유사시 대피시설로 만들어진 충무시설에서 차량을 찾는 과정은 마치 스파이물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고, 옛 해사고에서 휴대폰을 찾는 과정은 공포물의 한 대목이었다. 게다가 하수처리장에서 돈을 찾는 광경까지 유재석은 그 날의 미션을 마치 한 겨울의 공포특집 같은 긴장감과 웃음으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유재석만큼 놀라운 활약을 보인 인물이 광희다. 식스맨으로 발탁되어 벌이게 된 첫 추격전이라 그만큼 긴장했을 광희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노홍철의 빈 자리를 꿰차고 들어왔기 때문에 그와의 비교점이 만들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무한도전>의 갖가지 추격전에서 상당한 재미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인물이 노홍철이 아니던가.

 

하지만 노홍철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광희는 놀라운 추격전의 적응력을 보여줬다. 노홍철이 특유의 명석한 두뇌로 배신의 배신을 거듭하며 추격전을 하나의 심리전으로 흥미진진하게 보여줬었다면, 광희는 그 소심함이 오히려 극도의 집중력으로 발휘되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줬다. 게다가 특유의 친화력은 그의 추격전을 그를 돕는 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추격전으로 만들었다.

 

하수처리장에서 추격하는 형사를 따돌리기 위해 물가로 뛰어드는 장면은 마치 포식자에게 쫓기는 초식동물(?)의 필사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빗속에서도 오래도록 좁은 공간에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나 혼자라도 도망치기 위해 카메라 감독조차 쫓아올 수 없을 정도로 종잇장 같은 몸매로 창틀을 빠져나가고 지나는 레미콘 차를 얻어 타고 도망치는 과정도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몸부림처럼 다가왔다.

 

흥미로운 건 광희의 놀라운 친화력이다. 어딘지 약해보이지만 이 친화력은 이 추격전에서 그를 끝까지 가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그는 친구인 동준의 아버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옷을 바꿔입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리고 유재석과 한 은행 앞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의심스런 그를 살피기 위해 은행 길 건너편의 집으로 들어가 추이를 살피는 조심스러움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광희는 그 가게의 주인의 마음을 얻었고 결국 그 가게 주인은 끝까지 광희를 숨겨주고 도주하게까지 도와줬다,

 

마지막 탈주지점인 헬기장으로 가는 길에서도 광희의 친화력은 빛을 발휘했다. 그는 지나는 한 학생에게 무작정 다가가 옷을 바꿔 입자고 했고 마치 그 학생이 광희인 것처럼 꾸미고 자신은 카메라맨으로 위장해 헬기를 타려고 했다. 광희와 그 학생 그리고 헬기장까지 차로 데려다주게 된 여자까지 세 사람은 어느새 마치 같은 임무를 부여받은 사람들처럼 파이팅을 외쳤다.

 

물론 먼저 도착해 헬기를 타고 있었던 형사에 의해 잡히긴 했지만 광희의 가능성이 충분했던 미션이었다. 그 가능성은 소심해서 오히려 모든 걸 세세하게 살피고 계획하는 그 성격과 누구든 서슴없이 다가가 도움을 요청하고 또 쉽게 친해지는 그 친화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후일담으로 광희는 그것이 <무한도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저 하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오롯이 광희라는 존재를 제대로 각인시킨 미션이 아닐 수 없었다.



<조선마술사>, 영화라는 판타지가 줄 수 있는 것

 

<조선마술사>라는 제목은 기묘하다. 조선이라는 실제 역사의 무게감에 마술사라는 어딘지 판타지적인 소재가 덧붙여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미 조선시대로 돌아간 장르물이라는 형태로 <조선명탐정>을 필두로 해 <조선미녀삼총사> 나아가 <해적>이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들이 시도해온 역사 장르물(?)들이다. 어찌 보면 할리우드의 장르 영화들을 조선이라는 시대적 상황으로 버무려 새로운 퓨전을 추구한 작품군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영화<조선마술사>

제목에서 드러나듯 <조선마술사>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조선시대에 환술(마술)을 하는 환희(유승호)라는 인물이 있다는 설정도 그렇고, 그가 마술을 하는 곳이 물랑루라는 기루라는 점은 아예 대놓고 물랑루즈를 염두에 둔 것을 드러낸다. 물론 그의 마술쇼에 보조자로 아낙네가 올라와 사랑을 표현한다거나, 신체 토막 마술 같은 걸 시도한다는 건 당대의 윤리적 잣대로서는 불가능한 것들이다. 그러니 <조선마술사>는 영화의 허구로서 봐야지 현실성을 따지기 시작하면 그 독특한 재미의 지점들을 모두 놓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하나의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일단 인정하고 보면 <조선마술사>는 의외의 다양한 장르적 재미들을 선사하는 영화다. 조선시대를 설정으로 하는 마술은 하나의 예술적인 퍼포먼스처럼 보이고, 그 마술을 통해 신분 차이를 훌쩍 뛰어넘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는 마치 <로마의 휴일>의 그레고리펙과 오드리 햅번의 이야기를 조선시대판 희비극 버전으로 바꾼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이들을 옥죄어 오는 복수의 화신 청나라 마술사 귀몰(곽도원)의 등장으로 후반부 벌어지는 마술 무대에서의 한 판은 흥미진진한 액션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따라서 심각하게 현실 문제나 사회적 사안들을 천착하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오롯이 이 장르들의 문법 안에서 어떤 재미적 요소들을 찾는 데 더 집중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린 시절 학대 받으며 자라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마술사 환희나 나라와 가족을 위해 청나라에 팔려가는 입장이 된 공주 청명(고아라) 그리고 환희 곁에서 그를 사랑하지만 누이로서 현실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시각장애인 보음(조윤희)이라는 세 청춘이 접하고 있는 현실의 어려움은 지금의 각박한 현실에 내몰려진 청춘들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어느 날 저잣거리에 나왔다가 우연히 가게 된 산길에서 배고픈 아이들을 먹여 살리다가 결국은 길바닥에 죽어나가는 엄마를 보게 된 청명은 그 살벌한 현실이 자신만이 아니라 그 땅에 사는 많은 민초들 전체의 현실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는 이 세상의 아픔을 짊어지려 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 속에서 잠시 현실을 벗어나 판타지로서 위안을 제공하는 마술의 실체를 영화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유승호와 고아라는 이 이색적인 조선시대의 마술 같은 사랑이야기를 이물감 없이 잘 연기해내고 있다. 특히 아이처럼 좋아하다가 아기처럼 흐느끼는 고아라의 연기는 <응답하라1997> 이후 꽤 안정감 있는 몰입을 보여준다. 여기에 호위무사로 등장한 이경영의 든든함과 유럽의 광대가 조선시대 버전으로 그대로 바뀐 듯한 박철민의 놀라운 감초 연기는 이 판타지를 꽤 그럴 듯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되어준다.

 

물론 영화도 그 자체로는 하나의 환술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것이 현실을 직접적으로 바꿔주지는 못하니 말이다. 다만 현실에 지친 대중들에게 몇 시간의 위로와 위안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환술이 되지 않을까. 저 조선시대에 피폐한 민초들이 환희의 환술을 보며 잠시 간의 고통을 잊으려 했던 것처럼. <조선마술사>는 그래서 영화라는 판타지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많은 것 중의 하나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꽃청춘>의 로망, 좋은 사람들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란

 

마치 바보 삼형제 같다. 어딘지 모자라고 세상 물정 몰라 강가에 내놓은 아이들처럼 보여도 그들은 그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없이 즐거워하는. 돌아온 <꽃보다 청춘>에 출연하게 된 조정석, 정우, 정상훈은 평소 잘 알던 사이인 만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사실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여행의 가장 중요한 것이 어디를 어떻게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가느냐라는 걸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꽃보다 청춘(사진출처: tvN)'

조정석과 정우는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함께 출연하면서 굉장히 가까운 사이였고, 조정석과 정상훈은 뮤지컬할 때 잘 알던 사이였으며, 정우와 정상훈은 엎어진 영화에 함께 출연하며 가까운 형 동생 사이였다. 평소 잘 되면 같이 여행이라도 떠나자고 했다는 그들이니 이제 그 꿈이 실현되는 순간에 들뜨지 않을 수 있을까. 어느 식당에 모여 몇 시간 후 아이슬란드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는 멘붕 상황에서도 그들은 한없이 즐거운 얼굴이었다.

 

청춘의 여행이 그러하듯이 대책 없음은 그 여행의 곤란함이 아니라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미리 숙소를 잡아 놓는다는 것이 2인용 방을 잡아 이를 어떻게든 해결하기 위해 떠듬떠듬 안 되는 영어로 사정을 하는 조정석을 정상훈은 형답게 농담을 툭툭 던져 웃게 만들었다. 영어 실력이 영 없어 스스로를 돌대가리라고 표현한 이 세 사람은 핫도그를 하나 시켜먹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돈을 냈지만 정작 주방에 주문을 하지 않아 무작정 기다리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친절한 핫도그집 직원이 있었고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먹는 핫도그 한 개에 감탄하는 그들이었다.

 

무려 하루를 꼬박 넘겨 도착한 숙소에서는 그토록 조정석이 걱정했던 2인용 방 문제가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다. 주인이 취소된 3인용 방을 내준 것. 방을 잡고 슈퍼에 음식 재료를 사러가는 그들은 그 한 밤 중에도 거리를 뛰어가며 여행 기분을 만끽했다. 레시피 따위는 무시한다는 식으로 뚝딱 만들어낸 음식을 기가 막히다며 맛있게 먹고, 다음날 렌터카를 빌려 무작정 어디든 달려보는 그들에게 걱정 따위는 없어 보였다.

 

사실 액면으로 보면 이들의 여행은 결코 편안할 수는 없는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만난 지 몇 시간만에 비행기를 탄 데다 숙소도 정해지지 않아 난항을 겪었고, 영어가 신통치 않아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이 무려 세 끼를 핫도그를 먹었다는 사실은 먹는 것도 그리 풍족하지는 못했다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뒤늦게 영어회화 앱을 찾아 돌려 핫도그 세 개 주세요라고 하자 핫도그 월드가 번역되어 나오는 소리에 웃을 수 있으니 이 모든 어려움은 그들에겐 하나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

 

아이슬란드라는 곳은 북극에 가까운 차갑게 얼어붙은 땅이다. 그런데 그 차가운 곳이 그 곳을 살아낸 이들에 의해 온기가 넘치고 그럼으로써 그 어느 곳보다 낭만적으로 다가오게 되었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차가운 눈보라 속을 대책 없이 달려 나가는 세 사람이 문득 두려움을 느끼다가도 서로를 의지하고 달리는 걸 멈추지 않으며 심지어 그 낯선 두려움을 즐길 수 있는 그 모습은 그래서 아이슬란드라는 땅에 내려진 따뜻한 온기와 낭만적인 사람냄새를 그대로 닮았다.

 

결국 인간이 위대한 것은 혹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서로 살을 부비며 즐겁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아닐까. 그럼으로써 그 혹독한 환경조차 낭만으로 바꿀 수 있는 힘. 아이슬란드로 떠난 <꽃보다 청춘>은 아마도 우리에게 그런 로망을 던져주고 있을 것이다. 차갑게 얼어붙은 현실에서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충분히 훈훈해진다는 것. 차가운 겨울이 겨울왕국이 될 수 있다는 것. <꽃보다 청춘>은 바보 삼형제의 대책없는 동화 같은 여행을 통해 그걸 보여주고 있다



지상파 시상식이 남긴 한계들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연기대상>은 연말 대미를 장식하는 방송사들의 중요행사다. 한 해의 성과들을 돌아보고 오는 해를 기원하는 의미가 이 시상식들에는 들어있다. 하지만 시상식이 끝나고 나면 여지없이 쏟아져 나오는 게 잡음들이다. 그 잡음들에는 시상의 공정성을 묻는 목소리도 있고, 시상방식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다. 때로는 시상식 진행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왜 방송사들의 연말 최대 행사에서 매년 이런 잡음과 논란들이 나오는 걸까.

 


'KBS연기대상(사진출처:KBS)'

한동안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사라진 듯 보였던 공동수상이 올해는 꽤 많이 쏟아졌다. 물론 그것은 그만큼 경쟁자들이 치열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대상에서 공동수상이 나온다는 건 어딘지 맥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중들은 공동수상에 대해 팬들은 물론이고, 상을 수상하는 당사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라는 질타의 목소리를 높인다.

 

<SBS 연예대상>이 유재석과 김병만을 공동수상 시킨 것은 그나마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공동수상이라는 그 자체는 여전히 어떤 불편함을 만들지만, 그래도 유재석과 김병만이 아닌가. 두 사람의 독보적인 위치를 부정할 수 있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KBS 연기대상>에서 고두심과 김수현이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한 것에는 이견들이 많다. 고두심이라는 대배우와 김수현이 한 자리에 선다는 건, 물론 각각은 대상감이지만 KBS로서는 확고한 자신들의 색깔을 분명히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KBS 연기대상>은 어쩌면 한류스타라는 현재의 트렌드와 연기력이라는 연기대상 본래의 잣대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은 양쪽의 손을 들어준 격이 되었다. 물론 그 고충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자신감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KBS 드라마가 어떤 고유의 색채를 잘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은 연기대상에서도 그대로 투영되었다고 보여진다.

 

누가 대상을 수상했는가를 두고도 논란의 목소리들은 쏟아져 나온다. 이번 <KBS 연예대상>에서 이휘재의 대상 수상은 한 마디로 말해 이휘재 당사자에게도 곤혹스런 수상이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주는 상의 대표격이라고 해도, 이 프로그램을 이끈 진짜 장본인들이 아닌 이휘재가 그 자리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대중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보였다.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 후보로 거론됐던 김래원이 대상의 후보들이 서는 자리라는 ‘10대 스타상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해외스케줄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김래원에게 불이익이 돌아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결국 김래원은 프로듀서상하나를 받는 것에 그쳤다.

 

시상식 진행에 대한 논란도 이어졌다. 올해는 유독 전현무의 진행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왔다. <SBS 연예대상>에서 시상식의 재미를 위해 무관의 강호동에게 지나치게 깐족대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화근이 됐다. 그는 다소 듣기에 따라 불편할 수 있는 무례한 언사들을 툭툭 던짐으로써 실제로 웃음을 유발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이 못내 불편했다는 이야기들이 솔솔 흘러나오며 논란으로 이어졌다.

 

결국 바로 다음날 전현무가 직접 이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그 날 있었던 <KBS 연기대상>의 진행에 대해서도 똑같은 지적들이 쏟아졌다. 김수현에게 차태현과의 커플 뽀뽀를 요구하는가하면, 특종이라며 김수현의 주량을 집요하게 묻는 모습도 이어졌다. 전현무의 이런 돌발적인 요구와 질문들은 시상식 참석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상파의 연말 시상식이 이런 많은 논란들을 매년 남기고 또 그 다음해에도 똑같은 논란을 발생시키는 이유는 그 태생적인 한계에서부터 비롯된다. 그것은 아무래도 방송사의 자기 식구 챙기기가 그 바탕에 깔릴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팬들의 입장과는 상반되는 대상수상이 결과로 올라오기도 한다. 또 진행자들 역시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보니 진행도 피로하고 식상해질 수 있다. 올해의 방송3사 진행은 전현무, 신동엽, 이휘재가 독식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지상파의 연말 시상식은 자사의 다음해를 위한 포석에 가깝다. 그러니 잡음이 나와도 포기할 수 없는 일이 된다. 하지만 그래도 연기자들을 배려하는 만큼 최소한 시청자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그런 연기자들이나 시상식 또한 그 존재가 가능한 것 역시 시청자들이 있어서니 말이다. 제발 새해의 연말 시상식에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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