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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왜 대통령 시해까지 결심하게 됐을까(‘돌풍’)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7. 7. 20:20
‘돌풍’, 설경구와 김희애의 치고받는 박경수 작가표 한판 승부제목처럼 시작부터 몰아친다.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의 시작은 무려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의 장일준(김홍파) 대통령 시해 시도다. 한 때는 같은 배를 타고 같은 꿈을 꾸며 정경유착을 끊겠다 재벌개혁을 하겠다 부르짖었던 장일준이지만 대통령이 된 후에는 변했다. 박동호는 대진그룹이 정관계에 살포한 비자금을 추적하다 대통령이 받은 돈을 발견했고, 그러자 대통령은 오히려 박동호를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하려 한다. “야무진 놈이다 싶어서 국무총리 옷을 입혀 줬더이, 동호야 내가 입혀준 옷으로 내 허물 덮어주는 게 그리 어렵드나.” 난초의 말라버린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며 박동호에게 그렇게 말하는 대통령은 이제 그를 잘라내려는 중이다. 하지만 박동호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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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냐 마음이냐, ‘신들린 연애’의 신박한 연애 리얼리티 변주옛글들/이주의 방송 2024. 7. 7. 20:17
‘신들린 연애’, 연애 리얼리티와 점술이 만나니 생겨난 것들“큰일났다 안된다 이거. 데빌이다 이거.” SBS 예능 ‘신들린 연애’에서 타로 전문가 최한나는 처음부터 운명의 상대로 점찍었고 첫 데이트를 통해 더 심쿵한 순간들을 마주하며 더 마음이 기울었던 이홍조에 대한 타로점을 치면서 낙담했다. 그런데 그건 그저 낙담의 수준이 아니라 절망에 가깝다. 그만큼 자신이 치는 타로 점에 대한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자꾸만 이홍조에게서 ‘배신카드’가 뜬다는 최한나는 그 상황이 왜 자신을 괴롭히는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홍조님한테서 데빌카드가 떠버리는 거예요. 데빌카드가 떠버리면 이게 뭔가 안될 것 같은데도 끊어내지 못하고 계속 중독처럼 집착처럼 계속 생각이 나게 되는 그런 카드예요. 근데 그 카드가 떠버려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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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왜 눈물 나지? 아이들 목소리로 내놓은 우직한 진심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6. 24. 19:56
‘조폭고’, 조폭이 소재인데 뭐 이리 착한 드라마가 다 있나“진짜 어른은 애들을 불행하지 않게 도와주는 게 어른이다.” 웨이브, 티빙, 왓챠에서 공개된 ‘조폭인 내가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이하 조폭고)’에서 송이헌(윤찬영)은 홍재민(주윤찬)에게 그런 말을 한다. 고등학생의 모습이지만 그건 어른의 말투다. 바로 이 지점은 의외의 울림을 준다. 사실 고등학생 송이헌의 몸에 조폭인 어른 김득팔(이서진)의 영혼이 빙의되었다는 설정에서 나오는 광경이지만, 그건 마치 아이들의 모습으로 뒤틀어진 어른들 세상을 꼬집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이 울림을 주는 건, 정작 학교폭력의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로 내몰리게 된 송이헌이 그 가해자였던 홍재민을 어른처럼 챙겨주는 상황 때문이다. 김득팔의 영혼이 빙의된 송이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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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식 없던 정려원을 뒤흔들어 놓은 위하준, 이게 안판석표 멜로다옛글들/이주의 드라마 2024. 6. 24. 19:53
‘졸업’이 달달한 로맨스로교육 현실을 꺼내 놓는 방식 “풀이 스킬, 예상 문제 그런 거 말고 애들이 스스로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요.” 이준호(위하준)는 지금까지 해왔던 서혜진(정려원)의 방식 대신 완전히 새로운 걸 해보자고 제안한다. 그건 서혜진이 황당해하는 것처럼, 학원이 해야할 일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그저 이걸 외워라 하고 하는 방식이 아니고, 제대로 텍스트를 읽고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보겠다는 것. 그래서 학생들이 국어 시험을 볼 때 선생님이 해주지 않은 데서 문제가 나올까봐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tvN 토일드라마 ‘졸업’은 서혜진과 이준호의 달달한 멜로로만 흘러갈 것 같던 분위기에서 갑자기 교육 방식의 차이로 인한 갈등 상황을 그려낸다. 이미 일타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