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부터 윤동주까지, <무도> 역사로 현재를 경고하다

 

세종대왕, 위안부, 성웅 이순신, 유관순 열사, 윤동주 시인... <무한도전>이 힙합과의 콜라보를 위해 꺼내든 역사는 그 하나하나가 현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사실들이었다. 그것은 굳이 현재의 시국 상황을 꺼내놓고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고, 단지 그 역사를 끄집어내는 것만으로도 그 어떤 비판보다 준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역사의 평가가 현재의 국정농단 사태에 내리는 철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본격적인 곡 작업에 들어가기 전 출연자들이 모여 들은 설민석 강사의 강의는 그 메시지가 명확했다. 설민석 스스로 말했듯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지킨 건 백성이라는 게 이 강의의 중심주제였다. 본래 역사란 현재에서 선택되는 순간 그 자체로 현재적 의미를 갖기 마련이다.

 

설민석이 중심 주제를 그렇게 잡은 것도, 또 그래서 현재로 세종대왕의 애민사상과 임진왜란에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이순신 장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천명하기 위해 천민이지만 홀로 나섰던 안용복 선생님, 일제강점기에 기꺼이 나라를 위해 초개같이 목숨을 버린 윤봉길 의사, 유관순 열사, 나라 잃고 이름마저 잃은 세상에서 한없는 부끄러움을 노래했던 윤동주 시인 그리고 꽃다운 나이에 이역 땅까지 끌려가 지옥 같은 나날을 살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위안부 소녀들까지 모두가 그저 과거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에 울림을 주는 것들이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고 농사직설 같은 책을 편찬하기 위해 똥지게를 지고 직접 농사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를 지금의 대중들은 어떻게 들을까. 이를 주제로 노래를 만들기 위해 정준하와 지코가 찾은 <뿌리 깊은 나무>의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해주는 세종대왕의 이야기에 지금의 대중들은 어떤 걸 떠올렸을까. 박상연 작가가 지도자들 입장에선 백성이란 존재가 적당히 무식하고 정치에 무관심해야 통제하기가 쉽다.”고 말한 대목에 현재의 국정농단 사태를 비교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을 양세형과 비와이가 만나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었던 고초를 듣는 그 대목에서 지난해 1228일 한일외교정상회담에서 나온 위안부 합의의 굴욕을 떠올리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태에 할머니들 역시 거리로 나와 현 국정농단을 규탄하면서 위안부 합의 역시 역사 농단의 하나임을 외치지 않았던가.

 

왕이 도망칠 때 홀로 왜적과 맞서 싸운 성웅 이순신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이순신 장군을 노래로 만들기 위해 하하와 송민호가 <명량>의 전철홍 작가를 만나 나누는 이야기들은 저 광화문 광장에서 지금도 우뚝 서서 백성들과 함께 할 그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박명수와 딘딘이 설민석 강사의 강의에 감명 받아 노래로 만들려 하는 독도이야기에서 나라의 관리들이 하지 못한 일을 천민 출신의 안용복 선생이 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또 황광희와 개코가 주제로 잡은 윤동주 시인이 시로써 써나간 당대의 부끄러움이 현재의 부끄러움으로까지 이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사실 <무한도전>은 현 시국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없었다. 오직 역사적 사실들을 가져와 이야기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것은 그 어떤 준엄한 비판보다 크게 다가왔다. 거기에는 결국 역사가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라, 후대에 평가되어 대대로 이어질 역사가 있다는 것. 그걸 꺼내놓는 것만으로도 <무한도전>은 현재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준엄한 경고를 날렸다.

<이아바>, 불륜보다 흥미로운 다양한 관점들

 

결혼생활이..... 어느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봐라.. 안 힘들고 안 버거운 사람 있나... 그만큼.. 책임이 따르고...무게가 있기에 결혼서약을하고, 하는거지.. 버겁고. 힘들다고.. 조그만한.. 바람에 흔들리면.. 세상사람 다 흔들리고 쓰러지지...... 나쁜 ×.. 진짜 힘들었을 때.. 말했어야지.. 다른 사람한테 말고.. 그게 예의지.. 나쁜..’ - 한은정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사진출처:JTBC)'

종종 별 보러 오자던 남편은 어디로 가고~~ 그 남편에게 다른 여자들과 둘이서 영화 보고 차 마시고 술 마실 여유는 있었어도, 독박가사에 독박 육아 하는 맞벌이 아내 마음 헤아릴 여유는 없었던 거지... 이 드라마가 위기를 외면하는 부부에게 예방주사가 되면 좋겠다. 이미 일 벌어지고 수습하기엔 상처가 너무 크잖아...’ - 차연

 

이 드라마를 단지 바람 폈다는 사실만 주목하면 안돼지. 이선균과 송지효가 살면서 서로에게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먼저 따져야하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정말 결혼한 다음 서로에게 충실한 것하고는 거리가 먼 사회이지. 잡은 물고기에게 왜 먹이를 주냐 식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이 드라마 보지마라. 그런 사람들은 욕밖에 할 게 더 있냐?’ - anjfqhkf

 

JTBC 금토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에 대한 기사에는 이런 댓글들이 빼곡하게 달려있다. 드라마에서는 마침 불륜을 저지른 정수연(송지효)이 자신이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해 힘들었던 자신의 심사를 눈물을 흘리며 남편 도현우(이선균)에게 말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맞벌이 하는 워킹우먼으로서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잘 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고 그게 누구에게나 있는 일로 치부하던 차에 그 사람이 보여주는 친절에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갔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정을 가진 워킹우먼들의 입장에서 그녀의 말이 공감 가는 쪽도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하나의 변명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는 시청자분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도현우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가끔 애 데리러 가줬고 또 쓰레기도 치워줬다며 자기도 할 만큼 했다고 말하는 도현우에 대해 공감할 수 없다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것이라며 도현우의 입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흥미로운 건 이 드라마가 그 내용 안에 이 불륜에 처한 정수연과 도현우의 상황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을 담아놨다는 점이다. 게시판에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제목으로 도현우가 글을 올려놓자 거기에 대한 익명의 여러 사람들이 의견들을 계속 덧붙인다. 당장 이혼하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참치마요처럼 차분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대처해나가라는 조언도 있다. 그 참치마요에게 너무 자기 입장에서 입바른 소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고, 그가 쓴 한 줄 한 줄의 진심에 감동하는 입장이 올라오기도 한다.

 

즉 드라마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륜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이 있고, 그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이 또한 다양한 입장들을 내보이고 있다는 건 이 드라마가 가진 독특한 특징을 보여준다. 사실 이렇게 되면서 드라마는 단순히 불륜이 갖고 있는 자극적인 상황들이 무한 전개되는 것을 벗어나 좀 더 결혼이라든가 부부관계라든가 혹은 일과 가정에 대한 이야기들 같은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견들이 서로 개진되는 장을 마련해준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그 드라마 속 정수연과 도현우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여러 의견을 달고 때로는 격론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어쩌면 그간 당연히 생각해왔던 결혼과 부부관계 같은 것들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가 가진 독특함이 드러난다. 드라마적 상황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그 일종의 상황극을 통해 저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드라마. 이것은 우리가 단순히 이 드라마를 불륜극이다 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삼시세끼>, 에릭의 정성과 신뢰에서 배워야할 것

 

에릭의 요리 속도가 늘었다? tvN <삼시세끼>의 에릭은 느림보 천재요리사라 불린다. 일단 만들어내는 음식은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다. “맛은 어때?”하고 묻는 나영석 PD에게 이서진은 뭘 물어봐라며 에릭의 요리에 대한 무한신뢰를 드러냈다. 무려 7시간이나 저녁을 준비한 끝에 새벽에야 저녁을 먹고도 이서진이 뭐라 할 수 없었던 건 그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였다. 결국 그 맛으로 인해 기다린 시간들은 온전히 에릭이 채워 넣은 정성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래도 문제는 요리 속도였지만 이제는 그 속도도 빨라졌다.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걸까.

 

'삼시세끼(사진출처:tvN)'

일단 에릭의 손 놀림이 달라졌다. 물론 미안할 일은 아니지만 에릭은 요리가 늦어져 식사도 늦고 또 그걸 찍기 위해 제작진도 고생하는 걸 보며 못내 미안했던 모양이다. 매 끼니마다 요리 하기 전이나 하면서도 고민하던 시간을 대폭 줄였고 회 뜨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에 직접 가서 아주머니에게 배우는 노력을 들였다.

 

씨알 좋은 농어를 여섯 마리나 잡아 온 저녁에 에릭은 회를 치고 매운탕을 끓이고 또 농어구이를 내놓으면서도 이를 일사천리로 해결했다. 그는 순서를 묻는 나영석 PD에게 먼저 회를 쳐서 숙성시키는 시간에 매운탕을 끓이고 그 국물을 내는 시간에 농어 구이를 하겠다고 했다. 이미 낚시에서 농어를 잡는 그 순간부터 에릭은 시간을 최적화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웠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렇게 효율적인 시간배분이 가능했을 게다.

 

흥미로운 건 이서진과 윤균상의 움직임이다. 요리를 해주기를 막연히 기다리거나 에릭이 시키면 하는 식이 아니라 아예 자발적으로 척척 준비를 해나가는 모습은 놀라울 지경이다. 에릭이 회를 치고 있을 때 이서진은 알아서 마늘을 까면서 그에게 생강도 필요하지 않냐고 묻는다. 윤균상은 그 얘기를 듣자마자 생강을 준비하고 매운탕에 들어갈 간장이며 야채들을 척척 준비해놓는다.

 

이러니 일이 일사천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내놓은 회를 느긋하게 애피타이저(?)로 먹고는 오래 끓여 잘 우러난 매운탕과 이태리식으로 기름에 잘 구워낸 살이 두툼하게 오른 농어를 그들은 맛나게도 먹었다. 옆을 서성거리며 호시탐탐 요리를 노리는, 누가 보면 거지(?)라고 해도 믿을 법한 행색의 나영석 PD에게 국물과 농어구이를 맛보게 해주는 여유까지.

 

<삼시세끼> 정선편에서 이서진이 투덜대며 적응했던 시골생활을 생각해보면 이번 득량도에서의 그의 모습은 낯설 정도로 고분고분하다. “이런 날이 내게도 오는구나라며 밥상을 받을 때마다 보조개가 피어난다. 낚시하러 가자면 낚시하러 가고, 밭에서 따온 유자로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유자청을 만들어놓는다. 물론 막내인 윤균상은 뭐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성실하게 하는 인물이지만, 맛나게 음식을 해주는 에릭은 멋있는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따르게 되었다. 이게 다 에릭의 마법이다.

 

그런데 그 에릭이 부린 마법의 정체가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니다. 성실하게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한 것뿐이니까. 물론 요리 속도가 느리다는 게 함정이었지만 자신도 노력하고 그런 에릭을 알아서 도우며 옆에서 보조해준 이서진과 윤균상이 있어 그런 문제는 문제가 전혀 되지 않았다.

 

일이란 이렇게 하는 게 아닐까. 먼저 신뢰를 보여주고 그리고 그 신뢰 속에 정성이 담겨 있었다는 그 마음을 확인시키자 저절로 다른 사람들은 그를 중심으로 척척 움직인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일에 동참하게 하는 것. 그래서 결국 모든 사람들이 풍족한 시간을 갖게 해주는 것.

 

정성은커녕 거짓으로 가득 차 결국 신뢰를 잃어버린 정부와 그래서 마비된 국정운영. 그 실망감과 상실감이 너무나 커서인지 에릭이 보여주는 놀라운 요리의 세계에서조차 거꾸로 왜 정부는 저렇게 일하지 못할까 하는 자괴감이 든다. 풍요롭게 해주지는 못해도 적어도 이러려고...” 하는 유행어처럼 되어버린 말들이 회자되게 하지는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

<썰전>은 풍자도 격이 다르다

 

최순실씨가요 해도 해도 너무한 게 간섭 안한 곳이 없어요. 되게 바빴어. 대한민국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었어. 여기저기 먹어야 되지, 간섭해야지 인사도 해야 되지. 그리고 원수도 갚아야지. 연설문도 고쳐야 되지. 천도제도 지내야 되지. 그 많은 일들을 어떻게 했나 몰라. 딸 말도 태워야지.” “아 그리고 무당 찾아가서 굿도 해야지.”

 

'썰전(사진출처:JTBC)'

JTBC <썰전>에서 최순실이 한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유시민이 해도 해도 너무했다며 그 사안들을 줄줄이 늘어놓자 전원책 변호사도 한 마디씩 끼워 넣으며 빠진 걸 채워 넣어준다. 사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이 그러할 것이다. 해도 해도 너무 했다는 것. 하지만 뉴스로 이런 사안들이 계속해서 보도되고 그러면서도 당사자들은 부인을 하는 모습을 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할까. 마치 그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유시민과 전원책은 시원스런 이야기를 던져준다. <썰전>의 유시민과 전원책 변호사는 그래서 일종에 국민의 대변인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물론 이런 사안들은 <뉴스룸>을 통해 공식적인 보도의 형태로 방영된 것들이다. 하지만 그 공식 보도에 빠져 있는 한 조각은 그걸 바라보는 국민의 입장이다. <썰전>이 이번 사태에 즈음해 그 존재의 이유를 확실하게 드러낸 게 바로 이 지점이다.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 그 답답한 속을 대신해 낱낱이 풀어보겠다는 것.

 

지난 12일 광화문 촛불집회에 모인 시민이 100만 명이 아니라 26만 명이라고 발표한 경찰청의 집계에 대해서 바로 그 경찰청의 기준을 들어 계산을 하나하나 해보고 왔다 간 시민까지 계산하면 100만 명이 맞다고 굳이 꼼꼼히 따지는 건 그것이 바로 지금 국민들이 갖고 있는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풀어낼 수 있다 여기기 때문이다. 유시민은 그 계산 방식을 상세히 설명한 후 경찰청에서 자기 기준에 따라 제대로 했는지 구글맵이랑 항공사진 가지고 잘 판독해 보라고!” 일갈했다. 거기에 전원책은 이번 주에는 수능시험을 끝낸 고3 학생들까지 포함해 비가 오거나 영하 5도가 되지 않는 한 100만 명이 또 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리처방 논란이 불거진 김영재 의원과 차움 병원에 대한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유시민은 논리적인 접근으로 왜 국민이 그런 의심을 하게 됐는가를 분석해주었다. 프로포폴투약에서 전부 사용되지 않고 반납되어야 할 약물이 빼돌려지는 일이 잦았고 이 두 병원이 특히 이 향정신성의약품 관련해서 문제가 많은 병원이었다는 걸 알려준 후,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사실은 관계가 없는 거여야 되는데. 항간의 의혹이에요. 최순실씨 일가가 출입을 자주 했던 병원이고, 대통령이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게 아니냐는 억측, 추측, 소문들이 번져 있는 거예요.”

 

<썰전>의 이야기들이 뉴스와는 다른 시원시원함을 담고 있는 건 사안에 대한 이야기에서 마치 보통 사람들이 하는 목소리로 이어지는 풍자가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차은택 두 사람은 학력을 포장하려고 그렇게 애를 쓰고 수준을 과시하기 위해서 만드는 회사 이름마다 이름의 해석이 안 되는 ‘The Playground communications’ 이거 뭘 의미하는 겁니까? 운동장에서 통신하자는 겁니까?” 전원책이 이렇게 쓴 소리를 던지자 유시민이 슬쩍 한 마디를 덧붙인다. “측근들의 놀이터. 그게 청와대를 의미하는 거예요.” 그러자 전원책이 아 그게 그런 깊은 뜻이!”라며 갑자기 개그계의 김병조 선생님의 유행어로 자신의 심경을 얘기한다. “나가 놀아라앙- 정말 그러고 싶어.”

 

전원책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니 장관해줘요 하면 장관해주고, 청와대 교문수석 해줘요 하면 교문수석 해주고, KT 임원 해줘요 하면 임원 해주고, 대사 해줘요 하면 대사 시켜주고...” 그러면서 자신이 몸통이라는 말을 안 좋아하는데 할 얘기는 해야겠다며 말한다. “계속 이런 결과가 나오면 이 전체 게이트는 박근혜 게이트고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내일 내가 명예훼손으로 감옥에 가더라도 이 말을 해야 되요.”

 

새누리당의 향후 거취 문제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역시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한 감정을 두 사람은 풍자로 풀어냈다. “누런 황태나 버쩍 마른 북어나 퍼등퍼등 살아있는 생태나 명태인 것은 똑같습니다. 그 인간들이 그 인간들이라는 얘기에요.”라고 전원책 변호사가 일갈하자, 유시민은 그래도 생태와 코다리는 맛이 좀 다르기는 하죠.”라고 말했고 그러면서 어느 걸 더 좋아하냐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썰전>의 풍자는 웃지 못할 현 시국에 사이다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은 지난 광화문 집회의 1백만 촛불로 전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는커녕 부인하고 심지어 그 순수한 촛불의 마음을 왜곡시키는 발언들까지 나오는 시대착오를 보며 국민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혹자들은 지금의 시국을 우울증에 걸린 듯한 나날이라고 표현한다. 만일 지금 같은 고구마 시국에 <썰전> 같은 사이다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까.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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