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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돼지를 향해 직진하는 소녀가 주는 감동이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7. 7. 7. 09:17
'옥자', 감동적인 서사를 위해 봉준호가 심어놓은 상징들(본문 중 영화 내용의 누설이 있습니다. 영화를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 바랍니다.)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는 단순명쾌한 영화다. 도축될 위기에 처한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슈퍼돼지 옥자를 미자(안서현)가 구하는 이야기. 하지만 이 단순한 마치 동화 같은 이야기에 봉준호 감독은 무수히 많은 상징들을 넣어 그 울림을 극대화했다. 영화는 단순하지만 영화 속 인물들(슈퍼돼지 옥자를 포함해)이 처하는 상황과 그 상황에서 그들이 보여주는 선택과 행동은 그래서 곱씹어보면 꽤 많은 의미들로 읽혀진다. 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던 옥자와 미자가 초반 보여주는 벼랑 끝에서의 생존 장면은 그저 대상이 아닌 가족으로서의 둘의 관계를 곧바로 드러내고 후에 이어질 옥자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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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파트너' 지창욱과 동하가 빠진 기억이라는 지옥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7. 7. 09:14
‘수상한 파트너’, 그들은 기억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끔찍한 사건이 만들어낸 기억의 트라우마는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바꾸는 걸까. SBS 수목드라마 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주인공인 노지욱(지창욱)과 은봉희(남지현)가 어린 시절 부모들로부터 얽힌 사건 이야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노지욱의 부모가 은봉희의 아버지의 보복 방화로 죽음을 맞이하게 됐다는 것이 당시 공식 보도된 내용이었다. 서로 사랑을 확인하게 된 노지욱과 은봉희는 이 과거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별을 선택했다. 제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 과거의 고통스런 기억을 떨쳐낼 수는 없었던 것. 하지만 노지욱은 차츰 자신의 기억이 당시 조사관이었던 장무영(김홍파)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 채기 시작한다.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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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잘못된 사법정의는 어떻게 괴물을 탄생시키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7. 6. 10:19
'파수꾼'이 제시한 검찰이 신뢰를 회복하는 단순한 방법사실 MBC 월화드라마 이라는 드라마의 이야기는 현실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비리로 얼룩진 법 집행에 의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이 법망 바깥에서 ‘파수꾼’ 역할을 하며 법이 집행하지 않는 정의를 대신 실현해가는 이야기는 실제 벌어지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 이 판타지적 이야기는 현실을 건드리는 면이 있다. 검찰과 경찰이라는 사법 정의가 아직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그 지점을 제대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그 문제의 중심으로 내세우는 인물은 이제 검찰총장 후보로 낙점을 받아 인사청문회를 치르는 윤승로(최무성)다. 그가 그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건 다름 아닌 무수한 피해자들의 고통이 밑거름 되었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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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마이' 안재홍과 송하윤을 그냥 사랑하게 해줄 순 없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7. 5. 09:41
‘쌈마이’, 무엇이 이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가로막나“왜 짐이 이것 밖에 안 되냐?” 이젠 헤어져 자신의 짐을 챙겨달라는 백설희(송하윤)에게 김주만(안재홍)은 화가 났다. 그건 아마도 그녀에게 내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에게 화가 나는 것이리라. 무려 6년 간 사귀면서 그녀가 자신을 위해 산 물건들이라는 것이 한 박스도 안 되는 싸구려들뿐이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그토록 살뜰히도 챙겼던 그녀가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돈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KBS 월화드라마 의 백설희는 결국 김주만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그렇게 빠져나간 백설희의 빈자리를 김주만은 톡톡히 느낄 수밖에 없었다. 매 순간 자신에게 최선을 다했던 그녀가 아니던가. 그러니 그녀가 없는 자리가 마치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아프고 허전하고 멍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