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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바이 마마’, 귀신 판타지로 담은 신개념 가족드라마

 

시작은 귀신 이야기였다. 죽었지만 산 자들의 주변을 빙빙 도는 귀신들. 그런데 이 귀신들이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귀신들과는 영판 다르다. 보통 산자 주변에 출몰(?)하는 귀신이라면 사람들 해코지하는 호러물이 떠오르지만, 이 귀신들은 저마다 절절한 가족애를 드러낸다.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는 그래서 귀신 판타지로 담아낸 색다른 가족드라마처럼 보인다.

 

납골당을 찾아 망자의 살았을 적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족들. 그런데 <하이바이 마마>는 유족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들을 뒤에서 꼭 껴안고 있는 망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족이 눈물 흘릴 때 망자도 눈물을 흘린다. 아마도 졸지에 자식을, 부모님을, 형제와 자매를 또 아이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그 망자의 눈물에 먹먹함과 함께 어떤 위로를 받을 게다. 그건 떠났다 생각했던 이들이 여전히 우리 주변에 남아 우리를 걱정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니까.

 

<하이바이 마마>는 죽었던 차유리(김태희)가 49일 간 되살아나 벌어지는 소동극을 코미디 장르로 담고 있다. 그런데 되살아난 건 차유리에게도 또 그를 떠나보냈던 유족에게도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지고 껴안고 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가 떠난 후 이미 생겨난 새로운 관계들은 차유리로 하여금 다가갈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조강화(이규형)는 오민정(고보결)과 새로 결혼을 했고, 서우(서우진)를 돌보며 살아간다. 되살아난 차유리는 그래서 저 솔로몬의 선택에 등장하는 진짜 엄마처럼 한 발 떨어진 곳에서 아이를 바라본다. 그는 딸 서우가 귀신을 보게 된 걸 걱정해 환생한 것이고, 그걸 막고 나면 돌아갈 거라 한다. 그래서 살아난 후에도 그는 부모님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차피 떠날 사람이니 만나봐야 또 다시 상처가 될 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귀신으로 있다가 살아났다는 판타지 설정을 하나 들인 것뿐이지만, 그 설정 속에서 이 드라마는 꽤 많은 가족과 친구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그냥 평탄한 부부라면 늘 그러려니 했던 일들도 이 설정 속에서는 보다 절절해진다. 되살아난 유리를 걱정해 호텔을 무시로 찾아와 불편한 건 없는지 걱정하는 남편 강화의 모습이나, 절친인 언니 고현정(신동미)과의 재회가 눈물 쏙 빠지게 되는 그런 모습들이 연출된다.

 

모정 또한 이 설정 속에서는 색다른 감정을 동반한다. 즉 딸에게 다가가고픈 욕망이 앞서면서도 그것이 모두를 위한 행복한 선택이 맞는지 갈등하게 되는 것. “그럼 서우 엄마 해요”라고 취중에 진담을 꺼내놓은 오민정 때문에 갈등하다 “정말 해도 되요?”라고 묻는 차유리의 감정 변화가 가능한 건 이 판타지 설정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망자가 된 귀신들의 모습이 가끔씩 살아있는 사람들 모습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서우가 다니는 유치원의 엄마들은 자기 자식을 위해서 다른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서우를 내보내라고 유치원에 압력을 준다. 그리고 틈만 나면 모여서 서우의 뒷담화를 한다. 하지만 한 날 한 시에 망자가 된 필승(이시우)네 가족을 보면 자기 자식을 끔찍이 챙기면서도 서우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적이지 못한 인간과 너무나 인간적인 귀신의 대비라니.

 

이제 가족드라마의 시대는 지나갔다고들 말한다. 또 1인 가구가 급증하고 개인주의 사회가 되면서 가족의 가치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건 사실일까. 가족드라마의 시대가 지났다고 말하는 건 옛 방식의 가족드라마가 그렇다는 것일 뿐이다. 또 개인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어도 그렇기 때문에 가족의 소중함과 갈증은 더더욱 커진다.

 

다만 가족의 이야기를 우리 시대에 맞게 어떤 새로운 이야기로 담아낼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귀신의 환생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가져와 혈연을 넘어서는 끈끈한 가족애를 드러내고,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많은 가족과 친구들 사이의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들인가를 끄집어내는 <하이바이 마마>라는 드라마는 확실히 색다른 가족드라마의 가치를 보여준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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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이번 공릉동편을 시청자들이 특히 기대하는 이유

 

어머니와 딸 그리고 자녀까지 3대가 함께 살며 운영하는 자그마한 공릉동 기찻길 골목의 찌개백반집.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새롭게 소개한 이 집에 벌써부터 응원이 이어진다. 놀라운 건 보통 첫 회에 백종원이 찾아가 음식 맛을 보고 하는 평가조차 아직 방송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 찌개백반집에 대한 호감을 만들었을까.

 

사실 그간 모녀가 함께 운영하는 음식점들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자주 선보인 바 있다. 그 중에는 모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집도 적지 않았고 그래서 소통이 잘 안되는 게 그 음식점의 중요한 문제인 경우도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며 13년 째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는 딸. 선입견 때문인지 이 찌개백반집도 그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선입견이자 편견이었다.

 

일단 분위기가 너무나 달랐다. 그 곳은 식당이라기보다는 하숙집 같은 분위기였다. 대부분 특정 메뉴를 시키기보다는 6천 원짜리 백반을 시키고 있었고, 밥과 국에 제육볶음이나 생선을 메인으로 하고 기본 반찬이 8가지가 나오는 백반이었다. 그런데 손님마다 반찬 수가 달랐다. 이유는 손님들의 식성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어머니가 거기에 맞게 반찬을 내놓기 때문이었다. 10일 간 제작진이 파악한 바로는 이 집에서 반찬 종류가 무려 56가지나 계속 바뀌어 나왔다고 했다. 그건 거의 가정식이나 마찬가지였다.

 

가게 분위기가 가족적이어서일까. 찾는 손님들도 거의 가족처럼 보였다. 들어오면 주문하지 않아도 알아서 음식을 내놓기도 했고, 사장님의 어린 손녀가 먹는 테이블에 스스럼없이 합석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식사를 하는 손님도 있었다. 어떤 손님은 그 손녀에게 용돈을 주며 앞으로는 인사하며 지내는 사이가 되자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소박한 백반집이지만 훈훈한 미소가 감도는 그런 집.

 

놀라운 일은 딸이 백반을 배달통에 담아 배달을 할 때 택시를 타고 가는 모습이 제작진들에게 포착(?)됐다는 사실이다. 사실 그 광경을 보며 제작진도 또 백종원, 김성주, 정인선도 너무나 황당해했다. 배달비가 음식 값만큼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중에 왜 그랬는지 들어본 이유는 감동 그 자체였다. 손님이 식지 않은 따뜻한 음식을 먹게 하려고 배달 갈 때는 택시를 타고 간다는 것. 올 때는 걸어오고 또 빈 그릇을 찾으러갈 때는 걸어갔다 걸어온다고 했다. 이 집이 손님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하는 그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다보면 음식 맛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마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음식 맛 그 자체보다 손님을 위하는 마음과 배려심 나아가 초심을 변치 않고 지켜나가는 성실함 같은 것들이 실제 가게의 성패를 가름하곤 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공릉동 기찻길 골목 편은 그 가게 선정이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자녀 사교육비 때문에 요식업에 뛰어든 삼겹구이집이나 17년째 장사 도전 중인 야채곱창집 또한 음식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좀 더 잘 하고 싶고 또 비판이나 지적을 수용해 더 나아지려는 모습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지난 홍제동 문화촌 골목 편에 출연했던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는 팥칼국숫집을 떠올려보면 이번 편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아진다.

 

무엇보다 찌개백반집을 응원하고픈 마음이 커지는 건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집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6천 원짜리 백반이지만 그 집에서 내놓은 음식에는 아마도 집밥이 그리운 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따뜻함이 있었다. 그런 집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마도 인지상정일 게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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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 송승헌의 정치 쇼에 담긴 우리 시대 가족 찾기

 

정치 쇼를 빙자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우리 시대의 가족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정치 풍자를 담은 코미디를 빙자하고 있지만 진지한 가족극. tvN 월화드라마 <위대한 쇼>에는 가족 해체 시대에 찾아보는 대안 가족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알고 보면 위대한(송승헌)의 정치 인생의 시작과 추락 그리고 다시 부활하는 그 과정은 모두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 그가 정치를 하겠다 마음먹은 건, 반에서 1등을 한 위대한 때문에 2등으로 밀려난 아들을 둔 정치인 강경훈(손병호) 때문이었다. 그가 시장에서 일하는 엄마의 일터를 빼앗으려 하자 위대한은 자신이 1등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 일을 막는다. 그는 결국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정치인이 되겠다 마음먹는다.

 

하지만 그렇게 최연소 초선의원이 된 위대한은 선거에서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 때문에 재선에 실패한다. 이혼 후 한 번도 찾아온 적 없던 아버지가 유세장에 갑자기 찾아왔고 위대한은 그를 외면한다. 아버지의 부고는 하루아침에 위대한을 ‘국민패륜아’로 만들어버린다. 3보1배를 통해 반전을 시도하지만 결국 강경훈에게 패배한 위대한은 대리운전을 하며 살아간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힘이 필요했고 그래서 정치인이 되었지만 그는 가족 때문에 낙선한다. 하지만 그건 위대한이라는 인물이 겪을 가족사의 시작일 뿐이었다. 갑자기 자신의 딸이라고 찾아온 한다정(노정의)과 아이들을 정치 재개 이미지세탁을 위해 받아들이면서 육아문제가 현실적으로 불거져 나온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하나하나가 다 경제적인 문제라는 것.

 

이처럼 정치쇼를 하려는 위대한이라는 인물을 통해 <위대한 쇼>는 육아의 문제를 담고, 나아가 미혼모, 낙태의 문제까지 다룬다. TV토론에 나가 낙태 반대를 외치며 그 이유로 만일 아이의 엄마가 미혼모로서 낙태를 했다면 다정이 같은 딸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거라 말했지만, 바로 한다정이 덜컥 아이를 갖게 된 것. 게다가 이제 고등학생인 딸아이는 병원에 수술을 받으러 갔다가 그냥 나와 아이를 낳겠다고 선언한다.

 

<위대한 쇼>는 정치 풍자 코미디로서 정치인들의 진심 없는 코스프레를 웃음의 코드를 보여주고 있지만, 점점 그 하려는 이야기는 우리 시대의 대안적 가족이라는 게 드러나고 있다. 처음에는 현실적인 육아 문제 때문에 우리네 저출산 문제가 발생한다는 걸 보여주었고, 미혼모의 낙태를 통해 한 부모 가정 또한 우리 시대의 가족 양태가 될 수 있다는 걸 드러내준다.

 

위대한이 정치에 복귀하기 위한 가족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점점 자신의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드라마가 가진 코믹한 상황이다. 한다정을 통해 네 명의 아이가 생겼고, 이제 한다정의 남자친구와 또 그들이 가진 아기까지 가족이 늘어나게 생겼다. 식구가 는다는 것이 주는 현실적 무게감이 더해지지만, 또한 가족이 주는 행복감도 존재하지 않을까.

 

중요한 건 위대한과 한다정은 혈연으로 맺어진 부녀관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무런 연관이 없는 두 사람이지만, 위대한은 정치복귀의 목적으로 한다정은 가족이 함께 지낼 현실적인 선택으로 가족이 된다. 그래서 친 가족도 아닌 이들이 진짜 가족처럼 서로를 걱정하고 챙기기 시작하는 그 변화들은 흥미롭게도 우리 시대의 대안 가족이 어떻게 가능한가를 드러내주는 면이 있다.

 

과연 위대한은 다시 정치 일선에 복귀할 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이 앞서지만 <위대한 쇼>는 그것 말고도 이 위태로운 가족이 코스프레가 아닌 진짜 가족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더 크다. 과연 그건 가능할 수 있는 일일까. 그건 어쩌면 정치보다 더 위대한 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정치를 시작한 위대한이 이제 정치보다 가족을 챙기는 그런 날이 올까.(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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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 가족극의 진화, 가족 해체 시대의 대안 가족

 

정치극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가족극이다. tvN 월화드라마 <위대한 쇼>에서 위대한(송승헌)은 유전자 검사로 친자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지만 한다정(노정의)과 아이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건 ‘국민패륜아’가 된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심산이다. 그걸 눈치 챈 한다정은 위대한의 진심을 알아보기 위해 슬쩍 ‘계약서’를 쓰자고 하자, 위대한은 대뜸 그러자고 하고 그 모습에 한다정은 실망한다.

 

그래서 그들은 이른바 ‘부녀 계약’을 쓴다. 함께 하나하나 조항을 만들어 적는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게 계약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건 현실적으로 돈이 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제로 세워진 ‘가족의 가격’이란 말은 실감난다. 혼자 살기도 힘든 마당에 아이를 넷씩이나 가족으로 들인다는 건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코미디로 처리되어 아이들을 위해 지출할 때마다 은행잔고가 줄어드는 자막을 넣어 우습게 표현되고 있지만 <위대한 쇼>는 그래서 현실문제 때문에 아이를 포기하는 지금의 우리네 상황을 담아낸다. 낳기만 하면 키워주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 우리 시대의 가족은 ‘가격’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만큼 비용이 드는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아예 포기하게 되기도 하는.

 

게다가 함께 가족으로 살아가는 일은 서로의 불편을 감수하는 일이기도 하다. 위대한은 자신의 집으로 불쑥 들어온 아이들을 이용해 이미지 세탁을 하려 하지만, 거기에는 그만한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족관이 아이의 장난으로 깨져버리고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던 물고기들을 다른 수족관에 입양(?) 보내게 되는 건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가족의 현실적 삶을 담아낸다.

 

그래서 위대한은 이제 집안에서 지켜야 할 일들을 적은 이른바 ‘가정헌법’을 세운다. 그런데 그 가정헌법이라는 것이 꽤 그럴싸하다. ‘우리는 한 가족으로서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대전제 하에 제1조 1항으로 ‘안전을 위해 집안에서나 집밖에서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 2항으로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대지 않고 상대방이 말할 때나 식사 시엔 핸드폰을 하지 않는다’, 3항으로 ‘집안일은 역할을 나눠서 하고 요리 및 주방일은 위대한, 한다정이 함께 한다’ 같은 조항을 세운다.

 

이런 조항들은 우습긴 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이고 공감하는 내용들이 아닐 수 없다. 부녀가 계약을 하고 가족이 헌법을 세우는 일은 다소 작위적인 설정들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가족이니까 대충 뭉개고 들어가던 우리네 가정에 필요한 일처럼 보인다. 제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지켜야할 건 지켜야 하고, 또 누군가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 들어 ‘가정의 민주화’가 화두가 되는 상황에 이런 계약 같은 조건들은 앞으로의 지속 가능한 가족을 위해서도 필요해 보인다.

 

<위대한 쇼>는 그래서 우리 시대에 가족의 단란함만을 보여주거나 여전한 ‘가족 판타지’를 담아내는 많은 콘텐츠들을 ‘현실적이지 않다’고 풍자하는 것처럼 보인다. 차라리 가족인 양 쇼를 한다는 설정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가족의 대안적 양태를 제시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쇼라고 하지만 사실은 쇼를 빙자한 가족해체시대의 대안적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래서 어쩌면 <위대한 쇼>는 가족극의 새로운 진화처럼 보이는 면이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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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쇼’ 이 드라마의 방점, 쇼에서 시작해 위대한으로

 

과연 정치는 쇼에 불과할까. tvN 월화드라마 <위대한 쇼>는 그렇게 믿고 그렇게 행동하는 위대한 의원(송승헌)이 주인공이다. 그는 화려한 언변과 진심 없는 정치 쇼로 2016년 총선에 지역구를 출마해 경쟁후보인 강경훈(손병호)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보인다. 그렇게 승기를 잡을 듯싶었던 위대한은 그러나 하루아침에 ‘국민 패륜아’가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어려서 이혼한 후로 본 적도 없는 아버지의 부고. 유세장에 찾아온 아버지를 외면했던 영상이 돌면서 위대한 의원의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위대한은 포기하지 않고 정치 쇼를 이어간다.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고인이 된 아버지의 납골당까지 3보1배를 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 처음에는 쇼라 비판하던 대중들도 며칠씩 계속 이어지는 그의 3보1배를 보며 동정하기 시작하고 지지율도 오르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그는 선거에서 결국 강경훈 후보에게 고배를 마시고 하루아침에 대리운전기사가 되어 살아간다. 물론 그것 역시 차기를 노리는 정치 쇼처럼 하는 일이지만.

 

<위대한 쇼>는 진심 없는 정치인에 대한 신랄한 풍자 코미디로 문을 연다. 앞에서는 부패한 정치를 일소하겠다며 대중들 앞에 서지만, 뒤에서는 금배지에 대한 욕망만 가득한 정치인에 대한 풍자. 어머니의 장례식장에 오지도 않은 아버지의 부고가 아무런 의미도 없지만 위대한은 선거를 위해 3보1배를 하며 아버지에 대한 사죄를 외치는 인물이다. ‘위대한 쇼’라는 제목은 그래서 이 정치판의 선거를 위해 뭐든 하는 쇼를 말하는 것이면서, 위대한이라는 인물이 벌이는 쇼를 중의적으로 담아낸다.

 

하지만 <위대한 쇼>가 궁극적으로 그리려는 이야기는 단지 쇼판이 되어버린 정치에 대한 신랄한 풍자만이 아니다. 선거에서 패배하고 대리운전기사로 살아가던 차에 갑자기 자신이 딸이라는 한다정(노정의)이 찾아온다. 그런데 한다정 한 명이 아니다. 한다정의 배다른 동생 한탁(정준원)과 한태풍(김준), 한송이(박예나)까지 모두 사남매가 갑자기 그를 찾아와 가족을 이루게 된다.

 

여전히 정치판에 대한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위대한은 갑자기 생긴 사남매에 당황하지만, 그것이 ‘국민 패륜아’의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기회라는 걸 알아차린다. 사남매를 통해 가족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대중들을 향한 위대한의 정치 쇼가 다시 시작된다. 사남매를 거둬 가족을 돌보는 위대한의 가식적인 정치 쇼.

 

<위대한 쇼>는 복잡한 두뇌싸움이 오가는 정치를 다루기보다는 정치와 엮어진 유쾌한 가족극을 다루고 있다. 정치를 하려면 가정부터 잘 지켜야 한다는 그 전제 하에, 쇼로 시작한 가족과의 삶이 향후 어떻게 변해갈 지가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그래서 지금 현재 <위대한 쇼>라는 제목에서 방점은 ‘쇼’에 찍혀져 있다. 위대한이 하는 모든 행동들이 진심이 1도 없는 가식적인 쇼이니 말이다.

 

그래서 그 쇼를 코믹하게 터치해낸 드라마에 웃다 보면 언젠가는 그 방점이 ‘위대한’으로 옮겨지는 뭉클한 지점에 도달하게 되지 않을까. 비록 시작은 쇼였지만, 점점 진심이 되어가고 진짜 가족이 되어가기 때문에 ‘위대한’. 요즘처럼 가족이야기가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에 <위대한 쇼>는 에둘러 코미디와 소동극으로 우리 시대의 가족을 그리려 하고 있다. 겉으론 웃으며 가식으로 가족이라 하기보다는, 지지고 볶지만 진심으로 가족이 되어가는 그런 이야기.(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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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눈물과 웃음의 롤러코스터가 있다

 

이 영화 심상찮다. 재난과 코미디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싶지만, 의외로 웃음과 눈물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가 바로 <엑시트>다. 그 중심에는 역시 울면서 웃기는데 이보다 잘 할 수 없는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있다. 그는 영화 내내 뛰어다니고 억울해하고 두려워 떨고 심지어 울지만, 그걸 보는 관객들에게는 시종일관 웃음을 안긴다. 바로 이 눈물과 웃음이 자연스럽게 교차되는 지점이 바로 <엑시트>가 가진 가장 큰 묘미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서 조정석이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시를 탈출한다는 그 상황은 전형적인 재난영화의 틀을 갖고 오지만, 그 속의 인물들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지극히 우리식의 공감대를 한껏 머금고 있다는 건 한편의 가족드라마 혹은 멜로드라마 같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영화는 재난영화가 갖고 있는 그 무거움만큼 이 상황을 살짝 비틀어 만들어내는 웃음의 지점들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너무나 공감 가는 용남(조정석)네 가족 구성원이 쏟아내는 대사 하나에도, 이들이 칠순잔치를 하며 보이는 풍경 하나에도 웃음이 터진다.

 

하지만 그 웃음은 청년 백수로 구박받으며 살아온 용남이 재난 상황 속에서 보여주는 용기와 인간애 앞에 뭉클한 감동으로 바뀐다. 게다가 그와 함께 하는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는 용남이 짝사랑했던 여인으로 그가 두려워 눈물까지 흘리면서도 바른 선택을 하게 만든다. 산악동아리를 하며 몸에 익은 클라이밍 기술은 유독가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위로 오르고 또 올라야 하는 용남과 의주의 유일한 생존방법이 된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아슬아슬한 밧줄 하나로 넘어가고, 마치 절벽을 오르듯 건물을 맨 손으로 오르는 과정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또한 용남이라는 청춘이 보여주는 짠내와 웃음은 그가 보여주는 용기 있는 행동들로 반전을 보이며 아무 것도 하지 않아 잉여로 취급받는 이 청춘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가능성의 존재인가를 드러내준다. 도시를 가득 채운 유독가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위로 오르고 또 오르기 위해 상처투성이가 되는 그의 손은 그래서 마치 지금의 청춘들의 단상을 담아내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물론 <엑시트>는 저 드웨인 존슨이 출연했던 <스카이스크래퍼>식의 스펙터클과 폼나는 액션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친숙한 공간과 인물들과 상황들이 너무나 우리 식으로 맞춰져 있어서인지 <스카이스크래퍼>보다 더 실감나게 다가온다. <스카이스크래퍼>가 가짜 이야기 같다면 <엑시트>는 바로 우리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듯한 현실감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건물 하나 넘어가는 일이나, 한 층 위로 올라가는 일 하나만으로도 <엑시트>는 <스카이스크래퍼>가 주지 못하는 흥미진진함을 만들어낸다.

 

게다가 이 긴박하고 아슬아슬한 순간들은 마치 남사당패 줄타기가 그러하듯이 그 긴박한 상황을 슬쩍슬쩍 무너뜨림으로써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물론 조정석과 임윤아는 내내 이 긴박한 상황 속에서의 진지한 연기를 선보이지만, 그것이 웃음으로 전화된다는 점에서 기막힌 희비극의 묘미를 선사한다.

 

임윤아는 이 작품을 통해 확실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지금껏 가녀린 선을 통한 멜로 연기 등을 주로 보여 왔던 임윤아는 <엑시트>를 통해 액션 또한 가능하고 나아가 코미디 연기도 조정석 못지않게 해낼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조정석이야 이미 <질투의 화신> 같은 작품을 통해서 울면서 웃기는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임윤아에게는 <엑시트>가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비약적으로 넓혀준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이번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엑시트>는 분명 일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웃을 일 없는 지금의 현실에 잠시 시원하게 웃을 수 있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따뜻하고 훈훈한 기분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해외의 그 어떤 화려한 블록버스터보다 확실히 <엑시트>는 우리의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거기에는 눈물과 웃음의 롤러코스터가 있으니.(사진:영화'엑시트')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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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가족드라마들이 배워야할 ‘눈이 부시게’

KBS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이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49.4%(닐슨 코리아)를 거둔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는 전형적인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였다. 뻔한 신파와 신데렐라 이야기에, 시대착오적인 효녀, 착한 여자 콤플렉스에 ‘핏줄 의식’까지 철철 흐르는 드라마였으니 어찌 보면 ‘욕하면서 보기’ 때문에 생겨난 그만한 시청률도 이해될만 했다. 이런 정도의 자극적이고 퇴행적인 이야기들을 개연성도 별로 없이 마구잡이로 붙여놓는다면(그것도 주말극의 자리에) 그 어떤 드라마가 주목받지 못 넘길까.

이미 종영한 드라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를 다는 일이 어딘지 쓸데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건 과연 이런 식의 가족드라마를 시청률이 나온다는 이유로 계속 제작해도 될까 싶어서다. 이 드라마가 퇴행적이라는 걸 드러내는 증거들은 넘쳐난다. 대표적으로 도란(유이)이라는 여성 캐릭터가 가진 수동성과 만나는 남자는 모두 재벌3세에다 오로지 아버지를 위해 뭐든 희생하는 현대판 ‘심청’ 같은 면이 그렇다. 종영에 즈음해서까지 태풍(송원석)을 재벌3세로 굳이 그려 도란과 대륙(이장우)의 삼각관계로 잇는 건 이 드라마가 얼마나 철저히 과거의 틀에 박힌 드라마방식에 충실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어차피 가족이 해체된 시대에 가족드라마이고, 어르신들을 위한 가족판타지이니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같은 노년과 질환을 다뤄도 완전히 새롭고 지금의 감각과 정서에 맞게 다룰 수 있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현재 방영되고 있는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다.

<눈이 부시게>는 어르신들이 여럿 등장해 저마다의 노년의 삶을 담고 있지만 <하나뿐인 내편>과는 너무나 다른 격을 보여준다. 단적으로 <하나뿐인 내편>에서 박금병(정재순)이 앓는 기억장애 코드는 거의 매주 “첩년”을 외치며 며느리의 머리를 쥐어뜯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그리고 도란과 대륙의 관계를 억지로 이어붙이는 코드이기도 했다. 기억장애로 도란을 찾는 박금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는 그런 방식의 무한 반복. 이것은 어르신들이 가질 수도 있는 ‘기억장애’라는 질환을 너무 가볍게 다루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눈이 부시게>는 알츠하이머를 타임리프라는 장르적 코드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보여줬다.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사용해 갑자기 늙어버렸다 생각했던 혜자(김혜자, 한지민)였지만 알고 보면 그가 알츠하이머를 앓으면서 가진 기억의 변조였던 것. 중요한 건 이 혜자가 가졌던 변조된 기억 속에서의 어르신들과 청춘들의 모습이다. 그 속에서 어르신들은 나이 들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들이 아니라, 여전히 빛나는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었고, 몸은 늙었어도 마음은 여전히 청춘과 소통하는 그런 존재였다. 같은 노년과 질환을 다뤄도 이처럼 다를 수 있다는 걸 <눈이 부시게>는 증명해 보여준다.

게다가 가족과 사랑을 다루는 방식 또한 <눈이 부시게>는 <하나뿐인 내편>과 달랐다. 혜자의 기억장애 속 이야기였지만, 갑자기 노화된 혜자를 딸로서 끌어안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의 툭탁대고 무뚝뚝하면서도 그 어느 관계보다 끈끈한 가족애가 그려졌고, 혜자와 젊은 준하(남주혁)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도 먹먹한 감동을 주었다. 그 흔한 재벌, 신데렐라 없이, 평범한 서민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이 시대의 가족드라마와 멜로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하나뿐인 내편> 종영에 즈음해 KBS 주말극에 요구하고 싶은 건, 이 같은 구태의연한 방식 말고도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지금 세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드라마, 멜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려 50회가 넘는 시간동안 방영되는 KBS 주말극이 좀 더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고, 나아가 과거적 핏줄에 절은 가족으로 퇴행하기보다는 지금 현재에도 공감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를 전하길 바란다. 그저 시청률만 얻고는 성공했다 자축할 일이 아니라.(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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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그래 풍상씨’ 돌아온 문영남 작가의 가족극, 이번에도 통할까

‘가족은 힘인가, 짐인가?’ KBS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기획의도에 들어간 이 한 줄은 아마도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를 가장 잘 압축해놓은 것일 게다. 이 드라마는 1인 가구가 보편적 삶이 되어가고 있는 가족 해체 시대에 특이하게도(?) 가족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그것도 트렌디한 장르물들이 주로 편성되는 수목의 시간대에. 


아마도 보통의 작가가 수목극에 가족드라마를 하겠다고 했다면 결코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을 게다. 하지만 문영남 작가다. 항상 드라마가 나올 때마다 막장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늘 기대 이상의 시청률을 만들어내는 작가이고, ‘민폐캐릭터’가 항상 등장해 시청자들을 뒷목 잡게 하는 비슷한 드라마 공식을 활용하지만 그래도 일정 부분의 메시지를 던지는 작가다. 무엇보다 그저 그런 가족드라마가 아니라 화제를 일으키는 가족드라마를 쓴다는 점이 문영남 작가가 가진 힘이다. 

실제로 <왜그래 풍상씨>는 2회 만에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일목요연하게 담아냈다. “동생을 자식처럼 착각하며” 살아가는 착한 중년 아저씨 풍상(유준상)을 중심으로 뒷목 잡게 하는 민폐캐릭터들이 줄줄이 등장했다. 이름에 캐릭터의 성격을 넣는 문영남 작가의 특징대로 동생들은 저마다 풍상(아마도 바람 잘 날 없는 인물이라는 뜻일 게다)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도박 중독으로 하다못해 카센터 하는 풍상의 가게에서 타이어를 훔쳐다 내다팔아 도박을 하는 진상(오지호), 하는 일없이 자격지심만 강해 사기나 치고 다니며 할말 못할 말 쏟아내는 화상(이시영), 그나마 정상적으로 성공한 의사의 삶을 살고 있지만 어쩌다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정상(전혜빈) 그리고 배다른 자식으로 아버지가 버리려하는 걸 풍상이 거둬 키운 막내 외상(이창엽)이 그들이다. 

민폐캐릭터는 동생들만이 아니다. 집을 나간 후 소식이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죽어 돌아온 아버지가 그렇고, 그가 죽자 남긴 유산은 없나 다른 남자와 찾아온 어머니 노양심(이보희)이 그렇다. 그나마 이 힘든 삶을 버텨내는 생활력 강한 풍상의 아내 분실(신동미)이 있지만, 그도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분실은 무려 18년 간이나 동생들을 거둬 살고 있지만 이제 자신의 친정아버지 보구(박인환)를 모시고 싶어한다. 그런데 어쩐지 이 친정아버지도 풍상의 짐이 될 인물처럼 보인다. 이런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에서 풍상의 딸 중이(김지영) 역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다. 

<왜그래 풍상씨>는 그래서 전형적인 문영남표 가족드라마의 틀을 가져온다. 민폐캐릭터들이 줄줄이 서서 풍상을 가만 놔두지 않는다. 하지만 풍상이라는 캐릭터가 특이하다. 이 정도면 가족이 아니라 원수로 보일 정도인데, 그는 “그래도 가족”이라며 함께 모여 밥 한 끼를 하는 걸 행복으로 여긴다. 도대체 풍상은 왜 이러는 걸까. 

<왜그래 풍상씨>는 그 제목에 담겨있는 것처럼 풍상이라는 인물이 왜 가족이 더 이상 힘이 아니라 짐이 되기도 하는 가족해체시대에도 이토록 가족에 집착하는가를 그린다. 가족드라마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지금, 그것도 주로 트렌디한 장르물을 담던 수목 시간대에 이 드라마가 들어와 있는 건 그래서 자못 도발적이다. 이건 역발상일까 아니면 시대착오일까. 

역발상으로 본다면 <왜그래 풍상씨>는 의외로 가족해체시대에 오히려 갖게 되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드라마로 보일 수 있다. 풍상이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헌신적인 가족애는 이제 현실에서 찾기 쉽지 않은 모습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먹먹함을 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를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보게 되면 이 드라마는 시대착오적인 느낌으로만 다가올 수 있다. 과연 시청자들은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까. 문영남 작가의 수목극이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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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남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미우새'가 나갈 방향

“다시 못 와도 괜찮으니까 건강하고 착하게 살아.” 20년 만에 찾아간 범내골에서 어린 시절의 그를 기억하는 할머니는 배정남이 나중에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에 그렇게 답했다. 그 말 속에는 할머니들이 배정남을 지금도 그 어린 시절의 아이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었다. 11살의 나이에 혼자 2층 다락방에서 하숙을 했던 아이. 그 아이에게 그 골목의 할머니들이 바란 건 큰 게 아니었다. 그저 건강했으면 했고 착하게 살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가 마치 <TV는 사랑을 싣고>처럼 담아낸, 배정남이 어린 시절 자신을 엄마처럼 키워준 차순남 할머니를 찾는 이야기는 감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20년의 세월이다. 그 긴 시간이 흐른 후, 잊지 않고 어린 시절 자신을 잘 키워줬던 할머니를 찾아가려는 배정남의 마음이 그렇고, 거기서 만나게 된 할머니들이 지금도 배정남을 그 때의 아이처럼 바라보며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읽어내게 되는 대목이 그렇다.

범내골에서 만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통해 차순남 할머니가 얼마나 배정남을 아들처럼 보살폈는가는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친구와 싸웠는데 혼자만 벌을 서고 있는 배정남을 보고는 그 친구 엄마에게 달려가 “엄마 없다고 괄시 하냐”며 싸웠다는 할머니. 한낮에도 빛이 잘 들어오지 않아 으슥해 보이는 다락방에서 혼자 자기 무섭다며 찾아가면 꼭 안아주셨다는 할머니. 어찌 보면 그 어린 시절 쉽지 않았던 배정남의 삶을 엇나가지 않게 보듬어준 할머니가 있어 지금의 그가 있을 법 했다.

차순남 할머니와 그 곳에서 오래 함께 살았던 할머니의 친구들은 사실상 배정남의 가족이나 다를 바 없었다. 운동회 때나 졸업식 때도 혼자였던 배정남과 함께 했던 건 바로 그들이니 말이다. 배정남을 홀로 두지 않고 졸업식에도 찾아와 사진을 찍어주었던 할머니들. 배정남의 그 때 기억이 선명할 수밖에 없는 건 알게 모르게 느꼈던 따뜻함으로 그 때가 기억되기 때문이 아닐까.

몸이 불편해 아들이 있는 진해의 병원에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 달음에 달려간 배정남은 면회를 위한 대기실에서 차순남 할머니를 기다리며 벌써부터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이미 찡해오는 코끝의 감각을 애써 누르려 코끝을 자꾸만 만졌지만 붉어지는 목은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그가 추스르기 어렵다는 걸 보여줬다.

휠체어를 타고 오신 차순남 할머니를 보자마자 터져 나온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 자꾸만 “기억하냐”고 묻는 배정남은 너무 늦게 와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쏟아냈다. 그건 마치 오랜만에 엄마를 찾아온 아들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런 배정남에게 할머니는 “이렇게 다시 보는 것만도 좋다”며 엄마들이 늘 하는 말을 그대로 해줬다.

배정남의 이야기가 특히 감동으로 다가왔던 건 그것이 친엄마와 아들의 이야기가 아닌, <미운 우리 새끼>가 그간 담아왔던 모자 간의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면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제 가족의 개념도 혈연 그 이상을 넘어 확장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감되는 현실이다. 그만큼 온 가족이 함께 사는 삶의 형태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는 우리에게 가까운 이웃이나 동료, 친구들이 새로운 가족의 범주로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가족주의가 갖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이 아니라, 타인끼리도 하나의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정남과 차순남 할머니 그리고 그 범내골의 이웃들이 전해주고 있어 <미운 우리 새끼>의 따뜻한 감동은 더 커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도 <미운 우리 새끼>라는 프로그램이 더 큰 공감대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과거의 가족주의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족의 양태를 그려내는 것으로.(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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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밝은 화사 뒤에는 진짜 어른 아빠가

‘나 혼자 산다’가 아니라 ‘나 함께 산다’를 본 듯한 느낌이다. MBC <나 혼자 산다>가 보여준 전북 남원의 안씨 집성촌을 찾아간 화사(본명 안혜진)와 그를 따뜻하게 맞아준 아빠와 가족들의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풍경을 보여줘서다. 

특히 화사와 아빠는 남다른 부녀지간의 정이 느껴졌다. 살갑게 손을 잡는 건 물론이고, 차안에서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떡을 가져왔으니 꿀 찍어먹으라는 아빠에게 “이벤트남이구나?”라고 말할 정도로 친근했다. 아빠 역시 “너 온다고 하니까 아빠가 설렜다”고 말해 남다른 딸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찾아간 집성촌의 입구에서부터 화사를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과, 그렇게 찾아간 할머니집에서 반갑게 그를 챙겨주는 할머니와 고모, 당숙 어르신들에게서도 똑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특히 할머니에게 살가운 화사는 몸이 힘들다고 하자 애교에 뽀뽀로 할머니를 기운 나게 만들었다.

떡 벌어지게 차려진 한 상은 마치 잔칫집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할머니, 아빠 그리고 친척들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 밥상의 반찬들은 아버지가 직접 텃밭에서 키운 식재료들을 일 나가는 엄마가 새벽부터 일어나 다 준비해놓은 것들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화사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며 뭉클해졌다. 딸이 좋아한다며 직접 불을 화로에 피워 구워낸 장어구이에 담긴 아빠의 마음 또한 따뜻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함께 경운기를 타고 밭으로 가는 길과, 그 곳에서 함께 일을 마무리하고 들어오는 길. 아빠와 딸에게서는 각별한 정이 묻어났다. 집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스르륵 잠이 들었다가, 출출하다는 화사에게 굳이 다시 장어를 구워다 내주는 아빠. 이런 집에서의 하루는 도시에서의 그 힘든 나날들을 이겨내게 해주는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연습생 시절에 옥탑방에서 고생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눈물을 비추는 아빠의 모습에서 어떻게든 딸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느껴졌다. “여력이 없어 전세를 못 얻어줬다”는 것. 하지만 스물 네 살의 어린 나이에 성공해 자신들의 빚을 전부 갚아줬다고 말하는 아빠에게서는 딸에 대한 대견함이 묻어났다. 

늘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화사지만,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데는 아빠처럼 자상하고 인자한 따뜻한 가족이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에는 초저녁에 잠 들어서 새벽에 딸 전화를 기다리게 된다”는 아빠. 특히 아빠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가 화사에게 하는 말은 긴 여운으로 남았다. “너는 운이 좋았잖아. 일찍 성공하고. 좋은 선배가 돼서 너처럼 힘들었던 후배들을 보면 잘 해줘라.” 화사에게 그 누구보다 든든하고 따뜻한 아빠지만, 동시에 다른 힘든 이들도 챙기려는 아빠. 진짜 어른의 마음이 느껴졌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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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29 19:40 나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으로 여자아이돌을 좋아하게 됨. 씩씩하고 솔직하면서 섹시까지한 화사 화이팅~~^^

  2. 2018.12.15 02:25 화사홧팅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넘 이쁘다 갠적으러 화장 안 한 얼굴이 청순하고 넘 이쁜듯

    화사 항상 행복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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