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가족 (121)
주간 정덕현
'가족입니다'의 질문, 당신은 가족을 얼마나 알고 있나 "어떤 과학자가 그랬어. 우리는 지구 내부물질보다 태양계의 내부물질을 더 많이 안다고. 지구에 살고 있는데 지구 내부물질을 알면 뭐하니 이런 거지. 가족이 딱 그래." tvN 월화드라마 에서 김은희(한예리)가 자신의 아버지 김상식(정진영)이 야간산행을 했었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다는 이야기에 그의 오랜 친구 박찬혁(김지석)은 그렇게 말한다. 김은희는 스스로도 남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 박찬혁이 뭘 좋아하는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가족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자신을 인정한다. 이 대사에 담겨 있는 것처럼 가 그리려는 건 김상식과 이진숙(원미경)네 가족의 진짜 모습이다. 그런데 그 진면목을 끄집어내는 방식이 독특하다. 어느 날 갑자기 이진숙은 김상식에게 졸혼..
가족으로 확장된 '부럽지', 연애 말고도 관계 보는 재미 톡톡 이건 전혀 예비사위와 예비장인, 장모의 모습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MBC 예능 에서 이제 공식적인 결혼발표를 한 혜림의 남자친구 신민철과 혜림의 부모님의 모습이 그렇다. 물론 이들의 인연은 독특한 면이 있다. 사실상 신민철을 혜림과 맺어주게 한 장본인들이 바로 혜림의 부모님이나 마찬가지고, 그래서 두 사람은 연애를 하면서도 양가 부모들과 만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찾은 혜림과 신민철을 대하는 아버님과 어머님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보던 그런 예비 장인, 장모의 모습이 아니다. 찾아온 딸과 남자친구를 따뜻하게 포옹해주는 아버님의 거리낌 없는 모습에서 권위적인 모습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딸이 이제 곧 결혼한다는 사실에 ..
‘날씨가’, 은빛눈썹 서강준 주변에 있었던 진짜 사람들 “그 어디에도 진짜 사람들은 살지 않아서 소년은 결국 혼자 그렇게 외롭게 살다가 죽었다는 이야기.” 은섭(서강준)이 해준 ‘은빛 눈썹’ 이야기는 바로 자신의 이야기였다. 산 속 외딴 집에서 아버지와 지냈던 행복한 봄날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아버지로 인해 춥디추운 겨울이 되었다. 아버지와 따뜻했던 그 집은 홀로 떨며 지새워야 하는 곳이 되었다. 은섭이 따뜻한 행복을 두려워하게 된 건 그래서였다. 그것이 언제 사라져 차가운 불행으로 변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JTBC 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한 해원(박민영)을 갑자기 은섭이 밀어내며 차갑게 대했던 건 그 두려움 때문이었다. “나는 따뜻하고 다정한 것들이 전부 불안했어. 위태로운 내 행복의 ..
‘하이바이 마마’, 귀신 판타지로 담은 신개념 가족드라마 시작은 귀신 이야기였다. 죽었지만 산 자들의 주변을 빙빙 도는 귀신들. 그런데 이 귀신들이 우리가 지금껏 봐왔던 귀신들과는 영판 다르다. 보통 산자 주변에 출몰(?)하는 귀신이라면 사람들 해코지하는 호러물이 떠오르지만, 이 귀신들은 저마다 절절한 가족애를 드러낸다. tvN 토일드라마 는 그래서 귀신 판타지로 담아낸 색다른 가족드라마처럼 보인다. 납골당을 찾아 망자의 살았을 적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족들. 그런데 는 유족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들을 뒤에서 꼭 껴안고 있는 망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유족이 눈물 흘릴 때 망자도 눈물을 흘린다. 아마도 졸지에 자식을, 부모님을, 형제와 자매를 또 아이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면 그 망자의 눈물에..
‘골목식당’, 이번 공릉동편을 시청자들이 특히 기대하는 이유 어머니와 딸 그리고 자녀까지 3대가 함께 살며 운영하는 자그마한 공릉동 기찻길 골목의 찌개백반집. SBS 이 새롭게 소개한 이 집에 벌써부터 응원이 이어진다. 놀라운 건 보통 첫 회에 백종원이 찾아가 음식 맛을 보고 하는 평가조차 아직 방송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 찌개백반집에 대한 호감을 만들었을까. 사실 그간 모녀가 함께 운영하는 음식점들을 은 자주 선보인 바 있다. 그 중에는 모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집도 적지 않았고 그래서 소통이 잘 안되는 게 그 음식점의 중요한 문제인 경우도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며 13년 째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는 딸. 선입견 때문인지 이 찌개백반집도 그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었지..
‘위대한 쇼’, 송승헌의 정치 쇼에 담긴 우리 시대 가족 찾기 정치 쇼를 빙자하고 있지만 들여다보면 볼수록 우리 시대의 가족문제를 생각하게 만든다. 정치 풍자를 담은 코미디를 빙자하고 있지만 진지한 가족극. tvN 월화드라마 에는 가족 해체 시대에 찾아보는 대안 가족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알고 보면 위대한(송승헌)의 정치 인생의 시작과 추락 그리고 다시 부활하는 그 과정은 모두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 그가 정치를 하겠다 마음먹은 건, 반에서 1등을 한 위대한 때문에 2등으로 밀려난 아들을 둔 정치인 강경훈(손병호) 때문이었다. 그가 시장에서 일하는 엄마의 일터를 빼앗으려 하자 위대한은 자신이 1등을 포기하는 대가로 그 일을 막는다. 그는 결국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정치인이 되겠다 마음먹는다..
‘위대한 쇼’ 가족극의 진화, 가족 해체 시대의 대안 가족 정치극인 줄 알았는데 갈수록 가족극이다. tvN 월화드라마 에서 위대한(송승헌)은 유전자 검사로 친자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지만 한다정(노정의)과 아이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물론 그가 그런 선택을 한 건 ‘국민패륜아’가 된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심산이다. 그걸 눈치 챈 한다정은 위대한의 진심을 알아보기 위해 슬쩍 ‘계약서’를 쓰자고 하자, 위대한은 대뜸 그러자고 하고 그 모습에 한다정은 실망한다. 그래서 그들은 이른바 ‘부녀 계약’을 쓴다. 함께 하나하나 조항을 만들어 적는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게 계약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그건 현실적으로 돈이 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부제로 세워진 ‘가족의 가격’이란 말은 실감난다. 혼자 살기도..
‘위대한 쇼’ 이 드라마의 방점, 쇼에서 시작해 위대한으로 과연 정치는 쇼에 불과할까. tvN 월화드라마 는 그렇게 믿고 그렇게 행동하는 위대한 의원(송승헌)이 주인공이다. 그는 화려한 언변과 진심 없는 정치 쇼로 2016년 총선에 지역구를 출마해 경쟁후보인 강경훈(손병호) 후보와 박빙의 대결을 보인다. 그렇게 승기를 잡을 듯싶었던 위대한은 그러나 하루아침에 ‘국민 패륜아’가 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어려서 이혼한 후로 본 적도 없는 아버지의 부고. 유세장에 찾아온 아버지를 외면했던 영상이 돌면서 위대한 의원의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위대한은 포기하지 않고 정치 쇼를 이어간다.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고인이 된 아버지의 납골당까지 3보1배를 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 처음에는 쇼라 비판하던 대중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