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만기’, 김명민에 기대하는 약자 보호의 시선

KBS 월화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은 이른바 ‘영혼 바꾸기’라는 소재를 가져왔다. 사실 새로운 소재는 아니다. 몸과 영혼이 바뀐 인물들이 벌이는 한바탕 소동은 이미 남녀가 바뀌는 경우까지 나온 바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만난 기적>의 ‘영혼 바꾸기’는 흥미롭다. 도대체 무엇이 이 흥미로움을 만드는 걸까.

그 핵심은 ‘영혼 바꾸기’라는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바뀌어진 영혼이 만들어낼 ‘기적 같은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 영혼이 바뀐 송현철(김명민)이다. 육체는 최연소 지점장에 탁월한 두뇌를 가진 고스펙의 소유자지만, 영혼은 정 많고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다. 그러니 영혼이 바뀐 송현철은 모든 걸 가진 인물이 된다. 능력도 있지만 마음도 따뜻한.

물론 전혀 다른 영혼과 육체가 하나로 묶여졌으니 정체성의 혼돈에서 오는 정신적 충격이 없을 리 없다. 그래서 육체의 주인 지점장 송현철이 그간 해왔던 나쁜 짓들을 알게 된 주방장 송현철의 영혼은 이 육체의 주인공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 은행 직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자신의 비리를 낱낱이 적어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한다. 하지 말아야 할 짓들을 잔뜩 벌여놓은 육체의 주인을 대신해 그 잘못들을 되돌려놓으려 한다.

또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친딸 지수(김환희)와 자신이 임대하고 있는(?) 육체의 아들 강호(서동현)가 싸움을 벌여 학교에 불려가자 송현철은 두 아이들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일으킨다. 친딸인 지수를 오히려 두둔하고 지수를 “못생겼다” 놀린 강호를 꾸짖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선혜진(김현주)이 강호의 잘못을 알고는 지수에게 사과하며 일이 잘 마무리되자, 송현철은 강호에게 자신이 지수 편을 든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한다. 제 자식만큼 타인의 자식 역시 소중하게 생각하는 송현철의 착한 영혼이 슬쩍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 착한 영혼 송현철에 대한 시청자들의 여러 가지 기대가 생겨난다. 그 하나는 악독한 지점장이었던 육체 송현철이 해왔던 비리들을 그가 되돌릴 거라는 기대다. 너무나 악독해 회사 나오는 게 지옥이라는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래서 조금씩 바뀌어질 이 은행의 풍경들은 바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기적이다. 

또 하나는 지금껏 도우미 취급을 하며 무시해왔던 아내 선혜진에게 송현철의 따뜻한 사과가 어떤 식으로든 보여지길 바라는 기대다. 영혼이 바뀌고 문득 송현철이 선혜진에게 물었던 “아침은 먹었어요?”라는 그 질문 하나가 그토록 뭉클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건 그간 지점장 송현철이 대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기적 같은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기적은 이 힘겨워도 가족 간의 사랑으로 버텨왔던 조연화(라미란) 가족이 육신은 죽었지만 송현철의 육신을 빌어 돌아온 아빠의 사랑이 온전히 전해지는 일이다. 그것은 가족애를 드러내는 것이지만, 동시에 가진 자가 된(육체 송현철로 다시 살아난) 송현철이 약자들을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바라보는 시선으로 보여지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일은 기적 같은 일이 된 지 오래다. 가진 자가 약자의 입장을 들여다보는 일.

영혼이 바뀌어 생긴 꼬이는 삼각관계 이야기보다, 그걸 무마하려고 신이 개입하여 무리하게 사랑을 엮는 이야기보다, 우리의 시선을 끄는 건 영혼이 바뀜으로 해서 벌어지는 기적 같은 일들이다. 바로 그 지점에 흔한 ‘영혼 바꾸기’ 설정을 가져온 이 드라마만의 특별한 감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사진:KBS)

‘감빵생활’, 작품도 좋지만 운용도 현명하다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9.1%(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0%를 넘겼다. 지난 21일 7.9% 시청률에서 이처럼 훌쩍 뛰어오른 건 연말을 맞아 한 주 간의 휴방이 가져온 효과다. 워낙 관심이 높은 드라마인지라 한 주 쉰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의 원성도 높았지만, 그 한 주의 기대감이 증폭되어 새해에 다시 방영된 11회에는 더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11회의 내용을 보면 그간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흘러온 이야기 구조에서 크게 달라지거나 튀거나 한 부분은 없다고 보인다. 늘 그래왔듯이 감방에 들어온 인물들의 이야기가 뒤편에 깔리고 웃음과 감동 그리고 긴장감이 병치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던 것. 이 날 이야기에서 가장 핵심적이었던 건 제혁(박해수)의 어깨를 찔렀던 똘마니(안창환)가 같은 감방으로 들어오며 대놓고 위협을 하는 상황과, 이를 막기 위한 감방 동기들의 노력이었다. 

감방생활에 너무 잘 적응하고 있는 주인공 제혁에 위기감을 끌어올려주고 따라서 드라마에도 긴장감을 다시 만들어주는 역할로서 똘마니라는 캐릭터는 그래서 적절한 순간에 등판했다고 보인다. 그 위기 속에서도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들어왔다는 무기수의 아픈 속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소각장에서 제혁 대신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구출된 무기수는 윤간당해 죽은 딸 곁으로 가겠다며 왜 자신을 살렸냐고 오열했고, 그 무기수에게 제혁은 찔레꽃을 선물하는 훈훈한 장면도 이어졌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한 주를 쉬게 된 건 다름 아닌 연말이라는 특수한 시간대 때문이지만, 그 한 주의 휴방은 여러모로 ‘신의 한수’가 된 면이 있다. 그것은 기대감을 높여준 차원도 있지만, 지금껏 흘러오던 드라마 제작에도 일종의 브레이크 타임으로 작용한 면도 있다. 우리네 드라마 제작의 여건상 급박하게 흘러가기 마련이고, 누적된 노동의 피로감도 중반을 넘기면 훨씬 가중되기 마련이다. 이런 시점에 적절한 휴지기를 갖게 된다는 건 제작자들에게는 보다 높은 완성도를 위해서도 또 제작여건을 위해서도 천운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것은 시청자들을 위한 휴지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한 주 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만, 중반을 넘어오며 어느 정도 패턴화 되기 마련인 드라마의 흐름을 한 번 끊고 가는 것으로 조금은 새롭게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쉬는 그 한 주에 그간의 줄거리들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그 뒷얘기를 더해 새로운 시청층을 유입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런데 이게 과연 그저 천운일까.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신원호 PD는 지난 <응답하라 1988>에서도 똑같은 휴지기를 가진 바 있다. 공교롭게도 연말에 배정된 이 드라마는 2015년 12월 26일 16회를 방영하고 다음 주 한 주를 휴방했다가 이듬해 1월 8일 17회를 방영한 바 있다. 물론 그 때는 연말이 아니고 연초였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보다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위해’ 휴방을 결정했던 것. 그 때는 결과는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17회에 15%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는 18회에 17%로 훌쩍 뛰었다. 휴지기를 통한 보다 공고한 완성도를 추구한 결과다.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1997>이 여름에 방영된 이후,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그리고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연말연시에 드라마가 배정되었다. 그래서 그 연말연시의 분위기에 적절히 동승해 필요하다면 한 주 쉬어가는 운용을 통해 드라마의 완성도도 높이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시금 집중시키는 효과를 거두어갔다. 실로 완성도 높은 작품은 물론이고 ‘슬기로운’ 드라마 제작 운용이 아닐 수 없다.(사진:tvN)

여의도 텔레토비있던 <SNL코리아>가 그립다

 

지난 115일 솔비가 호스트로 출연했던 tvN <SNL코리아>는 그 어느 때보다 신랄한 풍자가 화제가 되었다. 오프닝에서부터 행위예술의 한 포즈라며 솔비가 온 우주의 기운을 모으는 자세로 그 풍자의 포문을 열었고,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코너에서는 켄타우로스 분장을 하고 등장한 유세윤이 최순실로 인해 화제가 됐던 프라다를 외치고, “우리 엄마 누군지 몰라? 엄마 빽도 능력인 거 몰라?”하는 대사로 현 시국에 대한 국민적 감정을 속 시원한 풍자로 풀어냈다. 또 김민교는 최순실 모습으로 분장한 채 등장해 깜짝 웃음을 주었고, ‘나이트 라인에서 탁재훈과 김준현의 최순실 게이트 풍자 역시 계속 이어졌다.

 

'SNL코리아(사진출처:tvN)'

대중들은 이러한 <SNL 코리아>의 되살아난 풍자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쳐줬다. 그것이 바로 19금 유머와 시사풍자가 절묘하게 섞어 만들어내는 <SNL코리아>만의 본래 색깔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중들은 초창기 <SNL코리아>가 보여줬던 여의도 텔레토비나 장진 감독이 진행했던 위켄드 업데이트같은 풍자 코너들이 다시 되살아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한 주가 지나고 또 한 주가 지나면서 조금씩 수그러들었다. 12일 방영됐던 황우슬혜가 호스트로 나온 <SNL코리아>에는 아예 풍자 코너 자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호스트 황우슬혜를 내세운 19금 유머 코드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19일 방영된 이시언 호스트의 <SNL코리아>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번 주 B1A4가 호스트로 출연한 방송에서는 그나마 시국은 아니더라도 현실 풍자가 조금 가미되었다. 이세영이 출연한 TV’와 유세윤이 출연한 킹스맨코너는 모두 우리네 흙수저 청춘들의 현실이 반영된 풍자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난 솔비가 출연했던 당시의 그 날선 시국에 대한 비판이나 풍자는 발견하기 어려웠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하필이면 이 시기에 민진기 PD가 교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항간에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풍자 때문에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tvN 측은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고 오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새로운 프로그램을 민진기 PD가 맡게 돼서 교체가 논의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tvN 측의 얘기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의혹들이 나오고 있는 건 최순실 패러디가 나가고 난 후부터 갑자기 사라져버린 시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나 다른 <SNL코리아>의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미 문제제기가 되고 있는 것처럼 이미경 CJ 전 부회장이 물러나게 된 결정적 이유로 <SNL코리아>여의도 텔레토비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의혹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는 되살아난 시사 풍자에 대한 기대감이 단 한 주 만에 무너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이렇게 시사 풍자가 잘 보이지 않게 된 상황에 호스트로 출연한 B1A4의 비하인드 영상이 성추행 논란으로 이어졌다. B1A4를 죽 세워놓고 고정 크루인 이세영이 민감 부위를 만지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던 것. 지금 이 문제는 그간 성추행 하면 남성을 가해자로만 보는 시각을 뒤집어 여성들의 성추행 또한 적지 않다는 식으로 비화되고 있다.

 

<SNL코리아>에 시사 풍자적 요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일과 이번 성추행 논란은 각각 다른 차원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미묘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SNL코리아>의 특징이 19금 코미디와 정치 시사 풍자가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치 시사 풍자 같은 성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사라지게 되면 그건 성인들의 코미디가 아니라 그저 질 낮은 야한 코미디로 전락할 수 있다.

 

굳이 공식 페이스북에 남성 호스트를 세워놓고 여성 크루가 성추행을 하는 듯한 장면을 과시하듯 올려놓게 된 건, <SNL코리아>가 정치 시사 풍자 같은 성인 공감 요소를 다루지 않게 되자 이제 대놓고 야한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듯한 뉘앙스의 사건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사과문이라고 올려놓은 것이 그 부적절한 성추행적 장면을 과격한 행동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는 수준이니.

 

시사 풍자는 여전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걸까. 아니면 그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뿐일까. 시사 풍자가 빠져버린 <SNL코리아>는 스스로를 야한 코미디 정도로 전락시킨다. 이번 논란은 그런 점에서 보면 현재의 <SNL코리아>가 처한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면이 있다. 초창기 여의도 텔레토비같은 코너들이 있었던 본래의 그 <SNL코리아>로 돌아갈 순 없는 걸까. 요즘처럼 답답한 시국에는 더더욱.

<일요일이 좋다>보다 두 배 시청률, <K팝스타>의 반전

 

SBS <K팝스타>에는 더 라스트 찬스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번이 마지막 시즌이라는 얘기다. <K팝스타>가 시즌5에 이어 시즌6마지막으로 치르려는 데는 현재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뚝 떨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너무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등장했고 비슷한 형식들을 반복했다. 원조격인 <슈퍼스타K>도 고개를 숙였고 그나마 힘이 남아있던 오디션이 바로 <K팝스타>.

 

'K팝스타 더 라스트 찬스(사진출처:SBS)'

이런 변화에 <슈퍼스타K2016>의 선택은 규모를 축소하고 음악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핵심은 결국 참신한 참가자들로부터 나오기 마련인데, 생각만큼 그런 가능성을 보인 참가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K팝스타 더 라스트 찬스>마지막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그리고 이 선택은 옳았다.

 

더 이상 없을 기회라는 그 카드는 모든 문호를 활짝 여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미 다른 오디션에 나왔던 출연자도 가능했고 소속사에 소속된 연습생도 가능했다. 결과는 괜찮은 가능성을 가진 매력적인 참가자들이 많이 모여들 게 되었다. 첫 회에서 보여진 것처럼 <판타스틱 듀오>에 태양과 함께 노래를 했던 이서진이나, 10세 최연소 참가자지만 마치 자넷 잭슨의 어린 시절 무대를 본 것만 같다는 박진영 심사위원의 말대로 모두를 푹 그 매력에 빠지게 만든 이가도, <프로듀스101>에 참가했지만 탈락 후 소속사인 판타지오에서 나온 이수민, 샘김이 쳐주는 기타에 맞춰 독특한 음색을 들려준 텍사스에서 온 소녀 이성은 그리고 유제이의 동생으로 그녀와는 또 다른 개성의 목소리를 가진 유지니 등등. 마지막이라는 수식에 걸맞는 다채로운 참가자들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흥미로운 건 이번 <K팝스타>의 편성 시간대다. 당연히 주말예능 시간대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의외로 일요일 밤 915분으로 편성됐다. 보통 이 시간대에 드라마를 편성해온 SBS지만 이번은 예외로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K팝스타 더 라스트 찬스>의 첫 회 시청률은 놀랍게도 12%(닐슨 코리아)를 기록했다.

 

이는 SBS의 주말예능인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런닝맨>이 각각 기록한 6%, 6.2%의 두 배에 해당하는 시청률이다. 이 정도면 차라리 <K팝스타>가 주말 예능 자리에 편성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시간대마다 경쟁이 다르기 때문에 주말 예능 자리에 들어가서도 <K팝스타>가 그만큼의 선전을 해낼지는 확언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중요한 건 <K팝스타>의 다른 편성 시간대를 통한 선전을 통해 이제 주말 예능만이 방송사의 대표예능으로 인식되던 그 고정관념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사실 주말예능은 한 때 방송3사가 자존심 싸움을 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너무 오래된 패턴을 반복함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또한 이렇게 같은 시간대에 몰려 두 편씩 편성하는 주말예능의 출혈경쟁이 과연 그만큼의 효용가치가 있는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K팝스타>의 선전은 따라서 주말 저녁에 집중 편성되는 주말예능만이 유일한 대안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같은 시간대에 벌이는 출혈경쟁은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뺏는 일이기도 하다. 그것보다는 저마다의 개성 있는 프로그램을 적절한 편성시간대를 찾아 다채롭게 편성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편성시간대를 바꿔 <일요일이 좋다> 시청률을 두 배 가까이 압도한 <K팝스타>는 그래서 주말예능 편성전쟁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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