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쌈마이’ 같은 멜로라면...장르물과 결합하고 현실 담아내고

사실 우리네 시청자들에게 멜로에 대한 반응은 양면적이다. 우리네 드라마에서 멜로드라마적 전통은 드라마의 전통과 맞닿아 있을 정도로 뿌리 깊다. 지금껏 드라마 하면 그것이 어떤 장르를 갖고 있든 멜로가 빠지면 어딘지 빈자리가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드라마의 ‘멜로 코드’가 식상하다는 반응도 어김없이 나온다. 특히 장르물이나 사극에서 갑자기 멜로 코드가 등장하면, “멜로 없이는 안 되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곤 한다. 어딘지 빠지면 아쉽고, 들어가면 식상해지는 멜로. 그래서 멜로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수상한 파트너(사진출처:SBS)'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는 멜로에 법정드라마라는 장르물을 엮어냈다. 물론 법정드라마 속에 간간이 멜로 코드가 섞인 드라마는 이전부터 꽤 많이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저 멜로 코드를 살짝 넣은 것이 아니라, 멜로와 법정드라마 장르를 보다 긴밀하게 엮어내고 있다. 즉 제목에서 드러나듯 법정드라마의 공적 관계 속에서는 ‘파트너’이지만, 그것이 멜로의 사적 관계로 얽히며 멜로와 법정드라마 양면에 모두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인지 7명을 죽이려는 연쇄살인범이 등장해 여주인공인 은봉희(남지현)에 접근하는 그 장면들은 장르물의 긴장감을 높이지만, 여기에 그녀에 대한 마음이 점점 커져가는 노지욱(지창욱)의 절절함이 더해지며 멜로의 강도도 높이고 있는 것. 그저 멜로가 양념으로 더해진 것이 아니라 장르물의 긴장감 또한 높여주는 효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수상한 파트너>의 멜로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한편 KBS 월화드라마 <쌈마이웨이>의 경우 답답한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있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멜로와 엮어냈다. 즉 갑질 하는 현실에서 질식해가는 청춘들이 그들만의 연대와 사랑, 우정 등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자신들만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이야기의 골자다. 아나운서가 꿈이지만 백화점 안내원인 최애라(김지원)와 태권도 선수의 꿈을 접고 근근이 살아가던 고동만(박서준)이 그 현실의 벽 앞에서 서로를 지지해주며 차츰 친구 그 이상의 감정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은 그래서 청춘 멜로에 현실적 질감을 더해준다. 

태생적으로 가진 자들이 스펙을 통해 저들만의 세상을 꾸려나가고, 거기서 빗겨난 ‘쌈마이’ 청춘들이 그래도 ‘마이웨이’를 가겠다고 선언하는 이야기는 다분히 사회에 대한 도발적 메시지를 담아낸다. 그러면서 그 청춘의 도발을 연대하는 친구들의 훈훈한 우정 속에서 멜로가 은근히 피어난다. <쌈마이웨이>가 다루는 청춘멜로가 뻔해 보이지 않고 어떤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이러한 현실적 질감이 그 밑바닥 정서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멜로의 이종결합이 그 자체만으로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멜로가 그저 보조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르물이든 현실적인 이야기이든 그 안에 제대로 녹아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수상한 파트너>와 <쌈마이웨이>의 멜로는 이러한 이종결합의 정답지 같은 느낌을 준다. 장르물 속에서 또 현실적인 공감대 위에서 그 멜로의 화학작용이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으니.

‘수상한 파트너’, 공적인 일과 사적인 감정 사이

“너는 인질이야. 니가 있어야 범인이 나타났을 때 내가 잡을 수 있지.”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에서 노지욱(지창욱)은 은봉희(남지현)를 자신의 집으로 들이며 그렇게 말한다. 변호사일도 접고 태권도 사범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려 마음먹었던 은봉희의 마음이 흔들린다. 노지욱은 어느 날 술에 취한 모습으로 그녀에게 툭 “너 내 사람 되라”고 했던 것이 진심이라고 말한다. 

'수상한 파트너(사진출처:SBS)'

누가 봐도 이들은 밀당을 하고 있다. 여기서 ‘인질’이라는 표현은 마치 그들의 동거가 범인을 잡기 위한 공적인 일처럼 만들지만 그건 누가 봐도 동거하자는 말이다. 또 “내 사람 되라”는 말 역시 노지욱이 새로운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고 합류해서 일하자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은봉희에게 ‘내 사람’이 되라는 사적이고 멜로적인 감정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은봉희는 ‘인질’이라는 말에 설렌다. 왜 이렇게 잘 해주냐고 묻자 “인류애”라고 했던 노지욱을 떠올리며 “인류애에서 인질로 발전했다”며 사랑에 빠진 여인처럼 좋아한다. 이것은 <수상한 파트너>가 그리고 있는 멜로의 실체다. 거기에는 사적인 차원의 멜로와 공적인 차원의 일(변호, 진범 찾아 누명 벗기)이 겹쳐져 있다. 멜로적 상황이 나올 때마다 인물들은 그것이 그저 공적인 일일 뿐이라고 애써 부인한다. 하지만 그 공적인 일 안에서는 인물들의 사적인 감정들이 피어오른다. 

이것은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멜로적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이 드라마가 또 한 축으로 다루고 있는 사회적 편견의 문제나 진실과 정의 문제에 있어서도 공적 사안과 사적 감정들은 뒤엉킨다. 은봉희를 아들의 살인범으로 생각했지만 풀려나게 됐다는 사실에 분노한 지검장 장무영(김홍파)은 그 사적인 감정 때문에 진실을 제대로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끝까지 부인하는 은봉희에게 그는 그렇다면 진범을 잡아오라고 말한다. 그는 누구든 분노를 터트릴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유명 셰프의 살해 용의자로 붙잡힌 택배 기사가 은봉희를 변호사로 지목하고, 그녀가 그의 억울한 사연을 들었을 때 그녀 역시 공적인 선을 넘어 사적인 감정으로 그에게 지나치게 감정이입한다. 그 택배 기사의 상황이 자신이 과거 살인자로 몰려 있을 때의 처지와 너무나 똑같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때 노지욱이 자신의 유일한 동아줄이 되어주었듯이 그녀는 그에게 동아줄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런 그녀에게 노지욱은 너무 감정이입하지 말라고 말한다. 장무영도 또 은봉희도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사적인 감정들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이 드라마의 실체는 분명 로맨틱 코미디다. 그래서 노지욱과 은봉희는 사건을 맡아 변호를 하면서도 멜로적 상황들을 놓치지 않는다. 택배기사의 변호를 하면서도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해 내리는 소나기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사건을 변호하는 변호사의 얼굴이 아니라 사랑에 이제 막 빠지려는 연인들의 얼굴이다. 그리고 멜로적 상황을 일로서 슬쩍 감추는 그 방식은 오히려 이 멜로의 감정들은 더 강화시키는 힘이 된다. 

하지만 동시에 이 드라마가 진짜 살인범을 잡아 누명에서 벗어나는 목표를 갖고 있고, 또한 억울한 위치에 서 있는 이들의 변호를 해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건 이러한 멜로적 상황들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게 만든다. 공적인 입장과 사적인 감정들이 겹쳐져 일과 사랑을 명쾌하게 가르지 못하고 혼재시키는 상황들은 그래서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완벽하지 못하고 어딘지 부족하지만 그것이 인간적이라고 느껴지는 그런 부분들이 생기는 것. 

그래서 <수상한 파트너>에는 그 흔한 갑을관계조차 혹은 절친들이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진 불륜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게 된 친구들 관계에서조차 가해자와 피해자로 선악이 구분되게 그려지지 않는다. 노지욱의 모친인 홍복자(남기애)가 운영하는 피자집에 은봉희의 모친인 박영순(윤복인)이 아르바이트로 들어오자 홍복자는 이른바 갑질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런 전형적인 상황 속에서도 박영순은 결코 만만하게 당하기만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 갑과 을의 상황은 마치 친한 친구들이 툭탁대는 모습처럼 유쾌하게 그려진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오며 절친으로 지냈지만 노지욱의 여자친구와 불륜을 저질러 이제는 멀어져버린 지은혁(최태준)을 대하는 노지욱의 감정은 미움과 분노와 더불어 우정이 겹쳐져 있다. 그래서 노지욱은 지은혁을 결코 앞으로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지만 그들을 내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의 “형제”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실수를 저지르고 부족하지만 그래도 관계를 끊어낼 수 없는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인간적이다. 

<수상한 파트너>는 온전히 로맨틱 코미디로 봐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다. 또 진범을 찾아내고 그래서 누명을 벗는 법정드라마로도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 두 부분이 엮어져 만들어내는 공적인 일들과 사적인 감정들의 혼재와 그 안에서 슬쩍 슬쩍 보이는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건 어쩌면 이 드라마만이 가진 특별한 재미가 아닐까. 그 부족하고 선을 분명히 긋지 못하는 모습들이 그토록 예뻐 보일 수가 없으니.

‘수상한 파트너’, 법정물? 로맨틱 코미디!

법정물일까 아니면 로맨틱 코미디일까. 검사와 변호사가 등장하고 살인사건이 전체 이야기의 중심을 꿰뚫고 있는 점은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가 법정 스릴러 장르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실제로 휘파람 소리를 내며 여주인공인 은봉희(남지현)의 주변을 맴도는 범인은 그 등장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오싹하게 만든다. 

'수상한 파트너(사진출처:SBS)'

하지만 이러한 <수상한 파트너>가 포진시켜놓은 스릴러 장르적 틀 속에서 만들어지는 인물 간의 관계들을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의 장르적 성격은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두 번째 에피소드로 등장했던 ‘접근금지명령’이란 부제의 이야기는 이 드라마가 가진 법정물과 로맨틱 코미디의 절묘한 결합방식을 잘 보여준다. 

살인죄로 기소되었던 은봉희를 풀려나게 해줌으로써 검사복을 벗게 된 노지욱(지창욱). 그가 은봉희에게 인연이 아니라 악연이라며 다시는 보지 말자고 선을 긋지만 법정에서 원고와 피고로 나뉘어 변호를 하다 다시 만나게 되고 관계가 이어지는 과정은 ‘접근금지명령’이라는 법적인 사안을 멜로적 관계와 연결시켜 해석해낸 독특한 이 드라마의 특징을 드러낸다. 

실제로 이들이 맡은 사건은 스토커를 하는 한 남자가 접근금지명령을 어기고 여자의 집안까지 난입하다 체포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이들 관계의 문제를 변호하고 해결하면서 은봉희와 노지욱의 관계 역시 가까워진다. 노지욱이 은봉희에게 악연이라며 내린 ‘접근금지’가 풀려나는 과정을 사건과 연계시켜 풀어낸 것.

그러고 보면 노지욱과 은봉희 사이에 벌어지는 멜로적 관계들은 이들이 겪는 법적인 사건들과 엮어져 있다. 노지욱은 은봉희를 풀려나게 함으로써 지검장의 미움을 사게 됐고 결국 검사복마저 벗게 됐다. 또 그 후에도 은봉희가 지속적으로 지검장의 사찰을 당하며 변호사로서의 일을 할 수 없는 현실을 겪고 있다는 걸 알고 지검장을 찾아가 항변하다 또다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결국 노지욱은 그녀를 두둔하는 법적 행동을 할 때마다 불이익을 받게 되고 그래서 악연이라며 그녀를 멀리 하려하지만 그러면서도 자꾸만 그녀에게 빠져든다. 바로 이 지점이 법정물과 멜로가 만나는 곳이다. 멜로는 달달해지지만 그럴수록 현실은 더 어려워지는 상황. 현실의 어려움이 만들어내는 장벽과 갈등들은 그래서 이들 사이의 멜로적 관계를 더 갈망하게 만든다. 

물론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법정물을 빙자한 멜로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이들이 처한 문제가 해결되고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는 법정물의 틀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힘을 합치고 그래서 진범을 잡는 과정과 그 사이에 만들어지는 사적인 멜로들의 교집합. 그것이 <수상한 파트너>가 가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어찌 보면 뻔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드라마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건 역시 그 역할을 더 실감나게 만드는 지창욱과 남지현이다. 액션 연기와 동시에 멜로적 감성을 더해주는 지창욱의 연기는 이 드라마의 중요한 긴장감과 설렘을 만들어주고 있고, 무거울 수 있는 사안들을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로 밝고 발랄하게 만들어내는 남지현의 연기는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상큼함을 부여한다. 두 사람의 케미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해지는 건 그 케미가 법정물과 멜로를 동시에 엮어내는 드라마의 특성 덕분이다. 물론 이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배우들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지만.

‘맨투맨’의 브로맨스, 멜로와는 다른 휴머니즘이 보인다

다크데스 여운광(박성웅)과 김가드 김설우(박해진). 닉네임만으로 보면 이 조합은 B급 슈퍼히어로물의 주인공들처럼 보인다. 배우로서 영화 속에서는 ‘나쁜 놈’으로 불리는 다크데스지만 실제로는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와 헤어진 연인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아파하는 평범한 남자 여운광. 그리고 그의 보디가드처럼 다가왔지만 사실은 특명을 받고 접근한 코드명 K 국정원 고스트 요원 김설우. JTBC 금토드라마 <맨투맨>의 조합은 보이는 것과 실제가 다른 두 남자들을 중심에 세우고 있다. 

'맨투맨(사진출처:JTBC)'

대놓고 브로맨스를 그려보겠다는 건 <맨투맨>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감지할 수 있는 일. <맨투맨>은 보디가드와 배우라는 직업적 관계로 만난(실제로는 다른 목적으로 만난 것이지만) 두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니 그 직업적 관계를 넘어선 인간적인 관계로 가까워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오로지 여운광이 방문하기로 한 러시아의 빅토르 저택에서 목각상을 빼오는 것이 김설우의 임무지만, 그는 죽을 위기에 처한 그를 구해주며 조금씩 그의 안위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여운광이 연기 연습을 하겠다며 김설우에게 여자 역할을 시키는 장면은 그래서 코믹하면서도 두 사람의 관계가 달라져 있다는 걸 슬쩍 드러낸다. 의외로 여자 역할을 잘 연기해내는 김설우는 연기 연습이 끝난 후에도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과도하게 몰입하며 눈물까지 흘린다. 물론 이건 웃음을 위한 코미디 설정이다. 하지만 그 장면은 또한 연기로 시작한 김설우의 접근이 어느 순간부터 과도하게 몰입되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맨투맨>에서 멜로 관계는 생각만큼 잘 보이지 않는다. 여운광의 1호팬이며 그의 매니저인 차도하 실장(김민정)은 물론 그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이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연인 관계라기보다는 오누이 관계처럼 보인다. 여운광이 살뜰하게 차도하를 챙기지만 거기에 사랑의 감정은 좀체 느껴지지 않는다. 

여운광은 한 때 그가 사랑했지만 사고를 당한 후 이별통보도 없이 모승재(연정훈)와 결혼을 해버린 송미은(채정안)에 대한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한 애증을 드러내지만 아직도 그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운광과 이미 결혼한 송미은 사이에 멜로 관계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맨투맨>에서 집중되는 건 멜로가 아니다. 대신 여운광과 김설우의 관계가 갈수록 더 깊어지고, 김설우를 처음부터 스토커로 오인했던 차도하가 여운광을 목숨을 걸고 구해낸 그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 더 집중된다. 또 여운광과 차도하 사이에 흐르는 오누이 관계 같은 훈훈함이나, 김설우와 그의 국정원 담당관인 이동현(정만식) 사이의 형제 같은 모습도 보는 이들을 따뜻하게 만든다. 하다못해 이 드라마는 이동현과 목각상 프로젝트의 국정원 팀장인 장팀장(장현성)의 관계도 사무적 관계로 그리지 않는다. 이 국정원 요원들이 막걸리를 마시거나 국밥집에서 함께 밥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는 마치 오래된 친구같다.

<맨투맨>은 그래서 멜로 관계를 살짝 빠져 나오면서 보이는 인간적인 관계들이 느껴지게 하는 그 훈훈함이 드라마의 중요한 정서로 깔려 있다. 멜로를 넘어선 휴머니즘의 관점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맨투맨’의 의미는 단지 여운광과 김설우라는 ‘남자 대 남자’의 의미에만 머무는 것 같지가 않다. 그것은 혹 형식적 관계를 벗어버린 ‘인간 대 인간’의 진정한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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