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697)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486)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208,043
Today149
Yesterday295

‘무도’, ‘보고 싶다 친구야’ 특집에 담긴 특별한 느낌

우연의 일치였을까. 아니면 의도된 기획이었을까. MBC 예능 <무한도전>이 보여준 ‘보고 싶다 친구야’ 특집은 이제 시즌 종영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그 제목이 달리 보였다. 마치 향후 시즌을 종영한 후 시청자들이 느낄 이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을 제목에 담은 것처럼 다가왔다.

오랜 절친을 다시 만나는 기획처럼 보였지만, 이 특집의 앞에서 생략된 목적어가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 친구야’ 였던 것. 그래서 각 출연자들의 절친들이 SNS로 단톡방을 열어놓고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연출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그 지시대로 출연자들이 실행하는 것이 이번 미션의 내용이 되었다. 

그래서 이 SNS로 뭉친 이른바 ‘랜선 친구들’은 출연자들에게 동대문에 가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봄에 맞는 스타일링을 하는 미션을 내렸다. 농민의 난 스타일로 유재석이, 황진이 스타일로 조세호가, 건달 콘셉트로 하하가, 그리고 나머지 출연자들은 씨름부 3인방으로 변신했다. 그 모습 그대로 호텔의 ‘딸기 뷔페’에서 식사를 한 후, 그 추운 날씨에 한강 고수부지에서 씨름을 하고 심지어 월미도까지 가 디스코팡팡을 타는 갈수록 혹독해지는(?) 미션을 수행해야 했던 것.

이 코너가 준 웃음의 핵심은 ‘몸 개그’였지만 역시 <무한도전>답게 거기 담겨진 남다른 의미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건 SNS라는 익명의 공간에서 내려지는 지시가 갈수록 혹독해지고, 지시를 내리는 이들은 깔깔 웃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행하는 출연자들은 굉장히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건 SNS가 가진 익명의 폭력을 풍자하는 것처럼 느껴지지기도 했지만, 동시에 <무한도전>에 시청자들이 바라는 ‘새로움’이라는 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겨운 노력을 필요로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13년 동안 그 ‘새로운 재미’를 위해 달려왔고,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 감수해온 그들이지만 또한 그들이 얼마나 지쳐 있을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이르러 ‘랜선 친구들’에게 역공을 하기 위해 직접 지상렬의 집을 방문해 저녁을 먹으며 나누는 이야기들은 이들에게 주는 작은 위로처럼 보였다.

SNS가 아닌 진짜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대면하고 만나는 그 시간은 그 자체로 빵빵 터지는 즐거움의 연속이었다. 특히 오랜만에 <무도>에서 보게 된 지상렬은 특유의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놀라운 멘트들로 하루 종일 고생했던 출연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어 찾아온 남창희는 단톡방에서의 남다른 재능을 인정받아 ‘랜선계 유재석’이 되어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 메인MC 역할을 해보였고 김제동 역시 모임에 합류해 즐거운 시간을 보여줬다.

사실 새로움에 대한 강박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 싶은 특집이 아니었나 싶다. 그것보다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어느새 시청자들에게도 오랜 친구처럼 남아있는 이들이 그간 피곤했다면 조금 쉬었다 다시 그 반가운 얼굴을 보여주길 바랄뿐이다. 특별한 새로움을 찾지 않아도 그저 모이기만 해도 이렇게 재밌는데 더 바랄 게 무엇일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무도’, 각각의 특집이 한 편처럼 이어질 수 있었던 까닭

매회 다른 특집들이 펼쳐지지만 최근 MBC <무한도전>을 보면 그 각각의 특집들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느낌이다. ‘토토가3’가 17년 만에 H.O.T.를 위한 특별한 무대를 만들었을 때, <무한도전> 멤버들도 ‘We are the future’ 커버댄스 무대를 준비했다. 하지만 공연 당일 무대에서 지나친 열정과 자만(?)으로 춤으로 추다 넘어져 자책하던 하하는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했다. 

그런데 바로 그 우연적 사건(?)이 이어지는 특집과 자연스런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게 됐다. 그것은 바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셀럽파이브와의 만남으로 이뤄진 특집이다. 송은이, 신봉선, 김영희, 김신영, 안영미가 그 멤버로, 일본 고등학교 댄스팀인 TDC의 칼군무를 재연하고, 노래에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어 화제가 된 인물들이 바로 셀럽파이브. H.O.T. 커버댄스를 준비했던 <무한도전> 멤버들과 셀럽파이브의 춤 대결은 그래서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딱딱 떨어지는 칼군무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나이의 개그우먼들의 조합. 이 언발란스함이 주는 웃음은 셀럽파이브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지만, <무한도전>에서는 이들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게 해줬다. 그건 역시 <무한도전>의 특성답게 이들이 얼마나 놀라운 도전을 했는가 하는 점과 숨은 노력을 포착해냈다는 점이다. 

이들은 놀랍게도 아이돌들이 한다는 1.5배속 노래에 맞춰 딱딱 맞는 춤을 추었고, 그 영상은 실제 1.5배속으로 돌린 장면과 거의 같았다. 게다가 심지어 중간에 음소거를 시키고 이어진 춤에서도 여전히 틀림없이 딱 맞아 떨어지는 칼군무를 보여줬다. 이들이 얼마나 이 무대를 위해 노력을 했는가를 보여준 대목이었다. 

흥미로운 건 셀럽파이브에서 송은이를 ‘개그계의 안경선배’로 소개하고, 같은 멤버인 안영미를 “영미!”라고 부르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장안의 화제로 자리 잡은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팀, 이른바 컬벤져스의 이야기를 끄집어냈다는 점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동계올림픽을 위해 노력해온 <무한도전>에 대한 감사인사를 했다는 점을 먼저 전제하고, 그간 동계스포츠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해왔던 일련의 도전들(컬링부터 스키점프, 봅슬레이 등)을 끄집어내 보여줬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을 밑바탕 삼아 컬벤져스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또 다른 특집을 예고했다. 컬벤져스와의 대결이 그것. 셀럽파이브의 ‘안경선배’ 송은이가 불렀던 “영미!”가 이제 진짜 그 장본인들의 출연으로 이어지는 대목이었다. <무한도전>에 살짝 얼굴을 보여주며 그 도전장을 받아들이는 컬벤져스의 모습은 그래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여주었다.

‘토토가3’에서부터 ‘셀럽파이브’ 그리고 ‘컬벤져스’로까지 각각의 특집이 이렇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된 건 그러나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노력’과 ‘도전’이라는 공통분모가 이 일련의 특집들 사이를 촘촘히 이어주고 있어서다. ‘토토가3’의 무대를 위해 남다른 노력을 했던 H.O.T.와 <무한도전> 멤버들, 칼군무를 선보이기 위해 춤을 추고 또 추었던 ‘셀럽파이브’ 그리고 무관심 속에서도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경기를 위해 남다른 땀과 눈물을 흘렸을 컬벤져스들. 

각각의 이야기지만 ‘도전’이라는 코드 하나로 묶여지며 이어지는 특집들. 아마도 <무한도전>이 그 오랜 세월 무수한 아이템을 시도하면서도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던 건 바로 이런 연결고리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건 앞으로도 <무한도전>에 팬들이 기대하는 점일 게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무한도전 토토가3’, HOT가 소년으로 팬들은 소녀로

“1주일 뒤 팬들은 소녀로 돌아가고, H.O.T. 멤버들은 소년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HOT의 막내 재원이 툭 던진 이 말은, 아마도 MBC 예능 <무한도전> ‘토토가3’ 특집으로 HOT 완전체가 무대에 올랐을 때 그 장면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 아닐까. 이건 한 마디로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 같은 여행일 것이다. 무려 17년을 기다려온 팬들이라면 더더욱.

이미 2015년부터 재결합이 타진되어 왔지만 쉽지 않았던 HOT 완전체의 무대. 그걸 성사시킨 건 다름 아닌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 마음은 있지만 나서기는 쉽지 않은 재결합이 아닌가. 하지만 이미 ‘토토가’ 특집을 두 차례 해왔던 그 경험이 있고, 신뢰가 있기 때문에 HOT도 쉽지 않은 마음을 열고 즐겁게 한 무대에 설 수 있었을 게다. 

오랜 만에 여의도 MBC 공개홀에서 한 명씩 HOT 멤버들이 모이고, 오랜만의 모임이라 낯설어하다가 차츰 말문이 터지고, 노래방 미션을 할 때 기억이 가물가물하던 춤과 랩과 노래가 되살아나는 그 일련의 과정들은 마치 우리네 기억 저편에 소중하게 보관해뒀던 젊은 날의 한 때를 다시금 되살리는 시간처럼 보였다. HOT는 물론 팬들에게는 그들의 청춘 그 자체처럼 다가올 수 있을 게다. 아니 굳이 팬이 아니라도 그 노래를 젊은 날 들었던 분들이라면 누구나.

‘토토가3’ 특집은 1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너무 멀리 각자의 길을 간 이들이 다시 만나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그것만으로도 감동적일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강타와 스웨그 넘치는 노래와 랩 그리고 유머감각을 보이는 문희준, 혼자 안무를 틀려도 남달리 열심히 노력하고 무엇보다 완전체가 모였다는 것만으르도 눈시울이 붉어진 토니, 아직도 춤 실력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 우혁과, 어딘지 허당기 가득하지만 귀여운 모습에 웃음이 터지게 만드는 재원까지. 이들과 오랜 만에 노래와 춤과 이야기로 나누는 소통이라니.

그리고 그 무대를 완성시킨 건 다름 아닌 팬들이었다. 방청신청을 한 팬들에게 HOT 멤버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당첨소식을 알리는 장면에서 팬들은 저마다 그 감격을 전해 오히려 HOT 멤버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라는 팬의 말 한 마디에 더 이상 말을 더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졌다.

아마도 그 때는 HOT 팬으로서 소녀였던 그 분들은 이제 저마다 자기 위치로 돌아간 어른들이 되었을 게다. 그래서 각자의 일상 속에서 그 나이만큼의 삶을 살아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화통화만으로도 그들은 어느 새 17년의 세월을 뛰어넘고 있었다. 그 때 “오빠”하고 외치던 그 목소리는 여전히 떨리고 앳되게 들렸다. 

이건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이 가진 감동의 실체가 아닐 수 없다. 긴 세월이 흘러도 무대 하나로 시간을 훌쩍 되돌려 그 젊은 날의 한 때로 돌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 당대의 스타와 팬들이 지금 다시 소통하는 거라는 사실은 이 특집이 가진 뭉클함의 실체다. 물론 다시 꾸려진 무대에서 HOT와 팬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그 순간이 이 감동의 절정을 보여줄 것이지만. 그들이 소년으로 돌아오자 팬들은 소녀로 돌아가는 그 순간.(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무도', 김태호 PD 하차선언 아쉽지만 이해되고 기대되는 이유사실 MBC <무한도전>처럼 한 프로그램을 10여년 넘게 계속 한다는 건 여러모로 무리가 가기 마련이다. 물론 40년 가까이 하는 KBS <전국노래자랑> 같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건 같은 포맷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니 <무한도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도전해왔고, 그 도전들이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에게 영향을 줘왔던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공력이 많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김태호 PD가 하차 의사를 밝힌 건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서 이해되는 면이 있다. 그토록 시즌제를 외쳐왔고 휴지기와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해왔지만 받아들여진 적이 별로 없었다. 물론 딱 한 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바 있고, 때때로 파업이 오히려 휴지기를 만들어주기도 했었지만 김태호 PD가 원한 건 그런 종류의 일시방편적인 해법이 아니었다. 시즌제를 통해 좀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어 했고, 그 역시 새로운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 했다.

가끔 나눈 전화통화를 통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을 해나가는 일이 예전보다는 쉽지 않아졌다는 걸 은연 중에 드러내곤 했다. 가장 큰 건 출연자들이 나이 들어가고 또 가정을 꾸리다보니 ‘도전’에도 나름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체력이 다를 수밖에 없고, 한 집안의 가장이니 무작정 하고 싶다고 아무 도전이나 다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건 자연스러운 상황이고 팬들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무한도전>이 앞으로 계속 나아가려면 새로운 팬들 또한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양세형과 조세호 같은 젊은 피가 간절했던 것이고, 그들의 수혈을 통해 기존 멤버들과의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려 시도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건 김태호 PD가 가질 수밖에 없는 창작자로서의 답답함일 게다. 연출자들은 결국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한도전> 하나를 계속 해오면서 다른 시도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예능 프로그램의 창작자가 10년 넘게 한 프로그램에 머물며 그저 매주 돌아오는 방송일에 맞춰 방송분량을 채워 넣는 작업을 한다는 건 자칫 소모적인 일이 될 수 있다.

리얼리티 예능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캐릭터쇼의 시대를 구가했던 <무한도전>의 틀이 한계를 보이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이미 리얼리티쇼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점점 일정한 캐릭터를 갖고 상황극을 보여주는 캐릭터쇼가 식상해질 수밖에 없다. 생화를 이미 본 사람은 조화로 만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실 거꾸로 생각해보면 김태호 PD 같은 가능성이 무한한 연출자를 <무한도전>에 계속 묶어두는 일은 어쩌면 예능 전체로 보면 손실일 수 있다. <무한도전>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인물들과 작업하는 김태호 PD가 그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하는 모습이 더더욱 기대되는 건 그래서다.

물론 아직 모든 것이 확정된 일들은 아니지만, 김태호 PD의 <무한도전> 하차는 당장은 아쉽지만 향후에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상 <무한도전>의 제작에 있어서 김태호 PD는 전반에 걸쳐 관여하고 있지만 많은 후배 PD들이 실질적으로 연출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무한도전>은 어느 정도 협업 시스템을 갖추었다는 것.

김태호 PD가 <무한도전>에 드리우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그럴수록 그가 원하는 더 큰 바다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게 여러모로 예능계 전체에도 또 시청자들에게도 이로운 일이 될 수 있다. 그의 하차가 아쉽지만 그래도 그가 어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건 그래서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신구세대의 조화, ‘무도’가 꿈꾸는 진화의 길

방송이 나오기 전 이미 박명수가 다시 군에 입대한다는 사실은 예고편을 통해서도 알려진 바 있다. MBC <무한도전> ‘1시간전’ 특집으로 꾸려진 각 출연자들에 최적화된 미션들에서 박명수는 그동안 프로그램에서 스스로 ‘최고의 전성기’라 공언했던 그 군대 체험을 다시 하게 됐다. 시청자들이 보고 싶었던 미션이었고, 힘들긴 하지만 박명수 스스로도 어느 정도는 원하는 미션이었다. 

역시 군대에서의 박명수는 기대 이상의 웃음 폭탄을 만들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어쩌다 끌려 나온 연병장 한 가운데 서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에서부터, 무작정 도망치다 잡혀오는 모습은 그가 보여줄 멘붕 상황들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 미션에서는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조세호가 그와 함께한다는 점이었다. 

이미 동장군 콘셉트의 분장을 하고 새벽같이 나와 일일 기상캐스터 미션을 했던 조세호로서는 또 한 번의 미션을 수행한다는 그 자체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신참답게 조세호는 주어진 상황을 신속하게 받아들였다. 박명수 옆에 나란히 서게 된 조세호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은 그래서 박명수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웃음의 시너지를 만들었다. 

이렇게 박명수 혼자가 아닌 조세호까지 군 입대 미션에 투입되게 된 이유로 군측에서 동반입대가 혼자 하는 것보다 정신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동반입대는 그 자체로 이 미션을 새롭게 만들어주었다. 사실 박명수의 군대 체험이 주는 리액션들은 이미 과거에 충분히 보여진 바 있다. 그러니 그것만 반복해서는 재탕의 느낌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었다. 

조세호의 투입은 박명수가 하는 엉뚱한 행동들에 대해 웃음을 참을 수 없어하는 반응들이 자연스럽게 그를 통해 보여지게 했고, 무엇보다 둘 사이의 비교점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비교점이 웃음을 만들어낸 가장 큰 사건(?)은 가상으로 치러진 교전상황에서였다. 어딘지 잘 적응하지 못할 것 같던 조세호가 갑자기 스나이퍼 기질을 발휘하며 적들을 차례차례 사살(?)하는 전과를 냈던 것. 

조세호의 맹활약은 동시에 박명수의 끝없는 수난과 병치되며 큰 웃음을 주었다. 앞서 나서다가 지뢰를 밟아 부상을 당한 박명수는 이후에도 총을 두 번이나 맞는 부상을 당하면서도 죽지 않는 오뚜기 병사의 모습을 보여준 것. 하지만 정작 저질체력으로 쓰러지고픈 박명수는 죽지 않는 자신의 상황을 투덜대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어쩌다 이뤄진 박명수의 군 입대 미션이었고, 여기에 신참으로서 조세호가 함께 하게 된 것이지만, 이번 프로젝트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그것이 마치 <무한도전>의 신구세대가 꾸려내는 조화를 보여준 것처럼 느껴져서다. 아무래도 이제 반백의 나이에 가까워지는 <무한도전>의 원년멤버들은 여러모로 젊은 시절의 체력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또 했던 미션들이 많은 만큼 새로 하는 것도 겹쳐지는 소재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세호 같은 신참이 투입되자 박명수의 미션은 조금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고, 또 신구세대의 차이 같은 것을 통해 비교점을 만들어내면서 했던 미션도 새롭게 변주될 수 있었다. 어쩌면 이건 <무한도전>의 향후 행보에 있어서 중요한 진화의 길이 아닐까. 조세호나 양세형 같은 신세대들의 활약이 오래도록 <무한도전>에서 저마다의 족적을 남긴 원년세대들과 시너지를 만드는 일. 이번 군대 미션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변신 꿈꾸는 ‘무도’, 조세호 투입은 그 신호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1시간 전’ 특집은 그 오프닝을 특이하게도 채팅창을 통해 했다. 마치 개인방송 화면들을 모아놓은 것처럼 <무한도전>의 출연자들은 각각 자신의 집에 설치한 카메라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먹방을 살짝 보여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오프닝은 과연 그냥 생겨난 것일까. 그건 어찌 보면 지금 달라진 방송 환경(인터넷이 일상화되어 개인 방송화되고 있는)을 <무한도전>이 적극적으로 담아내려 노력한다는 걸 의미하는 듯 보였다. 스마트한 생활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온 유재석이 낑낑대며 간신히 접속에 성공해 들어온 그 안간힘이 보여주듯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시간 전’ 특집은 늘 그러하듯 박명수의 말 한 마디로 비롯되어 생겨난 아이템이었다. 자신감으로 부딪치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박명수의 그 말대로 무언가 일이 벌어지기 한 시간 전에 툭 던져진 출연자가 그 한 시간 동안 준비해 상황에 대처해가는 과정을 담아내는 것. 

그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건 하하였다. 하하는 역시 방송 중 나왔던 생일축하 공연무대에도 선다는 이야기가 실제화 되었다. 한 어르신의 고희연에 축하공연을 하게 되었던 것. 다소 가족적이고 엄숙하기도 한 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어쩔 줄 몰라하는 하하의 모습은 의외로 그 상황에서 벌어지는 리얼한 리액션 덕에 웃음을 주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양세형은 호치민행 비행기에서의 일일승무원 체험이었다. 안전교육 때문에 한 시간이 아닌 두 시간 전에 상황에 투입된 양세형은 안 되는 영어 안내문을 연습하고, 실제 비행기에 탑승해 승객들을 서비스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그 상황 속에서 역시 당황하면서도 당황하지 않은 척 하는 양세형의 모습이 웃음을 주었다.

이 아이템 첫 방송에서 특히 빛난 건 새롭게 <무한도전>의 고정멤버가 된 조세호였다. 조세호는 MBC 아침 방송의 일일 캐스터로 새벽부터 여의도 거리에 나가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차가운 날씨 속에서 기상 방송을 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영문도 모른 체 갑자기 캐스터로 그 자리에 서게 된 조세호는 첫 방송에서는 정보를 담지 못하는 실수를 했지만 차츰 적응해내기 시작했다. 동장군 분장을 하고 나선 두 번째 방송부터는 웃음도 주면서 정보까지 놓치지 않는 기상방송을 마무리해줬다. 

이미 방송이 나가기 전부터 조세호의 ‘동장군 기상 캐스터’ 이야기는 인터넷을 통해 회자된 바 있다. 어딘지 과거 ‘타짱’의 모습이 연상되는 장면이지만, 무엇보다 그 리얼 리액션이 주는 황당함과 얼떨떨함이 담긴 조세호의 표정은 압권일 수밖에 없었다. 어딘지 ‘억울함’의 아이콘처럼 표정을 보여주는 조세호가 때 아닌 동장군 차림으로 기상캐스터를 하고 있다니.

그런데 이 ‘1시간 전’ 특집은 최근 방송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한 ‘리얼리티 카메라’를 이제 <무한도전>이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고 선언하는 것처럼 보였다. 출연자들을 갑자기 특정한 상황 속에 던져놓고 그 진짜 리액션과 상황 대처 능력을 들여다본다는 것. 이만큼 리얼리티 카메라의 재미요소를 끌어낼 수 있는 아이템이 있을까. 

물론 <무한도전>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면들이 있고 또 그래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지고 있는 트렌드 변화도 수용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최근 트렌드인 리얼리티 카메라를 특정 리얼 상황 속에 출연자를 투입시키는 방식으로 뽑아내려 하고 있다. 새 멤버로 투입된 조세호는 그러고 보면 이런 변화에는 최적인 인물이 아닐 수 없다. ‘프로불참러’에서 이제는 ‘프로참석러’가 되어가는 조세호만큼 그 특정상황에 참석해 재미난 리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새 멤버가 있을까 싶어서다. <무한도전>의 변신에 조세호도 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무도’의 조세호 선택, 이래서 최상이다

드디어 조세호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고정멤버가 됐다.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결과다. 파업이 끝나고 재개된 첫 방송에 ‘뗏목 타고 한강 종주’에 불쑥 얼굴을 내민 조세호는 그 후 ‘수학능력시험 특집’에 등장했고, 2017년을 빛낸 인물을 찾아 나섰던 ‘무한도전 어워즈’에 이어 ‘파퀴아오 주먹이 온다’에도 출연했다. 이 정도면 이미 고정멤버나 다름없다 여겨질 수밖에 없는 시점에 <무한도전>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패러디한 인사청문회(?)를 거쳐 조세호가 고정멤버가 됐다는 걸 공식화했다. 

그런데 이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 면이 있다. 즉 ‘뗏목 타고 한강 종주’에서 날이 어두워져 중도에 포기하게 되고, 그래서 대신 치러진 미션이 ‘수학능력시험 특집’이었으며, 그 시험의 벌칙으로서 ‘파퀴아오와의 면담’이 있었기 때문에 조세호는 연달아 <무한도전>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눈치 빠른 팬들이라면 그가 <무한도전>의 고정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심증을 가질 수밖에 없는 행보였다. 

애초에 6명 멤버를 꾸리는 것이 여러모로 안정적이라는 건 오래도록 <무한도전>을 봐온 시청자들도 아는 일이다. 그러니 중요한 건 이렇게 고정출연자로 서는 과정을 통해 드러난 조세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다. 뗏목 타고 한강 종주 미션에서 그런 미션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세호는 양복차림으로 나와 특유의 억울한 표정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가 웃음을 주는 스타일은 ‘프로불참러’가 빵 터진 것처럼 ‘당하면서 웃기는’ 방식이다. 어딘지 억울함을 당했을 때 나오는 그의 당황한 기색은 보는 이들을 웃게 만든다. 

조세호의 이런 면들은 <무한도전>에 새롭게 영입돼 들어온 양세형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양세형은 전형적인 ‘깐족형’이고 그래서 누군가를 놀리거나 공격하는 방식으로 웃음을 준다. 그러니 새로운 고정 멤버로서 조세호 같은 ‘수비형 예능인(?)’은 겹치지도 않고 오히려 조합을 했을 때 괜찮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새내기인 양세형이 갖는 부담들을 조세호는 넉넉히 풀어내줄 수 있는 캐릭터다.

아울러 이미 <룸메이트> 등을 통해 의외의 영어 실력을 보여준 바 있는 조세호는 ‘수학능력시험 특집’을 통해 그 브레인으로서의 반전 면모를 드러내줬다. 또 이어진 ‘무한도전 어워즈’에서는 인터뷰에서 엉뚱한 질문을 계속 던져 면박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파퀴아오 특집에서는 그의 ‘당하는 리액션’이 가진 웃음의 능력(?)을 제대로 드러내줬다. 그러니 이 몇 회분 동안 조세호는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주면서 동시에 <무한도전>에서 그 캐릭터가 괜찮은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준 셈이다. 

그렇지만 이 몇 주 동안의 모습보다 더 중요한 건 그가 지금껏 예능에서 꽤 오랜 시간동안 쌓아왔던 다양한 경험들이 만들어내는 진정성 같은 것이다. 우리에게 ‘프로불참러’로 각인된 조세호는 사실 꽤 오랜 시간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인물이다. 김구라가 <라디오스타>를 통해 자주 언급하면서 그 이름이 소환된 바 있지만, 조세호는 남창희와 함께 예능의 중심으로는 들어오지 못했었다. 

약 10년 전 방영됐던 KBS <웃음충전소>에서 ‘타짱’이라는 코너에 그가 말 가면을 쓰고 등장했을 때 그는 조세호가 아닌 ‘양배추’로 불렸다. 웃음은 주었지만 그리 주목은 받지 못했던 그는 이후 토크쇼 게스트로 얼굴을 보이다 SBS <룸메이트>에 고정으로 들어오면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프로불참러’로 주목을 받게 되고 <무한도전>으로까지 입성하게 된 것.

그 과정에서 그는 <웃음충전소> 시절의 콩트 코미디, 토크쇼에서의 남다른 토크 능력, <룸메이트>에서의 캐릭터쇼 등을 체득했다. 여기에 그의 절친인 이동욱이 얘기한 것처럼 그는 남다른 체력과 운동신경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러니 <무한도전>이 다양하게 요구하는 콩트, 토크, 캐릭터쇼, 리얼리티쇼까지 두루두루 소화해낼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진정성 위에 특유의 당하는 캐릭터로서의 면면은 그를 호감으로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조금은 갑작스러울 수 있는 연이은 출연과 함께 전격적인 고정 선언에도 불구하고 조세호에 대한 박수와 축하의 목소리가 더 큰 건 그래서다. 그의 합류로 향후의 <무한도전>에 대한 기대감은 그만큼 더 커졌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강식당'의 대성공, 과연 '강세차'로도 이어질까

tvN 예능 프로그램 <강식당>이 최종시청률 8.3%(닐슨 코리아)를 남기며 종영했다. 단 5부작이었지만 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강식당>에 벌써부터 시즌2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애초에 이벤트적인 성격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이벤트로만 끝날 것 같진 않다. 시청자들이 요구하고 있고, 그 성과도 분명하게 나왔으니 시즌2를 못할 게 뭔가. 

출연자들도 그걸 의식한 것인지 새로운 아이템을 프로그램 말미에 떡밥처럼 흘려놓았다. ‘강호동까스’에서 ‘이수근까스’가 나왔던 것처럼 <강식당>에서 <이수근식당>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또 이수근이 의욕적으로 이야기한 것처럼 여름에 맞춰 ‘강세차’ 같은 걸 하는 일도 가능해졌다. 

흥미로운 건 <강식당>의 탄생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신서유기>에서 송민호의 이른바 ‘송가락 사건’으로 비롯돼 <신서유기 외전>으로 만들어졌다. 놀라운 균형감각으로 코끼리코를 15바퀴 돌고도 정확히 슈퍼카 2대를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내 결국 나영석 PD의 두 손을 들게 만들었던 사건. 그로 인해 나영석 PD는 “<강식당>이든 <꽃청춘>이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겠다”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된 것.

그러고 보면 <신서유기>에서 위너가 출연하는 <꽃보다 청춘>과 <강식당>이라는 두 개의 프로그램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강식당>의 성공은 이러한 ‘외전’예능들이 여기서 머물지 않을 거라는 걸 예감케 한다. 물론 단 며칠간의 식당에 도전하고는 너무 힘들어 “앞으론 <신서유기>나 열심히 할게요”라고 그들은 말하고 있지만 그래서인지 이들이 하는 또 다른 도전들이 궁금해진다.

사실 <신서유기>의 외전예능이라고 얘기했지만 <강식당>은 이들의 ‘실제 식당 도전’이라는 콘셉트를 담았다. 그래서 <강식당>은 독특한 예능의 두 범주가 섞여 있었다. 그것은 <신서유기>가 가진 캐릭터쇼적인 요소가 실제 제주에서 식당을 여는 리얼리티쇼의 요소와 접목된 것이다. 강호동과 이수근을 중심으로 은지원, 안재현, 송민호는 이미 <신서유기>를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제는 실제 새로운 현실 영역으로 뛰어드는 도전을 시도한 것. 

여기서 떠오르는 건 MBC <무한도전>이다. 이런 형태의 도전기가 바로 <무한도전>이 지금껏 해왔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때때로 상황극 같은 걸 통해 자신들의 캐릭터를 강화하고 그 캐릭터들은 때로는 현실 영역 속으로 뛰어들어 도전을 감행한다. 이 두 가지 엮어지면서 <무한도전>은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같은 과정과 성과를 냈다고 해도, <신서유기>로부터 <꽃보다 청춘> 그리고 <강식당>으로 이어지는 성과들은 더 커 보인다. 그건 하나의 새로운 브랜드들이 ‘외전’이라는 이름으로 계속해서 탄생하고 각각의 브랜드도 시즌2라는 이름으로 증식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가능할 수 있게 된 건 나영석 사단이 해온 ‘시즌제’ 덕분이다. <강식당> 같은 시도를 단 5부작으로 완성도 높게 끝낼 수 있는 ‘시즌제’는 또 다른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또한 윤여정의 <윤식당>에서 강호동의 <강식당> 같은 패러디도 가능하다. 시즌제는 레귤러가 갖는 지속성은 떨어지지만 맺고 끝음이 분명하고, 또 지금처럼 나영석 사단이 여러 프로그램의 씨앗을 틔워놓은 상태에서는 접목 또한 가능해 훨씬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tvN이라는 방송사 브랜드를 구축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무한도전>처럼 그토록 다양하게 해왔던 도전들이 저마다의 프로그램으로 브랜드화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테면 ‘무한상사’ 같은 코너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고 볼 수 있고, ‘무한도전 가요제’도 마찬가지다. 또 그 많았던 스포츠 관련 도전들이나 이번에 파퀴아오가 출연했던 해외 스포츠스타들과의 이벤트 역시 또 하나의 브랜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것들이 모두 <무한도전>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묶이는 게 좋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더 많은 프로그램들로 저마다의 브랜드를 구축해 다양한 <무한도전> 왕국을 만들어내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이전부터 김태호 PD가 그토록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시즌제’가 전제되어야 한다. 

시즌제는 휴지기를 갖겠다는 뜻이 아니라 한 아이템들을 보다 완성도 높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템들을 그저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브랜드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걸 <신서유기 외전> 성격으로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둔 <강식당>이 보여주고 있다. MBC는 왜 <무한도전>에 이런 시즌제를 도입하지 않는 걸까.(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무도’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들, 핵심은 진정성

유시민 작가, 송은이와 김생민, 윤종신 그리고 진선규. MBC 예능 <무한도전>은 어떤 기준으로 올해의 인물들로 이들을 선정했을까. 물론 저마다 분야도 다르고 역할들도 다르지만, 거기에는 한 가지의 공통된 이유가 들어 있다. 그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이들은 모두 단번에 어떤 성과를 거뒀다기보다는 그간의 세월들이 고스란히 쌓여져 그 과실로서 성과가 드러났던 인물들이다. 

인터뷰를 위해 자신을 찾아온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유시민 작가가 들려준 한 마디 한 마디는 어째서 그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고 또 충분히 그럴만한 한 해를 보냈는가를 확인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박명수의 갖가지 ‘명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99% 맞다”며 그것이 속으로는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내놓지 못하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들이라고 유시민 작가는 짚어냈다. 

워낙 박학다식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막힘없이 술술 풀어내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것보다 유시민 작가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무한도전>을 통해 슬쩍 드러난 것처럼 눈높이를 맞추는 화법에 있다고 보인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도 현실의 의미 같은 걸 찾아내는 역시 작가적인 시각이 대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 

두 번째로 찾은 올해의 인물로서 송은이와 김생민 역시 자신의 분야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일해 온 개그맨으로 유명하다. 그들이 함께 만들어낸 <김생민의 영수증>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단지 경제 개그라는 새로운 분야를 열어서가 아니라 이들의 삶이 고스란히 거기 녹아있어 대중들에게 그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내놓는 경제적인 고민들에 대해서 역시 김생민은 예리한 분석을 내놓아 듣는 이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김생민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보다는 자신의 경제 문제를 컨설팅하려는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주었다. 늘 리포터로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해왔던 김생민이 이제는 질문을 받는 입장이 됐다는 유재석의 이야기는 그래서 모두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올해 ‘좋니’라는 곡으로 차트역주행의 놀라운 기록을 만들어낸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이라는 독특한 자신만의 음악 제작 및 유통 방식을 고집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무한도전> 인터뷰에서도 말했듯 마케팅비용이 제작비를 압도하는 본말이 전도된 상황을 그는 ‘월간 윤종신’이라는 틀을 만들어 특유의 꾸준한 곡 발표로 넘어서려 했고 그 결실이 드디어 ‘좋니’라는 곡으로 만들어졌던 것. 한 방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곡을 내놓고 그것이 쌓여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점에서 윤종신의 성과 역시 ‘진정성’으로 통하게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배우 진선규는 그 짧은 인터뷰만으로도 그가 왜 올해 영화배우들 중 그토록 빛나는 존재가 되었는가를 보여줬다. <무한도전>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범죄도시>에서의 그 살벌한 카리스마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섬세하고 수줍고 배려 깊은 인물이었다. 일부러 만들어낸 코미디적인 상황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엉뚱한 질문에도 최대한 진지하고 사려 깊게 답하는 모습이 그랬다. 

특히 양세형이 진선규가 수상소감에서 언급했던 청심환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앞으로 몇 알을 더 준비해야 할 것 같냐고 얼토당토한 질문을 던졌을 때, 그가 꿈처럼 준비해 놓은 ‘세 알’을 언급하며 내놓은 소망은 감동적이었다. “앞으로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모르지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을 때 그때를 위해 한 알, 와이프가 육아 때문에 쉬고 있지만 저처럼 시상식 자리에 왔을 때 한 알, 마지막 한 알은 정말 머나먼 꿈이지만, 칸이나 할리우드에 가게 된다면 그때 한 알 먹지 않을까..”

그는 또 “듣고 싶은 질문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자신이 아닌 친구와 동료들을 생각하는 답변을 내놔 그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친구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싶다”며 “같이 힘들어하고 같이 고민한 친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던 것. 그는 자신의 성취의 공을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돌렸다. 

<무한도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들에 시청자들이 모두 공감하게 된 건 그것이 그들이 지금껏 살아온 성실한 삶의 시간들로 채워져 있어서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자기 분야에서 뛰어왔고 그걸 대중들은 알고 기꺼이 호응을 해주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무언가에 성실하게 노력해온 이들이 더 많이 박수 받을 수 있기를 <무한도전>은 이 상을 통해 기원하는 듯 했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콩트보다 과정, ‘무도’와 ‘코빅’의 콜라보가 보여준 것

MBC 예능 <무한도전>은 말이 씨가 되는 프로그램. 뗏목 타고 한강 종주 미션을 하던 도중, 박명수에게 양세형이 “코빅 막내부터 다시 하셔야 되겠다”고 한 말이 씨가 되어, 박명수와 정준하는 tvN <코미디 빅리그> 콩트 도전을 하게 됐다. 하&수로 콤비를 맞춰온 두 사람이 새로운 콩트 코너를 짜서 무대에 올리는 것. 관객들의 투표가 50%를 넘으면 <코미디 빅리그>에서 방영하며, 만일 넘지 못하면 <무한도전>에서 방영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물론 과거 박명수는 데뷔시절 콩트 코미디를 했었고 정준하 역시 <노브레인 서바이버>를 통해 바보 캐릭터로 사랑받은 바 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같은 콩트라도 상황이 다르다. 공개 코미디이기 때문에 관객과 호흡을 맞춰야 하고, 또 무엇보다 트렌드가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두 사람이 올린 코너는 관객 투표 50%를 넘겨 <코미디 빅리그>에서 방영되게 됐다. 

<무한도전>이 <코미디 빅리그>와 콜라보를 하는 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그것은 최근 개그맨들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개 코미디가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S <개그콘서트>는 과거만큼 대중들의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고, SBS <웃찾사>는 아예 프로그램이 사라져버렸다. MBC는 과거 <개그야>를 통해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있었지만 일찌감치 프로그램은 사라졌다. 그나마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공개 코미디가 <코미디 빅리그>다. 그 곳은 지상파 개그맨들이 다시 모여드는 공간이 되고 있다. 

결국 박명수가 ‘코빅 막내’가 된다는 그 한 마디로 시작된 도전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무한도전>의 개그맨들에 대한 배려가 그 안에는 들어 있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이들이 <코미디 빅리그>의 개그맨들이 모여 있는 사무실을 찾아가면서 슬쩍 사라진 MBC의 개그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대목은 <무한도전>이 이번 도전을 통해 하려는 이야기의 정서를 읽어낼 수 있다. 

그래서 옛날 개그를 여전히 툭툭 던지는 박명수나 자신감이 별로 없어 잔뜩 긴장한 정준하가 현재의 콩트 트렌드 앞에서 당황해하는 모습은 <무한도전>의 웃음 포인트가 되었다. 개그맨 후배들이 그 곳에서는 고참이 되어 박명수와 정준하에게 한 마디씩 조언이나 지적을 하는 대목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그 어려운 초보 시절로 그들을 되돌려 초심을 다시 찾아보게 하는 시간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그저 웃어넘기던 그 콩트 코미디를 만드는 과정이 만만찮다는 걸 박명수와 정준하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었다.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더하는 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은 <무한도전>을 통해 집중 조명되었다. 그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드러내준 것.

그런데 그런 기획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과정 속에서는 콩트 코미디가 왜 어려워졌는가가 부지불식간에 드러나는 장면이 있었다. 그것은 박명수가 콩트를 할 때는 하나도 웃기지 않다가 콩트 바깥으로 나와 후배 개그맨들과 대화하며 툭탁대는 그 애드립성의 실제 이야기에서는 빵빵 터졌다는 점이다. 즉 박명수는 콩트 코미디의 어려움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그것이 지금의 리얼리티 예능의 코드와는 사뭇 다르다는 걸 그 과정에서 보여줬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짜서 하는 콩트 코미디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어가고 있는 건 현실이다. 그것은 시청자들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의도적이고 기획적인 웃음보다 우리는 어쩌면 더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을 원하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박명수가 왜 콩트를 하면 냉랭했던 반응들이 콩트 바깥으로 나오면 빵빵 터졌는지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다. 물론 콜라보의 의미는 콩트 코미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콩트 그 자체보다는 그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카메라가 더 흥미로웠다고 보인다. 

이것은 그래서 10여 년 간 지속되어온 콩트 코미디 역시 어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보여준다. 무대만이 아니라 좀 더 일상 속으로 들어와 그 과정까지 리얼하게 보여주는 ‘리얼리티 콩트 코미디’가 어쩌면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미 유튜브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지만.(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