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렌즈’ 백종원을 알바생으로, 현명한 게스트 활용법

tvN 예능 프로그램 <커피프렌즈>를 보며 처음엔 이런 형식으로 몇 회나 가능할까 싶었다. 커피와 간단한 음식을 곁들인 브런치 카페. 이 프로그램의 주축인 유연석과 손호준이 만나 최지우와 양세종을 섭외하고 제주도의 감귤농장에 붙어 있는 창고를 개조해 카페를 열었을 때, 그 이야기는 다소 단조로울 수 있다고 여겨졌다. 실제로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어 서빙하고, 손님들의 반응과 기부형식으로 하는 계산, 그리고 영업종료 후 이어지는 정산 과정은 처음 볼 때는 흥미로웠지만 반복되면서 비슷비슷한 그림으로 채워졌다. 이러니 과연 몇 회나 지속될까 의구심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tvN <커피프렌즈>는 벌써 6회분이 방영되었고 시청률도 5% 이상(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추진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걸까. 거기에는 <커피프렌즈>가 또 하나의 동력으로 세운 게스트 활용법이 있다. 최근 JTBC ‘SKY 캐슬’로 주목받은 배우 조재윤이 막내 알바생으로 투입되면서 그 막내의 자리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변수가 되어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소 무섭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귀여운 면이 있고 또 반전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하는 인물. 막내였던 양세종이 선임이 되고 조재윤이 후임으로 설거지옥(?)에 들어가는 상황은 웃음을 주었다.

그리고 애초 유연석과 손호준이 직접 섭외를 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됐던 유노윤호가 그 막내의 자리로 들어섰다. ‘가장 싫어하는 벌레가 대충’이라는 말로 열정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유노윤호는 역시 “대충은 없다”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흡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막내는 선우. 유연석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손이 가는 곳에서 열심히 뛴 선우 덕에 매출이 100만원이 넘었다며 기뻐했다. 

하지만 새로운 게스트들이 막내로 들어오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도 어느 정도 패턴이 생기기 시작했다. 쉬운 일 일거라 믿고 내려왔던 게스트가 오자마자 앞치마에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다가 차츰 적응해 가는 과정들이 그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커피프렌즈>는 백종원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유연석과 손호준은 음식을 가르쳐주는 백종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고 백종원은 선선히 승낙했던 것. 아마도 이 섭외에는 과거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로 맺어진 백종원과 박희연 PD의 인연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을 게다.

백종원을 막내 알바생으로 투입시킨 건 역시 신의 한 수였다. 점점 메뉴의 가짓수가 늘다 보니 점점 진짜 카페 같아진 이 곳은 다소 정신없을 정도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전설의 알바생’을 투입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었다. 최지우는 백종원이 오면서 너무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카페 영업에 놀라워했다. 설거지면 설거지, 요리면 요리 척척 손길만 닿으면 빛의 속도로 해결하는 이 전설의 알바생은 심지어 그가 막내로 서 있는 그 예능적인 풍경까지 만들어내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습관적인 사장’의 모습을 간간히 드러내는 걸로 웃음을 주며.

다음 주 예고편을 보면 남주혁과 엑소 세훈이 새로운 알바생으로 등장할 거라고 한다. <커피프렌즈>가 가진 최대의 즐거움이 바로 보는 즐거움이다. 예쁜 카페와 그 곳을 찾는 예쁜 사람들 그리고 그 곳에서 일하는 선남선녀들. 여기에 남주혁과 세훈까지 들어가면 말 그대로 비주얼의 끝판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디 예쁜 것이 비주얼만이랴. 이런 화려한 게스트들이 <커피프렌즈>를 기꺼이 찾아오게 된 그 마음이 더 예쁘다. 그것은 바로 기부의 좋은 뜻을 공유하게 되면서 가능해진 것이니 말이다. <커피프렌즈>의 단조로울 수 있었던 이야기는 그래서 이렇게 기꺼이 찾아 준 화려한 게스트들로 인해 풍성해졌다. 백종원이 막내 알바생으로 기꺼이 참여할 정도니 말이다.(사진:tvN)


‘골목식당’ 준비된 피자집, 얼마나 두려우면 메뉴를 못줄일까

2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회기동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손님이 없어도 그는 쉬지 않는다. 그리 손님이 많이 찾지는 않지만 그래도 갑자기 올 수도 있는 손님 준비를 하기 위해 재료를 준비하고 주방의 동선을 정리해놓는다. 혼자서 주문받고 요리하고 서빙을 하는 피자집에는 메뉴가 무려 16가지다. 피자 종류도 다양한데 거기에 파스타와 그라탕까지 있다. 백종원은 만일 손님이 늘게 되면 그걸 혼자 다 감당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메뉴를 줄이는 편이 낫다는 것. 하지만 피자집 사장은 고민했다. 과연 줄여도 괜찮을까 두렵다는 것이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피자집 사장을 이 프로그램은 ‘회기동 날다람쥐’라고 이름 붙였다. 메뉴를 줄이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장에게 3주 후의 풍경이라며 미리 시식단 15명을 투입해서 무려 25개의 메뉴를 주문하게 했지만, 마치 기계처럼 피자집 사장은 쉬지 않고 손을 놀렸다. 동시에 네 개의 다른 피자를 굽고 또 동시에 세 개의 파스타를 만들어 내놓는 놀라운 손놀림. 이를 모니터로 보던 백종원은 물론이고 김성주, 조보아도 할 말을 잃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그 주문 폭탄을 시간을 좀 걸렸지만 척척 해결해낸 것. 김성주는 “역시 18년 직원 경험은 속일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점들이 드러났다. 너무 메뉴가 다양해 요리를 해내긴 하지만 마지막 주문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고, 파스타 같은 경우에는 너무 급하게 만들어져 제대로 면이 익지 않은 것도 있었다. 요리를 빨리 해내기는 했지만 균질한 맛이 유지되지 못했다. 사장은 본래 맛의 60~70% 정도 수준에 머물렀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혼자 하던 과거와 달리 친구를 종업원으로 들여 서빙이나 주문의 부담을 줄인 덕분에 그 정도로 감당할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이번 회기동 피자집은 음식 만드는 기술이나 늘 손님을 준비하는 마인드로 보나 ‘손님만 없지’ 모든 게 준비된 집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망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피자집 사장은 백종원의 메뉴를 줄이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무서워서” 줄이지 못한다는 속내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메뉴를 피자로만 줄이고 손님이 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것 같은 두려움. 메뉴를 줄이는 문제는 여유 없는 피자집 사장의 처지를 잘 말해주었다.

돌이켜보면 피자집 사장이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는 이유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새벽까지 준비하고 잠을 몇 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고 나와 장사를 한다는 친구의 걱정 가득한 이야기는 그래서 이 사장을 짓누르는 중압감이 얼마나 큰 가를 말해주고 있었다. 아마도 직원 하나 쓰지 않고 홀로 그 많은 일들을 감당하며 대신 미리 준비하고, 동선을 최적화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요리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두려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피자집 사장의 이런 두려움은 대부분의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갖는 것일 게다.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두려움도 적을 테지만, 여유 없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란 제 몸이 부서질 정도로 뛰고 또 뛰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마치 기계처럼 척척 요리를 해내는 피자집 사장의 손길은 놀랍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짠하게 다가오는 면이 있었다.

그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섭외 때문에 진통을 겪은 바 있다.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식당을 왜 섭외하느냐는 볼멘 목소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 회기동 피자집 같은 가게야말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이 다뤄줄만한 가게가 아닐까 싶다.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여력이 없어 무언가를 결심하는 것조차 두렵게 된 영세한 가게. 그런 집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그것이 시청자들이 바라는 일일 것이니 말이다.(사진:SBS)

‘골목식당’, 냉면집처럼 도와주고픈 식당을 도와줘야

43년 동안 냉면 외길을 걸어왔단다. 하루에 꼭 한 번씩 자신이 직접 만든 냉면을 먹고, 그럼에도 그게 물리지 않는 맛이라는 자부심까지 있는 냉면 장인. 하지만 겨울이면 메뉴의 특성상 손님이 뚝 끊겨 갈비탕을 대체메뉴로 내놓고 냉면을 겨울에도 해야 하나를 두고 고민에 빠진 그 집에 백종원은 ‘온면’이라는 솔루션을 내놓았다. 갈비탕처럼 손이 많이 가지 않고, 냉면을 위해 만들어놓은 깊은 맛의 육수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온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솔루션 주는 일이 백종원도 시청자도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백종원이 온면을 솔루션으로 내놓자, 이 냉면 장인은 별로 어렵지도 않게 뚝딱뚝딱 밀가루 반죽에 면을 뽑아 육수를 부어 온면을 내놓는다. 그리고 먹어 본 맛은 백종원도 냉면 장인도 또 그 옆에서 항상 같이 해온 사모님도 모두 고개가 끄덕여지는 맛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백종원은 이미 육수 맛과 냉면 장인 아저씨가 국수를 뽑는 솜씨를 보며 그 조합만으로 온면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걸 간파했을 뿐이다. 사실은 냉면 장인 아저씨가 다 갖고 있는 걸 조합만 살짝 바꿔 새 메뉴로 내놓게 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솔루션이라고 하면 이게 맞는 일일 게다. 아무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고 노력도 별로 기울이지 않은 이들에게 백종원이 일일이 메뉴를 정해주고 답을 알려주는 건 솔루션이 아니라 지나친 수혜가 아닐까. 그것도 잘 나가기만 하면 화제가 되어 손님이 줄을 서는 방송까지 더해준다는 건 시청자들에게는 심지어 특혜로까지 보인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음식점들이 있고, 피땀 어린 노력을 하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장님들이 많은가. 그런데 음식 맛은 고사하고 손님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조차 되어 있지 않은 사장을 무엇 하러 돕는다는 말인가. 이러니 갖가지 구설수와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게다. 

피자집이 바로 그 잘못된 섭외의 대표적인 사례다. 면 하나를 뽑기 위해 손으로 치대기를 여러 번 반복해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일이 손에 익어버린 냉면 장인과 비교해보면, 피자집에서 내놓은 국수는 휘젓지도 않아 뭉쳐진 채 떡이 되어 있었다. 그걸 먹으라고 시식단에게 내놓고, 손님이 지적하자 “남기실래요?”라고 말하는 이런 사장에게 솔루션이 가당키나 한 얘기일까. 그런 지적에 “이거야말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엉뚱한 이 사장에게 백종원이 중단하고 싶다고 말하는 건 당연한 일일게다. 시청자도 더 이상은 그 꼴을 보고 싶지 않으니.

논란이 워낙 거센지라 이번 주에는 아예 나오지 않은 고로케집도 마찬가지다. 장사 한 지 몇 개월도 되지 않은 사장이 ‘반죽의 자존심’이니 뭐니 하며 손에 익지 않아 손님이 제아무리 많이 와도 감당해낼 기술도 없는 이에게 무슨 솔루션인가. 냉면집 사장님은 백종원이 온면을 만들어보라고 제안만 했을 뿐인데, 이미 손에 다 익은 기술이 있어 5분 만에 몇 그릇씩 내놓는 놀라운 광경을 보여줬다. 

줄 선 손님들을 받아 온면을 내놓고, 손수 서빙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테이블 정리까지 하는 그 모습에는 43년 간 몸에 익어버린 일의 공력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이런 분도 새로운 메뉴 하나를 내기 위해 수십 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이런 저런 고명을 얹어보며 먹어보고 버리기를 반복하는데, 이제 몇 개월 장사를 한 사람이 ‘자존심’ 운운하고 심지어 ‘프랜차이즈’의 꿈까지 꾸고 있다는 게 백종원도 또 시청자들도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포방터 시장의 돈가스집이나, 이번 청파동의 냉면집, 햄버거집처럼 준비된 이들이라면 백종원도 기꺼이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을 것이고, 시청자들도 즐겁게 그 과정을 볼 수 있을 게다. 물론 이들처럼 완벽하진 않다고 해도 최소한 장사의 기본이나 손님을 대하는 태도 정도는 갖춘 이여야 심정적인 지지의 마음이 생길 테니 말이다. 

우리는 한 때 음식점을 소개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을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봤던 적이 있다. 그것이 돈 받고 하는 음식점 홍보 프로그램의 성격을 띠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음식점 정보를 알려준다는 명분이 사실은 장사를 위해 방송을 활용했고 그래서 시청자도 거기에 동원되었다는 사실이 주는 불편함이 들어 있다. 즉 음식점이 직접 소개되는 방송은 그 자체로 수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집이 방송에 등장하는가는 중요하다. 납득되지 않고 충분히 공감가지 않는다면 논란과 구설수는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 반면 냉면집 같다면 얼마든지 그 솔루션의 과정이 즐거울 수 있다. 백종원도 시청자들도.(사진:SBS)

‘가로채널’ 양세형, 포방터시장 새벽 5시부터 성지순례

잘 살려낸 골목상권, 열 효자 부럽지 않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살려낸 홍은동 포방터시장이 이젠 같은 방송사 <가로채널>을 살렸다. 새벽 5시부터 포방터시장의 명물이 된 돈가스집을 찾아온 양세형의 이야기를 내보내면서 시청률도 수직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돈가스집을 찾았으나 이미 대기표가 소진되어 돈가스를 먹지 못했던 이야기와 백종원의 부탁으로 홍탁집 아들을 찾아간 이야기가 방영되며 3.5%의 시청률을 냈던 <가로채널>은 이번 주 돈가스집에서부터 홍탁집까지 하루종일 ‘성지순례(?)’를 한 양세형의 이야기로 4.7%의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 

역시 화제의 중심에는 돈가스집과 홍탁집이 있었다. 실제로 새벽에 나와 줄을 서는 손님들이 있을까 싶었지만 새벽 5시에 나온 양세형은 자신보다 더 일찍 나온 이들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손님 중에는 심지어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일이지만, 이제 돈가스집에 줄을 서는 일은 하나의 놀이 같은 성격을 갖게 됐다. 차츰 날이 밝아오고 사장님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며 줄 선 손님들은 환호했고, 그렇게 대기표를 받고는 아이처럼 기뻐했다. 

<가로채널>의 개인방송을 통해 양세형은 번호표 3번을 받고 거기 함께 기다리는 손님들과 형성되는 묘한 유대관계를 전해주었다. 똑같은 목적을 갖고 있는 이들이 갖는 그 유대관계 속에서 양세형은 핫팩과 음료를 나눠주며 그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번호표를 받고도 음식을 준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또 하나의 코스가 된 PC방에서 시간을 보낸 양세형은 정해진 시간에 다시 돈가스집을 찾아 새벽에 함께 기다리던 이들과 드디어 돈가스를 영접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기다렸으니 어떤 음식이 맛이 없을까 싶지만, 양세형은 그것과 상관없이 정말 맛있는 돈가스라고 극찬했다. 고기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고 튀김옷도 촉촉해 ‘순수한 맛’이라고 표현한 양세형은 보는 이들이 참을 수 없을 만큼의 먹방을 선보였다. 이를 보는 스튜디오의 강호동이 연실 “힘들다”는 얘기를 할 정도였다.

그렇게 돈가스집을 클리어(?)한 양세형은 그냥 돌아오지 않고 홍탁집의 닭볶음탕을 먹기 위해 저녁이 될 때까지 포방터 시장 근처를 투어하며 보냈다. 꽤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포방터시장의 풍경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처음 백종원이 이 곳을 찾았던 모습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그 때는 마치 냇물이 흐르는 시골 같은 한적한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이들도 북적대는 활기가 느껴졌다. 

홍탁집 역시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닭볶음탕을 맛볼 수 있었지만 돈가스를 먹기 위해 그 긴 시간을 기다렸던 양세형에게 그건 그리 힘든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들어가 먹게 된 닭볶음탕의 맛도 맛이었지만, 확연히 달라진 홍탁집 아들의 친절함과 그걸 보며 흐뭇해하는 어머니의 웃음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다. 무뚝뚝했던 돈가스집 사장님의 아내가 이제 여유있게 손님들과 소통했던 것처럼, 장사가 잘 되면서 홍탁집 아들과 어머니도 찾아오는 손님들에 대한 고마움이 묻어나 있었다. 

이 정도면 프로그램 하나가 만들어낸 엄청난 시너지 효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제대로 찾아가 극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던 포방터시장. 돈가스집이 살아나고 홍탁집이 제 자리를 찾아가면서 이 곳을 찾는 이들이 많아져 그 곳의 상권 자체가 살아났다. 그리고 그 곳을 찾은 <가로채널>이 이제는 그 화제성의 수혜를 그대로 이어갔다. 프로그램 하나가 만든 놀라운 시너지의 선순환이다.(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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