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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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포인트 잡은 '자체발광', 시청률도 잡으려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3. 17. 11:41
‘자체발광 오피스’, 청춘 희비극이 제대로 먹히려면웃프다. 아마도 MBC의 새 수목드라마 를 한 마디로 설명하라면 이것이 아닐까. 시작부터 한 회사 건물 창을 부순 채 돌진해 들어가 소화기를 쏘며 “왜 그랬어요!”를 외치는 취준생 은호원(고아성)의 모습은 그녀가 처한 절실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하지만 어딘지 과장된 절실함은 이 비극적인 청춘의 현실을 담은 드라마가 그 겉면으로는 코미디를 차용하고 있다는 걸 알게 해준다. 결국 한 바퀴 휘돌아 다시 그 건물 앞으로 돌아온 그녀는 창을 부수며 돌진하는 것이 그저 그녀의 상상일 뿐이었다는 걸 알려준다. 100번째 면접시험에서 면접관 서우진 팀장(하석진)에게 “백번이나 떨어지면 병신 아냐?”라는 말까지 들으며 굴욕을 참아냈던 은호원이 결국 그 시험에서도 떨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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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의 나비효과, 새드엔딩 넘을 김은숙 작가의 묘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 1. 10:29
도깨비, 저승사자보다 더 센 인간의 의지 “인간의 간절함으로 못 여는 문이 없고, 때론 그 열린 문 하나가 신에게 변수가 되는 건 아닐까.” 도깨비(공유)는 저승사자(이동욱)에게 그렇게 말한다.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지은탁(김고은)의 생사가 달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저승사자의 찻집에 봉인을 뚫고 볼일이 급한 한 사람이 들어온다. 그저 하나의 유머처럼 뜬금없이 던져진 장면이었지만, 그건 어쩌면 tvN 가 잔혹한 운명의 새드엔딩을 넘어설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본래 이 이야기에서 도깨비와 도깨비신부 지은탁, 그리고 저승사자와 써니(유인나)의 관계는 비극으로 얽혀있다. 도깨비의 가슴에 꽂힌 칼은 도깨비신부에 의해서만 뽑힐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영원한 무(無)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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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마지막 순간 김남길이 기억해 달라는 뜻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2. 11. 09:07
, 결국 위기를 해결하는 건 서민들 뿐 영화 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재난영화다. 여기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는 의미 속에는 이 영화가 ‘신파적 코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그것은 이 재난상황을 다룬 영화가 그저 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우리네 현실을 담아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스러져간 많은 이름 모를 희생자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다. 는 영화 시작 전에 자막으로 이 영화가 드러내고 있는 것들이 허구일 뿐 특정한 사실과는 무관하다는 걸 고지한다. 하지만 그 고지는 오히려 거꾸로 우리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허구를 통해 그려지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네 현실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최악의 원전사고를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최근 경주 인근에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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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조정석, 카메오 존재감이 이처럼 도드라지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2. 10. 10:17
주인공 캐릭터의 문제, 카메오가 신선해진 이유 역시 조정석은 잠깐 등장해도 확실한 존재감을 만드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에서 납득이라는 캐릭터로 그가 나온 분량은 많지 않지만 지금껏 그 캐릭터가 회자되고 있는 건 결국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매력이 만만찮았기 때문이다. SBS 에서도 조정석은 역시 빛났다. ‘남자 인어’로 등장해 아직 인간세계에서 살아가는 게 낯선 청이(전지현)에게 갖가지 조언을 해주는 모습은 저 에서 납득이가 승민(이제훈)에게 연애하는 법을 가르치던 모습을 연상시킨다. 인간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며 광고 문구들이 사실은 물건 팔기 위한 상술이라는 걸 설명해주는 장면이 그렇다. 하지만 조정석이 이번 카메오에서 중요한 역할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건 그가 이 갖고 있는 비극적 설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