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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의 시간 순삭, 이희준 얼굴만 보다 한 시간이 훅

 

역대급 몰입감이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에서 프레데터와 고무치(이희준)가 방송을 통해 대결을 벌이는 에피소드는 시청자들에게 말 그대로의 '시간순삭' 몰입감을 안겼다. 프레데터를 자극해 수사망을 좁혀가려는 고무치와,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는지 오히려 그런 고무치를 곤경에 빠뜨리는 프레데터의 반전에 반전으로 펼쳐지는 두뇌싸움. 그것이 생방송으로 연결되어 방송사들 간의 경쟁과 그걸 보는 시민들의 반응이 더해지면서 이 에피소드는 한 시간 동안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보여주었다.

 

<마우스>가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에 능할 거라는 건, 애초 이 드라마 첫 장면에 먹구렁이가 있는 상자 속에 쥐를 넣는 그 상황에서부터 예고된 바 있다. 그 장면을 본 아이들이 먹구렁이에게 잡혀 먹힐 쥐를 끔찍해하며 도망쳤던 것과 달리, 드라마는 오히려 쥐가 먹구렁이에 반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우스>는 누가 먹구렁이이고 또 누가 쥐인지를 숨긴 채, 이 둘 사이의 치열한 대결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을 동력으로 끌고 가는 드라마다.

 

지난 회 마지막 장면에서 너무나 선한 캐릭터였던 동네 순경 정바름(이승기)이 갑자기 고트맨 가면을 쓴 납치된 아이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장면은 시청자들을 혼돈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동네 주민이 조금이라도 불편해하는 걸 보고도 그냥 지나치지 못할 정도의 '바른 생활 사나이'인 정바름이 프레데터(최상위 포식자로서의 연쇄 살인마)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청자 게시판은 폭주했다.

 

하지만 이번 회에서 그 모습은 일종의 트릭이었다는 게 금세 밝혀졌다. 즉 프레데터를 자극하기 위해 정바름과 고무치 그리고 '셜록홍주'를 진행하는 최홍주 PD(경수진)가 일부러 납치된 아이의 모습을 가짜로 연출해 찍었던 것.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오히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던 프레데터에 의해 거꾸로 이용되었다. 즉 프레데터 역시 가짜 영상을 찍어 방송국에 먼저 보냈고 그걸 방영하게 만들어 그것이 조작방송이었다는 사실로 이들을 곤경에 빠트리려 했던 것.

 

이렇게 고무치와 프레데터의 두뇌 싸움이 벌어지는 와중에, 고무치는 그 간의 피해자들이 가진 공통점을 찾아냈다. 사망한 피해자들의 죽음이 모두 동화와 관련이 있었고, 그 동화들은 각각 나태, 성욕, 교만, 욕심, 식탐 등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7대 죄악을 담고 있었다. 즉 프레데터는 신이 정한 7대 죄악을 행하지 않는 이들을 죄인으로 처단했던 것. 그리고 남은 또 하나의 죄는 '분노'였고 프레데터가 '분노하지 않아' 죄인으로 지목한 대상은 납치된 아이가 아니라 고무치의 형 고무원(김영재) 신부였다. 끝까지 분노하지 않는 고무원에게 분노하라며 고무치는 무릎까지 꿇고 애원했지만, 사랑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꺼낸 고무원은 고무치가 보는 앞에서 처참하게 프레데터에 의해 도륙되었다.

 

놀랍게도 이 한 시간 동안 방영된 고무치와 프레데터의 대결은 거의 대부분 분량이 고무치를 연기한 이희준에 의해 채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사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분노, 애원, 슬픔 같은 다양한 감정변화들이 이희준의 연기를 통해 채워졌다. 그 얼굴에 드러나는 감정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으니.

 

참혹하게 살해당한 형의 사체 뒤로 '내가 신이야'라 적힌 프레데터가 남긴 글이 비춰지며, 이희준이 보여주는 오열과 분노는 향후 이 드라마가 본격화할 치열한 대결양상을 예감케 한다. 이희준은 과거 '헤드헌터'를 추격하다 가족의 끔찍한 비극을 겪게 된 박두석 팀장(안내상)과 같은 처지가 됐고, 그와 정바름, 오봉이(박주현)가 어떻게 공조해 프레데터와 싸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지금껏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있는 감초 역할로 드라마의 맛을 살려내곤 했던 이희준. 이번 <마우스>에서는 그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한 시간이 훌쩍 '순삭되는' 연기의 폭발을 보여주고 있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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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방송 적응한 '백파더', 이젠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예측 불가 쌍방향 소통 요리쇼'. 이것이 MBC 예능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를 소개하는 문구다. 이 문구에는 생방송과 소통 그리고 요리라는 키워드들이 들어있다. 첫 방송 때만 해도 생방송이 낯설어 거의 방송사고 수준으로 1시간 반을 보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백파더>는 이제 어느 정도는 적응한 모습을 보인다.

 

초반에 어떻게든 진행을 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다 결국 무너져버린 양세형은 이제 진행 자체를 굳이 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백종원도 마찬가지다. 진행을 해보려 한들 '예측 불가'한 상황들이 속출하고 그러니 차라리 조금 내려놓고 하는 편이 낫다 여기게 된 것이다.

 

의외로 이렇게 내려놓고 심지어 요리 좀 하시는 분들은 이 방송이 "재미 없다"며 "다른 방송 보라"고까지 말하는 백종원의 멘트는 그가 방송을 정말 잘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 스스로도 1시간 반 동안 계란 프라이 하나를 하는 걸 알려주는 요리쇼가 갖는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자 대한민국 모든 분들이 요리를 하는 '요리 강국' 운운했던 거창한 <백파더>의 초반 기세는 꺾였지만 그래서 조금은 편안해진 방송이 됐다. 이제 백종원은 자신이 차근차근 알려주는 지극히 간단한 식빵 토스트 레시피에도 불구하고 식빵을 통으로 태워먹거나 버터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요린이(요리+어린이) 앞에서 그다지 당황하지 않는다.

 

대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래도 잘했어요"라고 토닥여주고는 알려주고픈 레시피를 차근차근 이어나간다. 그런데 이렇게 조금은 생방송에 안정된 모습 속에서 여전히 백종원과 양세형의 입을 쩍 벌리게 만드는 인물이 있다. 구미 요르신이라 불리는 출연자다.

 

계란 프라이 하나를 제대로 못하고 두부 김치도 태워먹어 사모님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라면에는 자신이 있다며 백종원이 알려준 '절대 망하지 않는 라면'을 끓여 먹어본 뒤 자신이 끓인 것보다 맛이 없다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요르신은 라면을 끓일 때도 백종원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는 모습을 보였고, 식빵편에서도 식빵에 식용유를 들이 붓고, 마요네즈를 묻힌 쪽을 프라이팬에 굽는데다, 심지어 고추장을 바르고 청양고추를 얻은 토스트를 만드는 '괴식'을 선보였다. 마침 백종원이 요르신을 위해 마요네즈에 청양고추를 얹은 토스트를 알려줬지만 요르신은 따르지 않았다.

 

그런데 백종원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며 망치고 나서는 요리를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는 요르신은 의외로 이 프로그램이 배출한 스타가 됐다. 매회 요르신이 어떤 놀라운 실패(?)를 보여줄 것인가를 기대하게 된 것.

 

요르신의 거듭된 실패에 양세형은 "이번 연예대상 신인상을 노리시는 것 아니냐"며 농담을 했고 백종원은 아예 스튜디오로 "모시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건 물론 직접 옆에서 요리를 가르쳐 드리려는 마음이겠지만 방송으로서도 그만큼 요르신에 대한 기대 역시 적지 않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물론 요리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요리쇼'라는 모토를 세워놓은 <백파더>는 예능적인 재미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요르신처럼 요리 왕초보지만 백종원 잡는 캐릭터가 탄생해 재미를 주고, 그래서 요리 못하는 이들도 요르신을 보며 어떤 위안과 용기(?)를 얻는 건 나름 의미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는 의구심은 굳이 생방송을 고집하며 이 간단한 요리를 이토록 어렵게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 싶은 점이다. 요르신 같은 상상을 초월하는 요리 초보들의 모습에 놀라워하는 백종원과 양세형의 모습이 주는 예능적인 웃음에 치중되면서, 요리 정보에 대한 집중이 분산되는 건 <백파더>가 가진 딜레마가 아닐까 싶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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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8.15 07:56 BlogIcon 실망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파더..백종원씨 프로 너무 좋아해서 빠지지않코 보는데 유일하게 백파더는 예외네요
    아무리 요리를 모르고 해본적없다고 하더라도 너무 말도안되는상황들과 정말 아무런 기술이나 실력을 요하지않는 (계란후라이 등등) 것들을 너무
    세세히 장황하게 연출하니 어떤부분은 어이없고 어떤부분은 황당하기까지....😩☹
    구미 요르신이란분은 너무도 일부러 의도적으로연출하는듯한 표정과 실수가 식상하고 짜증스럽습니다

  2. 2020.08.26 01:39 안해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르신인지 뉘신지?? 제발 안뵙고싶네요 짜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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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파더' 첫 방, 취지는 너무 좋지만 준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지방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요리를 전혀 하지 못하는 분들도 집에서 스스로 요리할 수 있게 해준다. 오랜만에 MBC로 돌아온 백종원의 신상 예능프로그램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는 그 취지가 좋다. 최근 그가 하고 있는 SBS <맛남의 광장>이 전국 각지에서 나는 농수산물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 버려질 위기에 놓은 상황을 방송과 유통을 연결해 해결하고 있는 그 연장선에 <백파더>의 요리수업도 그 취지가 이어졌다.

 

그래서 <맛남의 광장>에 이어 <백파더>에서도 양세형이 백종원의 옆자리에 서서 보조해주는 것 역시 자연스럽게 이해됐다. 그들이 함께 1부와 2부 사이에 들어가는 광고를 찍고 그 수익을 기부하는 방식 또한 이들의 진정성을 담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백파더>는 방송의 공익성과 선한 의지를 전면에 내세웠고, 그 점은 생방송이라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적 지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제아무리 좋은 재료도 요리가 엉망이면 살려내지 못하듯, 이렇게 좋은 취지를 갖고 와서도 <백파더> 첫 방은 거의 방송사고의 연속에 가까운 생방송을 보여줬다. 화상으로 연결된 약 50명의 '요린이(요리 어린이)'들과 백종원의 소통은 연결 자체가 원활하지 않음으로써 자꾸만 끊겼다. 화상 카메라 속의 영상들은 흐릿했고, 목소리들은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약 50명이나 되는 '요린이'들이 순서 없이 쏟아내는 질문들은 음성들이 서로 물리고 엉키는 상황을 만들었고, 몰라도 너무 모르는 요린이들의 너무나 사소해 보이는 질문들은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본래 취지가 요리의 요자도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들을 위한 요리수업이라고는 해도, 거의 물 조절만 알면 실패할 일 없는 밥 짓기에 쌀을 어떻게 씻어야 하고 물은 어느 정도 맞춰야 하며 심지어 어떤 냄비를 써야 할까 같은 질문이 나오면서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다.

 

그래서 결국 90분 동안(물론 앞부분은 방송 소개 인트로가 담겼지만) 밥을 짓고 반숙 계란 프라이 하나를 만드는 것에 <백파더>는 시간을 다 소진시켰다. 사실 프라이팬에 기름 얹어서 계란 노른자가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얹으면 되는 반숙 계란 프라이지만, 어떤 기름을 써야 하냐, 프라이팬을 미리 달궈놓고 기름을 넣어야 하냐, 노른자 터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같은 질문들이 나오는 데야 백종원도 다소 황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방송이 끝나기 1분 전에 밥이 되어 급하게 퍼서 계란 프라이를 놓는 장면으로 <백파더> 첫 방은 끝을 맺었고, 그 와중에 "다음 주 재료는 두부"라는 다급한 멘트가 들어갔다. 방송이 끝나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와중에 양세형은 다소 허탈한 듯한 헛웃음을 터트렸다. 생방송이 엉망진창이었다는 걸 스스로도 인정한 것.

 

물론 의외로 웃음을 준 건, 상상 그 이상으로 요리를 모르는 이들이 던지는 엉뚱한 질문과 상황이었고, 유튜브를 보고 만들어도 1분도 안 걸릴 계란 프라이를 몇 십 분에 걸쳐 만들었다는 그 콩트 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런 방송사고에 가깝게 진행된 생방송이 주는 황당한 웃음에 제작진도 웃을 수 있을까.

 

<백파더>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아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종원이 즉석에서 요리를 했던 방송의 목적은 물론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있었지만 진짜는 웃음과 재미를 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소 날방의 느낌을 만들어도 그것은 웃음이라는 목적을 주고 있어 허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백파더>는 실제로 전국의 요린이들이 함께 모여 요리를 배우고 그래서 집에서 요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목적이다. 방송이 좀더 많은 준비와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소통은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너무 많은 소통에 대한 과잉된 욕구는 오히려 소통을 방해한다. 요린이들이 굳이 50명 정도까지 많이 출연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직접 출연하는 요린이는 생방송에서 통제할 수 있는 인원(적어도 10명 이내)으로 줄이는 게 낫지 않을까. 나머지 참여 요린이들은 댓글 방식의 참여를 하는 편이 그나마 이 생방송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방송은 쉽지 않다. 그리고 녹화방송과는 다소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시청자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최소한의 기본은 갖춰야 한다. 적어도 음성과 영상은 제대로 전달되어야 방송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상태의 방송이라면 천하의 백종원이라도 요리하기가 쉽지 않을게다. 본래 취지가 잘 살아날 수 있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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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0.10 17:27 은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백파터 너무잘보고있어유 너무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시는것같아 너무좋아유 항상감사히 생각하고있어유 백파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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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시즌2 예고한 ‘팬텀싱어’, 어떤 숙제 남겼나

프로듀서 윤종신이 술회했던 것처럼 “조기종영만 하지 말자”고 제작진이 얘기했던 프로그램이지만, JTBC 오디션 <팬텀싱어>는 일찌감치 시즌2를 예고해놓았다. <팬텀싱어>는 그 파이널 무대를 마치면서 시즌2로 돌아올 것을 예고를 통해 못을 박았다. 

'팬텀싱어(사진출처:JTBC)'

그만큼 기대했던 것과 달리 <팬텀싱어>가 얻은 성과는 컸다. 시청률은 2%대에서 시작해 5%까지 치솟았고 프로그램은 갈수록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 선 건 다름 아닌 출연자들의 놀라운 기량과 프로그램에 혼신을 다하는 열정이었다. 이들이 정성껏 준비하고 부른 노래들은 시청자들의 귀를 넘어 마음을 어루만졌고 입소문은 속삭임에서 함성으로 커져갔다.

파이널에 오른 12명의 면면을 보라. 이번 <팬텀싱어>의 우승을 한 포르테 디 콰트로 팀의 고훈정은 뮤지컬 배우가 가진 특유의 감성을 살려 노래를 극적으로 구성하고 프로듀싱하는 팀의 리더로서 능력을 발휘했고, 성악가 김현수는 음악에 클래식한 품격을 세워주었으며, 손태진은 감미로운 바리톤의 매력을 새삼 시청자들에게 알게 해주었고, 이벼리는 연극인으로서 그저 노래가 아닌 몰입을 통한 연기를 하는 듯한 감동을 선사했다. 

2등을 한 인기현상 팀은 거의 운명에 가까운 커플(?) 백인태, 유슬기는 성악 베이스로서의 이태리 감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려주었고 여기에 항상 안정감을 주는 바리톤 박상돈과 이번 <팬텀싱어>로 모창가수가 아닌 자기 목소리의 매력을 제대로 찾아낸 원킬 곽동현이 있었다. 3등을 했지만 흉스프레소 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남성 4중창의 진수를 보여준 팀이었다. 꽃미남 외모는 물론이고 가창력, 연기력까지 두루 갖춘 고은성과 역시 뮤지컬배우로서 록커 같은 고음까지 가능한 백형훈, 남성적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바라톤 권서경, 흑소라고 불릴 정도로 강렬한 테너의 매력을 보여주는 이동신이 그들이다. 

물론 이 12명의 파이널 팀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팬텀싱어>를 빛낸 얼굴들은 그 외에도 넘쳤다. 중학생이지만 놀라운 카운터 테너로 노래에 어떤 신비감까지 만들어줬던 이준환군. 뮤지컬배우로서 남다른 끼와 가창력을 선보였던 박유겸, 꽃미남의 외모에 특유의 저음의 매력을 들려준 류지광, 괴물성량의 성악가 최용호와 미성의 짜잔형 정휘 등등 그들은 파이널에 올라가지 못했어도 <팬텀싱어>의 진정한 주역들이었다. 

<팬텀싱어>가 이제는 식상해졌다는 오디션을 통해서도 이처럼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이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이 저마다 갖고 있는 대단한 기량이 바탕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무대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해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고의 기량들이 4중창으로 자신들의 장점들만을 모은 데다, 무엇보다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겠다는 그 열정이 더해져 시청자들을 감동하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 여기에 뮤지컬배우, 성악가들이 합류하면서 지금껏 여타의 오디션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움을 느끼게 해줬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오디션의 성공비결이다. 특히 이태리 뮤직은 <팬텀싱어>를 통해 새롭게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 이미 시즌2를 예고할 정도로 성공적인 프로그램이 되었지만 기대감이 한껏 올라간 만큼 남은 아쉬움과 숙제도 적지 않다. 특히 파이널 무대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늘 겪던 음향 문제를 남겼다. 라이브 방송은 음향 보정 작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기존 녹화방송이 들려줬던 음향만큼의 음악적 질을 선사하지 못했던 것. 그간 귀호강 프로그램으로서 명성을 쌓아온 만큼 이러한 파이널 라이브 무대에서의 떨어지는 음향 문제는 <팬텀싱어> 시즌2의 큰 숙제로 남았다. 

또한 진행자들의 문제 역시 <팬텀싱어>의 오점으로 남았다. 전현무와 김희철은 녹화방송에서는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존재감이 희미했고 파이널 라이브 무대에서는 진행이 무대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냉엄한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라는 높은 품격의 무대들과 전현무, 김희철이라는 MC들의 성격이 어울리지 않는 면도 있었고, 특히 마지막 파이널 무대에서 성의 없어 보이는 시상은 심지어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팬텀싱어>는 놀라운 기량을 가진 출연자들의 정성스런 무대를 통해 기대하지 못했던 엄청난 반향을 얻었다. 하지만 그 성과만큼 남은 숙제들은 더 많아졌다. 시즌1이 남긴 숙제들을 해결하고 시즌2는 더 멋진 출연자들이 만들어가는 드라마틱한 무대로 돌아오길 바란다. <팬텀싱어>는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음악의 세계를 열었고 그 세계의 매력은 이미 우리네 대중들의 가슴 깊이 새겨졌으니.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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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29 22:32 blue03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팬텀싱어의 그 벅찬 감동을... 더키앙님이 review 기다렸는데.. 드디어!

    맞아요. ... 마지막 무대보다, 지난 주 결승 1차전 무대가 더 편하고 좋아서 아쉬었는데...

    어둡고 혼란스러운 소리들의 난무한 이시국에... 힐링과 희망과 화합의 소리를 듣게 해줘서...
    오랜만에 마음을 울리는 음악들과 음악인들 모습을 만나, 팬텀싱어 팀에 내내 감사했다는...
    출연자 한명 한명 행복하고, 꿈을 이루어가기를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더키앙님의 좋은 리뷰, 매번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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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도난마>, 출연만 하면 논란이 되는 이상한 방송

 

장윤정 가족에 이어 이번에는 정준호다.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도대체 무슨 마가 끼었길래 출연자마다 논란의 주인공이 되는 걸까. 군 복무 중 안마시술소를 찾아간 연예병사들에 대해서 정준호는 “남자로 태어나 혈기왕성한 나이에 그럴 수도 있다”며 자신도 그런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정준호는 “젊은 친구들을 실수 하나로 평생 가슴 아프게 한다는 것이 연예인 입장에서 가혹하지 않나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쾌도난마(사진출처:채널A)'

후배 아끼는 마음이야 인지상정이겠지만 이건 전혀 맥락이 맞지 않는 얘기다. 남자와 혈기왕성한 나이 그리고 안마시술소의 조합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데다가(그렇다면 혈기왕성한 남자들은 안마시술소를 찾는 게 당연한 일인가), 여기서 언급한 ‘남자’는 일반인이 아니고 군인이다. 자신도 있다는 경험은 도대체 무얼 말하는 것일까. 그저 안마시술소에 갔던 경험을 말하는 걸까 아니면 군 복무 중 안마시술소를 갔던 경험을 말하는 걸까.

 

물론 이것은 아마도 정준호의 후배 아끼는 마음이 과해 나온 실언이었을 지도 모른다. 또 연예병사 제도를 그저 폐지하기보다는 보완해서 유지하는 것이 군인들을 위해서도 좋다는 소신을 얘기하다 불현듯 튀어나온 돌발 발언이었을 수 있다. 정준호의 개념 문제일 수 있겠지만, 생방송이라는 환경은 늘 이런 위험성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필요한 게 앵커의 역할이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발언이 나왔을 때 그것을 적절히 중화해주거나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잡아주는 것.

 

과연 박종진 앵커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을까. 이상한 건 박종진 앵커는 중재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추기는 역할에 가깝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용서가 참 없는 나라다. 사회적으로 용서를 해주는 게 있고, 잘못하면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 리모델링을 하고 가야 하는데 다 때려 부수는 정책인 것 같다.” 연예병사 폐지 문제에 대해서 뜬금없이 ‘용서가 없는 나라’를 운운하는 것도 전혀 논리적이지가 않은데, 아예 앵커의 입에서 ‘때려 부순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면 그것은 감정을 의도적으로 싣겠다는 것처럼 들린다. 이것이 앵커로서 과연 할 말일까.

 

장윤정 어머니와 동생을 출연시켜 마치 가족을 파탄 내겠다는 듯 자극적인 폭로를 일삼고는 “사실이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는 막가파식의 방송은 그래서 방통위로부터 중징계까지 받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다. 어찌 보면 중징계든 뭐든 상관없이 논란을 의도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논란이 될 만한 방송을 몰랐을 리도 없고 논란이 되어도 또 다른 논란거리를 찾는 건 그래서 시청률을 끌어 모으기 위한 일환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시청률을 끌어올리거나 혹은 화제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논란이 될 만한 것들도 방송에 올리는 이 프로그램의 위험성이다. 특히 시사문제에 있어서 어떤 균형을 잡기 보다는 자극적인 일방의 이야기를 던짐으로써 논란을 의도하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 게다가 어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증언까지 일방적으로 방송한다는 것은 차라리 폭력에 가깝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일정의 편집과정을 통해 문제의 소지를 없앨 수 있는 완충지대가 전혀 없는 생방송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언제 어떤 발언으로 일파만파 사건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이번 연예병사 관련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전혀 사안에 대한 이해 없이 과도하게 이야기를 던진 정준호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어떤 변명을 해도 생방송이라는 특징을 그토록 방송을 많이 해온 정준호가 몰랐을 리 없다. 하지만 이 문제에서 통제력을 상실한 채 폭주하는 <쾌도난마>라는 방송의 책임이 없다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출연자들이 논란의 주인공이 되는 이상한 방송 <쾌도난마>. 이대로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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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가족을 난도질한 <쾌도난마>, 과연 적절했을까

 

갈수록 가관이다.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전혀 게이트키핑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프로그램의 소개란에 들어가면 ‘쾌도난마(快刀亂麻)’의 뜻을 이렇게 풀어놓았다.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게 처리한다는 뜻. 그 칼을 손에 들고 나선 인물이 박종진이다. 문제를 해결하자고 나선 프로그램이 아니다. 인상 쓰게 만드는 사회적인 모순과 행태들에 대해 풋 하고 웃어버릴 수 있는 그런 솔직한 대담, 신개념 시사토크를 박종진이 이끈다.’

 

'박종진의 쾌도난마(사진출처:채널A)'

과연 이 프로그램은 설명처럼 헝클어진 문제를 솜씨 있게 처리했을까. 오히려 손에 든 방송이라는 칼로 한 사람의 가족사를 난도질한 것은 아니었을까. 과연 생방송으로 장윤정의 남동생과 어머니를 출연시킨 방송을 보고 시청자들이 ‘풋 하고 웃어버릴 수’ 있었을까. 먼저 시사 프로그램에서 왜 장윤정의 가족사를 소재로 삼았는가가 의문이다. 그것이 과연 그토록 시사적인 이야기였을까. 혹 그저 자극적인 소재로서 장윤정의 가족사를 방송에 올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장윤정이 <힐링캠프>에서 인정한 것들에 대해서 그 남동생과 어머니가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은 마치 막장드라마의 한 대목을 보는 것처럼 자극적이었다. 남동생 장경영씨는 “장윤정의 억대 빚은 자신의 사업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차트로 지난 10년 간의 지출내역과 통장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장윤정이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으려 했고, 사람을 시켜 죽여야 엄마와 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는 장경영씨의 대목이나, "딸을 위해 내가 스스로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장윤정 어머니의 말은 한 가족으로서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심지어 한쪽의 입장만을 대변할 수 있는 카카오톡 내용의 공개는 실로 이 프로그램이 자극을 위해서는 한 개인의 프라이버시조차 별 거리낌 없이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심지어 공포스럽기까지 했다. 장윤정과 장윤정 남동생 그리고 어머니 사이에 놓여진 갈등은 누가 잘했고 잘못 했고를 떠나 그저 개인의 가족사일 뿐이다. 가족 간의 갈등에서 어떻게 누구 한 사람의 잘못만을 지적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누군가의 손을 들어준다 해도 그것은 결국 그 가족을 파탄으로 만들 뿐이다.

 

한 가족의 내밀한 갈등을 서로 부추기고 끄집어내 그 끝장을 보는 행태를 우리는 이른바 막장드라마를 통해 보곤 한다. 심지어 드라마 같은 허구에도 대중들이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그것이 결국 가족의 파탄을 바라보게 만드는 가학성 때문일 것이다. 하물며 진실을 다뤄야 할 시사 프로그램이 굳이 파헤치지 않아도 될 누군가의 가족사를 난도질하는 것이 막장드라마와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물론 이 프로그램은 장윤정 또한 출연시키려고 했다며 편파방송이 아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굳이 가족 간의 싸움을 생방송 무대에 올리려 했다는 그 선정성이다. “전화주면 언제든 출연시키겠다”는 말에 대중들이 분노하는 건 그 때문이다. 특히 방송 마무리에 박종진 진행자가 던진 멘트는 이 프로그램의 기막힌 성격을 드러내준다. “오늘 어머님하고 동생 이야기를 들으셨는데 이 얘기가 사실이 아니다 싶으면 장윤정 씨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이 말은 애초부터 방송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검증 절차 자체가 없었다는 자기고백인 셈이다. 과연 이게 방송이 할 일인가.

 

사실이 아니면 방송을 내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설혹 사실이라고 해도 방송 프로그램의 힘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윤리적으로 방송에 적합한가를 고민했어야 한다. 뭐든 시선을 잡아끌어 화제가 될 수 있으면 일단 던지고 보는 방송 행태는 카더라 통신과 전혀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이런 막장드라마식의 방송으로 왜 대중들이 피로를 느껴야 하는가. <쾌도난마>는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심지어 한 개인의 가족사에까지 칼을 휘두르는 막장드라마를 재연해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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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과 소향, 어떤 가능성을 보여줬나

 

역시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새로운 가수였다.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가 초반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가수들이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롭게 투입되었던 백두산, 박미경, 이은미, 정인, 이수영, 박상민은 이미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가수들이다. 백두산의 김도균은 <탑밴드>의 심사위원이고 유현상은 각종 예능을 통해 대중들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이은미는 <위대한 탄생2>의 멘토였고, 이수영과 박상민, 박미경 역시 그다지 새롭다고는 할 수 없는 기성가수들이었다. 거의 유일하게 정인이 그간 방송에 많이 보이지 않은 얼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가수다2'(사진출처:MBC)

여기에 시즌1에서 아쉬웠던 가수들이 합류했다. 김건모, 김연우, 이영현, 박완규, 정엽, JK김동욱이 그들이다. 물론 이들의 합류는 시즌1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가수2>의 가수들이 변화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만들었다. <나가수>라는 무대가 가진 특성 중 하나는 그간 평가절하 되거나 방송이 조명하지 않았던 절정의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의 재조명에 있다. 그런데 이미 알려진 가수들이 무대에 서게 되면서 그 감흥이 반감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마치 기성가수들이 벌이는 듯한 대결에 <나가수>의 팬들이 고개를 돌린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재발견이 핵심인 <나가수>에서 이미 알려진 가수들은 제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다시 발견되기가 힘들었다. 그것은 ‘확인’이었으니까.

 

기성가수들을 세운 후, <나가수2>가 중점을 들였던 것은 형식적인 변화다. 즉 생방송을 시도한다거나, 청중평가단과 재택평가단이 함께 하는 투표 방식, 연말 ‘올해의 가수전’을 향해 매달 ‘그달의 가수’를 뽑는 방식. 하지만 이 형식 실험들은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특히 생방송은 가수들의 음악적인 기량까지 제대로 보일 수 없는 장애로 등장하면서 결국 녹화방송으로 전환되었고, 문자투표도 폐지되었다. 올해의 가수전을 향해 그 달의 가수를 ‘탈락’시키는 방식에서도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것은 <나가수2>의 가장 큰 틀이기 때문에 바꿀 수 없는 상황이다.

 

<나가수2>가 이처럼 형식에 몰두하게 된 것은 시즌1에서의 수많은 논란과 잡음 때문이었다. 이른바 ‘재도전 논란’은 경연 형식의 공정성에 대한 대중들의 마음을 얘기해주었고, ‘막귀 논란’ 역시 투표 시스템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을 드러내주었다. 이밖에 스포일러의 문제도 골칫거리로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논란은 그 무대에 서는 가수에 대한 ‘캐스팅 논란’이었다. 특히 옥주현과 적우에 대한 캐스팅 논란은 그 논란 자체가 얼마나 신빙성이 있었는가를 떠나서 그 무대에 어떤 가수가 서느냐에 대한 대중들의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나가수2>가 형식에 몰두하면서 그다지 새롭게 여겨지지 않는 기성가수들을 무대에 세운 방식은 효과적이지 못했다. 결국 <나가수>라는 무대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 무대를 통해 놀라운 가수가 재발견되는 그 순간에 있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잦은 형식 변화가 가수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하지만, 기실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가수들이 열심히 준비해온 무대가 그만큼 조명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 임재범처럼 엄청난 가창력의 소유자지만 방송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인물을 찾기 힘들었으며, 그저 발라드만 부르는 것으로 알았지만 사실은 엄청난 끼를 숨기고 있었던 이소라 같은 가수가 안보였던 게 문제였다. 박정현이나 김범수 같은 얼굴 없던 가수들이 얼굴을 찾는 드라마틱한 무대가 없었던 것.

 

하지만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초반 가수들의 세팅이 효과적이지 못했지만 교체 선수들(?)이 선전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국카스텐과 소향이다. 이들이 첫 무대에 올라 모두 기라성 같은 기성가수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의미심장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대중들은 <나가수>라는 무대에서 드라마틱한 반전을 꿈꾸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인디음악이 국카스텐에 의해 수면 위로 올라왔고, CCM의 디바로서 그 가스펠적인 감성을 대중적으로 선보이는 소향이 부각되었다. 지금껏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무대들이 국카스텐과 소향에 의해 보여졌던 것. 그것도 낯선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과의 조합을 통해 이루어진 이들의 음악은 그 반향도 클 수밖에 없었다. 국카스텐이 첫 무대에 불러 1위를 차지했던 ‘한잔의 추억’은 중장년층들에게는 이런 멋진 곡이 예전에도 있었다는 자부심을 부여했고, 젊은 층들에게는 이 곡을 이렇게 멋들어지게 부르는 젊은 밴드가 있다는 자랑거리를 만들었다. 이 낯설음과 익숙함, 중장년세대와 젊은 세대의 접점이 바로 <나가수>의 매력인 셈이다. 이것은 소향이 휘트니 휴스턴의 ‘I have nothing’을 부를 때도 마찬가지의 화학작용을 일으켰다.

 

결국 음악이고 결국 가수의 재발견이다. 바로 이 점이야 말로 이 절정의 가수들을 경연이라는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가장 큰 명분이다. 연말까지 계속 경연을 이어가야 하는 <나가수2>는 아직 보여줘야 할 무대가 많이 남았다. 형식도 중요하지만 캐스팅에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그간 방송이 보여주지 못했던 가수들을 장르 불문하고 이 무대를 통해 대중들과 공감하게 할 때 <나가수2>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아직 반등의 기회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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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2>, 일주일동안 무슨 일이

 

일주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의 두 번째 생방송은 첫 번째 그것과는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첫 번째 생방송이 너무나 어수선하고 생방송이라는 부담감이 지나치게 프로그램을 짓눌렀었다면, 두 번째 생방송은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은 느낌이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진행은 매끄러웠고, 출연자들은 훨씬 담담해졌다. 당연히 무대도 안정감이 있었다. 과도한 부담감이 음악 자체를 질식시킨 듯했던 첫 번째 생방송과는 달리, 두 번째 생방송은 그래서 음악이 들리기 시작했다. <나가수>가 가진 본 모습을 비로소 찾은 느낌.

 

 

'나는 가수다2'(사진출처:MBC)

파격적으로 인피니트의 '내꺼 하자'를 선곡한 박상민은 특유의 걸쭉한 창법으로 아이돌과는 또 다른 흥겨운 무대를 선보였고, 조덕배의 '꿈에'를 부른 정엽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가성 창법으로 노래가 담은 감성을 제대로 전해주었다. 박완규는 박인수의 '봄비'를 절규하듯 토해내 그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가 전하는 진한 울림을 느끼게 해주었고, 발라드의 신 김연우는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담담하지만 단단하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들려주었다. 고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부른 김건모는 특유의 편안함으로 노래 자체가 주는 감동을 잘 전달해주었고,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를 부른 정인 역시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개성 있는 무대를 연출해주었다.

 

선곡에 있어서 록에서 발라드까지 장르도 다양했고, 그것이 단지 고음 지르기 같은 천편일률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은 점도 좋았다. 다소 잔잔하게 부른 김건모가 상위권에 들어간 것은 <나가수2>의 무대가 좀 더 다양한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나가수>에서 가장 불편한 지점은 바로 '가창력 뽐내기'식의 경연으로 치닫는 상황일 것이다. 노래를 잘 한다고 뽐내는 식으로 흘러가게 되면, 자칫 노래를 들어주는 관객이 소외될 때가 생긴다. 관객들과 노래를 통해 소통하고 소소하지만 그 작은 소통이 주는 감동을 전할 때 <나가수>는 비로소 제목에 걸맞게 가수라는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나가수2>의 두 번째 생방송은 첫 번째 생방송이 보여준 불안감을 상당부분 떨쳐 내주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이것은 결국 경연이라는 서바이벌의 지점을 상당 부분 지워낸 데서 온 결과이다. 역시 경연은 MC들의 진행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 이은미는 그런 점에서 <나가수2>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진행은 첫 생방송보다 더 안정적이었고, 가수들의 노래 한 곡 한 곡에 저마다의 의미를 더해주는 여유까지 보여주었다.

 

또 노홍철도 특유의 긍정적인 분위기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더해주었다. 다만 박명수의 조금은 과도해 보이는 질문들은 무대를 준비하는(오르기 전부터 감정몰입을 하는) 가수들과는 조금 어색한 지점이 있다. 특히 "긴장했냐?"고 자꾸 부추기는 듯한 질문은 가수들을 진짜 긴장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나가수2>는 결국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이 중심이라는 점에서 MC들의 역할도 그것을 어떻게 하면 최대치로 만들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시청률은 첫 번째 생방송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그것이 두 번째 생방송이 첫 번째 것보다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두 번째 생방송은 <나가수2>의 가능성을 보게 해준 무대였다. 결국 이 프로그램이 내세우는 가수의 정체성이란 다양한 노래들이 갖고 있는 감동적인 요소들을 대중들에게 최대치로 전해주는 것이 아닐까. 경연과 생방송의 부담감이 그것을 해주지 못한다면, 이런 장치들은 본래 목적과는 달리 음악 자체를 질식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가수의 정체성은 그저 '노래 잘 한다'는 것이 아니라(그래서 1등을 했다는 둥), 듣는 이들과 음악적인 소통을 제대로 해낸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결국은 음악이다. <나가수2> 두 번째 생방송이 보여준 가능성은 그것을 다시 확인해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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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2>, 신들의 축제 한다더니...

 

신도 없었고 축제도 없었다.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무대라기보다는 검투사들이 한 명씩 올라와 벌이는 스포츠에 가까웠다. 애초 <나는 가수다1>이 '신들의 전쟁'이었다면, <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는 '신들의 축제'라고 했지만, 이것은 더 지독한 전쟁이었다. 생방송이라는 칼날 위에 선 가수들은 잔뜩 긴장해 제대로 노래할 수조차 없었다. 음정은 불안했고, 심지어 음 이탈도 있었다. 더 지독해진 경쟁으로 인해 신들은 평범한 인간으로 추락했다.

 

 

'나는 가수다'(사진출처:MBC)

여타의 생방송 오디션들과 비교해도 이들의 무대를 신들의 무대라 상찬할 수 있는 여지는 없었다. 예를 들어 <보이스 코리아>의 생방송과 비교해보면 <나가수2>의 생방송이 가진 허술함은 단번에 드러난다. <보이스 코리아>의 아마추어들의 무대가 더 폭발력 있고 완성도 있게 여겨지는 건 두 가지 이유일 것이다. 하나는 그만큼 생방송임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이 군더더기 없는 짜임새를 갖고 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나가수2>처럼 과도한 긴장을 피하게 하여 가수들 저마다의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것. <나가수2>는 이 두 가지 중 그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했다.

 

당연히 <나가수1>에서처럼 방송이 끝나고 나면 폭풍처럼 몰아치던 음원 돌풍도 잠잠한 편이다. 첫 경연에서 최고의 가수가 된 이수영이 부른 이선희의 노래 '인연'이 차트에 홀로 올라와 있을 뿐, 가수들이 부른 노래에 대한 화제도 별로 없다. 오히려 음원차트 10위권에 올라온 <탑밴드2>에서 장미여관이 부른 '봉숙이'란 노래가 더 화제다. 대중들이 생방송 무대에서 겨우 치러진 완성도 떨어지는 거친 라이브를 굳이 찾아서 들을 까닭이 있을까. <나가수1>의 진짜 성공은 시청률이 아니라 음원 돌풍이라는 실제 시장에서의 반향에 있었다고 볼 때, 이것이 <나가수2>의 성공을 쉽게 점치기 어려운 지점이다. 결국 가수들을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었던 무대는 <나가수2>의 노래마저 잠식한 셈이다.

 

가수들이 이 정도니 MC들은 오죽할까. 가수들의 불안한 음정만큼, MC들의 불안한 진행도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했다. 첫 단독 MC로 선 박명수는 발음 실수를 연발했고, 너무 쉴 새 없이 멘트를 날리는 바람에 가수들의 응답마저 편안하게 이끌어낼 수 없었다. 노홍철 역시 비슷한 특징을 보여서인지 프로그램은 불안정한 느낌마저 들었다. 무대 앞과 무대 뒤를 오가며 실시간으로 나눠지는 MC와 가수들 사이의 대화는 툭툭 끊어지기 일쑤였고, 심지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방송사고까지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나가수2>의 이번 첫 번째 생방송이 만들어낸 긴장감은 가수들의 놀라운 실력대결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방송사고에 가까운 완성도 부족에서 생겨난 것이다.

 

모든 것이 첫 생방송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가수2>의 새로운 시스템을 두고 볼 때, 가수들의 무대는 좀체 편안하기가 어려워질 듯하다. 가장 기대되는 가수와 가장 안타까운 가수를 뽑아 둘 다 탈락시키고 가장 기대되는 그 달의 가수를 연말결선으로 붙이는 방식은 부분적으로만 보면(순위 발표를 모두 하지 않는 것) 가수를 배려한 듯 보이지만, 전체 흐름으로 보면 끝없는 경쟁의 연속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총 12명이 6명씩 나뉘어 상위그룹 3명씩과 하위그룹 3명씩 이른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전을 펼치는 이 구조는 상위그룹의 대결은 누가 1등이 될 것인가를 보는 편안함이 생길 수도 있지만, 하위그룹의 대결은 이미 하위로 떨어진 상태에서 또 누군가는 탈락을 겪게 되는 이중의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다. 물론 최고의 1인 역시 탈락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상위그룹 또한 편안하기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그 불안하기만 한 생방송에서 치러진다. 이런 환경에서 제대로 된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사하기는 정말 어려울 수밖에 없다.

 

<나가수2>가 '신들의 축제'를 벌인다고 했을 때만 해도, 서바이벌의 생존경쟁보다는 음악이 우선이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진행된다고 했을 때부터 불안감이 생겼던 게 사실이다. 생방송은 결국 리얼리티는 강화하는 반면, 최고의 음악은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예외는 있을 수도 있다. 거의 완벽한 리허설을 통해 프로그램의 짜임새를 만들고, 가수들이 최고의 무대를 보여줄 수 있도록 최대한의 편안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MC들 역시 준비되어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나가수2>의 첫 생방송은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나가수2>가 굳이 '신들'을 운운하는 음악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프로그램의 질이 뒤따라야 한다. 물론 생방송이 갖는 장점(스포일러 방지, 실시간 투표참여 등등)이 있지만 그것이 음악 예능의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 음악 자체의 질을 떨어뜨리게 한다면 결코 장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미 일부 팬덤에 의한 인기투표의 양상을 띠고 있는 실시간 투표참여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결과적으로 <나가수2>의 첫 번째 생방송은 안타깝게도 신도 없고 축제도 없는 무대가 되었다. 그것이 단순히 첫 번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지나친 날것의 경쟁 구도가 갖는 이 하드코어적인 상황의 불편함은 제아무리 베테랑 가수들이라고 해도 쉽게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다. <나가수2>는 좋은 가수들이 선별된 만큼 좋은 음악을 최대치로 듣는 무대여야 한다. 좋은 가수들을 살벌한 무대 위에 올려놓고 벌벌 떠는 모습을 즐기는 악취미는 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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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0 01:58 David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공감합니다. 나가수2는 여느 예능과 다른 예능이 되길 바랬는데요.
    경쟁 프로그램의 모든 것을 담은 방송이 되고 말았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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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PD가 생방송을 고집하는 이유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새로 돌아온다. 김영희 PD는 굳이 '나가수' 시즌2가 아니라 '나가수2'라고 지칭했다. 그만큼 기존 '나가수'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거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매 달 두 명(이 달의 가수와 가장 아쉬운 무대를 보인 가수)씩 하차하고 연말에 '이 달의 가수'들이 모여 '올해의 가수'를 뽑는 식으로 경연방식이 달라졌고, 중간점검 방영분이 사라지고 대신 경연 가수들을 늘림으로써 계속해서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게 했으며, 매니저도 개그맨이 아닌 실제 매니저가 투입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생방송'으로 진행된다는 점일 것이다. 과연 생방송은 '나가수2'의 묘수가 될까.

 

 

김영희 PD(사진출처:MBC)

생방송은 여러 모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것은 크게 두 가지 점 때문에 그렇다. 하나는 음향이고 다른 하나는 스토리다. '나가수2'를 '신들의 제전'이 아니라 '신들의 축제'로 김영희 PD가 부른 이유는 '경연 보다는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음향이다. 무대의 감동이 고스란히 TV로도 전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실제 무대와 TV는 그 자체로 편차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보정 '작업'이 있어야 오히려 더 생생한 감동을 전할 수 있다. 생방송은 무대에서 직접 보는 것이라면 그 이상 좋을 게 없겠지만, TV로 본다면 자칫 감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스토리다. '나가수'는 무대 자체의 힘도 중요하지만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스토리도 그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녹화 방송을 통해 무대 아래의 이야기들을 구성하는 것은 어쩌면 무대 위의 감동을 더 강렬하게 만들 수 있는 진짜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생방송으로 하게 되면 이런 스토리텔링을 구사하기가 곤란해진다. 물론 그만큼 기민하게 움직이고 포착함으로써 순발력을 매번 발휘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하지만 이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생방송은 어설프게 했다가는 '나가수'의 무대가 가진 흡인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

 

아마도 이런 문제는 다시 연출을 맡은 김영희 PD가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영희 PD는 이런 난점들을 알면서도 왜 굳이 생방송을 하려 하는 것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그런 생방송의 난점들을 뛰어넘는 것이 '나가수2'가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가수'는 그간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패턴이 정형화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것을 뛰어넘으려면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생방송은 그런 점에서 '나가수2'가 하나의 도전 목표로 세워둔 신의 한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방송을 하게 되면 일단 '나가수1'이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그 하나는 스포일러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청중평가단의 평가에 대한 이른바 '막귀 논란'이다. 실시간에 이뤄지는 방송은 그 자체가 스포츠 중계처럼 생생하게 전해짐으로써 보다 더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고, 또 재택평가단이 실시간으로 평가에 참여하기 때문에 실제 무대와 방송 사이에 놓여진 평가의 간극도 상당부분 메워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생방송의 음향과 스토리의 난제를 뛰어넘었을 때,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거라는 점이다. 즉 생방송인데도 더 생생한 무대를 제공한다면 "역시 나가수2"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생방송의 리얼 스토리를 제대로 운용한다면 오히려 녹화방송의 패턴화된 틀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거라는 얘기다. 결국 생방송이라는 난제는 김영희 PD가 던지는 도전이자 묘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가수2'에 대한 기대감은 어쩌면 김영희 PD가 스스로 설정한 이 도전에서 비롯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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