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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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도 노래로 승화, '미스터트롯' 정동원 이게 바로 트로트다옛글들/명랑TV 2020. 2. 17. 13:25
트로트의 진가 보여준 ‘미스터트롯’, 패밀리가 떴다 마치 인생 전체를 담아낸 뮤지컬 한 편을 보는 것만 같았다. 10분 남짓의 짧은 시간에 이어진 노래 한 곡 한 곡이 우리네 삶의 희노애락을 담았다. TV조선 에 기부금 팀미션으로 김호중이 이찬원, 고재근, 정동원과 함께 꾸린 팀 ‘패밀리가 떴다’는 그 날 무대의 주제를 ‘청춘’으로 잡았다. 10대의 정동원, 20대 이찬원, 30대 김호중과 40대 고재근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갖춘 이들은 고민 끝에 정동원이 낸 ‘청춘’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무대를 구성했다. 이 날 무대가 보다 특별하게 다가온 건 정동원이 조부상을 당하는 비보가 공연 전 보여졌기 때문이다. 정동원은 에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해 할아버지에게 자신이 TV에 나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라고 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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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먼저', 산전수전 겪은 중년들 설레게 하는 웃픈 사랑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2. 28. 10:59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과 김선아의 멜로 웃긴데 슬프다“한 번도 웃어본 적이 없어요.” ‘오늘만 살자’며 다짐하듯 손목에 그 글씨를 문신하고 안 마시던 술을 진탕 마셔버린 손무한(감우성)과 안순진(김선아)은 누가 더 절망적인가를 내기하듯 자신의 불행을 하나씩 내놓는다. 안순진은 스튜어디스로 일하고 있지만, 늘 미소 짓는 그 웃음이 진짜가 아닌 가식이었다고 말한다. “전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어요.” 안순진이 내놓은 불행담에 손무한이 내놓은 불행은 울어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얼핏 듣기에 그것이 무슨 불행인가 싶지만 그건 그런 감정 자체가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아픔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마다의 깊은 상처를 안고 이제는 별 다른 희망 따위도 사라진 어른들은 그렇게 만나 당장 오늘만이라도 모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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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현', 어째서 모두가 눈물을 참지 못 했나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1. 8. 09:55
이 시대와 노무현 사이의 거리, 의 슬픔과 위로 2000년 겨울 부산의 어느 거리. 차가운 날씨에도 거리 유세에 나선 노무현은 시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려가 고개를 숙이고 손을 내밀었다. 그 짧은 장면 하나만으로도 노무현의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주머니에 넣었던 두 손이지만 다가오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할 때는 두 손을 꼭 빼서 정중한 마음을 담았다. 당시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부산. 시민들이 노무현을 반가워할 리 만무했다. 지역감정이 여전히 부추겨지는 선거 속에서 그는 마치 적진에 고립된 적장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래도 그는 손을 내밀었다. 그들이 적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섬겨야할 ‘왕’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다큐멘터리 영화 는 왜 하필 부산에서 출마했다 낙선한 노무현의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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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 김하늘, 모든 걸 잃은 자의 슬픔과 위로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10. 22. 08:34
김하늘에 대한 깊은 공감이 말해주는 것 어쩌다 그녀는 모든 걸 잃어버렸을까. KBS 의 최수아(김하늘)에게 남편 박진석(신성록)은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 움직이는 소리도 싫다.”는 막말을 듣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침착하다.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는다. “싫다는 소리 직접 듣는데 진상 손님 같아. 아무 느낌이 없어.”라고 말한다.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 늘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 따위는 없는 남편의 존재는 사라진 지 오래다. 그녀는 박진석이 자신의 절친인 송미진(최여진)과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그러데 그 절망은 남편에 대한 실망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남편보다 더 오래 알아왔던 송미진이 자신에게 그녀와 남편 사이의 오랜 관계에 대해 숨겨왔다는 것에 대한 절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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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 황정음은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10. 2. 08:22
가 재조명한 빼꼼녀 황정음의 진가 MBC 에 등장하는 르누아르의 작품 ‘시골의 무도회’는 이 드라마의 모티브를 제공한다. 무도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춤을 추고 있는 남녀. 남자에게 이끌려 한껏 행복에 가득 찬 표정으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가 무언가 시선으로 말을 건네는 듯한 그림. 그런데 가 주목하는 건 이 여자가 아니다. 이 드라마는 발코니 밑에서 춤을 추고 있는 그들을 슬쩍 훔쳐보고 있는 이른바 ‘빼꼼녀’에 주목한다. 주역이 되지 못하고 그걸 쳐다보고 있는 조연. 그녀는 어쩌다 자기 인생에서 주역이 아닌 조연 역할을 맡게 되었을까. 의 혜진(황정음)은 역변한 외모와 보잘 것 없는 스펙과 처지 때문에 어린 시절 첫 사랑이었던 성준(박서준) 앞에 나서지 못한다. 평범한 얼굴이거나 못생긴 얼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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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쾌활한데 느껴지는 청춘의 슬픔이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9. 19. 10:57
, 지금도 충분히 예쁜 청춘들을 위한 위로 그녀는 예뻤다. 어린 시절 김혜진은 예뻤다. 그런데 나이 들어 이제 취업 전선 앞에 내몰린 김혜진(황정음)은 역변했다. 그녀는 블링블링한 외모와 스펙을 가진 절친 민하리(고준희)와는 사뭇 대조되는 인물이다. 민하리가 돈 많고 잘생긴 남자들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는 처지라면, 역변한 외모에 초라한 스펙, 면접만 보면 불합격하는 취업준비생인 김혜진은 그 누구의 눈길도 받지 못하는 처지다. 그녀는 겉으로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쾌활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위축될 대로 위축되었다. 어린 시절 그녀와 특별한 관계였던 뚱뚱보 지성준(박서준)이 멋진 훈남이 되어 돌아오자 그녀는 그의 앞에 역변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없다. 어찌 어찌해 회사에 들어가고 그 회사의 핵심부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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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이 김광규가 '삼시세끼'에 해주는 중요한 역할옛글들/명랑TV 2015. 8. 23. 11:29
, 왜 김광규만 보면 다 짠해할까 시커먼 네 남자들이 파스타를 해먹는 광경을 보여주며 는 이들을 캐릭터화 했다. 항상 긍정적인 옥택연은 긍정이, 반대로 까칠하게 툴툴대는 이서진은 까칠이, 드라마 에서의 캐릭터가 갓 밖으로 나온 것처럼 버럭 대는 이선균은 버럭이, 그리고 매사에 소심한 모습을 보여주는 김광규는 소심이라 이름 지었다. 선명하게 다른 이들의 성격을 이처럼 각각의 캐릭터로 분류해 놓자 이들 사이에 의외의 케미들이 더 명쾌하게 그려졌다. 이를테면 버럭이 이선균과 소심이 김광규가 짝을 지어 파스타를 만들 때 마치 죽이 잘 맞는 셰프와 보조 같은 풍경이 그려졌고, 까칠이 이서진과 소심이 김광규가 함께 나란히 차 뒷좌석에 앉아 하품을 할 때도 그 성격적인 차이에 따라 다른 하품하는 모습이 비교되면서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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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어른들의 정서를 저격한 까닭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5. 7. 17. 10:02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반색,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혹은 화가 날 때나 두려움에 떨 때 당신의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은 그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감정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각각의 캐릭터로 보여준다. 그 캐릭터들이 있는 곳은 라일리라는 소녀의 감정 콘트롤 본부. 새로운 곳으로 이사 온 라일리는 그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감정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낯선 환경에서 기쁨이 어떤 자신감을 준다면, 버럭은 용기를 갖게도 해주고, 까칠은 쿨한 모습을 보여주고 소심은 갖가지 위험으로부터 라일리를 보호해준다. 그런데 도대체 슬픔은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알 수가 없다. 영화는 그 슬픔이라는 감정이 가진 비밀스럽지만 신비로운 힘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감정을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