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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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김빠진 사이다 엔딩, 무엇이 문제였을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3. 23. 10:40
‘피고인’ 시청자들이 그토록 사이다 엔딩 기대했건만SBS 월화드라마 이 종영했다. 모두가 바라던 해피엔딩. 박정우(지성)는 차민호(엄기준)를 결국 사형수로 감방에 집어넣으며 정의를 실현했다. 마지막 시청률도 28.3%(닐슨 코리아)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모든 것이 정의로 돌아간 해피엔딩에 최고 시청률까지 기록했지만 어딘지 시청자들의 반응은 찜찜하다. 사이다이긴 한데 어딘지 김빠진 사이다란다. 도대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가장 큰 문제는 이 드라마가 연장 2회를 더해 18회를 끌고 왔던 그 힘이 고구마 전개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고통스런 상황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박정우를 다시금 원상태로 돌려놓는 방식을 반복하면서 생겨난 시청자들의 갈증을 동력으로 삼았던 것. 마지막회까지 이렇게 갈증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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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마지막 순간 김남길이 기억해 달라는 뜻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2. 11. 09:07
, 결국 위기를 해결하는 건 서민들 뿐 영화 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재난영화다. 여기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는 의미 속에는 이 영화가 ‘신파적 코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그것은 이 재난상황을 다룬 영화가 그저 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우리네 현실을 담아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서 스러져간 많은 이름 모를 희생자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다. 는 영화 시작 전에 자막으로 이 영화가 드러내고 있는 것들이 허구일 뿐 특정한 사실과는 무관하다는 걸 고지한다. 하지만 그 고지는 오히려 거꾸로 우리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허구를 통해 그려지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네 현실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최악의 원전사고를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최근 경주 인근에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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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조정석, 도경수 아니었으면 어쩔 뻔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11. 27. 08:58
조정석과 도경수가 의 신파를 살려낸 비결 한 마디로 말해 영화 은 신파다. 경기 도중 충격으로 시력을 잃은 동생과 말기 췌장암 선고로 죽어가는 형. 배다른 형제의 브로맨스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짠하다. 애증으로 시작하던 형제 관계가 차츰 애정으로 변하고 나중에는 먹먹함으로 이어지는 그 감정의 파고를 만든 건 바로 이 신파적 설정이 큰 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 눈물 빼는 영화가 90%를 눈물로 채우기보다는 오히려 웃음으로 채우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형 고두식 역할로 나오는 조정석과 동생 고두영 역할의 도경수는 그 신파적 눈물과 비극을 뒤집는 코미디의 밀당을 가능하게 한 장본인들이다. 여기에 유도 국가대표 코치로 등장하는 수현 역할의 박신혜와 깨알 같은 따뜻한 웃음을 전해주는 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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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틋', 함부로 무치한 사회에 대한 애틋한 저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8. 13. 09:46
가 진짜 하려던 이야기 KBS 는 왜 진짜 하려던 이야기를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까.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에, 가난하다 못해 처절한 여주인공과 최고의 위치에 선 한류스타, 게다가 시한부 설정까지 들어 있으니 이 드라마가 하려던 이야기를 그저 그런 틀에 박힌 멜로 심지어 신파로까지 여기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혹자는 우리네 드라마 시청자가 첫 회만 보면 그 끝을 쉽게 예측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니 의 초반부는 ‘함부로’ 그저 그런 멜로로 치부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 하려던 진짜 이야기들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너무 늦은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이경희 작가가 왜 틀에 박힌 설정들과 이야기들을 끌어왔고, 그것을 어떻게 뒤집으려 하는가 하는 의도가 조금씩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