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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파경 드라마, 하지만 육아 예능 그 의미 적어도 우리네 드라마 상에서 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니라 선택인 것 같다. 흔하디흔한 가족드라마들이 파경을 다루고 있다. 김수현 작가의 는 이미 한 번 결혼에 실패해지만 재혼한 여자가 겪는 또 한 번의 파경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풍겨나듯이 이 드라마에서 결혼한 이들은 하나 같이 불행하다. 재혼한 여자는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도 너무나 뻔뻔해질 수 있는 지독한 이기주의자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고, 재혼한 남자는 아내가 아이를 보듬어주기는커녕 아이를 심지어 질시하는 미성숙한 인물이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결국 김수현 작가가 하려는 얘기는 타인과 함께 살만큼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거나 혹은 자신을 기만하고 결혼한 이들은 예정된 파행을 겪게 된다..
, 아이라 한계라던 우려 어떻게 씻었나 는 처음 화제가 되던 그 시점부터 줄곧 제기된 우려가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어른들의 예능과는 달리 할 수 있는 미션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거였다. 사실이었다. 초반 는 그 날 잠을 잘 집 선택과 저녁거리를 아이들이 구해오는 미션 그리고 저녁을 해먹고 잠을 자면서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고 또 아침을 해먹는 미션 등을 반복했다. 이러한 패턴의 반복은 금세 식상해질 위험성이 있었다. 이것을 모를 리 없는 제작진은 아이들의 속내를 알아보는 몰래 카메라 설정이나 한밤중에 폐가를 다녀오는 담력 테스트 등을 미션으로 넣기도 했다. 그 자체로는 훨씬 높은 수위의 재미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여기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았다. 미션 자체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몰래 카메라..
, 생존을 떼어내니 무인도도 로망 가 무인도에 내려졌을 때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것은 아마도 의 무인도가 떠올랐기 때문일 게다. 무인도 같은 생존의 공간에 어린 아이들까지 떨어뜨린다는 것은 마치 시청률을 위해 좀 더 자극적인 상황으로 무인도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만들었다. 하지만 걱정할만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무인도라는 공간이 주는 아빠와 아이들의 로망이 그 안에서는 펼쳐졌다. 저녁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아빠들은 바다낚시를 했고 아이들은 게를 잡았지만 거기에서 야생의 위협이나 생존을 위해 먹거리를 구하는 절실함 같은 것은 없었다. 아빠들은 오랜만에 물 만난 고기처럼 낚시를 즐겼고, 아이들도 땅을 파고 게를 잡는 것에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또 산에서 칡뿌리를 캐고 고사리..
와 는 은근 닮은꼴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른바 ‘일섭다방’에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했던 어른신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귀여운 할배들의 ‘서열놀이’가 들어있다. ‘젠장 나이 70에 막내라니...’라는 자막과 함께 투덜대는 백일섭과 그 놀이가 재미있다는 듯 장난기 어린 얼굴로 뒤에서 웃고 있는 이순재, 그리고 백일섭에게 커피 타라고 시키는 신구는 나이만 쏙 빼놓으면 영락없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나이 들면 아이가 된다고 했던가. 의 할배들이 그렇다. 그들에게 주어진 ‘배낭여행’이라는 중차대한 미션은 그들을 순식간에 아이들로 만들어버린다. 파리에 내려 숙소까지 찾아가는 과정은 그래서 마치 에서 아이들이 시장에서 저녁거리를 사오는 장면처럼 흥미진진한 모험의 연속이다. 누가 뭐라 해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직진하..
싸이 ‘젠틀맨’ 반응, 왜 극과 극으로 나눠질까 싸이의 신곡 ‘젠틀맨’에 대한 반응은 그 자체로 놀랍다. 신곡이 나오자마자 전 세계에서 관심을 갖는다는 건 분명 지금껏 우리네 가요사에서 없던 일이다. 그것도 남북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 상황에서조차 싸이의 신곡이 해외에서 대서특필되고 있다는 것은 놀랍기까지 하다. 물론 그 반응은 극과 극이다. “역시 싸이다”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의 반복”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곡보다 더 관심을 갖게 만든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그 반응은 더 뜨겁다. “여전히 싸이 다운 모습을 여실 없이 보여줬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너무 선정적이고 더러워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보인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상반된 반응을 만들어내고 있는 걸까. 그..
도대체 누구를 위한 학교인가 물론 모든 작품이 기성사회에 대한 불만과 반항을 담기 마련이지만, 요즘처럼 작품 속에 어른 같지 않은 어른들이 많은 경우도 없었던 것 같다. 어른들의 세상과 싸우는 아이들(순수함을 간직했다는 의미로서의)의 이야기는 이제 이 시대의 화두가 되었다. 어른들이 만든 폭력 속에 내몰려진 채 수십 년을 그 트라우마에 발목 잡혀 살아가는 이들을 그린 가 그렇고,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태생적인 시스템 속에서 제 실력으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의 백광현(조승우)이나 의 한세경(문근영)이 그렇다. 세상은 어른들에 의해 더럽혀졌고 그 속에서 무고한 아이들은 고통 받는다. 은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좀 더 직접적으로 다룬다. 아이들은 한참 비뚤어져 보이지만 가만히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거기에 어른..
의 박유천, 갈수록 물건이 되어간다 이건 아역이 아니야. 여진구가 드라마에 나올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다. 에서 그가 사라진 연우를 향해 오열할 때 그 감정의 질감은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리고 의 한정우로 돌아온 여진구. 그 연기는 더 깊었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주홍글씨로 따돌림을 당하며 살아가는 수연에게 “살인자 딸 이수연. 나랑 친구하자.”고 그가 손을 내밀었을 때 아마도 시청자들은 그 미소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또 다시는 그녀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납치범들에게 겁에 질려 그녀를 혼자 놔두고 도망쳤을 때, 그리고 그렇게 그녀가 영영 사라져 버렸을 때 그녀가 남긴 일기장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한정우(여진구)의 모습을 보며 똑같이 가슴이 먹먹해졌을 것이다. ‘보고싶다’라고 담벼..
어른들의 세상에 대한 일침, '별을 따다줘' 거침없이 상승하는 '별을 따다줘'의 그 힘은 어디서 나올까. 부모가 죽고 남겨진 다섯 동생들과 함께 거리로 나앉게 된 진빨강(최정원)의 그 눈물겨운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녀가 보여주는 성장스토리 때문일까. 동생들과 함께 냉혈한 변호사 원강하(김지훈)의 집의 식모로 들어와 벌어지는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 기묘한 동거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주는 유쾌한 웃음 때문일까. 아마도 이 모든 요소들이 이 착한 드라마의 원동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주는 진짜 묘미는 다른 곳에 있다. 냉혈한 원강하로 대변되는 어른들의 세상에 맞서는 '어린 아이 눈빛 공격(?)'이 그것이다. 자신의 영역에 그 누구도 들여놓지 않았던 원강하가 진빨강과 그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