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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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유재석→이효리→엄정화로 이어진 위로와 연대의 물결옛글들/명랑TV 2020. 8. 31. 10:46
'놀면 뭐하니'의 메시지, 먼저 나를 세우고 연대하라 MBC 예능 라는 프로그램의 제목은 "놀면 뭐하니?"하고 툭 던진 말에서 시작한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갈수록 이 제목에 담긴 '논다'는 의미는 우리의 가슴을 툭툭 건드리며 묵직한 울림이 더해지고 있다. 똑같은 단어 하나도 어떤 말과 행동이 이어지고 겹쳐지면서 그 의미가 깊어지는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던진 작은 '놀이'에서 시작됐다. 카메라 하나 툭 던져놓고 '놀아보라' 했던 김태호 PD의 제안이 엉뚱하게도 유재석의 '부캐 놀이'로 이어졌고, 유고스타(드럼), 유산슬(트로트), 라섹(라면집), 유르페우스(하프), 유DJ뽕디스파뤼(라디오DJ), 닭터유(치킨집)를 거치며 성장, 확장됐다. 다양한 부캐 놀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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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형사' 손현주를 위시한 약자들이 으쌰으쌰 힘낸다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8. 9. 15:51
'모범형사', 손현주가 절치부심할수록 화력은 점점 세진다 "인생이 아주 그지 같아서 그런다 왜. 아주 그지 같아서. 잠이 안와. 염병." JTBC 월화드라마 에서 새벽 4시가 다 됐지만 강도창(손현주)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에게 이대철(조재윤)의 사형집행은 엄청난 충격과 허탈감으로 돌아왔을 게다. 이대철의 무죄를 알고도 막지 못한 그였다. 그것도 5년 전 자신이 제대로 하지 못한 수사 때문에 사형수가 된 이대철이 아닌가. 내부고발에 배신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재심재판에 나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증언까지 했지만 권력은 더욱 공고했다. 살인범인 오종태(오정세)는 자신이 가진 재력으로 모든 걸 덮어버린 채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었고, 그의 후원(?)으로 법무부장관 자리까지 올라간 유정렬(조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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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마' 친모 김태희와 계모 고보결, 이러한 유대감은 처음이라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3. 26. 11:35
‘하바마’, 고보결과 김태희의 육아공감이 더욱 감동적인 건 그는 커피 한 잔 마실 시간도 없이 아이 돌보기에 바쁘다. 육아라는 것이 그렇다. 잠깐 고개 돌리고 나면 해야 할 일들이 쏟아진다. 그렇게 정신없이 바쁜 게 육아지만, 안 해본 사람은 그걸 일로도 생각하지 않는다. tvN 토일드라마 의 서우 엄마 오민정(고보결)이 그렇다. 그런데 오민정은 친엄마가 아니다. 흔히 ‘계모’라 불리기도 하는 새엄마다. 그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애썼고 그래서 간호사가 됐지만 조강화(이규형)와 결혼하면서 일을 그만두었다. 이유는 ‘진짜 서우엄마’가 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육아의 현실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할까. 그렇지만 아이가 어질러놓은 걸 치우면서도 그 아이를 보는 오민정의 눈빛은 사랑 가득이다. 계모라는 표현에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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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박서준의 무모한 도전, 개연성 주는 연대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2. 26. 18:53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 을의 연대로 슈퍼갑 유재명 무너뜨릴까 “사실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직접 와서 먹어보니 하는 말이네만 장가를 상대로 뭘 생각하든 자네한텐 무리야. 다행인 줄 알게. 내가 자넬 적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걸.” 박새로이(박서준)가 운영하는 단밤 포차를 찾아와 음식을 먹어본 장가의 회장 장대희(유재명)는 그렇게 말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게다. 박새로이가 장가의 2대 주주인 강민정(김혜은)을 찾아가 함께 손을 잡자고 얘기했을 때, 그가 “여긴 판이 달라”라고 말한 건 그가 하려는 복수와 그가 서 있는 현실 사이에 너무나 큰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강민정이 말한 것처럼 단밤을 통째로 팔아도 장가 주식의 소수점도 되지 않는 상황이니. JTBC 금토드라마 에서 박새로이가 꿈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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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독' 각성한 서현진이 내놓은 놀라운 연대적 대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2. 1. 17:26
‘블랙독’, 서현진 통해 끄집어낸 경쟁 사회의 민낯과 그 대안 “내가 그동안 도대체 뭘 놓치고 있었던 걸까.” 명문대에 합격한 아이에 환호하고 대학 간 아이들에만 관심을 쏟았던 자신을 뒤늦게 발견한 고하늘(서현진)은 자괴감에 빠져버렸다. 그 반에서 그토록 환하게 웃던 많은 아이들이 있었지만 이른바 상위그룹 아이들이 잘 되는 것에 취해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자신도 모르게 소외시키고 있었던 것. 책상 위에 붙여 놓은 사진들도 다시 들여다보니 빠져있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tvN 월화드라마 에서 고하늘이 이처럼 각성하게 된 건 황보통(정택현)이라는 아이 때문이었다. 불우한 환경 때문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황보통은 당장 먹고 살 일이 더 걱정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담임인 고하늘은 학교가 재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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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길해연·김정영, 손 맞잡은 엄마들의 연대가 뜻하는 것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7. 7. 11:02
포용 혹은 위계, ‘봄밤’이 그리는 두 세계의 대비 이정인(한지민)의 엄마 신형선(길해연)이 유지호(정해인)의 엄마 고숙희(김정영)의 손을 꼭 잡았다. 그 잡은 두 손에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들이 있었다. 고숙희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에는 아이가 있어 자신의 삶을 거의 포기하듯 살아가고 있던 아들이 다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과, 그럼에도 신형선이 가졌을 부담에 대한 미안함, 그러면서도 그걸 받아들이고 자신의 손을 잡아준 그에 대한 고마움 같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담겨져 있었다. MBC 월화드라마 이 짧게 보여준 이 장면은 이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너무나 상반된 두 개의 기성세계를 보여준다. 그 한 세계는 자신의 마음과 달라도 이를 이해하려 하고 포용하려는 세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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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김혜자·한지민 연대에 우리는 빠져들 수밖에 없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3. 3. 08:50
‘눈이 부시게’가 담는 소외된 노년과 청춘의 자화상JTBC 드라마 에서 김혜자(한지민)는 아나운서를 꿈꿨지만 현실은 에로영화 더빙 아르바이트였다. 그는 그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엄마 이정은(이정은)에게 집수리하는 비용에 보태라고 줬지만 아나운서의 꿈은 접어버린다. 그는 문득 그것이 자신이 원했던 일이었던가 하고 되묻는다. 사실 좋아하는 선배가 방송반에 있어 찾아간 것이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이유는 아니었나 싶은 것. 그 선배는 다른 사람과 결혼해 외국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게 꿈을 포기해버린 김혜자는 문득 하루 종일 손에 염색약 마를 날 없이 미용실에서 일하는 엄마가 눈에 밟힌다. 뭐라도 해야겠다 생각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그래서 미용실 일이라도 돕고 싶지만 이번엔 엄마가 반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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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복수자들', 이 통쾌함과 훈훈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7. 10. 20. 12:34
‘부암동 복수자들’, 세상은 넓고 복수할 일들은 넘쳐난다이 통쾌함과 훈훈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tvN 수목드라마 은 ‘복수’라는 장르적 틀을 충실하게 따르는 드라마다.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이 있고 그들에게 당한 이들이 있다. 그래서 그 피해자들이 모여 ‘복수자 클럽’을 만든다. 그리고 응징한다. 전형적인 복수 장르의 틀이다. 그런데 이 주는 ‘복수’의 양태는 그 정서적 느낌이 다르다. 그것은 이 복수자가 된 이들이 가진 저마다의 사연이 환기시키는 현실 때문이다. 재벌가의 딸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 큰 아들을 들인 남편 때문에 분노하는 정혜(이요원), 서민으로서 자식을 위해 갑질 앞에서도 눈물을 참고 무릎을 기꺼이 꿇는 도희(라미란) 그리고 겉으로 보기엔 점잖은 교수이지만 술만 마시면 폭력을 행사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