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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부탁해>, 변화를 결심한 아빠 강석우의 용기

 

우리는 얼마나 진심을 내보이며 살고 있을까. 스스로는 그것을 진심이라 말하지만 실제로는 진심이었으면 하는 가장이 되는 경우가 있다. SBS <아빠를 부탁해>의 강석우가 이 프로그램을 하며 느끼게 된 혼란은 아마도 여기서 비롯되는 것 같다. 딸 다은이에게 그토록 다정다감하고 때로는 로맨틱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던 강석우가 아닌가. 그런데 그는 이 방송을 하면서 점점 더 혼란스럽다고 조심스레 속내를 털어놨다.

 

'아빠를 부탁해(사진출처:SBS)'

처음 <아빠를 부탁해>가 파일럿으로 방송되었을 때만 해도 강석우는 좋은 아빠’, ‘자상한 아빠의 전형처럼 보였다. 딸의 아침을 챙기고, 딸의 방 침대에 캐노피를 직접 인테리어해주는 그런 아빠. 반면 조재현이나 이경규는 나쁜 아빠의 전형이었다. 거의 집안에서는 누워 있는 모습이 대부분이고 딸과 무언가를 전혀 하려 노력하지 않고 심지어 귀찮아하는 아빠. 그런데 방송이 계속되면서 이 아빠들의 모습은 정반대로 다가오고 있다.

 

이경규는 딸과 함께 있는 게 여전히 어색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딸 예림이를 알아가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딸의 친구들과 함께 네일샵에 가고 또 멕시칸 음식점에서 함께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이경규에게서는 귀찮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기분 좋은 관계의 면면들이 보였다. 또 조재현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피곤하고 귀찮아했지만 딸 혜정이의 자전거를 가르쳐주기 위해 막상 한강에 나오자 한껏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또 좌절할 때 혼자 한강을 찾아온다는 딸의 이야기에 차분하게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즉 이경규와 조재현은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에 그 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딸과의 관계가 좋아지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강석우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석우는 무슨 이유에선지 자상한 아빠’, ‘멋진 아빠여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보였다. 그래서 스스로는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타인에게는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걸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강석우가 이런 속내를 어렵게 꺼내놓은 것은 실로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꽤 오랫동안 살아왔던 방식에 변화를 준다는 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방식이 다은이에게 때로는 지루하고 힘들게 다가온다는 것을 방송을 통해 확인한 이상, 아빠 강석우는 변화의 결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것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근본적인 엇갈림이기 때문이다.

 

강석우의 이런 자성과 변화에 대한 의지는 <아빠를 부탁해>라는 관찰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이 가진 독특한 특성을 보여준다. 즉 이 관찰카메라는 우리가 평상시에는 잘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가감 없이 관찰해 드러내준다는 것이다. 강석우가 혼란을 느끼게 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자신이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있던 모습들이 관찰카메라에 담기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던 것.

 

강석우는 과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가 지금껏 입고 있던 그 껍질을 깨고 다은이 앞에 새로운 아빠의 모습으로 설 수 있을까. 거기에는 분명 아빠의 고통이 따를 것이지만 만일 실제로 그 변화가 생긴다면 그것은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강석우라는 아빠가 보여주는 이른바 착한 아빠에 대한 강박은 지금 현재 우리네 아빠들이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때 가부장적인 아빠들 밑에서 자라온 세대들은 자신은 다른 아빠가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마음처럼 쉬운가. 오히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억지로 혹은 강박적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려는 안간힘은 타인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어떠한 강박도 없는 솔직한 아빠의 진짜모습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아빠를 부탁해>의 관찰카메라는 그것이야말로 더 좋은 관계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아빠를 부탁해>, 이토록 훈훈하고 뭉클한 순간이라니

 

그들은 함께 있을 때는 여전히 소년들 같다. 서로가 하는 말에 툭툭 장난을 걸기도 하고 누군가에 말에 맞장구를 치기도 하며 때로는 부러워하고 때로는 짠해지기도 한다. SBS <아빠를 부탁해>의 아빠들 얘기다. 그들은 각자 찍어온 관찰카메라를 함께 모여 보면서 서로의 삶이 얼마나 다른지, 아니면 얼마나 비슷한지를 확인한다.

 

'아빠를 부탁해(사진출처:SBS)'

그들은 여전히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소년처럼 굴지만 화면 속에서는 영 서툰 아빠의 모습 그대로다.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해하고, 딸의 친구들이 찾아오면 자리를 피해준다는 핑계로 그 서먹한 관계로부터 도망치기 일쑤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잘못한 일에 호된 꾸지람을 하고는 후회하고, 자신과는 영 다른 입맛을 가진 딸과의 외식을 신기한 듯 바라본다.

 

화면 속의 아빠는 우리가 일상에서 보던 바로 그 보통의 아빠다. 대부분의 아빠들이 그렇지 않은가. 아빠들은 이경규처럼 딸 예림이와 친구들에게 정성들여 라면을 끓여줄 정도로 살가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겉으로는 겸상 하면 권위 떨어진다며 자리를 피하기 일쑤다. 그러면서도 맛있게 먹는 딸과 친구들을 흘낏흘낏 훔쳐보고 다 먹고 나면 설거지까지 해주려고 나선다.

 

아빠들은 조민기처럼 딸 윤경이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여권을 챙기지 않은 실수에 호통을 치지만,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영상통화로나마 혼자 지내는 네가 스스로 잘 챙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랬던 것이라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한다. 그리고 수줍지만 퉁명스럽게 속내를 툭 던진다. “보고싶다.” 그 한 마디 속에는 그래서 참 많은 아빠의 속내가 담겨있다. 미안함과 대견함과 그리움 그리고 쓸쓸함까지.

 

아빠들은 강석우처럼 딸 다은이와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절로 입에서 노래가 나온다. 피곤해 하는 다은이가 툴툴 대면서도 함께 옥상을 청소하는 그 시간이 아빠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쌈을 제대로 싸먹고, 설렁탕에는 깍두기 국물을 넣어 먹는 다은이는 그래서 아빠 강석우에게는 여전히 신기한 존재다. 식성은 달라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아빠들은 조재현처럼 나이 들어가는 아버지의 젊은 날 고생을 되돌아보며 자신 역시 나이 들어간다는 것에 먹먹해지기도 한다. 가파른 길을 연탄을 가득 채운 리어카를 끌고 오르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래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처럼 여겨지기도 할 것이다. 10년 후 또 사진 찍으러 오자는 손녀 혜정이에게 그 때는 할아버지 없다고 말하자 눈물을 흘리는 혜정이에게 “20년 후면 아빠도 위험하다는 조재현의 농담 속에는 그래서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쓸쓸함과 그걸 아쉬워하는 딸에 대한 따뜻함이 묻어난다.

 

왜 우리는 일찍이 아빠들의 진짜 속내를 몰랐던 걸까. 나이 들어 그 아빠의 나이가 됐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것이 그 서먹함과 무표정 속에 숨겨져 있던 아빠들의 쓸쓸함과 따뜻함이다. <아빠를 부탁해>가 뭉클해지는 순간은 바로 한참 세월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되는 그 속내를 지금 바로 눈앞에서 발견하는 순간이다. 그 무표정이 사실은 눈물도 많고 그 서먹함이 실제로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그 순간.

 

Posted by 더키앙

<아빠를 부탁해>의 관찰카메라 특별하게 다가오는 까닭

 

호통치고 면박주고 때론 낄낄 대던 이경규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SBS <아빠를 부탁해>의 이경규는 우리가 방송으로만 대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검사와 시술을 받기 위해 병실에서 초조해하는 이경규는 그 나이의 보통 아빠들과 다를 바 없는 중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것은 낯설기도 했지만 또한 쓸쓸한 공감대가 느껴지는 모습이기도 했다.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이경규의 민낯이다.

 

'아빠를 부탁해(사진출처:SBS)'

<아빠를 부탁해>의 시선이 남다를 수 있는 건 그것이 딸의 관점 나아가 일반 대중들의 관점으로 거기 등장하는 아빠들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딸 예림이가 보게 된 병상에 누운 아빠 이경규의 모습은 저 스튜디오에서 좌중을 쥐락펴락하는 아빠의 모습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털털하기 그지없는 예림이가 하릴없는 농담을 괜스레 건네면서도 간간이 얼굴이 걱정으로 굳어지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짠하게 만든다.

 

거기에는 무뚝뚝하게만 보였던 예림이의 아빠에 대한 마음이 어른거린다. 표현은 하지 않아도 걱정과 안쓰러움이 뒤섞인 그 감정이 얼굴에 묻어나고 때로는 그 감정이 북받쳐 올라와 괜스레 눈물이 쏟아지기도 한다.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을 때 무뚝뚝하게 대했던 아빠의 진심을 다시 발견하게 됐을 때, 그런 아빠를 오해했던 딸의 마음은 한없이 먹먹해졌을 것이다.

 

예림이가 아빠 이경규의 진심과 실제 모습을 발견하고 차츰 소통해가는 과정은 바로 <아빠를 부탁해>라는 관찰카메라가 가진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흔히들 관찰카메라라고 하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악취미 정도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아빠를 부탁해>의 관찰카메라는 서로 속내를 몰랐던 관계들의 실체를 찾고 발견해내는 새로운 시선의 역할을 해준다.

 

우리는 사실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일상이 어떻게 꾸려지고 있고 그 속에서의 인간관계가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얼마나 오해되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아빠를 부탁해>는 바로 이런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는 관찰카메라다. 그래서 한 자리에 모인 아빠들은 다름 아닌 자신들의 일상을 찍은 영상을 보며 때론 깜짝 놀라기도 하고 때론 <웃찾사>를 보는 것 마냥 폭소를 터트리기도 한다.

 

그렇게 카메라에 담긴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한 아빠들은 그래서 바로 그것을 계기로 딸과의 새로운 관계와 소통이 가능해진다. 이것은 딸도 마찬가지다. 그간 강하다고만 여겨져 왔던 아빠 이경규의 아픈 모습을 카메라를 통해 발견하는 딸은 아마도 아빠에 대한 마음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흥미로운 건 이 딸의 관점을 취하고 있는 <아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의 공감대가 시청자들과 만나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변화다. 마치 이경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소통의 물꼬를 트는 딸 예림이의 시선처럼, 이 관찰카메라는 그간 발견하지 못한 이경규의 새로운 면모를 통해 대중들과의 소통의 길을 열어준다.

 

흔히들 이경규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날방을 떠올리지만 그것은 일면일 뿐이라는 걸 <아빠를 부탁해>는 보여준다. 방송 중에도 가슴을 툭툭 치며 힘겨움을 애써 숨기는 모습은 쉴 새 없이 달려온 나이든 베테랑 방송인의 남다른 고충을 느끼게 해준다. 지금껏 방송에서의 어떤 역할을 강요받으며 살아온 이경규에게 <아빠를 부탁해>라는 카메라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건 거기에 방송인 이경규가 아닌 인간 이경규 아니 아빠 이경규의 모습이 담기기 때문이다. 예림이의 시선을 빌어 비로소 이경규의 또 다른 숨겨진 반쪽의 모습이 채워지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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