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완성도 (27)
주간 정덕현
‘화랑’, 문제는 사전제작이 아니라 완성도다KBS 월화드라마 은 결국 7.9%(닐슨 코리아)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지상파 경쟁에서 꼴찌를 기록하며 쓸쓸히 종영했다. 사실 시작부터 그리 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첫 회 시청률 6.9%. 100% 사전 제작에 중국과의 동시방영 등을 내걸었던 작품인지라(물론 이건 틀어져버렸지만) 기대감이 높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청자들은 그리 반색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그래도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적도 몇 번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갈수록 식어갔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던 걸까.혹자는 의 추락의 이유로 사전제작이 가진 한계를 지목한다. 일정 부분 그런 면이 없는 게 아니다. 즉 문제가 초기에 발견됐을 때 100% 사전 제작 드라마는 이를 대..
tvN 드라마, 어째서 펄펄 날던 기세가 꺾였을까tvN 드라마가 예전 같지 않다? 는 한 마디로 찬란했다. 시청률이 20%(닐슨 코리아)를 넘겼고 작품의 완성도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후속으로 편성된 는 첫 회 3.8%에서 시작된 시청률이 줄곧 떨어져 4회에는 2.1%까지 추락했다. tvN의 또 다른 드라마 편성시간인 월화에도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시즌15는 3.9%의 최고 시청률을 냈지만 반응은 영 좋지 않았다. 내용은 없고 영애씨가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스토리가 계속 이어졌다. 애초의 기획의도가 막돼먹은 현실 속에서도 당당한 여성상을 그려내려던 것을 떠올려보면 역행하는 느낌마저 주었다. 이어진 는 사정이 더 좋지 못했다. 애초에는 을 연출한 송현욱 감독이 연출한다는 점 때..
어딘가 부족한 , 유해진의 엄청난 저력 영화 의 진짜 행운은 유해진이 아니었을까. 는 개봉 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같은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가 개봉한 지 20일이 다 되어가지만 고작 250만 관객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비교되는 결과다. 영화에 들어간 공력을 보면 가 압도적이다. 제작비도 가 홍보비를 포함해 110억 정도가 들어간 반면 는 40억이 투입됐다. 무엇보다 쟁쟁한 주연급 배우들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의 캐스팅은, 지금껏 조연으로만 주로 서 왔던 유해진이라는 배우에 기대하고 있는 와 너무나 비교된다. 그렇다고 객관적으로 말해 라는 작품이 굉장한 완성도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전형적인 코미디 장르로서 기억상실이 된 ..
김수현 작가는 여전한데, 세상은 바뀌었다 종영한 SBS 는 실패했다. 김수현 작가는 흥행 보증수표라는 공식도 깨졌다. 물론 이것은 김수현 작가가 예전만 못하다는 뜻도 아니고, 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뜻도 아니다. 김수현 작가는 여전히 자신만의 작법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잡아끌 수 있는 능력을 보였고, 는 대가족의 여러 캐릭터들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가면서 어떤 인생의 통찰을 포착해내는 완성도도 분명히 있는 드라마였다. 무엇보다 자극적인 막장 설정으로 치닫는 드라마들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는 실패다. 최고의 고료를 받는 김수현 작가를 SBS가 주말드라마 시간대에 세웠던 건 그간 참패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던 주말시간대의 부활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
tvN, 수목도 드라마 해주면 안돼요? 수목에도 드라마 해주면 안돼요? 최근 들어 인터넷 드라마 관련 게시판이나 댓글란에 들어가 보면 tvN에 이런 요청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tvN은 현재 월화와 금토에 드라마 편성을 하고 있지만 수목에는 편성이 되어 있지 않다. tvN이 애초에 수목을 피해 월화 금토에 편성한 데는 지상파 드라마들과의 전면전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수목은 지상파 드라마들의 자존심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지금은 월화에도 수목처럼 미니시리즈를 하는 지상파들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월화는 장편에 해당하는 대하사극이나 연속극들이 편성되기 일쑤였다. 장편이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16부작 전후로 되어 있는 미니시리즈가 완성도나 밀도가 높은 건 사실이..
작가의 역량은 어떻게 최대치로 발휘되는가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은 아마도 박찬홍 감독-김지우 작가 콤비의 ‘인생작’이 아니었을까. 이토록 시작부터 끝까지 얼개가 갖춰지고 완성도도 높은데다 대중적으로도 훌륭한 작품은 결코 쉽게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콤비가 만들어낸 , , 3부작의 총아가 모두 결집되어 있는 듯한 작품이 이다. 은 복수극의 틀에서조차 벗어나 사회에 현실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사회극이면서도 동시에 한 가장의 인생을 깊이 들여다보는 휴먼드라마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인생작을 작가들이라고 늘 내놓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사실 이라는 작품이 tvN에서 방영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을 때도 이것이 김은희 작가의 인생작이 아닐까 여겨진 면이 있었다. 장르물의 대가라는 건 이미 지상파에서..
이 가진 가능성과 약점 KBS 새 수목드라마 첫 회 시청률은 7.6%(닐슨 코리아)로 동시간대 드라마들 중 2위에 머물렀다. 1위는 8.7%를 기록한 MBC . 원작이 워낙 유명했던 작품이라 기대했던 것보다는 적은 수치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수준은 아니다. 이 9.4%에서 8.7%로 추락한 걸 염두에 둔다면 의 시청률은 아직 드라마가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볼 수 있고 반등의 기회도 충분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는 이유는 연출이 탄탄하다는 점이다. 첫 회부터 김길도(바로, 조재현)라는 희대의 악역이 탄생하는 과정은 사실 연출이 허술했다면 자칫 ‘막장드라마’처럼 보일 위험성도 있었다. 하지만 은 그 짧은 한 회 속에 김길도라는 괴물의 탄생을 임팩트 있게 보..
눈 높아진 시청자들, 지상파 새로운 제작방식 고심해야 KBS 가 시청률 30%를 넘어섰다. 언젠가부터 지상파 주중드라마에서 그것도 현대극으로 30% 시청률은 도달할 수 없는 한계로 지목되어 왔다. 그래서 이제는 10%만 넘겨도 괜찮은 성적이라 여겨졌고 20%를 넘기면 대박이라는 얘기가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 하지만 이 고정관념이 깨졌다. 지상파 주중드라마 현대극이라고 해도 잘 만들어낸다면 30% 시청률을 넘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종영한 tvN 은 마지막회에 최고 시청률인 12.5%(닐슨 코리아)를 찍었다. 케이블에서 그것도 멜로 하나 없는 스릴러 장르물로 이런 시청률을 낸다는 것은 모두가 불가능이라고 여겼다. 게다가 이렇게 잠시 눈을 떼도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밀도가 높은 드라마로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