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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검사내전’도 피할 수 없었던 ‘비밀의 숲’의 문제 자동차 수리에 제대로 된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보험사에는 제대로 돈을 청구하는 이른바 ‘가짜 청구’ 범죄. 하지만 그 업체 사장이 그 지역의 국회의원 아들이다. 진영지청 차명주(정려원)는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하지만 국회의원의 줄을 타고 저 위에서부터 서서히 압력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검사장이 직접 전화해 김인주(정재성) 진영지청장에게 사건 무마를 명령하고, 그래도 계속 수사를 이어가는 차명주까지 만나 청탁을 한다. 담당검사가 차명주에서 이선웅(이선균)으로 바뀌지만, 또다시 차명주로 바뀌더니 그는 검거된 이들을 무혐의로 풀어준다.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국회의원 아들은 수배가 풀리자 유유히 귀국한다.... JTBC 월화드라마 은 지금껏 우리가 ..
이 드러내는 세 가지 가면 변지숙(수애)은 서민의 딸이다. 아버지 때문에 사채 빚 독촉에 내몰려 있는 그녀는 어느 날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을 겪게 된다. 자신의 도플갱어인 서은하의 삶을 가면을 쓴 채 살아가라는 것. 대가는 어마어마한 재산과 지위다. 그거라면 지긋지긋한 빚쟁이들로부터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편안하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악마의 유혹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본래 변지숙이었던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변지숙이 쓴 가면은 서민의 가면이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절망적으로 선택한 거짓의 삶이다. 이것은 어쩌면 이 땅에 살아가는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이 가진 가면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출근할 때 그들은 누구나 저 마다의 가면을 꺼내 쓰..
예능에 이어 드라마도, 시청률 추락이 심상찮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이 위기라는 것은 방송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 2%대의 프로그램도 적지 않고 6% 시청률만 나와도 ‘그나마 괜찮다’는 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것이 지상파 드라마들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들은 10% 시청률이 목표가 된 듯한 하향평준화를 보이고 있다. 월화드라마에서 최고 시청률을 내고 있는 드라마는 MBC . 이 드라마는 12%대의 시청률을 내고 있다. 과거 사극이라고 하면 20%가 기본이고 많게는 40%를 훌쩍 넘겨 국민드라마라고 불리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라는 걸 상기해보면 12%라는 시청률은 너무나 초라한 수치다. 그 뒤를 잇고 있는 SBS 이..
돌아온 커플 연기, 와 차이는 공교롭게도 과거 드라마에서 커플 연기를 했던 배우들이 다시 뭉쳤다는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끈 두 드라마가 있다. 과거 에서 커플 연기를 했던 장혁-장나라가 다시 뭉친 MBC 와, 과거 에서 연인을 연기했던 권상우-최지우가 다시 등장한 SBS 이 그 작품이다. 과거의 커플이 다시 뭉쳐 지금 현재의 드라마에 등장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복고적 코드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과거 작품의 향수가 어느 정도 현 작품의 기획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은 그래서 조금은 옛 트렌드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는 약간은 보수적인 느낌을 주는 로맨틱 코미디다. 요즘의 로맨틱 코미디가 좀 더 일과 사랑에서 능동적인 여성상을 그려내는 것과는 달리 이 드라마에서 장나라가 ..
, 그것은 인간관계일까 거래관계일까 그것은 인간관계일까, 거래관계일까. 에서 3일에 10억을 제안한 세영(최지우)과 그것을 돈 때문에 수락한 석훈(권상우)의 관계는 그저 거래관계였을 뿐일까. 거래관계라면 일한만큼 대가로 돈을 받으면 그걸로 끝일 게다. 하지만 이 파격적인 제안 속에는 두 사람의 미묘한 감정이 뒤섞여 있다. 어린 시절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을 보면 곧 무너질 걸 왜 쌓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세영. 그녀는 모래성 같은 사람 사이의 관계가 돈 앞에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 하는 걸 석훈에게 보여주려 한다. 그런 세영에게 석훈은 되묻는다. 그렇게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고 있을 때 세영은 무얼 하고 있었냐고. 무너질 모래성이 두려워 그저 옆에서 쳐다보고 있지 않았냐고. 무너지더라도 다시 ..
과 이 제시하는 10억의 사회학 요즘 드라마가 제시하는 액수는 1억도 아니고 100억도 아닌 10억이다. 10억이라는 돈이 제시될 때는 그만한 조건이 따라붙기 마련. MBC 에서 이건(장혁)이 김미영(장나라)에게 10억을 주는 조건은 이혼합의서다. 아이를 낳으면 자동적으로 이혼이 되는 합의서. 10개월 동안 위자료로 10억. 한 달에 1억씩 받는 셈이다. SBS 에서 세영(최지우)이 석훈(권상우)에게 10억을 제시하면서 붙이는 조건은 3일 간의 시간을 자신에게 팔라는 것이다. 육체적 관계를 상상했지만 알고 보면 그것은 세영이 석훈 부부를 일종의 시험에 들게 한 대가로 보인다. 완벽하다는 그 신뢰가 얼마나 돈 앞에서 무력한가를 실감하게 하려는 것. 하지 않겠다던 석훈도 계약금으로 1억이 즉시 입금되자 눈빛..
'유혹', 권상우는 아내에게 무슨 잘못을 한 걸까 SBS 월화드라마 의 첫 회 마지막 장면은 도발적이었다. 빚으로 벼랑 끝에 몰린 석훈(권상우)에게 세영(최지우)이 “3일에 10억”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10억이라는 액수가 환기시키는 건 다름 아닌 ‘불륜’이다. 유혹을 뿌리칠 수 없어 제안을 받아들인 석훈을 놔두고 홀로 귀국한 홍주(박하선)가 상상하는 육체적 관계. 하지만 시청자가 상상하고 홍주가 상상하는 그런 육체적 관계, 즉 불륜은 벌어지지 않았다. 세영이 석훈에게 10억을 주며 한 일이라고는 홍콩에서의 업무를 돕는 것이었다. 사적인 자리라고 해봐야 일을 잘 끝내고 저녁에 와인을 한 잔 같이 한 것 정도. 그것을 갖고 불륜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세영은 석훈에게 어린 시절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