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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88>의 중심 축 라미란의 존재감

 

<응답하라1988>에서 라미란은 굉장한 부자는 아니다. 어쩌면 천재 바둑기사 택이(박보검)네 집이 더 대단한 부자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처럼 보이는 인물이 바로 라미란이다. 그는 쌍문동 골목집에서 이웃들에게 뭔가를 항상 퍼주는 인물이다.

 


'응답하라1988(사진출처:tvN)'

물론 그것은 돈이 드는 일이지만 라미란이 퍼주는 것은 돈만은 아니다. 그녀는 베풀어도 그것이 돈을 썼다는 느낌보다는 정을 나누었다는 느낌을 더 준다. 부유층이라고 하기엔 어딘지 어설프고 그래서 오히려 서민적인 구석이 엿보인다.

 

드라마 초반에 스파게티를 먹자고 라미란이 이웃들을 모아 놓고 나눠주는 장면을 떠올려 보라. 마치 비빔국수를 비벼먹듯 손으로 쓱쓱 스파게티를 비벼 엄청난 양을 나눠주는 모습이라니. 또 최근 방영분량에서 그녀가 함박스테이크를 이웃들과 나누는 장면도 그렇다. 이일화가 거의 양푼에 스프를 내놓고 라미란은 함박스테이크에 총각김치를 얹어 내놓는다. 부유해보이지만 이런 일들이 라미란에게는 하나도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그건 사실 당대에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진짜 부유층들이야 이태리식 스파게티를 먹고 정식으로된 함박스테이크를 먹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서민들은 그렇게 나름대로 양식을 흉내 내곤 했다. 거기에서 느껴지는 건 어설픔보다는 훈훈한 사람 냄새다. 라미란은 대단히 부유하진 않아도 그 훈훈함을 음식 하나에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다.

 

복권 당첨으로 졸부가 됐지만 라미란은 이웃들 이야기처럼 찢어지게 가난을 경험했던 인물이다. 금융권에 종사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녀는 일수꾼 노릇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해 영어 한 줄 읽을 줄 모르는 그녀가 아들 정환(류준열)에게 사실은 영어를 못 읽는다고 말하고 어색하게 웃는 장면에서는 그녀의 순박함이 묻어난다.

 

<응답하라1988>은 쌍문동 골목집들 자체가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만큼 지금의 대중들에게 로망을 준다. 너무나 훈훈하고 따뜻한 이웃들이 함께 하고 있는 그 골목이 하나의 판타지를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 살아가는 이들은 결코 부유하지만은 않다. 덕선(혜리)의 집은 보증을 잘못 서 늘 가난에 허덕이고, 선우(고경표)네 집은 홀로 남은 엄마가 목욕탕 청소 알바를 해가면서 근근이 살아간다.

 

그런데도 이 골목에 사는 그들은 이상하게도 걱정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것은 이들을 마치 가족처럼 생각하고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함께 고민해주는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라미란이 있다. 뭐든 이웃에게 퍼주는 그녀이기 때문에 한 겨울 그녀가 연탄을 가득 채워놓으면 왠지 그것이 필요할 때는 이웃에게 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녀의 서민적인 부유함은 그래서 이웃과 나누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는 대중들에게 강력한 판타지가 된다. 우선 나와 내 가족이 살고 봐야 한다는 절박한 생존 현실에 놓여진 우리들에게 <응답하라1988>이 주는 위로와 위안은 그래서 더 깊고 크다.

 

<응답하라1997><응답하라1994>에서 그 중심축은 성동일과 이일화가 잡아주었다. 이 부부가 좌충우돌하는 청춘들을 떡하니 보듬고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가 가족적인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응답하라1988>에서 그 역할을 맡은 건 라미란이다. 쌍문동 골목은 그녀가 떡하니 앉아 이웃들까지 가족처럼 대하고 나누는 그 모습에 의해 훈훈해진다. 돈이 아니라 마음이 부유한 그녀야말로 서민들의 진정한 판타지다.



Posted by 더키앙

스토리보다 캐릭터, <응답>의 핵심은 예능 유전자

 

형만한 아우 없다고 했다. 속편이 본편을 앞지르지 못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응답하라> 시리즈는 다른 것 같다. 시청률로만 봐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 <응답하라> 시리즈는 갈수록 강력해진다. 신원호 PD는 애써 겸손하게 망할 작품이라고까지 말했지만 시청자들의 선택은 그 말을 결국 뒤집어버렸다. 6% 시청률(닐슨 코리아)부터 시작한 드라마는 어느새 11%를 훌쩍 넘기고 있다. 케이블 드라마로서도 놀랍고 본편을 뛰어넘은 속편으로서의 <응답하라> 시리즈로서도 놀라운 일이다.

 


'응답하라1988(사진출처:tvN)'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거기에는 이 시리즈가 가진 기존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른 작법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응답하라>시리즈는 기존 드라마들이 하듯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드라마가 아니다. 스토리라인보다는 오히려 캐릭터에 포인트가 맞춰진다. <응답하라1988>의 핵심 경쟁력은 그래서 쌍문동 골목집에 살아가는 제각각 개성강한 인물들에서 나온다. 덕선(혜리)을 중심으로 하는 정환(류준열), 선우(고경표), (박보검), 동룡(이동휘)이 젊은 세대에 맞춰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면, 그들의 부모인 성동일-이일화, 김성균-라미란 그리고 김선영과 최무성은 윗세대에 맞춰진 캐릭터들이다. 이 캐릭터들이 같은 세대끼리 우정과 정으로 엮어지거나 애정으로 엮어지는 그 관계의 변주는 이 드라마의 핵심적인 힘이 된다.

 

쌍문동 골목집이라는 판타지적인 공간에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어놓지만 어떤 일관된 스토리라인의 흐름을 만들어놓지 않은 건 <응답하라> 시리즈가 기존 드라마들과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매회 이야기가 이어지고 앞으로 어떤 전개가 나올 지를 기대하게 하는 구성을 갖고 있다면, <응답하라> 시리즈는 매 회 하나의 주제가 주어지고 그 주제에 맞는 에피소드들이 매력적인 인물들을 통해 보여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 구조는 마치 시트콤을 닮아있지만 그렇다고 <응답하라> 시리즈가 시트콤은 아니다. 단지 시추에이션이 있고 코미디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마음을 움직이는 드라마가 있다는 게 차별점이다. 그래서 덕선의 언니인 보라(류혜영)가 데모를 하고 경찰에게 잡혔을 때 엄마인 이일화가 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천재바둑기사 택이가 아버지 최무성과 무뚝뚝하지만 비디오테이프에 담겨진 기자 인터뷰를 통해 진심을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로 뭉클한 드라마적인 감동을 주지만 그것이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연속성 있는 이야기를 통해 다음 이야기는 뭘까 하는 궁금증을 을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대신 그 궁금증은 누가 덕선과 결혼했나 하는 등의 인물들의 관계에서 나오고, 나아가 이것은 이 드라마의 힘이 결국 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 시청자들은 <응답하라>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것이 아니고, 거기 나오는 인물들이 너무 사랑스러워 그 이야기를 보게 되는 것이다.

 

이건 다분히 예능적인 그림이다. 예능은 애초에 어떤 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청자를 끌 수 없는 구조다. 대신 캐릭터를 세워두면 그 인물의 매력에 의해 시청자들이 어떤 기대를 갖게 된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예능에서 잔뼈가 굵어온 인물이라는 점은 <응답하라> 시리즈가 어떻게 이들에게 최적화되어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가늠하게 만든다.

 

이렇게 스토리라인을 잘 몰라도 인물의 매력을 알게 되면 빠져드는 드라마는 새로운 시청자들의 중간유입이 용이해진다. <응답하라1988>이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나가는 건 그래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이 쌍문동 골목집에 사는 이들에 대한 아련한 판타지를 경험하고 있다. 스토리보다 먼저 캐릭터에 매료시키는 이 예능의 유전자는 <응답하라> 시리즈가 속편이 나와도 본편보다 더 강력해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 글은 PD저널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Posted by 더키앙

<응팔>, 가진 자들이 나누는 서민들의 판타지

 

돈 천 만원을 갚지 않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판에 몰린 김선영. 그 소식을 듣고 찾아온 이웃 라미란과 이일화는 그것이 마치 제 일이나 되는 듯이 안타까워한다. 라미란은 몇 백만 원은 자신이 꿍쳐놓은 게 있다며 빌려주겠다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이 빌려줄 돈 천 만원이 없어 아쉬운 얼굴이다. 그런 그녀에게 김선영은 지금껏 신세져 온 것도 미안한데 그럴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응답하라1988(사진출처:tvN)'

이런 장면은 <응답하라1988>이 갖고 있는 특별한 판타지를 잘 보여준다. 보통의 드라마들이 그토록 많이 그려왔던 판타지란 선망과 동경의 대상을 그리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백화점을 통째로 갖고 있는 남자 주인공은 여자 주인공이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사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응답하라1988>은 그런 선망과 동경의 판타지를 그려 넣지 않는다.

 

대신 그 자리에 채워지는 판타지는 돈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여진 인간적인 정이다. 이 쌍문동 골목에서 가장 잘 사는 집은 아마도 택이네 집일 게다. 천재 기사로서 어마어마한 상금을 받는 택이(박보검)와 봉황당이라는 금은방을 운영하는 택이 아버지 최무성은 그러나 전혀 그런 부유한 티를 내지 않는 인물들이다. 이웃의 부러움을 사기는 하지만 선망의 존재라기보다는 그저 마음 착하고 과묵한 이웃 정도다.

 

최무성이 김선영의 사연을 알게 되고 선뜻 천만 원이 든 통장을 내놓는 장면은 그가 그런 능력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라, 돈보다 중요한 게 사람이라는 걸 그 장면 속에서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감동적이다. 최무성은 자신이 내주는 천만 원보다 쓰러진 자신을 구해주고, 냉장고가 비면 냉장고를 채워주며 함께 모여 때로는 떠들썩하게 웃을 수 있는 이웃들과 함께 살 수 있게 해준 박선영에게 더 고마워한다. 이런 장면에서 돈이란 저 뒤편으로 밀려난다.

 

집이 넘어가게 생겼는데도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홀로 있는 최무성을 찾아와 살뜰히도 챙겨주는 김선영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그 장면 역시 돈 문제보다 더 중한 것이 사람이라는 걸 보여준다. 떡 진 머리까지 감겨주는 모습은 조금은 과한 설정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허용되는 건 그러한 정을 드러내는 판타지 역시 강력하다는 걸 말해준다.

 

중국의 바둑대회에 나간 택이를 따라간 덕선(혜리)의 이야기에서도 이런 판타지가 깔려 있다. 국보급 존재인 택이가 대회에서 이기는 그 거창한 이야기보다 <응답하라1988>은 그 뒤에서 묵묵히 몇 시간을 기다려 초밥을 사다 방문에 걸어놓는 혜리의 이야기를 담아 넣는다. 택이가 그 어느 때보다 잘 먹고, 잘 잘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은 혜리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었다는 것. 그래서 그걸 알게 된 택이가 혜리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설레게 만든다.

 

혹자는 <응답하라1988>의 이야기가 너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가 아니고 판타지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잘못된 건 아니다. 결국 드라마가 그리는 것들은 대부분 현실에 부재한 판타지가 아닌가. 그리고 그 판타지란 그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을 환기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저런 삶이 어느덧 판타지가 되어버린 현실. 선망이 아닌 사람냄새를 담고 있는 판타지는 그래서 우리시대에는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Posted by 더키앙

<내 딸 서영이>, 새 인물들 많아진 이유

 

<내 딸 서영이>는 연장 없이 50부작으로 끝낸다고 한다. 이제 41부를 끝냈으니 거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막판에 <내 딸 서영이>는 새 인물들이 유독 눈에 띈다. 이제 이혼까지 하고 새롭게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서영이(이보영) 앞에 갑자기 나타난 학창시절 그녀를 쫓아다니던 성태(조동혁)가 그렇고, 믿었던 남편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맞고 재차 며느리마저 거짓말로 결혼한 것을 알고는 충격에 빠졌던 차지선(김혜옥) 앞에 갑자기 나타난 배영탁(전노민)이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이 그렇다. 이제 곧 몇 회면 종영할 지점에서 왜 이들은 갑자기 투입되었을까.

 

'내 딸 서영이'(사진출처:KBS)

성태의 출연은 당연하게도 서영이를 잊지 못하는 우재(이상윤)와의 삼각관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첫 등장에서부터 성태의 첫사랑이 서영이었다는 것을 공공연히 드러냈다는 건 이유가 있는 셈이니까. 여기에 대해서 많은 이들은 이제 우재와 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다른 남자를 만나느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삼각관계는 서영이와 우재와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주기 위한 것이지 그들 사이를 확고하게 깨기 위한 것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홀로 선 서영이는 바로 그 새로운 출발선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을 것이다. 애초에 서영이와 우재의 비극은 그 첫 출발선이 엇나가면서 생겨난 것이니 말이다. 우재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도 바로 이렇게 다시 첫 출발선에 서는 것이다. 다시는 누군가와 엮이고 싶지 않은 서영이를 다시 연애감정으로 되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성태 같은 인물은 그래서 필요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이혼해서 남남이 된 우재를 다시 서영이 앞에 세워놓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차지선 앞에 나타난 배영탁이라는 인물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어찌 보면 마치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기꾼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진짜 로맨틱한 남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가 누구든 누군가의 남편 혹은 엄마로만 살아왔던 차지선을 자기 이름으로 설레게 만들어줄 인물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서영이나 차지선이나 모두 이 드라마에서 지금 하려는 것은 관계에 매몰되었던 자신의 삶을 홀로서기를 통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고 다시 시작해보려는 것이다. 바로 이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새로운 인물들과의 관계인 셈이다.

 

좀 더 폭넓게 보면 <내 딸 서영이>에서 관계에 실패한 이들은 새로운 관계를 통해 그 고통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서영이의 아버지 이삼재(천호진)는 목공가구점 사장인 방심덕(이일화)과의 관계를 통해 과거를 넘어서 현재의 삶을 살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서영이 때문에 강미경(박정아)과 헤어지고 대신 최호정(최윤영)과 결혼한 이상우(박해진)는 그 최호정이라는 속 깊고 착한 아내 덕분에 새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또 그렇게 이상우와 헤어진 강미경 역시 그 앞에 최경호(심형탁)라는 인물과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즉 엇나간 운명으로 혹은 한 때의 실수나 잘못으로 틀어진 관계가 삶을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고 해도 결국 새로운 삶은 다시 시작된다는 것. 그리고 그 새 삶에는 새로운 관계와 인물이 요구된다는 것은 <내 딸 서영이>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가의 세계관이다. 물론 서영이와 우재는 다시 재결합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홀로 서기를 통해 자신을 먼저 사랑하게 된 이가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영이가 앞으로 만들어갈 새로운 관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것은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내 딸 서영이>의 막바지에 이르러 새로운 인물들이 투입되고 그들과 새로운 관계들이 만들어지는 것은 그래서 어쩌면 이 비극적인 인물들이 갈등을 이겨내고 새로운 행복을 찾아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많은 시청자들은 서영이와 우재가, 또 서영이와 아버지가 다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심하게 엇나간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데는 그만한 과정들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지금 <내 딸 서영이>는 그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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