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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그사이’, 시대를 관통하는 상처받은 이들의 사랑 이 드라마 첫 방부터 심상찮다. 그저 평범한 청춘 멜로인 줄 알았는데, 시대를 관통하는 사랑과 아픔 그리고 위로 같은 것들이 첫 회부터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저 가슴 설레는 알콩달콩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아픈 상처의 응어리를 지그시 들여다보며 그 따뜻한 응시로 풀어헤치는 그런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랑이야기다. JTBC가 새롭게 편성한 월화드라마 는 쇼핑몰 붕괴 사고로부터 시작한다. 48명이나 죽은 그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문수(원진아)와 강두(이준호). 하지만 살아남은 그들은 여전히 그 사고의 충격과 후유증 속에서 파괴된 삶을 버텨내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동생을 잃은 문수는 그 트라우마와 죄책감 속에서, 술로 세월을 보내는 엄..
이준호·원진아가 해낸 ‘그사이’의 깊은 몰입감제목은 지만 연기는 그냥 할 수 없는 작품이다. 그것은 이 작품이 다름 아닌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많은 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아픈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지워지지 않는 상처 앞에서는 섣부르게 웃는 것조차 감히 해서는 안 될 무례처럼 느껴진다. 그것에 진심이 담기지 않는다면.그래서 건물 붕괴 사고 후 생존자들이 만나 사랑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드라마에 이준호와 원진아라는 아직은 확고한 연기로서 자신을 대중들 앞에 증명해냈다고 보기 어려운 배우들이 주인공이라는 사실에 걱정이 앞서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이준호는 지난 작품인 에서 독특한 악역 서율 역할을 해내면서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이돌의 잔상이 남아있..
악역이 뭐길래...이준호·김재욱·엄기준, 주인공만큼 빛나는 존재감KBS 수목드라마 에서 펄펄 나는 건 주인공 남궁민만이 아니다. 악역으로 등장해 이제는 남궁민과 짝패가 된 이준호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제대로 얻었다. 그는 서율 이사라는 캐릭터를 통해 나이 많은 부하직원들에게 안하무인격으로 반말을 하고 필요하면 폭력까지 일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윤하경(남상미) 대리 앞에서는 부드러운 면면을 드러낸다. 김과장과 대립하다가도 그가 죽을 위기에 몰리자 그를 구해주는 의외의 인간적인 면을 갖고 있어,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다. 물론 이준호는 드라마 이나 영화 등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연기력을 갖춘 아이돌로 평가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의 서율이라는 캐릭터는 확실하게..
벌레로 살아갈 것인가 어른으로 살아갈 것인가 “나 아주 나쁜 놈이야. 당신 말대로 쓰레기고. 동우를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지옥 같아서 모든 게 내 탓인 것만 같아서 무섭고 두려웠어. 그래서 도망쳤어. 상처를 마주볼 용기가 없어서 있는 힘껏 도망쳤어. 기껏 도망친 곳이 진짜 지옥인지도 모르고 썩은 권력에 기생하면서 그들이 던져준 돈과 권력에 취해서 벌레처럼 살았어. 참 어리석었어. 매순간 진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매순간 그걸 놓치고 더 큰 죄를 지었거든. 그들도 나도 그렇게 살았어.” tvN 금토드라마 에서 태석(이성민)은 전처이자 뺑소니사고로 죽은 동우의 엄마인 은선(박진희)을 찾아와 참회한다. 그는 자신이 지옥 같은 고통 때문에 기억으로부터 도망쳤지만 그 도망친 곳이 진짜 지옥이라는 걸 알게..
, 어느 한 남자의 추락을 바라본다는 건 태석(이성민)의 하루는 한 마디로 지옥 같았다. 하루아침에 멀쩡했던 그는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고 뇌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가방 대신 쓰레기를 들고 나오질 않나 심지어 자기 차를 찾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알츠하이머에 대해 “멍청이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재벌3세 의뢰인 영진(이기우)의 말은 이제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다. 영진이 가진 병원측을 대신해 태석이 내부고발을 하려는 의사의 사적인 약점을 들춰내고 그것으로 문제를 덮은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의사가 덜컥 자살을 해버리고, 백지유서에 그의 명함을 남겨 놓는 일이 발생한다. 의사의 자살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거기 남겨진 태석의 명함 때문에 형사가 찾아와 의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