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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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 이 잔혹동화 참 좋다, 오정세라서 더 좋다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0. 8. 9. 16:08
'사이코', 좋은 드라마엔 어째서 늘 오정세가 있었을까 자신의 엄마가 사랑하는 강태(김수현)와 이제 가족이 된 상태(오정세)의 엄마를 죽인 범인이라는 걸 알게 된 문영(서예지)은 충격에 빠져버린다. 강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영 옆에서 떠나지 않고 그를 지키고, 상태는 문영이 아프다는 얘기에 순덕(김미경) 아줌마가 만들어준 죽을 싸서 문병을 온다. 하지만 문영은 상태를 마주 보지 못한다. 그저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라고 말할 뿐이다. 상태는 왜 문영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다만 동생 강태와 싸웠을 거라 짐작하며 애써 문영의 입에 죽을 떠넘겨주려 한다. "용서해줘." 문영이 그렇게 말하자 상태는 선선이 "이거 먹으면 용서해줄게"라며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밥을 먹여주는 것처럼 문영의 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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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변호사', 어째서 최민수가 주인공처럼 보이는 걸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6. 12. 09:26
‘무법변호사’를 이끄는 진짜 주역, 최민수어째서 봉상필(이준기)이 아니라 희대의 악당인 안오주(최민수)가 주인공처럼 보일까. tvN 토일드라마 는 그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다. 기성이라는 도시를, 정신적 지주인 척 하지만 사실은 적폐의 수괴인 차문숙(이혜영) 판사가 쥐락펴락하고, 그에 의해 어머니가 살해당한 봉상필이 변호사가 되어 돌아와 복수를 해나가는 이야기. 이 전형적인 복수극의 구조로 보면 당연히 봉상필이 주목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추진력이 이 봉상필이라는 인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지는 의문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안오주라는 악당 캐릭터의 힘에 의해 추진력을 얻고 있어서다. 드라마 초반이야 복수극의 밑그림을 그려주는 악역인 안오주가 주목되는 건 당연하지만, 중반을 넘어오고 있는 지금 역시 이 캐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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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2', 김무열 죽음을 통해 뭘 말하고 싶었던 걸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1. 9. 10:04
‘나쁜 녀석들2’, 주인공급 김무열의 죽음이 예고하는 것OCN 주말드라마 는 8회 만에 서원시를 쥐고 흔들던 조영국(김홍파)과 그와 결탁했던 비리검찰 이명득(주진모) 검사장이 모두 검거됐다. 우제문(박중훈) 검사가 그토록 바라던 일이었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았고, 또 희생도 컸던 이 사건이 이제 겨우 중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마무리됐다는 건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사건이 마무리되고 각자 뿔뿔이 흩어지게 된 우제문과 함께 했던 이른바 ‘나쁜 녀석들’은 그러나 여전히 그 사건 이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처참하게 살해당한 양필순(옥자연)의 살해범을 장성철(양익준)은 계속 추적하고 있고, 허일후(주진모)는 제 손으로 조영국(김홍파)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긴 채 생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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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에게 쏟아지는 열광적 지지, 그럴만한 이유 있다옛글들/명랑TV 2017. 9. 3. 10:07
따뜻한 인성의 김생민, 이러니 대세가 될 수밖에“이 자리에 20년 있었는데 처음 있는 일이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KBS 에서 김생민은 자신이 인터뷰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무려 20년 간이나 그는 의 코너를 맡아 당대의 스타들을 인터뷰해왔고, 지금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러니 그 자신이 그 자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이었을까. 에 출연했던 김생민은 거기 앉아 있는 MC들을 ‘스타’라며 자신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는 걸 분명히 한 바 있다. 그것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박봉에도 연예 전문 리포터로서 20년 간이나 스타들을 인터뷰해왔다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리포터로서 스타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다 대중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이들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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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나, 혜리는 되고 수지, 아이유는 안될까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6. 9. 13. 08:44
준비되지 않은 연기돌에게 유리한 위치란 없다 연기하는 아이돌, 이른바 ‘연기돌’들은 연기에 있어서 훨씬 더 냉정한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당연한 것이 배우를 지망하는 신인 연기자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차근차근 밟아도 오르기 어려운 자리에 아이돌로서의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로 떡하니 캐스팅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대중들은 훨씬 더 까다로운 잣대를 갖고 이들의 연기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래도 작년부터 연기돌에 대한 평가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tvN 에서 혜리가 덕선이 역할로 괜찮은 평가를 받았고, SBS 에서 민아 역시 그리 큰 이물감을 주지 않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tvN 의 나나는 지금껏 예능에서 가졌던 비호감적인 요소마저 김단이라는 컬크러시 캐릭터를 통해 한 방에 일소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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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마동석, '덕혜옹주' 라미란의 미친 존재감이란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6. 8. 11. 09:27
마동석, 라미란과 함께라면 좀비도 일제도 안 무섭네 마동석, 라미란 보러 영화관 간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만한 상황이다. 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가장 먼저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의 마동석이 그렇고, 입소문을 타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2백만 관객을 돌파한 의 라미란이 그렇다. 이들은 모두 이 두 영화의 주인공이 아닌 신스틸러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이 사실상 흥행 보증수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이들에게 부여한 걸까. 에서 마동석이 연기하는 상화는 아내와 함께 부산행 KTX를 탔다가 좀비들과의 일전을 벌이게 되는 평범한 인물이다. 조금 껄렁껄렁한 건달 같은 느낌을 보이지만, 아내인 성경(정유미)이 하는 말 한 마디면 무조건 복종하고 또 사람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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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의 '힐링캠프'가 던진 음악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들옛글들/명랑TV 2015. 10. 7. 08:49
음악 프로그램은 왜 다 오디션이어야 하나 SBS 에 게스트로 초대된 이승환은 거기 앉아 있는 500인의 방청객이자 MC들(?)의 사연을 듣고 거기에 딱 맞는 노래를 불러주었다. 이를 테면 잘 만나던 남자친구가 갑자기 연락을 끊었다는 사연을 듣고는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들려 준더거나, 만난 지 천일이 된 연인에게 ‘사랑하나요’를 들려주고, 또 결혼을 앞둔 여성이 상대방에게 전하는 곡으로 ‘화려하지 않은 고백’을 들려주는 식이다. 가수의 꿈을 좇다보니 소홀해지는 내 사람에게 확신을 주고 싶다는 사연자에게 ‘그 한 사람’을 불러주자 그 가사 ‘어디 가지 않아요. 여기에 매일 있을게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외롭지 않게 소홀해지지 않게’라는 구절이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연자의 마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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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귀신님', 박보영도 김슬기도 새롭게 보이는 건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5. 7. 20. 09:55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복면가왕'이 보인다면 tvN 에서 박보영은 나봉선과 신순애라는 두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한다. 본래 나봉선은 소심하고 내성적인 인물이지만 그의 몸으로 들어온 귀신 신순애(김슬기)는 굉장히 적극적이며 자기감정 표현을 숨기지 않고 하는 인물이다. 그것은 적극적인 차원을 넘어서 심지어 ‘엉큼하기까지’ 한 모습이다. 그녀는 늘 셰프인 강선우(조정석)를 어떻게 ‘자빠뜨릴까’ 골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것은 신순애의 성격이 들어간 것이겠지만, 그렇게 엉큼할 정도로 적극적인 건 그녀가 죽은 귀신이기 때문일 것이다. 처녀귀신이라 그렇다는 얘기가 아니다. 죽음을 경험한 그녀는 가끔씩 ‘세상 다 산 사람’ 같은 얘기를 꺼내놓는다. 뭐가 걱정이냐며,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데 오늘 맛있게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