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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클럽’, 어째서 이효리가 대체불가인지 알겠네

 

어쩌면 이렇게 이 시대에 딱 맞는 예능의 맛을 낼 줄 알까. JTBC 예능 <캠핑클럽>을 보다보면 이효리가 실로 관찰카메라 시대에 제 물을 만났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빵빵 터지는 웃음에서 가슴 먹먹해지는 진심어린 눈물까지, 이효리가 있어 가능하다는 걸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울진 구산의 아름다운 해변에서의 하루는 이효리가 있어 다이내믹해진다. 캠핑 5일차에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뿔뿔이 흩어져 저마다 하고픈 일을 할 때, 이효리가 가만 있지 못하고 홀로 바쁘게 이 일 저 일을 하는 모습은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유를 사러 매점에 갔다가 쓰레기봉투와 장작까지 사서 낑낑대며 돌아오는 이효리가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건 바로 자신이었다는 걸 토로하는 장면은 웃음과 동시에 어떤 의미까지 더해준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다들 요가를 하거나 잠깐의 낮잠을 청하는 그 시간에 홀로 무거운 서프보드를 들고 바다로 가려 애쓰는 모습은 한 편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한 웃음을 줬다.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한 약속과 이진을 불러 도움을 요청하고픈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효리가 그렇고, 그런 이효리에게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이라고 웃음 섞인 타박을 하는 이진의 모습이 그렇다.

 

자꾸만 이진을 부르는 이효리는 나중에는 그러면서 자꾸 자신을 의식하고 쳐다보게 될 거라고 말하고, 실제로 멀리 바다까지 서프보드를 들고 나가는 이효리를 쳐다보는 이진의 모습에 미소 짓게 되는 것도 그렇다. 거기에는 기분 좋은 웃음과 함께 이들이 이제는 점점 서로를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묻어난다.

 

보드를 타고 바다까지 나가려 하지만 바람 때문에 자꾸만 엉뚱한 데로 오게 되자 포기하고 해변가에 앉은 이효리에게 다가온 옥주현이 오랫동안 나누지 못했던 속내를 드러내는 대목 역시 이효리 특유의 편안함과 진솔함이 있어 가능했던 일일 게다. 이효리가 잘 되고 있는 게 너무 좋으면서도 엄마가 비교할 때는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는 것. 그렇게 괴로웠지만 나중에는 이효리가 잘 될수록 감사함을 느꼈다며 옥주현은 눈물을 보였다. 이효리는 그런 옥주현을 ‘대단하다’ 생각했다는 속내를 전했다. “나는 너를 보며 어떻게 뮤지컬 분야에서 저렇게 잘하게 됐지? 대단하다 하고 생각했다”는 것.

 

이런 분위기는 이미 경주 ‘화랑의 언덕’에서 해돋이를 보며 이진과 함께 이효리가 앉았던 그 순간에도 보여진 바 있다. 늘 쾌활하게 웃고, 서로가 다르다는 걸 인정하며 그걸 바꿀 수 없다는 걸 받아들임으로써 한껏 편안해진 이들은 그렇게 깔깔 웃다가 어느 순간 속에 있는 어떤 못했던 말들을 꺼내놓게 되었다. 이렇게 된 건 이효리 스스로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그 진솔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캠핑카 차체에 빔 프로젝트로 과거 핑클의 영상을 보며 거기 나오는 자신들의 모습을 “꼴보기 싫다”며 자아 비판하는 분위기. 한껏 꾸미던 과거의 모습에서 이제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꺼내놓는 그런 분위기가 <캠핑클럽>에서는 공기처럼 떠다닌다. 한 때 화려한 무대 위의 주인공이었지만 누구든 그 무대를 내려와 제 자리로 돌아오면 거기서 자신의 본 모습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는 걸 <캠핑클럽>은 보여주고, 그것은 시청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위로와 위안을 준다.

 

관찰카메라 시대의 예능 프로그램은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진정성만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건 결국 이 프로그램이 예능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진솔한 모습과 함께 그 속에서 웃음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이효리는 관찰카메라 시대에 대체불가 예능인이 아닐까 싶다. 웃음부터 눈물까지 다 되는.(사진:JTBC)

Posted by 더키앙

‘캠핑클럽’ 이효리와 ‘골목식당’ 백종원, 공통점은 진정성

 

지금 예능의 블루칩이라면 단연 백종원과 이효리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이효리는 JTBC <효리네 민박>이 큰 성공을 거둔 후 이번에는 <캠핑클럽>으로 돌아왔다. 시청률은 아직 4%대(닐슨 코리아)지만 초반이라 향후 높은 화제성과 함께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백종원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지난해 1월부터 시작해 어언 1년 반 동안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최고시청률이 10%대를 넘어섰고 화제성도 매주 방영 후 갖가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높다.

 

한 때 예능하면 떠올리던 인물들은 주로 MC들이었다. 이를테면 유재석이나 강호동, 이경규, 신동엽, 김구라 등등. 하지만 최근 들어 이들 스타 MC들의 예능에서의 비중은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물론 유재석은 여전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같은 프로그램으로 지금의 새로운 예능 트렌드에 적응해가고 있고, 강호동 역시 JTBC <한끼줍쇼>나 <신서유기>, <강식당> 같은 프로그램으로, 이경규는 채널A <도시어부> 같은 프로그램으로 저마다의 예능지분을 지켜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존재감이 과거만하다 말하긴 어렵다.

 

이효리와 백종원이 지금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되는 블루칩이 된 건 무엇 때문일까. 두 사람은 그 방송에서 소비되는 방식이 확연히 다르지만 공통되는 지점도 있다. 그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이효리가 <효리네 민박>에서도 또 <캠핑클럽>에서도 대중들의 호감을 얻고 있는 건 스스럼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부분이다. <캠핑클럽>은 핑클 멤버들이 14년 만에 모여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함께 여행하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어찌 보면 여행 그 이상의 것이 있을까 싶지만, 이효리는 있는 그대로의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갱년기를 이야기하고 배란일을 말한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 솔직함의 수위는 확실히 높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끝이 아니다. 이효리는 이진과 함께 해돋이를 보며 한 때 자신의 인간관계가 잘못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혼자 다니는 걸 더 익숙하게 생각했던 이효리지만 나머지 세 명의 멤버들이 모이는 모습에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했다는 것. 이효리의 솔직한 이야기에 이진도 마음에 있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자신의 직설적인 모습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곤 했었다며 미안했고 고마웠다는 것. 두 사람 모두 눈가가 촉촉해지는 이런 순간은 결국 이효리의 남다른 진정성에서 비롯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여름특집으로 과거 찾았던 식당들을 다시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보인 백종원의 진정성도 화제가 되었다. 그저 한 번 방송에서 미담이 되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찾아가 여전히 잘못된 것은 끝까지 바로 잡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심지어 이대 백반집의 배신 앞에서 분노와 함께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에서는 이것이 그가 말했듯 그냥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사명감을 갖고 하는 일”이라는 걸 드러내주었다.

 

이효리와 백종원이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된 상황은 지금의 예능 프로그램에 대중들이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것은 가짜가 아닌 진짜를 원한다는 것. 그저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방송에 임하는 것이다. 이건 과거 캐릭터쇼 시절에 캐릭터라는 가면 뒤편으로 물러나곤 하던 MC들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골목식당’, 식당 선정의 중요성 새삼 느낀 여름 특집

 

만일 이게 드라마라면 이런 막장도 없다.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여름 특집으로 다시 찾은 이대 백반집. 이 프로그램이 처음 찾아간 골목이 바로 그 곳이고, 거기서 특히 백종원이 마음을 썼던 집이 바로 그 집이다. 하지만 고집 센 주인아주머니와 음식대결까지 벌여가면서 솔루션을 줬던 백종원은 다시 찾은 그 집의 ‘참상’을 보고 분노와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불시에 백종원이 찾아가자 이대 백반집 아주머니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넉살 좋게 변명을 늘어놓는 아주머니는 이미 백종원이 찾기 전 몰래 그 곳 상황을 비밀요원(?)들이 찾아가 촬영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맛이 없다는 손님에게 “백종원 음식이 원래 짜고 맵고 하다”며 자신들이 그래서 더 낫게 바꿨다고 말하는 사장 내외의 모습. 게다가 해준 적도 없는 닭백숙과 김치찌개 레시피를 백종원으로부터 받았다 거짓말까지 하며 장사하는 모습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이었다.

 

그 사실도 모른 채 거짓말을 늘어놓는 백반집 아주머니가 찾은 손님들의 음식을 할 동안, 백종원은 냉장고를 들여다보고는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 잔뜩 쌓여 있는 뚝배기들. 미리 양념들을 담아놓은 그 뚝배기들은 과거 백종원이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던 일들을 이들이 버젓이 하고 있었다는 걸 보여줬다. 그렇게 쌓여있는 뚝배기가 무려 57개. 하루에 다 소진된다고 백반집 아주머니는 애써 변명했지만 그건 사실일 수가 없었다. 결국 그렇게 남겨진 재고가 다음날 누군가에게 팔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백종원은 “마음이 다쳤다”고 말했다. 왜 그렇지 않을까. 자신이 특히 신경을 쓰고 마음을 썼던 가게가 그런 진심은 몰라주고 기본도 지키지 않은 채 자기 이름을 팔아 장사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백종원의 분노를 옆에서 지켜보던 백반집 아저씨는 결국 백종원에게 “잘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백종원도 지금껏 방송에서 단 한 번도 보인 바 없던 눈물을 흘렸다. 그건 아마 속상함과 분노와 안타까움이 뒤섞인 눈물이었을 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백반집 아주머니는 엉뚱한 농담을 늘어놓았다. 매출이 늘어 빚을 갚고 살도 쪘다는 것. 백종원이 어떤 심경일지 안다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매출이 어떻게 해서 늘게 되었던 건가. 그건 그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고, 백종원이라는 이름값에 방송의 힘을 빌어서 얻은 결과가 아닌가. 결국 이들은 백종원과 방송을 이용해 거짓장사를 한 것이고, 손님들을 피해를 입은 것이며 나아가 백종원이 말하듯 힘들어도 이 방송을 보며 어떤 희망을 가지려하는 사람들의 꿈마저 꺾어버린 것이다.

 

이번 여름 특집은 ‘재점검’이라고는 했지만 포상의 의미가 더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된 프로그램이 가게 선정을 하는 일이 이제는 더 중요해졌다는 걸 보여줬다. 이대 백반집은 물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했고 백종원도 그렇게 하라 신신당부하며 여름 특집을 마무리했지만 시청자들로서는 찜찜함이 남을 수밖에 없다.

 

포방터 시장의 늘 손님 생각을 우선으로 하는 돈가스집이나 개과천선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는 홍탁집 같은 가게들은 충분히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려주는 곳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대 백반집은 아무리 다시 생각해도 의미 없는 방송 낭비에 재능 낭비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게다가 그들이 받은 수혜를 생각해보면 누구나 분노할 수밖에 없을 게다. 더 성실히 노력하면서도 힘겹게 버텨내는 다른 가게들이 있다는 걸 제작진은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이제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이야기 중에는 패턴화된 부분이 생겼다. 이른바 뒷목 잡는 빌런이 등장하고, 분노하는 백종원과 그럼에도 솔루션을 줘 개과천선하는 가게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런 패턴화된 이야기는 자칫 막장으로 흐를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 자극은 물론 시청률을 올리지만, 지나친 막장의 반복은 아예 시청자들을 등 돌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어느 순간 식상해진 ‘전참시’, 그 이유가 뭘까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추락세는 명확해 보인다. 한때 13.3%(닐슨 코리아)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었지만 지금은 6%대까지 떨어진 시청률이 그렇고, 무엇보다 확 줄어든 화제성에 댓글 반응들이 이러한 추락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오비이락처럼 마침 임송 매니저가 하차하면서 뚜렷하게 생겨난 변화는 그래서 이 추락세의 이유가 마치 거기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물론 그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게다. 그만큼 <전지적 참견 시점>의 급상승을 이끌었던 주역이 바로 임송 매니저였다는 걸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방영되고 있는 <전지적 참견 시점>을 보면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게 확실해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프로그램이 오래도록 반복되고 고정 출연자들이 계속 출연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들의 방송 분량이 어쩐지 비슷한 패턴 안에서 빙빙 돌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물론 스토리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보이는 모습이나 과정은 유사한 지점이 많다. 이를테면 이영자와 매니저 송성호가 함께 한 강연 소재의 이야기는, 두 사람의 역할을 바꿔놓은 것 빼놓고는 새로울 게 없다.

 

이번에는 이영자가 매니저가 되어 송성호 매니저의 강의 준비를 도와주고, 그가 강연하는 걸 보며 감동의 제스처를 보인다. 또 강연이 끝나고 나서 올라오는 길에 빼놓지 않고 먹방을 하러 간다. 물론 이번에는 이영자가 아닌 송성호 매니저가 추천한 수제 국수집이지만, 막상 그 곳에 가서 나오는 풍경은 다르지 않다. 이영자는 특유의 맛 표현을 하려하고 그런 맛 표현에 스튜디오에서 이를 관찰하는 출연자들은 감탄한다.

 

너무 뻔해 보이는 스토리가 반복되고 있는데다, 이영자와 송성호 매니저의 역할 바꾸기 역시 너무 의도가 보이는 설정이다. 최근 <전지적 참견 시점>은 스타를 위해 헌신하는 매니저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이 180도 달라졌다. 한 때는 그 헌신이 굉장한 ‘배려’로 읽혔지만, 지금은 지나친 ‘과잉 행동’으로 읽히고 있다. 그래서 심지어 ‘현대판 노예’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물론 그건 과한 표현이고 실제 매니저가 그런 역할만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방송이 그런 부분을 부각시킨 면은 분명히 있다. 실제 매니저들이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왜곡을 걱정할 정도로.

 

그러니 이런 상황에 이영자와 송성호 매니저가 마침 역할을 바꿔 보여주겠다는 건 자연스럽다기보다는 의도적인 설정처럼 보이는 면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것이 실제라고 해도 시청자들이 그걸 실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새삼스런 변화’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정의 의심은 <전지적 참견 시점>이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제 아무리 배려가 넘치는 스타와 매니저의 모습을 보여줘도 ‘가식’과 ‘의도’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전지적 참견 시점>이 청하나 송가인 같은 새로운 출연자들을 계속 해서 게스트처럼 출연시키는 건 과연 효과가 있는 일일까. <전지적 참견 시점>이 가진 문제는 고정출연자들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진정성 의심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게스트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미 진정성이 의심되는 상황 속에 게스트가 들어가게 되면 자칫 그 게스트 역시 의외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금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스타와 매니저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점’이 달라졌다. 그런데도 이들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간다는 게 얼마만큼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또한 프로그램이 지속되면 출연자들은 자신의 방영되는 모습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행동하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실제 진실된 모습은 갈수록 퇴색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 관찰카메라가 갖는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덜어내기 위해 매니저에 주목하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가져온 <전지적 참견 시점>은 이제 매니저 또한 방송을 의식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진짜냐 가짜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수밖에 없는 관찰카메라에서 이런 변화는 프로그램의 기반 자체를 흔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지금 현재 <전지적 참견 시점>이 추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임송 매니저의 하차 때문이 아니고.(사진:MBC)

Posted by 더키앙

하현우의 ‘이타카’, 그저 그런 음악예능 이상일 수 있었던 건

tvN 예능 프로그램 <이타카로 가는 길>이 종영했다. 하지만 그 여운은 이들이 여정을 통해 남긴 추억들과 음악과 더불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하현우가 그토록 가고파했던 이타카. 그래서 그 여정에 함께 하게 된 윤도현. 록브로스가 터키에서부터 그리스 이타카까지 가며 중간 중간 함께 해주었던 이홍기, 김준현 그리고 소유. 그들의 웃음소리와 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모니를 이뤄 부르던 노래들이 귓가에 잔상으로 남아 지금도 들여오는 것만 같다. 

도착한 이타카는 애초에 예상했던 것처럼 굉장히 특별한 곳은 아니었다. 사실 그들이 지나왔던 터키의 파묵칼레나 카파도키아, 그리스의 메테오라 같은 곳을 생각해보면 이타카는 조용하고 자그마한 섬마을이었다. 오디세우스의 고향이라는 점이 남다른 느낌을 주지만, 그렇다고 20일 간이나 비행기와 배와 차를 타고 찾아가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그런 곳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건 이 여행의 촉발점이 된 하현우가 생각했던 바 그대로였다. 그는 마지막 이타카로 들어가기 직전 “평범한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것이 그들이 여기까지 온 여정을 더욱 아름답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목표인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향해 가는 과정과 그 일상들의 소중함을 보여주겠다는 것. 그것이 하현우가 굳이 이타카로 가는 그 여정을 통해 온몸으로 하려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하현우가 자신의 가슴 한 켠에 문신으로 새겨놓은 ‘가슴에 이타카를 품어라’는 문구는 그가 이 여행을 얼마나 꿈꾸었는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 진정성이 녹아 있어 이 프로그램은 그저 여행하며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 예능의 차원을 넘어설 수 있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들과 즉석으로 함께 노래하고 여행 중간 중간에 맞닥뜨리는 절경 속에서 노래하는 모습은 음악적으로도 또 영상적으로도 우리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해주었지만, 여행의 마무리에서 뒤돌아보면 그 이상의 추억들로 남았다.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아니냐고 <이타카로 가는 길>은 말해주고 있었고, 또한 결과가 비록 별 것 아니라고 해도 그 과정은 실로 찬란했으며 그러니 우리의 꿈은 우리를 속인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나의 음악과 여행을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껏 그것을 통해 이토록 묵직한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다.

<이타카로 가는 길>은 다소 투박한 면은 있었지만, 음악과 여행 예능에서 분명 한 걸음을 더 나간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관찰카메라 형식의 프로그램이지만, 한 사람의 진정성이 담겨있어 그 발걸음 하나하나, 노래 하나하나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게 해준 그런 프로그램. 관찰카메라에서 거기 출연하는 사람의 진정성이 왜 중요한가를 이 프로그램만큼 잘 보여준 사례가 있을까.

이타카라는 특정한 곳을 향해 가는 여정을 담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는 건 실로 소중한 경험이다. 저들의 유쾌한 여행을 통해 우리도 누구나 자신만의 이타카가 있고, 그 곳을 향해 걸어가고 있으며, 그 여정에서 만나는 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됐으니.(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현지에서’, 이런 직원들이라면 안 될 턱이 있나

짜장면에 이어 탕수육도 대박이다. tvN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가 대학가에 연 ‘현지반점’ 푸드트럭에서 탕수육은 현지 대학생들에게 ‘찍먹’이나 ‘부먹’이냐를 고민하게 만들만큼 화제가 되었다. 그 남다른 바삭함을 맛보려면 찍먹이 제격이지만, 손님에 따라서는 소스의 맛을 더 느끼고 싶어 부먹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찍먹이든 부먹이든 한결같은 이야기는 “맛있다”는 것. 

물론 요리의 맛이야 이미 검증된 이연복 셰프가 손수 현지에서 그 때 그 때 신선한 재료를 사서 바로바로 요리를 해 내놓는 것이니 정답이 아닐 수 없다. 이틀째에 나간 짬뽕이 너무 매워 중국인들에게 큰 호응은 없었지만, 그 순간에도 짬뽕에 들어갈 해물로 즉석에서 메뉴를 바꿔 백짬뽕을 내놓는 이연복 셰프의 ‘순발력’과 ‘손님 중심’의 마인드가 빛을 발했다. 

그런데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했던가. 함께 이연복 셰프를 도와 ‘현지반점’의 손발 역할을 하는 김강우, 서은수, 허경환 등도 점점 이연복 셰프를 닮아간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탱탱한 면발을 빼놓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국수 앞에서 끊임없어 면을 뽑아내는 김강우는 잘 생긴 외모 탓에 배우를 의심(?)받지만, 너무 열심히 일하고 있어 이연복을 가장 가까이서 돕는 수석 셰프로 현지인들에게 각인된다. 그에게 붙는 ‘면부석’, ‘국수주의자’란 자막이 우스우면서도 수긍이 가는 이유다. 

김강우야 영화 <식객>을 통해 일찍이 요리를 접한 경험이 있어 이연복 셰프가 “칼질이 예사롭지 않다”고 말할 만큼 요리에 뛰어들었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서은수는 ‘성실함’과 ‘센스’로 현지반점이 잘 돌아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주문이 오면 들어갈 재료들을 미리 잡아주었다가 이연복 셰프의 요리 도중 정확한 시점에 넣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 중국어를 못하지만 잔돈이 부족하자 현지 음식점을 찾아가 돈을 바꿔오고, 탕수육을 할 때는 이연복 셰프에게 배워 고기를 바삭하게 튀기는 중대임무(?)를 부여받는다. 

하지만 김강우나 서은수보다 더 어려운 역할을 하는 이는 바로 허경환이다. 김강우, 서은수는 요리를 하니 몸을 놀리면 되는 일이지만, 허경환은 홀 서빙을 맡아 현지인들과 소통을 해내야 한다. 중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필요한 말들을 외워 활용하는 허경환은 능숙하지 않아도 현지의 손님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통해 음식점에 좋은 인상을 만들어준다. 아이들과 장난을 치기도 하고, 손님들과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섞어서라도 소통하려는 모습은 그 노력만으로도 좋은 서비스의 느낌을 준다. 

<현지에서 먹힐까> 중국편은 중국에서 짜장면, 짬뽕, 탕수육 같은 우리 식의 중화요리가 먹힐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그것보다 더 주목되는 건 이연복 셰프가 어떻게 해서 성공했을까 하는 점이다. 그건 그가 말했듯, “기본에 충실”한 것이고, 손님에게 맞추려는 노력 덕분이다. 그런데 그 성공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함께 따르는 이들의 도움이라는 걸 김강우나 서은수 그리고 허경환이 보여준다. 

여느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려 애쓰는 모습이 나왔을지 모르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이들은 출연자라기보다는 현지반점의 직원처럼 일하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김강우나 서은수는 배우라는 직업을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그 일에 몰입해 있고, 허경환 역시 마찬가지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이연복 셰프도 그렇지만 김강우, 서은수, 허경환 역시 돋보이는 이유다. 역시 잘 되는 음식집에는 남다른 셰프와 그를 닮아가는 성실한 직원들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사진:tvN)

Posted by 더키앙

‘쇼미더머니777’, 돈과 성공 판타지로 만들어진 힙합씬

이번 Mnet <쇼미더머니777>에는 이전 시즌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들이 보인다. 그 첫 번째는 갈수록 점점 지원자가 늘고 있는 1차 예선전의 장관을 모두 삭제해버렸다는 점이다. 별거 아니라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사실 방송 제작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선택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껏 <쇼미더머니>에서 항상 처음 시선을 끌었던 건 바로 이 1차 예선전이 연출하는 장관과, 거기서 늘 존재하기 마련인 특이한 출연자들을 통한 이슈들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슈들 중에는 힙합에서 늘 논쟁이 되던 이른바 ‘힙합 아이돌’과 언더그라운드 사이에서 가중되던 ‘진정성 논란’ 같은 뜨거운 것들도 있었다. 

게다가 1차 예선전에 몰리는 참가자들이 만들어내는 장관은 <쇼미더머니>가 명실공히 국내 힙합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오디션이라는 걸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런데 이것을 들어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이제 더 이상 그런 왁자지껄한 연출이 불필요하다는 자신감이다. 우선 화제가 필요했던 시기를 지나온 건 이미 오래고, 많은 진정성 논란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국내 힙합에서 <쇼미더머니>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니 1차 예선전의 세 과시는 이제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쇼미더머니>는 시즌7까지 오면서 국내에서 힙합을 하는 거의 모든 이들(물론 아직도 바깥에 존재하는 이들이 있지만)을 그 장으로 끌어들였다. 이를테면 LA에서 한인 힙합을 이끈 수장으로 이번 시즌 참가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루피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는 래퍼들을 정조준 해 비난했던 인물이었다. 스윙스가 그에게 “마음을 바꾼 계기”가 궁금하다며 루피가 했던 그 비난의 표현들을 반복적으로 끄집어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루피는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 들어가서 저만의 길을 가려고 노력을 해봤고 많은 시행착오와 고민 후에 이런 결심을 내리게 됐다. 사실 굉장히 긴장된다. 긴장감을 이겨내고 원하는 것을 가져가는 참가자들에게 리스펙이 생기는 것 같다.” 이 얘기는 무얼 말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루피가 쿨하게 드러낸 참가의 속내는 ‘돈’이었다. 그는 돈을 벌고 싶어서 출연하게 됐다고 했다. 언제부턴가 힙합과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쇼미더머니>는 그걸 촉발시킨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짧은 오디션 기간을 거쳐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었다. 그리고 그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부를 과시했다.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장신구들과 화려한 스포츠카가 그들의 후광을 만들었다. 

힙합과 돈 혹은 성공의 관계는 본토에서 도저히 성장의 사다리를 탈 수 없는 시스템 속에 갇힌 흑인들이 실제로 그 가난한 삶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로서 힙합이 인식되었기 때문에 박수 받는 성공사례로 공감되는 면이 있었다. 그렇다면 국내의 힙합 아티스트들도 마찬가지일까. ‘국힙’이라고도 불리는 국내의 힙합은 그 태동 자체가 중산층 이상의 부유한 환경이 전제되어야 먼저 접할 수 있는 장르였다. 그러니 부의 과시는 가난을 뛰어넘기 위한 기회의 의미라기보다는 물질적 욕망의 의미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쇼미더머니777>은 본래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시즌1부터 말해주었던 것처럼, 힙합과 돈의 상관관계를 더더욱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이전 시즌과 달라진 더 중요한 특징은 이전까지는 그래도 힙합의 진정성이니, 스웨그니 하며 살짝 뒤로 밀쳐 두었던(그렇다고 그게 주가 아니라는 건 아니다) ‘돈과 성공’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이 첫 선을 보이는 래퍼 평가전에 들어간 ‘파이트머니’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제 참가자들은 무대에 나와 실력을 보이고 프로듀서들은 그 참가자에게 최대 500만원까지 배팅을 할 수 있다. 물론 프로듀서가 배팅을 해도 참가자가 후에 그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건 도박의 성격이 강하다. 그렇게 프로듀서들이 배팅한 금액의 합계가 그 참가자의 가치를 평가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물론 <쇼미더머니777>은 1차 예선전 따위는 편집해버리고, 그 많던 논란을 통한 이슈메이킹도 모두 지워버릴 만큼 실력자들이 넘쳐났다. 이미 힙합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스내키 챈이나 슈퍼비 같은 인물은 물론이고, 해외파로서의 루피와 나플라, 우승후보로 나플라와 나란히 거론되며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는 키드 밀리, 독특한 색깔을 가진 PH-1이나 본원적인 힙합의 색깔을 거의 화석처럼 그대로 갖고 있는 듯한 차붐은 물론이고, 15살이라는 나이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 무서운 힙합 영재 디아크 등등, 그 출연한 무대만으로도 꽉 차는 실력자들이 가득했다. 2시간 가까이 방영되는 그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보게 할 만큼 놀라운.

그래서일까. 그 즐거운 몰입감이 깊어질수록 남는 씁쓸함도 적지 않다. 논란을 통한 이슈들이 거의 사라졌고 실력자들은 넘쳐나는 <쇼미더머니777>이지만, 시즌 7을 ‘777’로 바꿔 넣어 도박의 잭팟의 의미를 강조해 넣은 건 자본의 힘이 압도하는 국내 힙합의 세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하는 신정수 국장은 래퍼들이 말하는 돈의 의미에 대해 “돈 앞에 굴복하지 말고, 돈으로 재능을 살려는 사람들한테 굴복하지 않고 나는 돈을 벌었다고 자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배팅시스템은 “현재 가장 핫한 1등을 하고 있는 래퍼가 누구인지를 돈이라는 장치로 예능적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지 도박적으로 한탕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이 그 시스템을 통해 부지불식간에 전하고 있는 메시지가 돈의 가격으로 매겨지는 힙합 아티스트들의 수직 계열화라는 점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그게 자극적인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재미 이면에 놓여진 자본의 미소가 꽤나 씁쓸하게 다가온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번에 얼굴에 핑크빛 복면을 쓰고 참가했다 떨어지게 된 마미손은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힙합의 본질을 드러내는 장면처럼 보였다. 이미 성공한 래퍼가 복면까지 쓰고 도전한 후 탈락하는 그 과정은 오히려 전혀 돈과는 상관없는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쇼미더머니777>은 그런 점에서 보면 그다지 지역을 근거로 둔 힙합씬이 별로 없는 국내에서, 돈과 성공판타지로 만들어진 하나의 거대한 방송 힙합씬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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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파', 식욕유발자 백종원 특유의 감탄사에 담긴 진정성

도쿄의 우에노역 근처 아메요커 시장의 어느 고깃집. 우리에게 ‘야끼니꾸’로 알려진 양념고기를 백종원은 앞뒤로 잘 익혀 밥 위에 얹어 먹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음식 먹는 법을 이야기한다. 고기의 느끼함을 잡기 위해 밥과 함께 먹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일본이 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겨우 150년 정도라며 그 음식에 깔린 역사적 배경이 밑반찬처럼 올라온다. tvN 예능 <스트리트 푸드파이터>가 백종원을 통해 보여주는 일본 도쿄의 미식 기행 풍경이다.

쓰키지역의 시장에 들어선 백종원의 얼굴은 벌써부터 상기되어 있다. 그는 그 곳을 찾을 때면 가슴이 설렌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단골집이 아직도 그대로 있는가를 걱정하고, 여전히 2대째 영업하는 그 음식점을 발견하고는 반색한다. 소 내장을 일본식 된장에 넣고 푹 끓여낸 걸 덮밥으로 내놓는 그 곳. 사실 낯선 곳에서 그런 음식은 그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어 꺼리게 되지만, 백종원은 이 프로그램의 제목처럼 ‘푸드파이터’로서의 면모를 드러낸다. 이미 그가 맛보고 빠져버린 음식이라며 그 음식의 맛을 상세히 설명해준다. 

낯설어 도전하기 힘들어 보이는 음식이 백종원이 맛나게 맛보고 그 맛이 어떤 맛인가를 설명해주는 걸 듣게 되면서 한번쯤 저 곳에 가게 되면 나도 도전해보고 싶은 음식으로 변모한다. 늘 익숙한 음식에만 길들여져 있는 게 우리네 입맛이지만, 백종원의 도전적인 음식에 대한 만끽은 보는 이들의 식욕까지 이끌어낸다.

초밥집에서 고추냉이를 더 얹어 참치 초밥을 먹으며 고추냉이에 대한 이야기와 일본인들 특유의 참치사랑 이야기가 더해지고, 무려 110년 된 음식점에서 맛보는 오야코동이라는 닭고기 달걀덮밥을 먹으며 자신이 여태 먹은 닭고기덮밥 중 1등이라고 감탄한다. 갈아나온 닭고기가 마치 밥을 죽처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는 설명이다. 

봄비 내리는 도교에서 찾아간 150년 전통의 소바집에서 백종원은 오리 소스에 찍어먹는 메밀국수를 시킨다. 음식을 기다리며 메밀이 일본에서 이렇게 국수로 만들어진 역사를 이야기하고, 음식이 나오자 메밀의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3단계 방식을 소개한다. 아직까지 그런 시도를 해본 적이 없지만, 아무 것도 찍지 않은 메밀을 그대로 먹어보는 백종원의 모습에서 그 맛은 어떨까가 궁금해진다.

마치 <고독한 미식가>가 아닌 ‘행복한 미식가’를 보는 듯한 프로그램이다. 이미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행을 할 때면 맛집들을 중심으로 다닌다는 이야기를 했던 그답게, 그가 떠난 미식기행에서는 음식을 대하는 그의 진심어린 행복감이 드러난다. 그 진정성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공기를 만들어내고, 그 위에 맛을 더 맛나게 하는 음식에 대한 지식이 곁들여진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스트리트 푸드파이터>를 찾아보게 되는 이유는 백종원이 음식을 먹을 때 보여주는 진심어린 리액션이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맛볼 때 특유의 “아-”하는 목소리를 낸다. 그 감탄사 하나가 그 맛에 대한 어떤 설명보다 강렬하게 다가온다. 하필이면 월요일 밤 11시에 이런 식욕유발자 백종원이 보여주는 미식기행이라니. 다이어트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너무한 것 아닌가.(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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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참시' 방송 파문, 제작진 몰랐다는 게 면죄부 될 순 없다

과연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의 제작진은 사전에 몰랐던 것일까. 예능 프로그램에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이 ‘조미료’처럼 편집되어 들어갔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보고 또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 장면이 예능 프로그램이 만들어내려는 웃음의 재료로 쓰였다니. 어떤 변명을 해도 상식적으로 결코 납득될 수 없는 일이다.

이 비상식적인 장면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영자가 어묵을 먹는 장면에 삽입되었다. 마치 속보라도 들어온 것처럼 뉴스 보도 장면에 ‘[속보] 이영자 어묵 먹다 말고 충격 고백’이라는 자막이 붙여 웃음을 주려 했던 것이었다. 보도 앵커 뒤편에 담겨진 세월호 침몰 장면은 블러 처리되어 있었지만 그 장면이 세월호 참사 보도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하필이면 어묵을 먹는 장면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도 대중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어묵은 일베 일부 회원이 세월호 희생자분들을 모욕하는데 활용됐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건이 불거지고 나서 대중들은 MBC에 일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해당 장면이 블러 처리되었다는 사실과 일베를 연상케 하는 어묵 장면에 삽입됐다는 점은 제작진이 사전에 알고 한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이라고 했다. 즉 제작진은 그 장면이 세월호 참사 보도 장면이라는 걸 인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제작진은 사과와 함께 ‘삭제조치’ 그리고 향후 이 문제를 MBC 내부에서 엄밀히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 아무리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이라고 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 역시 책임을 모면하기는 어려운 일이 된다. 편집과 자막은 결국 최종 제작진의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선택에는 그 자료의 선별과정 또한 포함되는 일이다. 파문이 커지자 MBC 최승호 사장이 직접 SNS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관련자의 책임을 묻고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일베 논란을 일으킨 많은 사건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비일비재하게 벌어진 바 있다. 그 때마다 방송사들은 내부적인 책임자 처벌과 향후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자체 검증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 검증 시스템은 늘 구멍을 보여왔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이렇게 된 건 방송,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 있어서 ‘자료화면’을 통한 편집이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관찰카메라’ 형식이 이제 대세로 자리 잡은 예능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찍어온 영상을 어떻게 편집하고 자막을 얹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질감의 웃음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보이게 됐다. 평범한 장면도 편집을 통한 일종의 ‘조미료 치기’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게 된 것.

문제는 이게 과도해질 때다. 적절한 조미료야 원 재료의 맛을 돋워줄 수 있지만, 아예 조미료만으로 맛을 낼 때는 과한 인위적인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런 조미료에 대한 강박은 이번 사건 같은 말 그대로의 ‘방송 참사’가 빚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건 이제 부수적인 일이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의 성패를 결정짓는 일로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과 자막이 사실상 그 프로그램의 생사를 가르는 일이 된 지금, 그 검증에도 그만한 인력과 노력이 투여되고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또한 과도한 편집과 자막에 대한 강박 역시 결국은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제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지적 참견 시점>처럼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는 프로그램이라면 더더욱 그렇다.(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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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물 만난 이영자, 그 근간은 진정성이다

이른바 ‘영자의 전성시대’다. 물론 이영자의 전성시대는 이미 오래 전 1990년대 “안 계시면 오라이-”를 외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여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여러 유행어를 남겼다. 하지만 다이어트 파문으로 한 순간에 그 전성시대의 종언을 선언했고, 한동안 이영자는 방송에는 나왔지만 그다지 두드러진 역할을 보이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이영자가 최근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다시 맞는 ‘전성시대’라 할만하다.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은 이영자가 가진 매력들을 다양하게 뽑아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됐다. 물론 먹방이야 이미 방송가에 파다하게 쏟아져 나왔던 바지만, 이영자가 하는 먹방은 새로운 관전 포인트를 만들었다. 남다른 먹성을 지니고 있는데다 전국의 맛 집 지도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다니는 것 같은 이영자가 매니저와 함께 휴게소 음식 투어(?)를 하는 모습들은 큰 화제가 되었다. 그가 소개하는 휴게소 음식들은 순식간에 소문을 타고 퍼져나갔고, 실제 매출이 급증하는 효과까지 가져왔다. 

하지만 그의 먹방이 특별하게 된 건 남다른 먹성 때문만은 아니었다. 음식을 먹을 때 그 맛을 표현하는 이영자 특유의 토크 능력이 더해지면서 그 특별함도 커졌다. “소중한 땀을 한 땀 한 땀 모아서 상에 올린 느낌. 내가 양반이 된 것만 같은 맛.” “소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 삼킨 느낌과 함께 내가 부자가 된 듯한 성취감까지 주는 맛.” 이런 표현들은 보는 이들마저 야식욕구를 일으킨다는 반응을 만들었다. 실제로 백종원은 이영자의 맛 표현이 “맛깔나다”며 자신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한 바 있다. 즉 먹방과 함께 덧붙여진 그의 토크 능력이 이영자가 보여주는 먹방의 새로운 면이 되었다는 것이다. 

<전지적 참견시점>이 가진 관찰카메라 형식과 스튜디오 토크쇼 형식의 결합 역시 이영자에게는 최적화된 포맷이라고 볼 수 있다. 관찰카메라 형식으로 찍혀진 영상 속에서 이영자는 매니저와 마치 한 편의 콩트를 찍는 듯한 케미를 보여준다. 어딘지 약간 소심해 보이는 매니저와 먹는 문제에 있어서 실수가 있어서는 안될 것 같은 위압감마저 주는 이영자는 그 캐릭터 관계 자체가 웃음을 유발한다. 

목동에서 매니저에게 핫도그를 시키면서 벌어진 해프닝은 이런 코미디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오리지널, 모차렐라, 가래떡 3종류의 핫도그에 각각 설탕, 머스터드, 케첩을 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실수로 가래떡에 머스터드를 뿌리게 된 매니저는 그 일 때문에 이영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실 핫도그의 소스를 잘못 뿌린 게 무슨 큰일일까 싶지만, 그게 이런 긴장감을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코미디적 코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이영자는 자신이 찍힌 관찰카메라 영상들을 스튜디오에서 보며 멘트를 넣는데 있어서도 발군의 재능을 발휘한다. 그가 스튜디오에 있으면 어딘지 주눅 들어 하는 유병재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살고, 전현무와 양세형의 깐족대는 멘트도 힘을 발휘한다. 송은이의 센스 넘치는 멘트들도 이영자와 합이 잘 맞는다. 그러니 관찰카메라 형식 속에서의 코미디와 먹방이 주는 재미에 스튜디오 멘트까지 더해져 이영자의 존재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영자의 이러한 새로운 전성시대가 그냥 갑자기 이뤄진 건 아니다. 아주 긴 시간을 이영자는 조용히 ‘진심을 다지며’ 노력해왔다. KBS <안녕하세요> 같은 프로그램에서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온 건 그래서 지금의 이영자에게는 큰 자양분이 되었다. 그 시간들과 그 시간에 성실하게 일해 온 노력들이 더해져 이제 대중들은 이영자의 진정성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웃음을 위해 설정된 부분이겠지만 <전지적 참견시점>은 때론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권력구조’가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 균형을 맞춰나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이 좀 더 사랑받을 수 있는 관건이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영자가 자신의 이름을 도용하는 영세업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그 영세업자분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괜찮다고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인 건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건 어쩌면 꽤 오래 걸려 돌아온 이영자의 전성시대가 앞으로도 더 오래 유지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웃음과 재미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일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영자가 지금 맞은 전성시대는 단지 재미 때문에 생겨난 게 아니라 긴 시간 동안 해온 노력의 진정성이 대중들에게 닿았기 때문이라는 걸 늘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영자의 전성시대가 계속 이어지기를.(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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