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질투의 화신 (25)
주간 정덕현
찌질함에 대한 공감, 조정석과 이선균 JTBC 새로운 금토드라마 는 제목이 말해주듯 아내의 바람을 의심하는 남편의 찌질한 시선이 담긴 드라마다. 어느 날 아내에게 온 문자메시지에서 호텔에서 만나자는 내용을 본 도현우(이선균)는 아내 정수연(송지효)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의심스러워지고 그 문자메시지에 담겨진 ‘호텔에서 만나자는 날짜’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진다. 10년 차 별 볼일 없는 외주프로덕션 PD로 생활해오고 있는 도현우는 마침 불륜 남녀를 소재로 아이템을 기획하면서 회의에서 나오는 말들조차 참아내기 어렵게 된다. 그것이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용기를 내 아내에게 그걸 캐묻지도 못한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 인터넷 게시판에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라는 글로 조..
양다리 사이에서 는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 SBS 수목드라마 은 삼각관계의 관점이 독특한 드라마였다. 즉 보통의 삼각관계라고 하면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주인공이고 제3의 인물이 그 사이를 방해하는 연적으로 등장하기 마련이지만, 이 드라마는 거꾸로 사랑하는 남녀를 옆에서 바라보며 아파하고 질투하는 제3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세웠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화신(조정석)이다. 3년 간 자신을 따라 다닐 때만 해도 그다지 관심이 없던 이화신이 표나리(공효진)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친구인 고정원(고경표)가 그녀와 좋아하는 사이가 되면서다. 자꾸만 그들이 눈에 밟히고 왠지 모르지만 가슴이 두근대고 아파오는 걸 느끼게 되면서 이화신은 홀로 먼발치서 친구와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한다. 흥미로운 건 이..
공효진, 어떻게 양다리를 설득시켰을까 두 남자 사이에서 대놓고 간을 보는 여자. 여타의 멜로드라마라면 이런 여자 캐릭터는 비난받기 일쑤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SBS 의 표나리(공효진)는 다르다. 그녀는 내놓고 이화신(조정석)과 고정원(고경표)에게 자신의 마음이 두 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이화신이 양다리를 제안(?)했고 고정원도 그걸 수락함으로써 세 사람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 두 남자 사이에서 대놓고 양다리를 통해 자신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캐릭터. 어떻게 이 드라마는 표나리라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킬 수 있었을까. 사실 드라마의 앞부분을 보지 않고 세 사람이 한 집에서 동거하는 이 기묘한 상황부터 보게 된 시청자라면 이 장면 자체가 불편할 수도 있고 나..
가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 방식 짠한데 웃기다? 아마도 최근의 트렌드는 바로 이런 희비극이 아닐까. SBS 의 이화신(조정석)이 그 대표적인 희비극의 주인공이다. 그가 처한 상황은 실로 짠하다. 그런데 그렇게 짠한 상황에서 그가 하는 지질한 행동들을 보면 웃음이 터진다. tvN 의 황진이(황우슬혜)라는 인물이 그렇다. 그녀는 노량진 학원가에서 강사로 일하는 것에 그다지 큰 꿈을 갖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대신 괜찮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그녀의 꿈이지만, 그 남자가 자기 마음 같지가 않다. 덜컥 임신 먼저 하고 결혼하는 것까지 꿈꾸는 그녀지만 번번이 그녀의 꿈은 좌절된다. 그것은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이 학원에 박하나(박하선)을 소개한 건 그녀지만, 그녀는 박하나에게 끌리는 진정석(하석진) ..
조정석, 짠하고 찌질한데 웃기기까지 이 복합적인 감정을 뭐라 이야기해야 할까. 어찌 보면 짠하고 어찌 보면 찌질한데 또 객관적으로 그 상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다. SBS 이라는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전하는 감정 선은 이토록 복합적이다. 도대체 어떻게 희극과 비극이 이렇게 한데 어우러지는 게 가능할까. 표나리(공효진)를 사이에 두고 이화신(조정석)과 고정원(고경표)이 서로 다투는 장면은 우리가 흔히 멜로드라마의 삼각관계에서 봤던 그런 느낌이 아니다. 보통의 멜로드라마라면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할 수 없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이 진지하고 분위기 있는 모습들을 보여줬을 것이다. 하지만 에서 그런 분위기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이 다투는 장면은 찌질하고 좀스럽기 그지없다. ..
솔튼페이퍼|팝과 가요를 잇는 경계인의 음악 수목이면 방영하는 SBS 드라마 의 메인 테마곡으로 자리 잡은 ‘Bye, autumn’이란 곡이 화제가 된 건 과연 드라마 때문일까. 아니면 제목에 나타나있듯 솔솔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나무들이 색색의 옷을 갈아입는 가을이라는 절기의 서정적인 감성이 이 곡과 너무나 잘 어우러졌기 때문일까. 아마도 드라마와 계절, 그 영향을 무시할 순 없을 게다. 하지만 그것만이라면 이 곡은 저 수많은 ost들 중 하나 정도의 존재감으로 남지 않았을까. 영어가사로 되어 있어 팝송이라 여겼던 분들은 이 곡이 이 드라마의 남혜승 음악감독과 작곡가 김희진이 대본을 받고 만든 곡이라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또 영락없는 팝 가수의 목소리로 가을의 감성을 제대로 긁어놓은 솔튼페이퍼..
경쟁시대의 사랑 , 패자의 사랑도 크다 “네가 위너잖아.” 표나리(공효진)를 두고 한바탕 갯벌에서 주먹다짐을 했던 이화신(조정석)과 고정원(고경표). 고경표가 왜 그 후로 “전화 안했냐?”고 묻자 이화신은 그렇게 말한다. SBS 수목드라마 에서 표나리를 사이에 두고 고정원은 승자고 이화신은 패자다. 한 때 표나리가 이화신을 3년 동안이나 짝사랑하며 따라다닐 때 그는 몰랐었다. 지금처럼 자신의 마음이 표나리를 향할 줄은. 하지만 그런 시간이 지난 후 표나리가 마음을 접고 절친인 고정원과 가까워지자 그는 어린 아이처럼 질투를 느끼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미 늦어버린 사랑. 그는 마음을 숨긴 채 ‘패자의 사랑’을 시작한다. 하지만 우연히 꼬마 범(설우형)이라를 따라 이화신의 집에 들어간 표나리는 방 한 가득 채..
, 조정석표 웃픈 멜로 제대로 터진 까닭 ‘사랑해요 표나리’ 그의 방안 가득 채워진 그림들은 아마도 이 짠내 가득한 남자의 마음 그대로가 아니었을까. 이화신(조정석)의 방에 우연히 들어가게 된 표나리(공효진)는 그 그림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간 이화신이 했던 어린아이 투정 같던 그 행동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오지 않았을까. 화를 내고 삐치고 투덜대던 그 모든 행동들이 사실은, 가장 좋아하는 친구와 사랑하는 여자가 서로 가까워지는 걸 보면서도 억지로 괜찮은 척 하려했던 이화신의 짠내나는 사랑과 우정이었다는 것을. 처럼 희비극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단번에 보여주는 멜로는 흔치 않다. 표나리를 사이에 두고 친구인 고정원(고경표)과 갯벌에서 주먹다짐을 했던 이화신이 온 몸에 뻘을 묻힌 채 홀로 걸어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