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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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아저씨와 청춘의 위기 어떻게 격돌하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23. 14:12
'아저씨' 이선균·이지은, 24살 차이 멜로 괜한 걱정이었나박동훈(이선균)은 형 박상훈(박호산)과 동생 박기훈(송새벽)과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팍팍한 중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년퇴직 후 자신의 존재 자체가 지워져버리고 있다는 박상훈. 아내와는 별거 중이고 재취업은 아파트 경비 자리 얻기도 하늘의 별 따기다. 박기훈은 영화 감독이 꿈이지만 만년 조연출로 늙어가고 있다. 한 때는 주목받기도 했었지만 그 후로는 영화판에서 마모되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나마 건축구조기술사라는 그럴 듯한 직업을 갖고 있는 박동훈은 나아 보이지만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무게가 온전히 그의 어깨를 짓누른다. 퇴근 해 혼자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게 유일한 휴식이지만 그의 아내는 그가 다니는 회사 대표이사 도준영(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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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부터 '윤식당'까지, 소통이자 치유가 된 음식옛글들/네모난 세상 2018. 3. 21. 09:40
‘소확행’ 작품 속 음식, 기존 먹방·쿡방과는 뭐가 다른가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그걸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건 영화, 예능 같은 대중문화 콘텐츠들이다. 지금 같은 비수기에 극장가에서 선전하고 있는 , 가 그렇고, 에 이은 같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렇다.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들 이른바 소확행 작품들의 중심에 서 있는 음식이라는 소재다. 한때 먹방과 쿡방이 하나의 트렌드로 등장해 식욕을 자극하는 자극적인 영상들이 넘쳐났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음식을 담은 소확행 작품들의 행보는 이들과 너무나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작품 속에서 음식은 그저 식욕을 자극하는 소재가 아니고 하나의 소통이자 치유가 되고 있다. 영화 는 서울살이에 지친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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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정유미·이광수가 그린 진짜 청춘·현실 경찰 자화상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12. 10:41
‘라이브’가 장르 속 캐릭터들의 클리셰를 깨려는 이유는tvN 새 주말드라마 의 첫 시퀀스는 눈 오는 날 시위현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길바닥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경찰들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배가 고픈 듯 허겁지겁 식판의 밥을 뜨는 염상수(이광수)는 거기 한 켠에서 역시 밥을 먹는 한정오(정유미)와 살짝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시간을 되돌려 그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까지 오게 됐는가를 드라마는 보여준다. 한정오는 자식의 전화를 받고도 그런 사람 모른다며 끊어버리는 비정한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열심히 보험영업으로 살아가는 엄마와 함께 살아간다.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취업 전선에 뛰어든 그는 남자들에게만 유리하게 돌아가는 세상 앞에서 분노와 절망감을 느낀다. 그래서 그토록 지워버리고 싶었던 아버지에게 찾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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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먼저', "같이 잘래요?"라는 말이 이리도 먹먹하다니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8. 3. 1. 10:49
‘키스먼저’ 야하기는커녕 먹먹한, 독특한 19금 드라마의 등장“같이 잘래요?” 사실 19금 드라마에서 이런 대사는 야한 뉘앙스를 담기 마련이다. 하지만 SBS 월화드라마 에서는 이 대사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들린다. 야하기는커녕 먹먹해진다. 그건 진짜 혼자이기 때문에 솔로의 중년이 겪는 불면의 고통이 공유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한(감우성)이 “자러 올래요?”라고 던진 질문에 1도 기다리지 않고 “네”라고 답하는 순진(김선아)의 모습에서는 그 고통이 얼마나 컸던가가 느껴진다. 바로 이런 점은 라는 드라마가 가진 독특한 멜로의 지점들이다. 청춘의 멜로라면 키스 한 번 하는 것이 사랑의 궁극적 결실로서 등장하지만, 이들 중년의 멜로는 키스보다 ‘하룻밤’보다 더 큰 것이 서로를 이해하고 차갑게 식어있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