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 더키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694)
블로거의 시선 (96)
네모난 세상 (4483)
SPECIEL (19)
문화 코드 (1)
생활의 발견 (23)
술술 풀리는 이야기 (4)
스토리로 떠나는 여행 (10)
책으로 세상보기 (8)
문화 깊게 읽기 (4)
스토리스토리 (24)
사진 한 장의 이야기 (4)
드라마틱한 삶을 꿈꾸다 (7)
대중문화와 마케팅 (9)
Total13,207,387
Today75
Yesterday245

소통이 필요해? <마리텔> 고수들에게 물어봐

 

실로 기가 막힌 소통의 고수들이다.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출연자들 얘기다. 본래 인터넷 댓글이라는 것이 직설적이고 때로는 독설에 가까운 것이 다반사다. 그러니 이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갖는 최대 난점은 실시간으로 네티즌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송에 익숙한 연예인들조차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맥을 못 추는 걸 시청자들은 종종 발견한 적이 있다. 일방적으로 하는 방송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하는 방송은 극명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특유의 긍정화법으로 독특한 자기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낸 헤어 디자이너 차홍을 보라. 미용실 콘셉트의 이 방을 찾은 한 제작진을 보고 네티즌이 산적 같다고 하자 차홍은 그 말이 상남자라는 뜻의 칭찬이라며 받아친다. 그녀는 머리를 감지 못하고 왔다는 제작진에게도 안감은 머리 만지는 걸 좋아한다며 상대방을 편하게 해줬다. 그리고는 그가 느끼하다는 이야기에 그녀는 의외로 연상이 느끼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건넨다.

 

즉 그녀는 네티즌의 지적성 이야기들조차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받아들이는 소통법을 발휘한다. 이렇게 되니 지적은 더 이상 지적이 아니다. 차홍은 스스로를 미를 찾아내는 미의 전도사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아무리 평범하고 때로는 험악하게 보여도 거기서조차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그저 선언이 아니라 그녀의 대화를 통해 발현된다는 것. 그 독특한 소통법이 차홍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선전하는 이유다.

 

디자이너 황재근 역시 소통의 달인이다. 그가 화초를 넣을 작은 병에 보석을 채워 넣으라고 하자 넣을 보석이 없다는 네티즌의 댓글에 마음의 보석을 넣으세요라고 답한다. 그러자 웃기고 있다는 다소 강한 반응이 올라온다. 하지만 거기에도 황재근은 쿨하게 대응한다. “웃기고 있다고? 웃기고 있어. 웃기고 서 있어.” 이런 쿨한 대응과 긍정에 네티즌들은 오히려 반색한다. 그는 방송 도중 벌어지는 실수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인정하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오세득이 그간 함께 했던 이찬오 셰프 대신 출연한 김소봉 셰프와 한 방송 역시 정보 그 자체보다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보여줬다. 방송이 익숙지 않은 김소봉은 오세득이 끊임없아 아재개그를 던지는데도 요리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 추석에 녹화되면서 슈퍼문얘기가 나오자 오세득이 슈퍼문 다 닫았다고 아재개그를 던져도 별 반응이 없는 김소봉은 이 방에서 네티즌들이 요구하는 게 요리만이 아니라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우엉을 먼저 먹어본 후 생약 성분으로 만든 우엉청심환 같은 맛이라고 멘트를 날리는 오세득과는 사뭇 비교되는 모습이다.

 

김구라는 서장훈과 함께 나와 시청자들의 사연에 고민 상담을 해주면서 거침없이 할 얘기를 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같은 사안에 대해 서장훈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지만 누가 뭐라 해도 할 얘기는 하고 또 인정할 건 인정하는 김구라의 이런 시원시원한 소통법은 그의 방이 쉽지 않은 교양적인 소재를 갖고 오면서도 괜찮은 성적을 내는 이유 중 하나다.

 

다시 돌아온 AOA의 초아는 아예 시청자들과 가상 데이트를 나누는 모습을 연출해 보여주었다. 모르모트 PD가 아바타가 되어 시청자들이 원하는 멘트와 행동을 대리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실제 초아와 데이트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어딘지 어색하지만 설렘이 있는 그 만남이 가능했던 건 초긍정에 뭐든 열심히 하는 초아의 자세가 그 직접적인 소통의 시도에서부터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소통의 시대. 정보도 좋고 의도도 좋지만 그것이 어떻게 전달되고 대중들과 나눠지는가가 어쩌면 더 중요해진 시대라는 뜻일 게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지금의 대중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대중들의 소통에 대한 욕망은 각 출연자들에 대한 호응으로 나타난다. 정보 그 자체보다 소통의 진정성이 무엇인가를 가장 잘 드러내는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Posted by 더키앙

<라스>가 찾은 신생존법, 준비된 대세를 찾아라

 

사실 나도 화장 지워보면 별거 아니니까.”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AOA의 초아는 남다른 팬 사랑에 대한 질문에 그렇게 답을 했다. 별 특별한 사람이 아닌데 자신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그렇게 고맙다는 것이다. 초아의 이 한 마디에는 그녀가 얼마나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아왔는가가 잘 드러난다.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그녀는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서 무려 15번을 떨어졌고 JYP엔터테인먼트에서도 최종까지 갔다가 탈락했다고 한다. IPTV 영업을 해서 한 달에 5백만 원 정도를 벌기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번다고 행복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그래서 그 돈으로 오디션도 보러 다니고 치아교정도 하고 했다는 것.

 

AOA는 밴드로 시작한 그룹이다. 하지만 그녀의 표현대로 폭망했다. 그래서 다시 걸 그룹으로 콘셉트를 바꿔 나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밴드가 걸 그룹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초아가 <라디오스타>를 통해 보여준 긍정적인 에너지는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던가를 수긍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긍정은 오히려 그녀만의 독특한 개성이 되었다. 걸 그룹이지만 밴드 음악을 할 줄 아는 가수라는.

 

초아라는 준비된 인물을 조명해내는 <라디오스타>를 보면, 최근 이 프로그램의 새로운 생존법이 주목된다. 놀라운 일이지만 최근 예능 대세라고 불리는 이들을 <라디오스타>는 계속 발굴해냈다. 강균성이 그렇고 서현철, 황석정에 이어 초아가 그렇다. 이들을 보면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어느 한 분야에서 꽤 오랫동안 무명시절을 겪으며 쌓인 내공이 있다는 점이다.

 

강균성이 성대모사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오랫동안 쌓인 노래실력이 바탕이 되는 것이고, 서현철이 뭐든 재밌게 살려내는 이야기보따리가 될 수 있었던 건 그의 표현 능력을 만들어주는 연기 내공이 있었기 때문이며 황석정이란 대체불가의 솔직한 캐릭터가 주목될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남다른 연기 인생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초아의 긍정 에너지도 그녀가 살아왔던 입지전적인 삶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라디오스타>는 물론 과거에도 중심으로 들어오지 못한 변방의 인물들을 발굴해왔다. 하지만 최근에 부쩍 여기서 발굴된 준비된 대세들이 주목을 끄는 건 예능의 트렌드가 리얼리티쇼로 바뀌면서 방송의 얼굴들 역시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중들은 범접하기 힘든 화려한 스타들보다는 옆집 아저씨 같고 여동생 같은 친근한 인물들을 더 요구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늘 변방의 느낌을 고유의 정서로 갖고 있는 <라디오스타>는 어쩌면 이런 인물들을 발굴하는데 최적의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라디오스타>가 이미 준비되었으나 발굴되지 못했던 인물들을 찾으면서 그 토크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김구라의 변화는 단적이다. 그는 물론 지금도 임성한 작가의 <신기생뎐>에 출연했던 임수향에게 당시 눈으로 레이저를 쐈던 에피소드를 꺼내놓고 그게 누굴 맞추려고 한 거냐는 식의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는 인물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출연자들을 면박주기보다는 그들의 재미에 동조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서현철이 나왔을 때 연기가 바탕이 되어 살리기 힘든 얘기도 재밌게 한다고 치켜 세워주고 초아에게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얘기해주는 식이다.

 

사실 늘 웃던 사람들이 웃는 건 그리 주목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라디오스타>처럼 게스트들에게 시큰둥했던 이들이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우고 관심을 보이거나 혹은 포복절도를 할 때는 그 대상이 더욱 주목될 수밖에 없다. <라디오스타>에게서 보이는 이런 전략의 변화는 이 프로그램으로 계속 발굴되는 새로운 예능의 얼굴들과 함께 프로그램의 존재감도 높여놓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리얼리티쇼의 시대달라지는 TV와 감각

 

분할 화면 속에서 출연자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쇼를 보여준다. 김구라가 허구연을 게스트로 불러 야구를 소재로 한 구라를 늘어놓는 와중에 옆방에서는 AOA의 초아가 지민과 함께 섹시한 동작의 춤을 추며 노래를 한다. 마성의 백주부가 된 백종원이 고급진(?) 레시피로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을 때 다른 한편에서는 이런 방송이 서툰 예정화 코치가 혼자 할 수 있는 몸만들기 노하우를 보여준다. 따라해 보라는 예정화 코치의 말과는 상반되게 시청자들은 그의 몸매에 더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본말이 전도된 관전 포인트는 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다. 다른 예능에서는 온갖 성대모사 개인기로 펄펄 날던 강균성이 이 방송에서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하자 갑자기 소품을 부수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대신 풀어주겠다고 나서는 것도 이곳에서는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만일 과거의 프로그램들에 익숙한 세대라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곤혹스러운 방송이 아닐 수 없다. 과거의 프로그램들을 떠올려보라. 하나의 주제를 갖고 모두가 일관된 이야기를 하거나 행동을 보이는 것이 과거 방송이 보여준 안정감이 아니던가. 하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한 스튜디오가 여러 출연자들의 방으로 조각조각 잘라져 있다. 분할 화면이 표징하는 것처럼 방송 내용은 끊임없이 툭툭 튄다. 백주부의 요리방송을 보는가 싶더니 갑자기 예정화 코치의 트레이닝이 이어지고 잠시 뒤 김구라와 허구라의 야구 이야기가 연결된다. 이건 정신집중이 몰입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온 이들에게는 난감한 흐름이다. 하지만 정신분산이 또 다른 몰입의 하나로 다가오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지루할 틈이 없는 재미로 다가온다.

 

과거 <무한도전>이 각각의 출연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카메라를 들이댐으로써 보다 복잡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던 것들을 떠올려보라. 당시만 해도 이 리얼 버라이어티의 화면은 복잡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리얼 버라이어티의 화면은 적응되다 못해 심심하게 여겨지기까지 한다.

 

미디어는 감각을 바꾼다. 컴퓨터 화면에 여러 개의 창을 띄우며 동시에 여러 일을 하는 것이 익숙해진 지금의 세대들은 한 개의 창을 오래도록 쳐다보는 것이 몰입을 시키기는커녕 하품 나오는 지루함으로 다가온다. ‘클래쉬 오브 클랜같은 게임을 반복적으로 하다보면 여러 캐릭터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부여하고 그 기능들을 조합해 무언가를 도모하는 일이 그리 낯선 것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바야흐로 정신집중의 시대는 가고 정신분산의 시대가 도래했다. 분산 속에서 집중하고 종합하는 새로운 감각들이 미디어에 의해 훈련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제 한 가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 가지를 다양하게 즐기고 싶어 한다. 당연히 이처럼 분산되고 분할된 방송에는 담겨지는 것도 달라진다. 강균성의 개인기는 많은 출연자들이 한 자리에 나와 서로를 뽐내는 무대에서는 주목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처럼 방으로 구획되어 혼자 방송을 해내야 하는 틀에서는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대신 일일이 시청자들의 반응에 하나하나 대응을 해주는 백주부가 요리 노하우를 선보이며 해주는 내밀한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는다. 다이어트 따위는 잠시 잊어버리라는 오로지 맛의 전도사처럼 말하는 백주부의 멘트는 마치 시청자에게만 귀뜸해주는 요리사의 귓속말처럼 달콤하게 들린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스튜디오에서 벌어지지만 하나의 리얼리티쇼이기도 하다. 이 스튜디오가 하나의 집 구조를 갖고 있고 출연자들이 각각의 방에서 개인방송을 한다는 건, 리얼리티쇼가 보여주는 사적 영역을 상당부분 강화해주고 있다. 예정화 코치가 트레이닝을 하는 와중에 댓글로 수영복을 입고 트레이닝하면 시청률 1위를 차지할 거라고 올라오는 건 그래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마치 CCTV 폐쇄회로 속의 인물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처럼 호기심어린 눈으로 방송 외적인 것들에도 관심을 보인다. 방에서 벌어지는 개인들의 모습. 스튜디오로 끌어들인 리얼리티쇼의 새로운 해석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이처럼 달라지고 있는 미디어와, 그로 인해 달라지는 감각들을 방송 형태로 끌어안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각의 변화는 서서히 일어난다. 따라서 지금 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지상파의 시청자들이 얼마나 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할 지는 미지수다. 미래를 보고 던지는 시도에 낮은 시청률은 어쩔 수 없는 숙명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미래의 TV 시청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은 이 개인방송들이 저마다 안간힘을 쓰는 이유가 시청률 1위를 달성하기 위함이라는 건 이 프로그램 역시 시청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말해준다.

 

재미있는 건 프로그램이 낮은 시청률을 갖고 있어도 이들이 벌이는 자기들끼리의 시청률 경쟁은 흥미진진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물론 지금의 시청률 추산이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마이 리틀 텔레비전>리틀이라는 수식어를 달 정도로 겸양을 보이고 있지만 그것이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에 동시 방영된다는 포부또한 엿보인다. 어쩌면 미래의 TV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신념 같은 것이 거기에서는 느껴진다. 과연 <마이 리틀 텔레비전>TV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적어도 우리의 감각이 변화해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니 말이다.

 

'문화 코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TV의 미래가 될까  (1) 2015.05.08
Posted by 더키앙

백종원, 사업가 소유진 남편 그리고 서글서글 요리사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최종 우승자는 요리사 백종원에게 돌아갔다. 6명의 출연자가 전후반으로 나뉘어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고 그 시청률이 가장 높은 사람을 우승자를 가리는 이 프로그램에는 백종원을 포함해 김구라, 정준일, 홍진영, 김영철, AOA 초아가 참여했다. 전반전에는 중간 순위 정도의 시청률을 내던 백종원이 후반전에 이르러 우승자가 된 원동력은 뭘까.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물론 쿡방과 먹방을 오가는 그 콘셉트가 최근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는 점이 요리 방송을 보여준 백종원을 유리하게 작용한 면이 있지만 거기에는 또한 단지 그것만으로 단정할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샘킴이나 최현석 셰프처럼 최근 일련의 쿡방으로 주목받는 셰프들이 젊고 잘 생긴 훈남들이 대부분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차라리 동네 아저씨 같은 푸근한 외모의 백종원에게 이토록 열화와 같은 반응이 쏟아진 건 이례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보여준 백종원의 개인 방송은 그만의 구수하게 고급진쿡방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이런 방송 자체가 익숙하지 못해 어색해하면서도 요리사 특유의 자기만의 요리 노하우를 살짝 살짝 알려주는 모습과, 요리할 때 어떻게 하면 멋있게 보이는가에 대한 팁까지 백종원은 그 방송에 참여한 네티즌들의 반응처럼 준비된 방송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물론 여기서 준비됐다는 얘기는 무언가를 준비해왔다는 것이 아니라 요즘처럼 가식 없는 방송에 백종원 같은 인물이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계란말이를 쉽게 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면서 실패하게 되자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은 차라리 귀엽게까지 다가왔다. 야채를 손질할 때 자신이 쓰는 커다란 칼을 사용하는 이유가 그게 더 있어 보인다는 얘기도 여타의 요리사들이 보이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네티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무얼 만드는 걸 보여줬으면 하냐고 즉석에서 물었고, 거기 올라온 의견들을 반영해 요리를 해 보이는 소통의 자세도 보여줬다. 다른 출연자의 공격으로 소리가 나가지 않게 되자 스케치북에 삐뚤빼뚤 글씨로 요리에 대한 정보를 적어 보여주는 모습은 오히려 더 네티즌들을 반하게 만들었다. <러브 액추얼리>의 스케치북 프로포즈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그 장면에 네티즌은 백종원의 스케치북이라는 댓글을 달아주었다.

 

무엇보다 백종원에 대한 반응이 좋았던 것은 그의 쿡방이 요리 실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를 매개로 네티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가 거기서 만든 요리들은 샌드위치, 닭볶음탕, 계란말이, 짜장 같은 일상적으로 누구나 시도해볼만한 것들이었다. 다만 그 일상 요리에 요리사로서의 자신만의 쿨팁을 알려주었기 때문에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우승을 한 백종원에게 주어진 1분 간의 자기 PR시간에 그는 아내 소유진에 대한 사랑을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업가와 소유진 남편으로 더 알려져 온 백종원은 이 방송을 통해 서글서글한 요리사로서 시청자들에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실로 구수한 아저씨처럼 털털하지만 자기 분야에 확실한 노하우를 가진 고급진 백종원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Posted by 더키앙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