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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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작가가 금가프라자에 은둔 고수들 모아 놓은 까닭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21. 3. 27. 13:07
'빈센조', 최덕문 같은 비현실 사이다가 주는 놀라운 카타르시스 세입자들을 몰아내기 위해 동원된 깡패들의 폭력.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이제 이런 장면은 전형적이라고 할 정도로 익숙하다. 그만큼 우리네 사회악을 담는 콘텐츠들 속에서 늘 등장하는 게 재개발이고, 여기에 동원되는 게 조폭들이었기 때문이다. tvN 토일드라마 가 굳이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까지 등장시켜가며 굳이 한 상가건물의 재건축을 하려는 세력과 맞서게 한 건, 너무나 전형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우리네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개발'을 앞세워 벌어지는 부정축재의 카르텔을 저격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가 다루는 이 카르텔에 대한 풍자가 흥미로운 건, 어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이 문제들을 가장 비현실적인 방식(과연 저런 인물이나 상황이 가능한가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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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이승기·배수지는 어쩌다 국가와 싸우게 되었나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10. 22. 11:01
‘배가본드’에 담긴 무척이나 씁쓸한 우리네 현실 “국가의 명령이다.” SBS 금토드라마 에서 차달건(이승기), 고해리(배수지)와 함께 비행기 폭탄테러의 증인인 김우기(장혁진)를 보호하려 사투를 벌이던 기태웅(신성록)은 국정원장의 그 말에 갈등하기 시작한다. 지원을 빙자해 투입된 암살조 앞에서 차달건과 고해리 그리고 김우기가 죽을 위기에 처했음을 알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한다. ‘국가의 명령’이라는 말 때문이다. 그런데 그건 과연 국가의 명령인가. 국가를 호명해 개인적 치부와 권력을 잡으려는 이들의 비뚤어진 욕망인가.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두고 존엔마크사 제시카 리는 경쟁사인 다아나믹사 기종의 민항기를 테러해 여론을 자사에 유리하게 돌리려 하고, 이것은 국정원 내부의 민재식 국장(정만식), 국방부 정책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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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가 사람을 만든다".. 빵빵 터진 '조장풍' 속 시원한 패러디옛글들/드라마 곱씹기 2019. 5. 29. 14:37
‘조장풍’, ‘열혈사제’ 잇는 패러디 풍자 드라마 “매가 사람을 만든다.”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받다 죽을 뻔한 아들을 보고는 각성한 구대길(오대환)이 그 공장의 실소유주인 국회의원 양인태(전국환)를 불러놓고 그렇게 말한다. MBC 에 등장하는 이 대사는 영화 의 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의 패러디다. 매너를 매로 바꿔 말하고 양인태에게 주먹질을 하는 구대길의 모습은 그 캐릭터와 딱 떨어지며 통쾌한 웃음을 준다. 이 패러디 풍자에 푹 빠졌다. 구대길의 패러디는 그냥 등장한 게 아니고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양인태가 동원한 ‘댓글조작’의 대가의 닉네임이 킹스맨이기 때문에 더해진 장면이기도 하다. 패러디가 전면에 나와 있지만, 사실 이 드라마가 풍자하려는 건 그런 표피적인 것만이 아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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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린 금 모으기 했는데.. '국가부도의 날' 폭로의 의미옛글들/영화로 세상보기 2018. 12. 6. 14:40
‘국가부도의 날’, 너무 아팠던 이 재난을 굳이 다시 꺼내보는 이유영화 은 재난영화처럼 보인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1997년 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이던 그 때 상황을 이 영화는 소재로 가져오면서, 그 일주일 전 이 재난이 닥칠 것을 알고 있는 이들이 어떤 대처를 보여주는가를 담는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국가부도 사태라는 쓰나미 앞에 선 인간군상들.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인 한시현(김혜수)은 이 심각한 재난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윗선에 보고하고 그 보고는 경제수석을 거쳐 청와대까지 올라가지만 어쩐지 대처방식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재정국 차관(조우진)은 노골적으로 이 재난을 정부가 나선다고 막을 수 없다고 말하며, 국민들에게 알리지 말 것을 요구한다. 혼돈만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참에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