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가 갖고 있는 섹시에 대한 착각

 

“섹시 화보로 이효리씨를 이겼다.”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클라라는 대놓고 자신을 섹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세우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함께 출연한 박은지와의 대결구도가 이번 게스트의 콘셉트였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모습이 보였을 게다. 이효리에 대해서 박은지가 자신의 ‘롤모델’이며 그 ‘섹시함과 털털함의 조화’를 자신도 추구한다고 말한 반면, 클라라는 자신은 자기만 본다며 모 매체에서 한 화보 비교에서 자신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해피투게더(사진출처:KBS)'

<해피투게더>가 박은지와 클라라의 대결구도를 통해 뽑아내려는 웃음의 포인트는 명확하다. 뭐든 분석하고 오랫동안 준비하는 박은지의 모습과는 정반대로, 뭐든 즉석에서 척척 해내고 절대 지지 않는 클라라의 모습을 비교함으로써 웃음을 주는 것. 실제로 이 비교 덕분에 박은지는 요가동작을 하다가 바람에 간판 넘어지듯 뒤로 넘어짐으로써 ‘꽈당은지’라는 예능 캐릭터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클라라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약간의 롤 플레이가 있었겠지만 선배에게 대놓고 지적을 하는 모습은 자칫 무개념의 이미지를 만들어낼 위험성이 있었고, 박은지와 대놓고 섹시경쟁을 하면서 과도한 자의식을 보여주는 것도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제가 더 청순한 것 같아요. 전 청순 섹시가 되는데. (박은지는) 도시 섹시만 되는 거 같아요.” 이런 이야기는 이제 겨우 신인인 클라라에게서 마치 연예인병의 증상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 적어도 섹시 이미지에 있어서만큼은.

 

그런 면에서 보면 박은지가 클라라의 단점으로 지목하며 “완급조절이 안된다”는 분석은 정확했던 셈이다. 박은지는 대신 “길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섹시 이미지와 털털하고 소박한 이미지를 동시에 품은 이효리의 행보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그리고 이 점은 클라라가 앞으로 좀 더 오랫동안 연예계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귀 기울여야할 말이기도 하다.

 

흔히들 ‘섹시’의 이미지라고 하면 그저 몸매나 도발적인 포즈 같은 외적인 것만 보곤 하는데 그것은 그저 겉면일 뿐이다. 진정한 ‘섹시’의 이미지에 반드시 들어있어야 하는 것은 ‘성숙미’다. 무언가 경험을 통해 ‘알 걸 다 아는’ 그 성숙함이 깃들여 있어야 ‘섹시’의 이미지가 그저 경박하게 소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효리가 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그녀는 스스로 섹시의 아이콘이라 내세우면서도 그 외면에 머무르지 않고 솔직하고 털털한 내면을 드러냄으로써 쉽게 소비되지 않는 그녀만의 섹시 이미지를 만들었다. 여기에 최근 들어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깃들면서 이효리의 섹시는 개념과 성숙을 모두 끌어안을 수 있었다.

 

아마도 박은지가 추구하고 싶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의 ‘섹시’일 것이다. 그렇다면 클라라는 어떨까. 그녀는 과연 이런 내면적인 것이 같이 어우러져야 진정한 아름다움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그저 도발적인 시구 한 번 던지고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고 해서 그것을 스스로 “신의 한수”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으로는 박은지가 말하는 ‘길게 가는 길’을 얻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저는 저만 보거든요.” 타인을 분석 비교하는 박은지에 대해 클라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또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클라라가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바라보고 배울 점을 찾아내는 시선이 중요할 수 있다.

 

<해피투게더>에서 클라라가 야식으로 가져온 소시지파스타가 타인의 레시피를 도용했다는 논란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은 어쩌면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달려 나가는 클라라의 ‘완급조절’ 실패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사실 야식의 레시피는 겹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더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되는 것은 당사자의 호불호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점에서 클라라의 이번 <해피투게더> 출연이 불러온 갖가지 논란들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어떤 식으로 비춰지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효리를 이기려면 클라라는 한참 멀었다.

<스플래시>, 클라라의 탈락이 안타까운 이유

 

스타 다이빙쇼 <스플래시>에서 클라라는 출연한 이유에 대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스스로도 자신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소비되고 있는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 방송에서 그녀가 말한 대로 ‘몸매’ 혹은 ‘노출’이 그것이다.

 

'스플래시(사진출처:MBC)'

실제로 <스플래시>에서 그녀의 수영복은 여타의 연예인들과는 달랐다. 그녀는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상에 신경을 썼다고 미리 말했고, 옆쪽이 터져 있어 골반 부분이 훤히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고 나왔다. 눈에 띌 정도로 긴 속눈썹을 붙이고 나온 것처럼 비주얼에 특히 신경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것은 <스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이 클라라에게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적당한 노출이 있는 만큼 비주얼로 대중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클라라는 거기에 적임자인 셈이다. 출연자 소개 장면에서도 ‘섹시’를 유달리 강조한 모습들이 나온 건 당연한 일이다.

 

이 부분을 정확히 알고 있는 MC들 역시 클라라의 노출 부분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을 게다. 신동엽은 가운을 굳이 벗어달라고 요청했고 클라라는 수영복의 골반 부분을 가리키며 “여기가 포인트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MC인 전현무도 마찬가지다. 다이빙대에 올라온 클라라에게 그가 제일 먼저 한 말은 “눈을 어디에 둬야 할 지...”였다.

 

제 아무리 노출이 포인트가 아니라고 해도 ‘노출의 아이콘’인 클라라를 출연시켰을 때부터 이런 전개(?)는 이미 예상된 일이다. 노출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클라라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스플래시>라는 다이빙 콘셉트 리얼리티쇼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선정적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몸에 대한 찬사는 문제될 것이 없다.

 

즉 클라라가 <스플래시>라는 프로그램의 출연을 수락했을 때 이제 그 열쇠는 클라라에게 넘어온 것이 된다. 중요한 것은 클라라가 스스로 말한 것처럼 노출만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일이다.

 

물과 고소에 대한 공포가 있는 이가 그 한계를 넘어서는 건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클라라는 노출 그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 절실했을 수 있다. 하지만 연습 도중 당한 허리 부상으로 부상 트라우마를 겪음으로써 훈련부족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1차 심사위원 점수에서 24.5점이라는 최하 점수를 받았다. 현장 관객 투표에서 가까스로 샘 해밍턴을 이겨 살아남았지만 2차 도전에서 결국 심사위원 결정으로 탈락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녀는 스스로 갖게 된 기회를 놓친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중들이 여전히 그녀를 노출의 아이콘으로 소비하고 있고, 방송 역시 그것을 활용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다이빙대에 섰을 때는 어떤 반전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 한계를 넘는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그 한 걸음이 클라라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았다는 점에서 이번 <스플래시>의 첫 회 탈락은 그녀에게 너무 안타까운 결과가 되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자 결국 클라라는 ‘노출’로만 소비된 채 다이빙대를 내려오게 되었다. 클라라가 주목해야 할 이들은 이 날 <스플래시>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 임 호와 여홍철의 투혼일 게다.

 

사극을 찍다가 익사의 공포를 느끼고는 물 공포증이 생겼다는 임 호는 훈련 때문에 온 몸이 멍 자국 투성이었다. 그는 공포를 이겨내고 10미터 높이에서 멋진 자세로 뛰어내려 박수갈채를 받았다. 모두가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말했지만 체조와 다이빙의 쓰는 감각이 달라 오히려 고생한 여홍철은 심지어 고막 염증을 일으킬 정도의 귀의 통증을 이겨내면서 멋진 다이빙을 선보였다.

 

바로 이런 점은 현재 노출로만 소비되는 게 두려워 심지어 눈물을 쏟아냈던 클라라가 스스로도 밝혔듯 여배우로서 온전히 서기 위해서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일 게다. 임 호의 온 몸에 난 멍 자국처럼 말이 아닌 실제 결과로서 보여줄 때 그 진정성은 대중들에게 전해질 수 있다.

 

최고의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자신의 영역을 확연히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클라라는 지금 어떤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한계를 넘어 여배우로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길로 나갈 것인가, 아니면 이미 소비되고 있는 노출의 아이콘으로 주저앉을 것인가. 실로 어려운 일이지만 클라라로서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클라라와 <SNL코리아>, 섹시에 품격을 얹어야

 

노출이 화제가 되어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클라라는 스스로 밝히길 훌륭한 연기자가 진짜 목표라고 했다. 물론 여타의 노출로 주목받은 연기자들도 목표는 같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고 결과도 같을 수는 없다. 노출이 화제가 되었던 여배우 오인혜나 이소은, 하나경은 당시 잠깐 주목받았을 뿐 지금은 거의 잊혀진 존재가 되었다. 그렇다면 클라라는 어떨까. 그녀도 반짝 노출 스타로 끝나버릴까. 아니면 그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까.

 

'SNL코리아(사진출처: tvN)'

확실히 클라라의 존재감이 여타의 노출 여배우들과 비교해 더 큰 것만은 분명하다. 그것은 아마도 다른 여배우들이 영화쪽에서 활동하는 반면, 클라라는 드라마나 예능 같은 방송쪽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지금 현재 SBS 주말극 <결혼의 여신>에서 TV 앵커인 유부남 노승수(장현성)의 불륜녀인 신시아 정(클라라)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 썩 연기를 잘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육감적인 캐릭터와 클라라의 이미지는 잘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그다지 이물감이 있다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무엇보다 클라라의 존재감을 확실히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은 <SNL 코리아>다. 그녀가 노출로 주목받는 시점에 마침 <SNL 코리아> 같은 19금 예능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엄청난 행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SNL 코리아>는 클라라를 새로운 크루로 합류시킨 이후 훨씬 더 노골적인 19금 콩트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첫 출연에서 그녀는 김완선과 간단한 섹시대결을 벌이더니, 조동혁과 한정수가 호스트로 출연한 두 번째 방송부터는 훨씬 더 빛나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녀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패러디를 통해 신동엽으로 하여금 베드신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했고, ‘아찔한 요가 학원’에서 특유의 몸매를 선보이고는 조동혁에게 이상한 동작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관찰하는 콩트를 하기도 했다. 또 ‘우리는 하나다’에서는 감독 신동엽의 여자 친구로 등장해 팀을 순식간에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마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클라라의 활용도가 높은 것은 그녀가 갖고 있는 섹시함 혹은 섹시한 이미지가 19금 콩트 코미디에는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안영미가 가끔 노출을 통해 섹시 이미지를 드러내고 때로는 김슬기나 서유리가 여기에 가세하지만 클라라만큼 확실한 섹시 아이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SNL 코리아>로서도 클라라의 크루 합류는 그만큼 괜찮은 선택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클라라에게도 마찬가지다. 최근 MBC 에브리원 시트콤 <무작정 패밀리 시즌3> 제작발표회 도중 갑자기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서 클라라는 스스로도 자칫 섹시 이미지로만 굳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노출과 섹시 이미지로 주목받은 클라라인 만큼 그것을 벗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것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정면돌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그렇다고 더 노출을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노출이나 섹시 이미지 역시 연기의 한 부분이라는 점이다. 그것을 부정하기보다는 좀 더 원숙하게 해내고 그 안에서 다른 면들까지 끄집어낼 수 있다면 클라라는 섹시 이미지만이 아닌 연기자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섹시한 것을 단지 몸으로만 보여줄 때 노출 이미지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굳이 몸을 드러내지 않아도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연기의 영역으로 소화될 때 노출로만 이미지 메이킹된 클라라의 출구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을 게다.

 

<SNL 코리아>는 그런 점에서 클라라에게 최적의 프로그램인 셈이다. <SNL 코리아>는 19금으로 대변되는 선정성이 있으면서도 시사 풍자 같은 개념이 동시에 탑재되어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프로그램이다. 즉 19금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좀 더 과감한 표현이 가능하면서도 그 표현 속에 풍자 같은 개념을 장착한다면 클라라의 이미지는 훨씬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SNL 코리아>가 과연 클라라를 그런 방식으로까지 소비할 것인가이다. 클라라 투입으로 19금 콩트는 확실히 과감해졌지만 그로 인해 시사 풍자가 약화된 느낌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SNL 코리아>도 클라라도 상생하기 위해서는 섹시에 어떤 품격을 얹어야 하지 않을까.

왜 사유리의 도발은 허용될까

 

<라디오스타>가 마련한 입방정 특집은 사유리와 클라라의 몸매 대결로 후끈 달아올랐다. <결혼의 여신>이 40% 시청률을 내면 누드화보를 찍겠다는 클라라의 도발적인 공약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사유리는 갑자기 “가슴이 있어?”하고 클라라에게 물었고 클라라는 의상이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옷이라 그렇다며 “사유리보다는 큰 것 같아요”라고 받아쳤다.

 

'라디오스타(사진출처:MBC)'

그러자 사유리는 “클라라가 가슴이 크다는 얘기를 들어서 비교될까 봐 걱정했는데 뭐 이 정도 밖에 안 되네요”라며 가슴에 넣어놓은 휴지를 빼는 돌발행동을 해 MC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MC들이 민망해할 정도니 그걸 보는 시청자들은 오죽했을까. 실로 우리네 지상파 토크쇼에서 다뤄지기엔 민망한 대결이 아닐 수 없었다.

 

만일 남자들의 입을 통해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면 그 자체로 성희롱이 될 법한 수위였다. 여성 시청자들이라면 토크쇼에서 ‘가슴 운운’ 하는 이야기가 불쾌한 느낌을 주었을 수도 있다. 지나치게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그려내는 뉘앙스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입방정(몸방정 포함)’ 특집이라고 붙이고 사유리, 김흥국, 이준, 클라라를 게스트로 앉힐 때부터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클라라가 “노출로 뜨려고 한 적이 없지만” 잘못 입으면 아줌마처럼 보여서 “몸에 붙는 의상을 자주 입다 보니” 노출로 이슈가 됐다며 고민을 털어놓을 때 이준이 자신도 “노출로 떴다”고 말하면서 남자가 벗으면 멋있다고 하면서 여자가 벗으면 노출로만 몰고 가는 이중 잣대를 거론하는 방식의 이야기 흐름은 <라디오스타>다운 솔직 과감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지상파 토크쇼에서 난데없이 벌어진 가슴대결은 그 수위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흥미로운 건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사유리라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사차원 매력의 소유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순진무구하게까지 보이는 사유리가 던진 도발에는 마치 아이 같은 솔직함이 묻어났다. 그것은 아마도 대중들에게 각인된 사유리의 평소 모습과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갖게 된 엉뚱 캐릭터 덕분이었을 게다. 사유리의 돌발행동이 대중들에게 허용되는 것은 그것이 가식이 아니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클라라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사유리의 돌발 행동이 허용되는 반면, 클라라의 노출과 그 노출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는 왜 대중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그것은 클라라의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노출로 뜨려한 적 없다”고 말했지만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다음 시구의상이 고민된다”며 ‘코르셋’을 거론하기도 했던 그녀가 아닌가.

 

결국 방송 이미지는 일관된 모습을 통해 생겨나기 마련이다. 박명수에게 호통이 허용되는 것은 그가 일관되게 그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준이 아이돌 세계를 ‘동물의 왕국’으로 표현하고서도 욕을 먹지 않은 건 그가 가진 일관된 솔직함 때문이다. 사유리도 마찬가지다. 그녀의 엉뚱 도발에는 그녀의 진심이 묻어난다.

 

이것은 클라라가 배워야할 점이다. 그녀는 훌륭한 연기자가 목표라고 했지만 그 연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현재 정체성을 인정해야 한다. 노출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자신의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노력을 시작하는 것. 이것이 그녀의 진짜 목표에 다가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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