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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아이돌에게 미치는 영향

 

아이돌도 사람이다. 그러니 적당한 나이에 누군가를 만나 좋은 감정을 갖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가 이상한 일이다. 활짝 피어난 청춘들이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 있다는 건. 그건 과장되게 말하면 청춘의 방기다. 그러니 솔직히 말하자. 우리는 그들이 모태솔로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누군가를 만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더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아이유(사진출처:로엔트리)'

아이유가 장기하와 사랑에 빠졌다. 디스패치가 또 하나의 특종을 낚았다. 이런 특종이 나올 때마다 이제는 무슨 큰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이런 연예인 열애 특종이 보도되는가 하고 되묻곤 한다. 물론 그건 음모론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십성 연예인 뉴스들은 많은 정치적 현안들을 덮는 것이 사실이다. 국정 교과서 논란 같은 중대한 사안들은 연예인 뉴스들에 슬쩍 가려져 이슈를 분산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아이유의 열애설이 보도된 후 그 반응이 흥미롭다. 과거 같으면 팬들의 실망 가득한 토로들이 나아가 반감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을 게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러려니 한다. 하긴 사랑할 때도 됐지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그 상대가 대중들에게 호감인 장기하라는 사실도 물론 작용한다. 하지만 아이유가 그간 보였던 음악적 성취들이 이런 열애설 따위에 흔들리지 않고 쿨하게 받아들이게 만든 주요 원인이다.

 

아이유는 작년 꽃갈피라는 리메이크 앨범을 통해 김창완의 너의 의미’, 조덕배의 나의 옛날 이야기같은 옛 노래들을 다시 히트시켰다. 물론 이전에도 그녀는 김광진이나 윤상, 이적 같은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신구세대의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꽃갈피에서 아이유의 감성은 더 짙어졌다. 원곡을 거의 떠올리지 않아도 될 만큼 성숙해진 노래의 해석력을 보여줬다.

 

서태지와 함께 소격동으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드라마 <프로듀사>에 삽입됐던 마음은 놀라운 감성과 더불어 거의 시에 가까운 가사가 한결 원숙해진 음악적 성취를 보여줬다. ‘툭 웃음이 터지면 그건 너. 쿵 내려앉으면은 그건 너. 축 머금고 있다면 그건 너. 둥 울림이 생긴다면 그건 너.’ 도대체 이런 가사를 그렇게 깊어진 감성으로 불러내는 데야 웬만한 목석도 마음이 흔들릴밖에 도리가 없을 게다.

 

물론 필자 맘대로 상상하는 것이지만, 아마도 아이유의 이런 깊어진 감성은 사랑 때문이 아닐까. 누군가를 만나고 마음을 나눈다는 건 그 사람을 성숙하게 해주는 일이다. 장기하와 아이유가 가까워진 건 음악적 교감이 컸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김창완이라는 인물을 가운데 두고 장기화와 아이유는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소녀시대는 한 때 더 이상 소녀시대가 아니라는 얘기를 들었다. 소녀들이 연애를 시작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태연과 엑소 백현의 열애와 결별은 큰 화제가 되었다. 갖가지 가십성 추측 기사와 과장된 해석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두 사람은 쿨하게 같은 소속사의 좋은 선후배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사람 사이의 사랑과 결별은 그 당사자들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겪으며 갖게 되는 아픔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성장통이 되기 마련이다.

 

이번 소녀시대가 발표한 라이온 하트가 좋은 반응을 얻더니 태연이 솔로로 내놓은 곡들이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타이틀 곡 ‘I’는 지금껏 태연이 솔로로 발표했던 곡들과는 사뭇 다른 색깔로 그녀의 음악적 성숙을 보여준다. 마치 팝음악을 듣는 듯한 비트에 태연 특유의 쭉쭉 뽑아 올리는 시원스런 고음은 외국의 팝 디바를 만나는 느낌이다. 그런가 하면 같은 앨범에 있는 ‘U R’은 익숙한 태연 특유의 발라드 감성이 느껴지는 곡이다.

 

물론 아이돌들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며 그로인해 성숙해지면서 음악도 성장했다는 건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아이유나 소녀시대 그리고 태연의 음악은 확실히 성숙해져 있다. 아마도 이제 아이돌의 열애에 대해 대중들이 보내는 이 쿨한 반응들은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래서 드러나지 않았어도 사실은 누군가와 사랑을 나눌 것이라는 걸 모두가 예상한 바라는 것이며, 나아가 그 일련의 정상적인 과정들이 음악에도 성숙된 결과로 돌아오게 해준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아이돌이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에 너무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결국 좋은 음악으로 팬들에게 되돌려질 테니. 적어도 아이유와 소녀시대 태연에 있어서는 분명.



Posted by 더키앙

제시카의 소녀시대 탈퇴가 말해주는 것

 

다가오는 공식 스케줄을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었으나, 회사와 8명으로부터 오늘 부로 저는 더 이상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저는 소녀시대 활동을 우선시하며 적극적으로 전념하고 있는데, 정당치 않은 이유로 이런 통보를 받아서 매우 당혹스럽다.”

 

'소녀시대(사진출처: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제시카가 SNS에 남긴 짤막한 글은 대중들에게는 너무나 갑작스런 일로 다가왔다. 그만큼 의혹도 클 수밖에 없었다. 탈퇴냐 방출이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었고, 그녀의 연인으로 알려진 타일러 권이라는 이름이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 하루 종일 랭크되었다.

 

이유에 대한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제시카가 타일러 권과 사업적으로도 얽혀 있어 소녀시대의 단체 스케줄과 마찰을 일으켰다는 얘기도 나왔고, 그런 사업이 소녀시대 전체의 이미지를 도용하는 듯한 뉘앙스에 대한 불편함도 제기되었다. 제시카의 글에는 일방적인 통보의 뉘앙스가 들어 있지만, 이전부터 제시카의 단독 행보에 쌓인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SM측은 밝혔다.

 

탈퇴인지 방출인지, 그게 어느 것이든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제시카 탈퇴 혹은 방출 같은 사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소녀시대는 그 이름에 걸맞게 우리네 걸 그룹의 대명사처럼 된 존재들이다. ‘소녀들이 가진 그 풋풋함과 활력 하나만으로도 이미 대중들의 마음에 들어왔던 그녀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녀라는 아이콘은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녀시대라는 걸 그룹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녀들은 어느새 성장했고 누군가를 만나 연애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나이가 됐다.

 

윤아, 수영, 티파니에 이어 태연 그리고 이제는 제시카까지. 소녀시대가 연애시대가 됐다는 건 이제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게 됐다. 그 나이에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그 자체가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게다가 이번 제시카의 일로 또 하나 상기되는 건 이제 이 소녀들이 사업을 꿈꿀 만큼 훌쩍 자라나 있다는 점이다. 걸 그룹으로서 음악 활동에만 집중하던 소녀시대가 이제는 제각각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녀들이 이제 더 이상 우리가 그간 생각해왔던 그 어린 소녀가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물론 8인의 소녀시대는 앞으로도 계속 활동할 것이다. 제시카 역시 단독으로 충분히 음악활동을 할 수 있는 가수다. 팬들 역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줄 것이다. 그들의 말대로 소녀시대는 영원한 소녀시대니까.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녀들이 점점 여인으로 성장해가고 그 성장한 만큼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것이란 점에서 소녀시대는 이미 한 시대를 떠나보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제시카의 탈퇴 혹은 방출은 이제 이 소녀시대라는 한 틀로서만 보이던 멤버들이 각각 한 사람씩의 존재로 분리되어가는 현 과정을 드러낸다. 성장과 독립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팬들로서는 아픈 일이기도 하지만.

 

Posted by 더키앙

<히든싱어> 제작진이 저지른 몇 가지 실수

 

JTBC <히든싱어>에서 소녀시대 태연이 2회전에서 탈락한 사실로 인터넷이 뜨겁다. 탈락한 곡이 태연의 솔로곡이 아니라 소녀시대의 (Gee)’였다는 것은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다. 즉 자기 파트도 아닌 부분을 태연이 부르게 해놓고 진짜와 가짜를 찾으라는 건 복불복에 가깝다는 것.

 

'히든싱어(사진출처:JTBC)'

사실이 그렇다. 노래의 정체성은 단지 목소리의 정체성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즉 비슷한 목소리라도 어떤 노래를 어떤 방식으로 발성해 부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소녀시대의 (Gee)’에서 태연이 제 목소리를 내는 건 사실상 자기 파트뿐이다. 혹여나 행사 같은 데서 다른 파트를 부를 수도 있겠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다른 파트를 부르는 태연은 낯선 느낌을 줄 수밖에 없다.

 

즉 소녀시대가 아닌 태연을 <히든싱어>의 무대에 세웠다면 그녀만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곡이 선별됐어야 했다. 이런 잘못된 선택을 갖고 태연의 경우 소녀시대 보컬로서의 의미가 가장 크다며 그래서 소녀시대의 노래 1을 넣었다는 건 대중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무려 9명의 목소리가 들어있는 곡이다. 그것 자체도 일반인들은 구별하기 애매모호한데 그런 곡을 갖고 태연의 목소리를 구별해낸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물론 조승욱 PD가 왜 이런 논란을 억울해하는지는 이해되지 않는 바가 아니다. 그는 <히든싱어>가 누가 노래를 잘 하느냐를 가리는 경연이 아니며, 또 진짜와 가짜만 가리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싱크로율만 따져 기계적인 판정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히든싱어>가수의 음악세계와 발자취를 음미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좋은 의미다. 하지만 그것은 의미일 뿐,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재미 부분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히든싱어>가 그가 말하듯 가수의 음악세계와 발자취를 음미하는 시간이라면 그냥 팬 미팅을 하거나 몇 주년 기념 쇼를 하면 된다. 굳이 <히든싱어>라는 형식을 빌어서 무대를 꾸밀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히든싱어>의 핵심적인 재미는 그가 부정하는 부분에 다 들어가 있다. 가수와 일반인이 함께 무대에 오르지만 실제 이름과 얼굴이 가려져 있고 오로지 목소리로만 들리는 무대에서 누가 노래를 더 잘할까가 대중들은 궁금하다. 또 자신이 뽑은 인물이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인지가 궁금하고, ‘싱크로율이 높으면 높을수록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히든싱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런 재미 부분을 떼어놓으면 남는 건 그저 밋밋한 팬 미팅이라는 점이다.

 

바로 이 재미 부분을 부각시켰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승승장구한 것이다. 그런데 태연 탈락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 재미 부분이 핵심이 아니고 오히려 다른 의미가 핵심이라고 말하는 건 궁색한 변명이다. 태연 탈락 논란에는 <히든싱어> 제작진의 명백한 잘못과 실수가 들어 있다.

 

사실 아이돌 그룹을 <히든싱어> 같은 프로그램에 세운다는 건 여러 모로 무리가 따르는 일이다. 아이돌 그룹은 리드 보컬이라고 해도 전체 곡 속에 일부로서 기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작진이 태연의 곡 선정을 통해서 거론한 것처럼 그 리드 보컬은 아이돌 그룹을 배제하고는 온전한 정체성을 보여주기 어렵다. 여기에 자가당착이 있다. 그런 이유로 아이돌 그룹이 단체로 부르는 곡을 선정해 놓으면 이번 태연 탈락 논란 같은 사태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뒤늦게 제작진은 앞으로 아이돌 그룹 출연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조승욱 PD 말대로 중도 탈락이 불명예가 되지 않는 곳이 바로 <히든싱어>. 조성모의 탈락은 어떤 면에서는 그 옛 목소리를 여전히 기억하고 똑같이 재현해내는 놀라운 팬심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탈락했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합당한 룰에 의해 탈락했냐 아니냐의 문제다.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 과정에서 누구나 실수와 시행착오는 겪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 실수와 시행착오가 훗날의 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이를 스스로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본인은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의도하지 않아도 벌어진 명백한 실수와 잘못을 다른 이유를 들어 자꾸 부정하는 건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제작진이 취할 자세는 아니다.

 

Posted by 더키앙

<런닝맨>에서 개리가 차지하는 비중

 

<슈퍼7> 콘서트 논란으로 개리는 예능활동 중단 선언을 했다. 멀쩡히 잘 하고 있는 <런닝맨>으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런닝맨> 제작진은 물론이고 <런닝맨> 팬들에게도 그렇다. 개리가 <런닝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중단 선언과 함께 <런닝맨> 팬들이 “개리쒸 없으면 무슨 재미로...”라고 우려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런닝맨'(사진출처:SBS)

아마도 <슈퍼7> 콘서트 논란이 가중되기 이전에 찍은 것이겠지만, 태연과 중년의 미친 존재감들 손병호, 신정근, 이종원, 고창석이 출연한 분량에서 개리는 그 존재만으로도 <런닝맨>에 알콩달콩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개리는 송지효와 짝을 이뤄 서로의 존재감을 키워낸 인물이기도 하다. 둘의 밀고 당기는 멜로적인 관계 설정은 액션과 승부의 장일 수밖에 없는 <런닝맨>에 로맨틱 코미디적인 웃음을 만들어주곤 했다.

 

송지효의 열애사실이 공표된 후에도 개리는 그녀와의 관계를 잊지 못하는 자신의 캐릭터를 고수하곤 했다. 마치 헤어진 연인처럼. 이 관계는 게스트가 출연했을 때 적절히 활용될 수 있었다. 멋진 남자 게스트가 나와 송지효와 어떤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개리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는 식이다. 이런 순애보적인 느낌은 순수한 멜로의 주인공처럼 개리를 캐릭터화 했고 바로 이 캐릭터는 여자 게스트가 나왔을 때도 그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태연과 우연하게 포옹을 하게 되자 붉어진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파티션을 넘어뜨리기도 하는 그런 장면은 개리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분량이다. 이것은 <런닝맨>에서 여성 시청층들에게 개리가 어떤 존재인가를 잘 말해준다. 개리가 있어 만들어지는 그 남녀 간의 밀당과 로맨틱한 분위기의 웃음(게다가 순수한 느낌까지 준다)은 하하나 광수가 만들어내는 조금은 장난기 가득한 설정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다. 개리가 있는 <런닝맨>과 없는 <런닝맨>은 그 공기가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굳이 개리가 예능 중단 선언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 사실 <슈퍼7> 콘서트 논란에서 리쌍이 그 집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됐던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리나 길이나 모두 예능에서는 한참 후배격일 수밖에 없다. <슈퍼7> 콘서트를 (주)리쌍컴퍼니에서 주최했다고 해도 그 주도권이 리쌍에게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무한도전>의 예능 선배들이 어쩌면 부탁한 일일 것이며, 그래서 좀 더 잘해보자 했던 것이었을 게다. 김장훈도 실질적으로 콘서트를 구상한 건 자신이라고 밝히지 않았던가.

 

물론 자신이 대중들에게 곡해되는 그 심경이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건 이해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던 프로그램을(해도 너무 잘 하던) 갑자기 그만 두는 것은 자칫 그 프로그램과 그걸 바라보고 있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 수 있다. 개리 스스로도 <런닝맨>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또 시청자들도 그런 개리를 계속 보고 싶어 하는데 대체 뭐가 문제될 것이 있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런닝맨>측은 “개리가 하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말하며 그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 하고 있다. 이것은 대중들도 원하는 일이다. 물론 힘겨운 선택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대중과 함께하는 개리이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런닝맨>에서 다시 힘차게 달리는 그를 볼 수 있기를.

Posted by 더키앙

'승승장구', 아주 특별한 시청자 참여 토크쇼

'승승장구'의 시작과 끝은 MC가 아니라 방청객이 열고 닫는다. 이것은 어찌 보면 그저 간단한 오프닝과 클로징의 변형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토크쇼의 주인이 호스트나 게스트가 아니라 바로 시청자라는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지금껏 토크쇼들은 게스트의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내려 독한 질문도 불사하는 호스트와, 그 질문을 피해가며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얘기하려 하는 게스트의 전쟁터와 같았다. 문제는 이 양자가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호스트의 리드가 강하면 자칫 독설과 막말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고, 게스트에 대한 배려가 강하면 자칫 홍보쇼로 전락하곤 했다. 결과는 시청자의 소외로 이어진다. 보고 싶지 않은 폭로성 이야기나 홍보성 이야기들을 억지로 듣고 있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승승장구'가 들고 온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은 호스트와 게스트 사이에 어떤 균형점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 빨리 물어' 같은 코너는 먼저 출연자에 대해 알고 싶은 질문을 직접 시청자들에게 받아 정해진 시간 내에 질문을 대신 빨리 읽어주는 형식을 갖고 있다. 이른바 '승승돌'로 불리는 태연과 우영이 김소연이 출연했을 때, "아이리스 촬영 시 이병헌의 사탕키스를 본인도 해보고 싶은 적 있냐"는 질문이나 "솔직히 김태희보다 이쁘다고 생각해본 적 있냐" 같은 질문을 빠른 속도로 읽는 것. 물론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대답을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시청자가 출연자에 대해 어떤 점을 궁금해 하는 지를 알게 해주는 형식이다.

'승승장구'의 MC진들이 다양한 세대와 성별, 출신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은 이러한 다양한 질문들을 소화해낼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윤현준 PD는 "한두 명으로 국한된 MC가 다양한 수위의 질문을 하는 것은 부담을 준다"고 말한다. '승승장구'에는 질문에도 그 성격에 따라 각각 MC들이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화정은 연륜에 맞게 조금 수위가 높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때론 깊은 공감을 표해 출연자의 마음을 편안하게도 해준다. 김신영은 개그맨으로서 상황을 복기하거나 증폭시켜 웃음을 만들어내고, 우영과 태연은 소년 소녀 같은 풋풋함을 유지하며 그 세대의 궁금증을 대변해준다.

김승우는 메인 MC로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자신을 한껏 낮추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우영과 툭탁대면서 만들어진 '꽁승우'라는 별명은 토크쇼를 부드럽게 해주면서 세대를 넘어서는 토크 콤비의 탄생마저 예감케 한다. 이처럼 다양한 세대와 성별, 출신으로 진용을 갖춘 이유는 결국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수위의 질문을 대변해주기 위함이다. 무엇보다 MC들이 라디오 같은 매체를 통해서 편안하면서도 할 말은 다하는 '토크의 구력'을 갈고 닦아왔다는 점은 '승승장구'라는 토크쇼 특유의 편안함을 만들어낸다.

'승승장구'의 토크 중간에 갑자기 게스트의 지인을 출연시키는 '몰래온 손님'이란 코너 역시 게스트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또 다른 장치다. 호스트와 게스트만의 주고받는 대화가 갖는 차원에서 한 걸음 옆으로 나가, 지인을 통해 게스트의 이야기를 듣는다. 김소연의 '몰래온 손님'으로 바다가 출연해 김소연이 갖고 있는 숨겨진 엉뚱한 매력을 경험담으로 말하는 식이다. 이 '몰래온 손님'의 장점은 굳이 연예인이 아닌 코디나 매니저 같은 주변인물들도 출연해 식상함을 탈피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승승장구'의 특별한 코너인 '아주 특별한 약속-우리 지금 만나' 역시 시청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코너다. '스타가 ○○하면 나는 △△한다'는 이 형식은 스타의 미션을 제안하고 거기서 채택된 미션에 시청자도 참여미션을 제시해 특정 장소에서 만나 그 미션을 수행하는 코너다. 광화문 한 복판에서 김소연이 태권도를 하고, 그 옆에서 시청자 중 채택된 몇 명이 까나리 액젓에 시리얼을 말아 먹거나, '아이리스'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식이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의외의 해프닝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모두 시청자와 함께 한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승승장구'가 특별한 이유는 이처럼 시청자와의 참여를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그것이 완전히 새로운 장치들은 아니다. 이미 '상상플러스'가 초기 버전에서는 이른바 댓글을 통해 시청자의 참여를 유도한 적이 있었고, '반갑다 친구야'가 의외의 지인을 토크쇼에 초대하는 형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승승장구'는 이런 기존 장치들을 가져와 자기들만의 색깔로 녹여내고 있다. 이것은 '승승장구'라는 밥상이 가진 특징이다. 어떤 토크쇼는 원하지 않는 밥숟갈을 억지로 시청자의 입에 들이밀기도 하고, 어떤 토크쇼는 강하기만 한 맛으로 시청자를 중독시키려 한다. 반면 '승승장구'는 시청자들의 입맛을 향해 다양한 상차림을 내는 것으로 오래 먹어도 물리지 않는 밥상을 제공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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