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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2’, 슬픈 역사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tvN <알쓸신잡2>에서 목포에 간 유시민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념관을 찾았던 장동선 박사가 그의 특별했던 일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유시민은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4번의 대선 도전에 담겼던 결코 쉽지 않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과, 이상적인 지향을 가지되 현실적인 실천을 하려 했던 그에게 팬과 안티가 공존했던 그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다. 유시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너무 빨리 온 분”이라 우리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목포만 오면 슬프고” 또 “정서적으로 흔들린다”고 말한 이유였다.

목포 구시가지를 찾았던 유희열과 유현준 교수는 거기 지금도 존재하는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건물 등에 남겨진 아픈 역사를 이야기했다. 노약자나 임산부는 관람 자체를 조심하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는 당시 참혹했던 역사를 기록한 사진을 둘러보며 유희열은 탄식을 터트렸다. 유시민은 “역사라는 건 다분히 내가 산 공동체가 걸어왔던 흔적에 대해서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와 관계가 되어 있다”며 “그래서 되도록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역사를 정리하고 시대 구분을 하는 경향들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조선 수탈을 민영화한 동양척식주식회사 같은 건물을 볼 때 우리는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즉 그것을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과 그걸 보존해야 한다는 마음이 공존한다는 것. 여기에 대해 유현준 교수는 그 건물이 무엇이든 “인간이 만들어낸 흔적이고 결과물이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든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유희열은 그 날 그 곳을 찾았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건물 앞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었는데 거기서 아버지가 소녀상 옆에 아이를 앉혀놓고 사진을 찍고 있더라는 것. 지금의 부자와 평화의 소녀상 그리고 그 뒤편에 있는 구 영사관 자리가 한 장면에 들어 있는 걸 바라보는 기분이 이상했다고 했고 유시민은 “그게 역사”라고 했다.

이 날의 이야기는 특히 아픈 역사가 어떻게 기록되고 기억되며 그것이 또 훗날 어떤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가에 대한 것처럼 느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 힘겨운 삶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좀 더 민주화된 우리 사회가 가능했을 것이고, 동양척식회사가 보여주듯 그 아픈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서 평화에 대한 의미를 찾아내고 있을 것이었다. 

황교익이 박물관에서 접한 ‘밥그릇’에 대해 이야기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해 밥 그릇 크기를 제한했던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것도 거기 남아있는 역사로서의 밥그릇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장동선 박사가 말한 갑각류의 성장 이야기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 것도 이 날의 아픈 역사에 대한 이야기와 맥을 같이 했다. 갑각류는 겉이 딱딱하기 때문에 허물을 벗으며 성장하는데 그 때가 가장 약해져 있을 때라는 이야기. 즉 누군가 “성장하는 때는 오직 가장 약해져 있는 바로 그 순간”이라는 것이다. 아픈 역사는 그렇게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

이 날 진도까지 갔던 유시민은 그 곳에서의 즐거운 한 때를 보여줬다. 진돗개 공연장을 찾아 경주부터 댄스까지 진귀한 볼거리를 만끽했던 그 경험을 털어놨고 소치 허련 선생이 그림을 그렸다는 운림산방의 멋진 풍광을 설명했고 울돌목에 여전히 울려 퍼지는 소용돌이 소리에서 열 세척의 배로 적선 삼백 척을 상대했던 명량해전을 떠올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진짜 유시민이 진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팽목항에 여전히 남아있는 세월호의 아픔 때문에 사람들이 진도대교를 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진도사람들은 “더 아픈 사람들이 있음을 알기에 (자신들의 어려움을) 말하지 못한다”는 것. 유시민은 “진도는 정말 좋은 곳”이며 “진도대교와 팽목항의 아픔으로만 기억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슬프고 아픈 역사는 그렇게 영원히 우리의 기억 속에 남겨질 것이지만, 또한 우리는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 유시민이 목포에서 굳이 진도까지 간 그 행보에는 그런 뜻이 담겨있었다.

(사진출처: tvN)

Posted by 더키앙

JTBC 전성시대, 뉴스·드라마·예능 다 잡았다

늘 지금만 같으면 JTBC라는 방송사 브랜드는 지상파의 자리를 지워버릴 듯싶다. 개국한 지 5년이 조금 지났지만 JTBC는 뉴스면 뉴스, 드라마면 드라마, 예능이면 예능 모든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위상을 만들어낸 것일까.

'뉴스룸(사진출처 :JTBC)'

지상파와 종편을 통틀어 최고의 뉴스 브랜드를 꼽는다면? 많은 이들이 서슴없이 JTBC <뉴스룸>을 꼽을 것이다. 손석희 앵커가 영입된 후 JTBC의 보도부문은 그간 지상파 뉴스들이 언론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그 빈자리를 채워왔다. 공영방송이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에게는 JTBC <뉴스룸>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직접 팽목항까지 내려가서 끝까지 보도했던 세월호 참사 보도는 JTBC의 뉴스가 가진 진정성을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보도되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보도들은 그간 속고 있었던 국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었다. 뉴스 프로그램 하나가 이토록 큰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건 거꾸로 말해 제대로 된 뉴스 프로그램이 얼마나 부재했는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뉴스룸>은 이제 지상파도 그 새로운 형식이 가진 효용성을 인정하는 뉴스 프로그램이 되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은 초창기부터 JTBC만의 색깔을 만들어왔다. <썰전>, <비정상회담> 같은 시사, 교양 정보를 예능과 접목한 프로그램들이 주목을 끌었다. 물론 <아는 형님>이나 <한끼줍쇼>, <님과 함께2> 같은 웃음에 포커스가 맞춰진 예능 프로그램이나, <히든싱어>, <팬텀싱어> 같은 음악 예능 프로그램들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형식들 중에서 특히 JTBC의 정보가 섞인 예능프로그램은 최근 들어 시국과 만나면서 펄펄 날고 있다. <썰전>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고, <말하는대로> 같은 시국 버스킹 프로그램도 주목을 받았다. <한끼줍쇼>는 웃음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이 보여주는 서민적 정감이 어우러진 감동까지 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노희경 작가의 <빠담빠담>이나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 같은 드라마가 초창기 JTBC의 드라마 투자에 대한 일종의 선언적 의미를 가졌다면, 안판석 감독, 정성주 작가의 <밀회>는 완성도로서나 대중성으로서는 양자를 만족시킨 완성도 높은 JTBC 드라마의 정점을 찍었다고 볼 수 있다. 그 후로도 다양한 드라마들을 계속해서 선보이며 JTBC만의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만 그 후 아쉬웠던 건 시청률이었다. <욱씨남정기>가 작년 그래도 3% 시청률을 내며 선전했지만 여전히 갈증은 남아있던 차에 이제 새롭게 시작한 <힘쎈여자 도봉순>이 그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2회 만에 5.7%를 기록한 이 드라마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만들어낸 뉴스에서 독자적인 색깔의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드라마까지 JTBC는 확실한 성과를 내며 방송사의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일궈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그간 누려온 헤게모니 속에서 어떤 매너리즘에 빠져 있을 때, 중단없이 투자하고 달려온 결과다. 게다가 비지상파로서 승승장구하던 케이블 채널 tvN마저 뉴스 프로그램의 부재로 인해 JTBC에 밀리고 있는 형국. 실로 JTBC 전성시대다.

Posted by 더키앙

사실과 진정성, 손석희 <뉴스9>의 경쟁력

 

사실과 진정성의 힘은 컸다. JTBC <뉴스9>의 시청률이 5%를 돌파하면서 MBC <뉴스데스크(5.6%)>SBS <8뉴스(6%)>에 육박했다. 세월호 참사 보도 이후 조금씩 상승하던 수치가 지상파 뉴스를 압도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된 것. 시청률보다 고무적인 건 JTBC <뉴스9>과 진행자인 손석희 앵커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보고 믿을 건 JTBC와 손석희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손석희의 <뉴스9>은 어떻게 이런 지지를 얻게 되었을까.

 

'뉴스9(사진출처:JTBC)'

역시 가장 큰 것은 사실 보도의 힘이다. 세월호 보도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이 실제와는 너무 다르다는 불만을 표시했을 때, 그 가족과 인터뷰를 통해 그 내용을 내보낸 것도 <뉴스9>이었다. 실종된 단원고 2학년 학생의 학부모 김중열씨를 인터뷰했고, 뭐든 구조를 위해서 해볼 건 다 해봐야 한다며 다이빙 벨 투입을 얘기했던 이종인 대표를 인터뷰했으며, 팽목항에 직접 내려가 현장에서 뉴스를 진행하면서는 특혜의혹을 받고 있는 언딘이 초기구조에서 시간을 지체했다는 내용을 민간 잠수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내보내기도 했다.

 

사실 기자들이 자료 화면과 함께 몇 마디 멘트를 넣어 뉴스를 전하는 건 일반적인 뉴스의 형태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참사 보도에 있어서 시청자들은 그 보도의 신뢰에 의문을 제기했다. 따라서 기자들의 목소리보다는 오히려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한 JTBC <뉴스9>에 훨씬 더 신뢰가 느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손석희 앵커가 진도 팽목항에 직접 내려가 현장에서 뉴스를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JTBC 뉴스 관계자에 의하면 팽목항에서의 뉴스 진행은 본래 3일 정도만 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것은 <뉴스9> 진행을 위해 70여 명의 인력이 대거 투입되다 보니 그 이상을 현장에서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내려가 보니 너무 많은 알려지지 않은 사안들이 산적해 있었다는 것. 계속 쏟아져 나오는 놀라운 팩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이틀을 더 연장해 5일 간을 현장에서 진행하게 됐다는 것.

 

대중들이 진정 알기를 원하는 사실 보도의 힘은 희생자 가족들이 이번 참사의 분명한 원인 규명을 위해 당시 상황을 담은 고인들의 휴대폰 동영상을 <뉴스9>쪽에 제공한 것에서 나타난다. 이 동영상을 통해 그간 선장의 증언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희생자 가족이 보내온 동영상은 너무나 가슴이 아파 그대로 보도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정지화면으로 편집해 내보내게 됐던 것. 이것 역시 다른 희생자 가족들을 위한 배려였다.

 

하지만 사실 보도보다 더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손석희 앵커와 <뉴스9>이 보여준 진정성 때문이었다. 화제가 된 팽목항에서의 손석희 앵커의 변함없는 옷25일 당일 갑자기 결정되어 진도로 가게 되면서 옷을 챙겨가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했다. 팽목항 야외는 뉴스 보도를 위한 제대로 된 스튜디오가 마련되지도 않았다. 똑같은 옷에 변변한 스튜디오도 없는 팽목항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서서 담담히 진행하는 손석희 앵커의 모습은 뉴스가 외관이 아니라 그 진심어린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뉴스를 전하는 <뉴스9>의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타 지상파 매체가 좀 더 큰 배에 타고 있어 흔들림이 적은 배 위에 뉴스를 전하는 모습과 <뉴스9>의 기자가 탄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흔들리는 배 위에서 뉴스를 전하는 모습은 사뭇 대비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방송사 여건의 문제이겠지만 사실 그런 것은 시청자들에게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 열악한 상황은 진짜 사실을 전하려는 그 진심어린 태도를 오히려 보여주었다.

 

인터넷 뉴스까지 포함해 지금 현재 뉴스를 전하는 매체들은 엄청난 숫자로 늘어났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뉴스들도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많은 양의 뉴스는 무엇이 진짜인지를 오히려 가로막는 장애가 되기도 한다. 결국 시청자들이 믿을 수 있는 건 사실보도와 진정성이다. 손석희의 <뉴스9>이 보여준 건 그 사실보도와 진정성의 힘이었다. 이 어찌 보면 뉴스 진행자라면 지극히 당연한 일에 이토록 대중들이 박수를 보내는 건, 그간 뉴스 보도가 얼마나 대중들의 신뢰를 잃고 있었던가를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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