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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정덕현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리 대중에게는 어떻게 읽힐까 “다녀오겠습니다” 아마도 이 대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에 담긴 정서를 한 마디로 담은 게 아닐까. 감독이 말했듯 문은 이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다. 아침마다 그 곳으로 나가며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저녁에 돌아와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그 평범한 일상이 재난이라는 거대한 불가항력 앞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느 날 등굣길에 우연히 만난 사내 소타. 그는 폐허를 찾아다닌다. 스즈메는 그 사내가 마음에 걸려 자신이 알려줬던 폐허를 찾아갔다가 문을 발견한다. 그 문은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연결해주는데, 그것은 이승과 저승이기도 하고 과거와 현재이기도 하다. 별 생각 없이 문 앞에 놓인 고양이석상을 뽑아..
‘파친코’가 담아내고 있는 한국인의 저력 “1910년 일본은 제국을 확장하며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다. 일제 치하에서 많은 한국인이 생계를 잃고 고향을 뒤로하고 외국 땅으로 떠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견뎠다. 가족들은 견뎠다. 여기 몇 세대에 걸쳐 견뎌낸 한 가족이 있다.”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는 이런 자막으로 시작한다.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한 가족이 4대에 걸쳐 버텨내고 견뎌낸 삶을 담겠다고 한다. 자못 비장한 자막이 흘러나온 후 드라마는 선자의 어머니 양진(정인지)의 결의에 찬 얼굴을 비춰준다. ‘몇 세대에 걸쳐 견뎌낸 한 가족’을 그리는 것이지만, 그 중심에 바로 여성이 있다는 걸 드라마는 그렇게 말한다. 무당을 찾아온 양진은 어머니가 박복했고 자신까지 낳아 고생하다 돌아가셨고 아버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