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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보다 허세, ‘골목식당’ 백종원이 답답해한 까닭

이 식당들은 과연 진정 절박한 걸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청파동 하숙골목의 피자집은 첫 방송이 나가면서부터 욕을 많이 먹었던 집이다. 조리도구들도 꽤 비싼 걸로 구입했지만 부엌은 관리가 엉망이었고 피자는 기본도 되지 않은 맛이었다. 조보아는 도우가 풀죽처럼 흐물흐물해 식감이 이상하다고 평했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에게 자신 있는 음식을 준비해보라는 미션을 내줬다.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사장님이 그 음식 준비에 쓴 시간은 4일. 모임에 배드민턴 시합처럼 바쁜 일정 때문이었다. 결국 새롭게 내놓은 음식은 서아프리카 향신료를 넣어 카리브해 연안에서 쓰는 기법으로 조리한 코다리와 미국 남부 스타일의 칠리 덮밥이었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이 미션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을 준비하라했지만 그는 신메뉴 개발을 하려 했던 것. 그것도 조리 시간이 2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이었다. 과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음식으로 장사를 하려는 것인지가 의문이었다. 신기한 것은 코다리 요리는 형편없었지만 칠리 덮밥은 맛있었다는 점이다. 

“미스터리하다”는 표현을 쓴 백종원은 이 사장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영 요리가 허세 그 자체인 것처럼 보였는데 칠리 덮밥이 맛있는 걸 보니 어느 정도 요리 실력은 있었다는 것. 실제로 그는 프랑스 요리학교에서 졸업은 못했지만 공부를 했던 경력이 있었다. 결국 백종원이 궁금해지는 건 피자집 사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었다. 

사람들과의 교류, 수입, 요리 연구 중 피자집 사장은 요리 연구를 택했다. 하지만 요리 연구는 백종원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전혀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 그에게 백종원은 “진짜 절박하냐”고 물었고, 그제서야 “돈 버는 걸 우선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를 내놨다. 프랑스 요리학교를 수료하지 못한 게 돈이 없어서였다며 돈 벌어 학교를 마치려 한다는 것. 하지만 피자집 사장이 해온 일련의 행동과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답변들을 통해 절실함을 찾기는 어려웠다. 

백종원이 굳이 “절박하냐”고 물은 건, 사실상 이 프로그램이 가진 취지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저런 노력을 다 해봤지만 잘 되지 않는 절박한 분들에게 함께 노력해서 잘 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과 백종원이 가진 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할 거 다하면서 피자에 대해 지적을 받자 바로 접어버리고 엉뚱하게도 유학경험에서 나온 이런저런 신 메뉴를 실험하는 그 행동들에게 절박함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사정은 이제 장사 경험이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고로케집 청년 사장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바에 가까운 수준의 인테리어를 해놓고 고로케를 파는 이 집 사장은 꿈이 장사로 20억을 벌어 건물을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백종원이 말한 것처럼 꿈을 갖는 건 좋은 일이지만, 이 사장이 그 꿈을 위해 무얼 준비했는가는 알기가 어려웠다. 

고로케를 선택하게 된 것도 가게 인테리어를 하고 난 후라고 했고, 그것도 직접 몸으로 배운 게 아니고 엄마 친구로부터 배운 것이라 했다. 그런 고로케가 맛이 있을 리가 없었다. 백종원은 혹평했고, 다른 유명 고로케집을 찾아다니며 맛을 보라는 미션을 부여했다. 여러 고로케집을 다녀왔지만 이 청년 사장은 엉뚱하게도 자기 고로케가 더 맛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맛을 보니 영 아니었지만.

백종원이 다른 유명 고로케집을 찾아다니라고 한 뜻은, 그 집의 고로케 가격이 이 집보다 훨씬 싸고, 또 그렇게 싸게 된 이유를 스스로 알게 하려던 것이었다. 결국 해법은 스피드에 있었다. 오랜 연습을 통해 숙련된 동작에서 나오는 스피드는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고로케를 만들 수 있게 했고 그것이 가격 경쟁력을 만드는 비결이었던 것. 결국 연습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예고편에 살짝 등장한 모습을 보면 그리 빨라진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자신감이 나쁜 건 아닐 게다.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은 백종원이 말하듯 허세가 될 수밖에 없다. 돈을 벌어야 하고 또 벌고 싶지만 전혀 준비는 되어있지 않은 이들 앞에서 백종원이 가질 답답함은 당연하지 않을까. 고로케집 청년 사장에게 “도둑놈 심보”라고 한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어째서 이 프로그램은 이렇게 전혀 준비도 마인드도 되지 않은 식당을 섭외한 걸까. 솔루션을 받아 마땅한 식당들도 찾아보면 적지 않을 텐데 굳이 왜? 시청자들도 답답해지는 지점이다.(사진:SBS)

Posted by 더키앙

입대하는 황광희, 빈자리 꽉 채워준 양세형

이제는 양세형의 존재감을 인정해야할 것 같다. 사실 양세형은 아직까지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정식 멤버라고 소개된 적이 없다. 그저 언젠가부터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무한도전>에 서 왔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됐다. 그만큼 <무한도전>의 멤버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지만, 양세형은 어느새 <무한도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가 되었다. 

'무한도전(사진출처:MBC)'

7주간의 ‘정상화’ 기간을 거치고 돌아온 <무한도전>은 광희의 군 입대 소식과 함께 어떤 불안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새 그 빈자리를 제대로 채워주고 있는 양세형이 존재한다는 건 실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양세형이 없는 상황에서 광희마저 군 입대를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의 다섯 명 체재로도 쉽지 않은 <무한도전>은 네 명 체재로 돌아갈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아마도 김태호 PD는 이러한 앞으로 닥칠 상황들을 미리 내다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양세형을 차근차근 <무한도전>의 한 자리에 세워두고 자연스럽게 그 적응과정들을 겪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그런 시간은 <무한도전>의 기존 멤버들은 물론이고 양세형에게도 필요한 일이고 나아가 프로그램과 늘 함께하는 팬들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광희가 ‘식스맨 특집’이라는 아예 내놓고 하는 검증시스템을 거쳐 <무한도전> 멤버로 들어왔다면, 양세형은 그런 거창한 특집이 아니라 차라리 프로그램에 실전 투입해 겪는 일종의 인턴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양세형은 장난기 가득한 어린이 캐릭터를 갖고 있다. 하하와도 약간 겹치는 면이 있지만 양세형이 다른 점은 ‘전문 패널’이라는 별칭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그럴듯한 리액션과 설명을 덧붙인다는 점이다. 제법 진지하게 말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어린이 같은 캐릭터는 그 진지함마저 웃음을 짓게 만든다. 그는 <무한도전>에서도 그렇지만 <집밥 백선생>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그 누구보다 재밌는 리액션과 패널 같은 맛 설명으로 자기 색깔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어떤 게임이나 대결에 들어갔을 때 양세형의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그건 유치할 정도로 상대방을 놀리고 감정을 건드리는 모습으로 한편으로는 웃음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대결에 불을 붙인다는 점이다. 7주간의 정상화 기간을 거치고 돌아와 <무한도전>이 보여준 ‘하나마나 대결’ 특집에서 양세형이 특히 도드라졌던 건 그래서다. 

그는 끊임없이 뭐든 잘 한다는 식의 허세를 드러내며 상대방 팀을 약올렸지만 유재석과 함께 연거푸 게임에서 지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었다. 어찌 보면 그리 대단할 것 없는 대결이지만 그 대결을 팽팽하게 만드는데 있어서 양세형의 ‘도발’이 꽤 큰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마지막 철인3종경기 대결에서 양세형은 수영 종목에서 말도 안되는 접영을 보여주며 웃음을 주었고 끝까지 아슬아슬한 대결 속에서 광희가 마라톤 주자로 나서 마지막 피니시 라인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입대하는 광희를 향한 <무한도전> 멤버들의 헹가래가 이어졌다. 광희와 양세형의 성공적인 이어달리기를 보는 듯한 그 광경은 마치 <무한도전>이 앞으로도 빈자리 없이 계속 달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광희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떠나는 그 빈자리를 양세형은 충분히 채워주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장근석, 전략 수정이 절실하다

 

종영한 사극 SBS <대박>의 주인공은 단연 장근석이다. 여진구, 전광렬, 최민수 같은 인물들이 있지만 그래도 전체 이야기의 중심은 대길이라는 인물이 겪는 고난과 성장 스토리를 통해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가 서 있는 인물들 사이의 위치는 막중하다. 위로는 아버지인 숙종(전광렬)과 연결되고, 옆으로는 형제가 되는 연잉군(여진구)이 있으며 시대의 공적인 이인좌(전광렬)와 대적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박(사진출처:SBS)'

하지만 이 드라마는 온전히 장근석의 것이 되지는 못했다. 드라마 초반부터 중반 이후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건 독특한 숙종 역할을 맡은 최민수였고, 드라마가 끝까지 굴러가게 만든 장본인 역시 그가 아니라 공공의 적으로서 조정을 농단하는 이인좌 역할을 연기한 전광렬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연기 공력의 틈바구니에서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장근석은 절치부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아버지인 백만금(이문식)이 죽고(물론 나중에 다시 살아 돌아오지만) 벼랑 끝에서 이인좌의 칼에 맞고 떨어지는 그의 모습은 그간 봐왔던 그의 연기와는 사뭇 달랐다. 심지어 뱀을 물어뜯는 연기까지 선보였다. 그것은 마치 <레버넌트>로 꽃미남이 아니라 연기자라는 걸 확실히 증명해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행보처럼 보였지만, 그런 노력은 그리 큰 효과를 가져 오지는 못했다.

 

장근석이 이처럼 <대박>을 선택하고 지금껏 해오지 않았던 연기에 도전한 건 스스로도 늘 현대극의 허세남 캐릭터에 붙박여 있는 것을 벗어던져야 한다는 현실인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2009<미남이시네요> 이후로 이렇다 할 성공작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매리는 외박중><미남이시네요>의 연장처럼 여겨졌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사랑비>는 아쉽게도 그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예쁜 남자> 역시 마찬가지. 장근석이 갖고 있는 꽃미남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소비했을 뿐, 이렇다 할 그의 성장을 느끼게 만들지는 못했다.

 

배용준 이후 일본 한류의 새로운 물꼬를 튼 장근석이지만 후속작을 내지 못한다는 건 그에게는 커다란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아쉽게도 이번 <대박> 역시 대박이 되지 못한 건 어쩔 수 없는 결과다. 물론 대본의 완성도가 높지 못했다거나, 함께 하는 연기자들의 면면이 워낙 강했다거나 하는 이유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쨌건 중심에 서 있던 연기자로서 드라마의 실패에 책임이 없다 말하긴 어렵다.

 

이번 <대박>을 경험하면서 장근석에게 필요한 건 적절한 전략의 수정이다. 연기변신이 절실하다고 해도 너무 급작스런 변화는 그에게도 또 그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연기자라면 이걸 넘어서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장근석처럼 너무 강하게 이미지가 구축되어 있는 연기자라면 적절한 수위 조절을 통한 변신을 꾀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시도와 그 의지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방법이 너무 과했다고 여겨진다. 자신이 갖고 있는 허세 꽃미남의 이미지가 자신의 경쟁력이라면 거기서부터 시작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대박>은 여러모로 장근석이라는 연기자에게는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기회가 되어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더키앙

토크쇼가 배워야할 이연복, 최현석, 황교익의 토크 맛

 

저희 집 홍보나 그런 것에 관련된 건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요.” tvN <수요미식회>에서 이연복 대가는 대놓고 자신의 음식점 홍보를 거부한다. 그 이유는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는 것. 이연복 대가가 얼마나 손님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가가 그 말 속에는 담겨져 있다. 하지만 이런 홍보의 유혹을 거부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수요미식회(사진출처:tvN)'

토크쇼만 틀면 보이는 것이 홍보. 연예인들은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와 뮤지컬과 새로 내놓은 음원을 소개하기에 바쁘다. 토크보다 홍보가 우선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MBC <라디오스타> 같은 경우에는 아예 대놓고 짧게 홍보 시간을 주기도 한다. 물론 나머지를 홍보가 아닌 토크로 채우기 위해서다. 그러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연복 대가가 짬뽕을 주제로 그것도 문 닫기 전 가야할 식당리스트를 공개하는 방송분에서 자신의 음식점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대단한 소신이다.

 

이연복은 대신 짬뽕에 대한 역사적인 이야기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된 조리법에 대한 이야기들로 자신의 분량을 채웠다. 식당 리스트를 얘기할 때도 특별한 코멘트를 달기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의 토크를 덧붙였다. 맛있긴 하지만 오래도록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이 좀 이상하게 느꼈다는 식의 이야기. 즉 전문적인 자신의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토크쇼 특유의 재미에 오히려 집중하는 모습. 실로 연예인 토크쇼들이 배워야할 자세가 아닐까.

 

최현석 셰프는 허세캐릭터로 유명한 만큼 토크쇼에서도 그 캐릭터를 통한 특유의 웃음을 만들었다. 이연복이 자신의 음식점 홍보를 안 하겠다고 말한 것과 달리 최현석 셰프는 스테이크 특집을 하면 자신의 음식점을 알리고 싶다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연복 셰프가 겸손과 소신의 매력을 보여줬다면 최현석 셰프는 솔직함의 매력이 돋보였다. 그는 심지어 민감한 MSG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도 자신의 가게에서는 쓰지 않지만 자신은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의도적으로 MC가 중식을 잘 모르는 최현석 셰프에게 짬뽕 전문점은 있는데 왜 짜장면 전문점은 없느냐고 짓궂게 질문을 던지자 그는 뭐라 얘기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은 잘 모르겠습니다하고 답해 출연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셰프라고 해서 음식관련 모든 분야에 대해 해박할 필요는 없다. 아는 건 아는 대로 모르는 건 모르는 대로 얘기하는 것. 최현석 셰프의 솔직함 역시 여타의 토크쇼에 출연하는 게스트들은 한번쯤 생각해봐야할 대목이다.

 

또한 토크쇼에서 중요한 건 할 말은 하는그 토크쇼만의 소신 있는 발언이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수요미식회>에서 그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른바 전국 5대 짬뽕에 대해 그저 동네에서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짬뽕이라고 말했다. 한 블로거가 올린 내용을 신문이 받아 기사화하면서 생겨난 5대 짬뽕의 신화에 대해 사실 그리 대단한 맛이 아니라는 걸 확인해준 것.

 

황교익이 보여주는 토크쇼의 이 직설은 프로그램을 엣지 있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린 것으로 소신대로 드러내는 토크야말로 막연한 환상이나 정보의 왜곡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이연복, 최현석과 늘 그 자리에 앉아 해박한 미식의 세계를 알려주는 황교익. 이들은 여타의 토크쇼들과는 다른 <수요미식회>의 묘미가 어디서 나오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홍보 같은 잡스런 맛을 빼버리고, 특유의 감칠맛을 살리며 때로는 지켜야할 소신 있는 맛을 고집하는 토크쇼. 토크쇼라면 적어도 이 정도의 맛은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더키앙

무존재감의 존재감, 정형돈 전성시대의 비밀

 

물론 <무한도전>에서부터 정형돈의 자기 존재감은 독특하면서도 확실했다. ‘무존재감의 존재감으로 불리는 그는 사실 콩트 코미디에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들어와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차츰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다. 너는 왜 다 잘 하는데 웃기질 못하니? 이런 동료 출연자들의 농담은 그에게는 농담만은 아니었을 게다. 웃기지 못하는 개그맨이라니.

 

'냉장고를 부탁해(사진출처:JTBC)'

그런데 이 무존재감은 다른 면으로 보면 보통 서민들의 입장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다. 그 누가 보통 서민의 존재를 알아봐 줄 것인가. 정형돈은 그렇게 일단 서민들의 공감대와 지지를 어느 정도 얻기 시작했고, 그걸 바탕으로 한 발씩 앞으로 나와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엉뚱하다. 누가 봐도 잘 나가는 이들을 디스하고 나선 것이다.

 

유명 작곡가인 정재형에게 노래가 꽝이라고 디스를 하고, 누가 봐도 패셔니스타로서 주목받던 지드래곤에게 패션 감각이 꽝이라며 손수 거리의 보세 옷을 사서 입혀 주는 센스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셰프들을 디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현석 셰프가 과장된 몸짓으로 요리를 할 때, 그는 허세 쩔어!”하고 외친다.

 

작곡가에게 노래 실력이 꽝이라고 하고, 아이돌에게 패션감각이 없다고 말하며 요리사에게 허세라고 하는 말은 실례가 될 수도 있는 말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정형돈이 하는 디스는 이상하게도 받아들여지고 심지어 디스 당하는 이들을 주목시키기까지 한다. 그의 디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건 그의 디스가 얼토당토않다는 전제다. 그의 캐릭터는 말 그대로 무존재감이고 비전문가다. 그리고 그것은 캐릭터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 그러니 그가 그렇게 자신감있게 전문가들을 디스하는 장면에서는 두 가지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하나는 그의 과감한 디스가 서민들의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해주면서 속 시원함을 안겨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렇게 디스 받는 인물들을 서민 친화적인 인물로 다가오게 해준다는 점이다.

 

정형돈이 최현석 셰프를 그렇게 허세라고 놀리고, 또 김풍에게 연거푸 진 샘킴 셰프에게 위로는커녕 자극적인 디스를 하는 과정에서 허세를 부릴 줄도 아는 최현석 셰프의 재미짐과 샘킴 셰프의 인간적인 면모가 조금씩 드러났다. 그가 케미 킹으로 불리게 된 건 바로 이런 주고받는 시너지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디스 하나로 자신의 존재감도 살리고 상대도 주목받게 해준다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정형돈 전성시대는 그저 그만의 성공담에 그치지 않는 면이 있다. 그것은 어쩌면 지금 현재 대중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자기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례가 되어준다. 만일 그가 과거 무존재감을 벗어나려고 엉뚱한 노력을 했거나 다른 캐릭터를 인위적으로 연기하고 만들어내려 했다면 어땠을까. 그 부자연스러움으로 인해 지금 같은 전성기를 맞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정형돈은 가장 낮은 위치에서(그는 참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저마다 가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남의 것을 따라하거나 흉내 내려 하지 말고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걸 적극적으로 드러내주는 것으로 충분히 자기 존재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정형돈은 그걸 증명해내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진정성의 시대, 왜곡된 진심은 어떻게 소통되나

 

지난 11일 울랄라세션의 리더이자 긍정의 아이콘이었던 임윤택이 결국 세상을 등졌다. 위암 4기 판정을 받고도 <슈퍼스타K3>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그 힘든 몸을 이끌면서도 무대에 서는 것을 오히려 최고의 치유라고 말했던 그였다. 하지만 대중들의 시선은 엉뚱하게도 그 진심을 왜곡하기도 했다. 너무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임윤택이 ‘정말 아픈 게 맞냐’는 의혹까지 제기되었던 것. 한편에서는 ‘그가 병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비방까지 생기기도 했다.

 

'힐링캠프(사진출처:SBS)'와 '두드림(사진출처:KBS)'

여기에 대해서 임윤택은 “제안이 들어왔던 생명보험 CF도 마다했다”는 말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투병중이라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던 그였고, 그래서 보통 사람처럼 무대에 서서 춤추고 노래했던 그였지만 그 진심은 오히려 왜곡되기도 했던 것. 그렇게 진심이 왜곡될 정도로 늘 웃는 모습만 보여주려 했던 그가 세상을 등졌다는 소식은 그래서 우리를 더욱 마음 아프게 한다. 고 임윤택은 영정사진 속에서조차 활짝 웃고 있었다.

 

11일 밤에 방영되었던 <힐링캠프>에는 최민수가 출연했다. 자유로운 영혼의 삶을 살아왔기에 유난히도 오해를 많이 받아왔던 그였다. 그래서 한 때는 ‘죄민수’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이경규가 그가 하는 행동들이 ‘허세’가 아니냐고 묻자 최민수는 오히려 “허세 없는 사람이 무슨 매력이 있습니까”라며 “인생을 멋스럽게 표현하는 게 죄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최민수의 말대로 그건 매력이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이경규가 걱정하면서 물었던 것처럼 바로 그 허세 이미지가 갖은 오해와 루머가 되어 그를 괴롭혔던 것은 사실이다.

 

최민수는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무릎을 꿇었고(그것은 가족을 위해서였다) 그런 말이 나오게 된 것 자체도 자신의 잘못이라며 산으로 들어가 몇 년 간을 칩거했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최민수는 다시 대중들 앞에 나올 수 있었고 그 모습은 과거와 비교해 너무나 편안한 것이었다. <힐링캠프>는 아내의 말 한 마디에 눈물을 흘리는 최민수의 거꾸로 나이를 먹는 순수한 영혼을 보여줌으로써 그걸 바라보는 대중들의 마음까지도 힐링되는 느낌을 받게 해주었다.

 

한편 11일 오후에는 20여일 간의 뉴질랜드 촬영을 마치고 <정글의 법칙> 팀이 귀국해 갑작스럽게 불거진 진정성 논란에 대해 해명한 날이기도 하다. 김병만은 "우리는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를 위해서, 또 그들(원주민)의 전통적인 것을 보여주기 위해 벌레도 먹고 하는 것"이라며 "'이 맛은 어떨까'를 시청자에게 설명해드리기 위한 부분이고, 중간중간 한 가지 미션을 끝내고 이동하는 사이에는 (음식을) 먹는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심지어 안전성 논란까지 나왔던 <정글의 법칙>은 그래서 사실 리얼리티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멤버들의 안전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것은 실제로도 방송을 통해 보여진 적이 있다. 아마존에서 강을 도하하다가 위기상황에 처하자 배를 요구했던 것은 단적인 예다. 만일 여기서도 그래도 강행했다면 그것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게다가 이것은 다큐가 아니라 예능이지 않은가. 이지원 PD는 “그래도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하신다면…저희가 방송에서 보여드리는 모습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결국 진정성이란 말 몇 마디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게다.

 

지난 11일 안타깝게도 세상을 등진 고 임윤택과 오랜 만에 방송에 나와 진짜 모습을 보여준 최민수는 모두 진정성이라는 이 시대의 요구를 몸소 보여줬지만 때로는 그것이 왜곡과 오해로 돌아오는 경험을 했던 이들이다. 한번 훼손되면 다시 채우기가 쉽지 않은 이 진정성이라는 그릇은 그러나 말이 아닌 몸으로 짧은 시간이 아닌 한 세월로 결국 채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이들은 보여주었다. 지금 김병만 앞에 놓인 진정성의 무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쨌든 진정성은 이제 방송가에 가장 뜨겁고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Posted by 더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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