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토론' 전원책 후폭풍 왜 생겨난 걸까

 

시청률 11.8%. 이 수치만 봐도 신년을 맞아 JTBC가 마련한 신년특집 대토론 2017년 한국 어디로 가나는 분명 성공적인 기획이었다고 평가될 수 있다. 그 토론 자리에 이재명 성남시장과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을 앉힌 행보는 여러모로 대선을 앞두고 있는 올해 의미 있는 포석이었다고 보인다. 떠오르는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그들의 JTBC 토론 프로그램 출연은 다른 대선 주자들의 출연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신년특집 대토론(사진출처:JTBC)'

하지만 시청률면에서도 또 향후 대선 정국을 앞두고 내놓은 좋은 포석의 기획면에서도 괜찮다 여겨졌던 이 특집 프로그램은 또한 방송 이후 꽤 큰 후폭풍을 낳았다. 그것은 전원책 변호사의 막무가내식 토론 태도에서 빚어진 일이었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답답한 대중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사이다 예능으로 급부상한 <썰전>의 주역인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가 토론에 함께 참여한다는 소식은 그것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지만 어째 방송에서 보여주는 전원책 변호사의 모습은 <썰전>의 그것과는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

 

물론 거침없는 언변이야 <썰전> 그대로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상대방의 말을 막거나 끊고 자기 할 말은 누가 뭐래도 끝까지 하는 모습은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진행을 맡은 손석희 앵커조차 전 변호사님!”을 여러 차례 외치다 듣지도 않는 모습에 실소를 터트렸고, 유시민 작가는 역시 여러 번 <썰전>을 통해 전 변호사의 그런 모습에 익숙하다는 듯 능숙하게 진짜 보수는 잘 안 듣는구나, 그런 오해를 유발하게 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신년토론에서 전 변호사가 한 이야기들은 그 내용만으로는 문제될 것이 별로 없었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날카롭게 이른바 대선 후보들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들이 던져지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은 이런 내용들만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어쩌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말에 담겨진 매너와 태도다. 시청자들은 전원책 변호사의 일방통행식 토론 태도를 보고는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썰전>의 시청자게시판에는 하차 요구가 빗발쳤다.

 

이렇게 된 건 물론 전원책 변호사가 이번 신년토론에서 무언가 다른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 아니다. 다만 신년토론<썰전>이 방송 형식 자체가 다른데다, 생방송과 편집의 차이가 극명하게 다른 느낌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썰전>은 시사를 다루지만 그렇다고 형식 자체가 시사 프로그램은 아니다. 예능이라는 형식으로 시사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다소 과한 표현들이나 유머들도 모두 수용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썰전>의 편집이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이슈들이 쏟아져 나와 추가촬영이 계속 이어지자 전원책 변호사는 생방송을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때 김구라는 일언지하에 그건 불가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어느 정도 편집이 되어야 방송이 그나마 어떤 균형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김구라는 베테랑 방송인답게 알아차리고 있었을 것이다.

 

편집은 다소 부적절한 말들이나 너무 오래 한쪽이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모양새들을 잘라내고, 또 어떤 경우에는 자막과 CG까지 사용해서 거기 앉아 있는 인물들의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단두대같은 발언으로 전원책 변호사는 <썰전>에서 시청자들을 속 시원하게 해주었지만 그런 발언이 아무런 편집과정 없이 그냥 내보내지면 그 느낌은 사뭇 다르게 다가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썰전>은 이렇게 예능이라는 틀과 편집이라는 마법을 부릴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신년토론은 그런 장치를 걷어내 버림으로써 그 민낯을 보여준 셈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전원책 변호사는 예전 MBC <100분토론>에 나왔을 때도 여전히 일방통행식의 토론 태도를 보였었다는 시청자들의 새삼스런 반응들이 나왔다.

 

신년토론은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썰전>의 실체를 제대로 보여준 면이 있다. <썰전>이라는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예능적인 편집이 얼마나 토론자들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만들어내고 있는가를 드러내줬다는 것이다(이러한 이미지 세탁 논란은 예전 강용석 변호사가 나왔을 때도 그런 지적들이 있었다). 항간에서는 그래도 전원책 변호사와 합을 맞춰가는 유시민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더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신년토론의 후폭풍을 경험한 시청자들로서는 <썰전>이 다시 보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썰전>부터 <힙합의 민족>까지, <뉴스룸> 효과 톡톡

 

신년부터 JTBC는 승승장구다. <뉴스룸>은 종편역대최고 시청률인 11.3%(닐슨 코리아)를 찍었다. 그리고 이어진 특별기획 신년토론은 이보다 더 높은 11.8%를 기록했다. 이 날 <뉴스룸>에 이토록 뜨거운 관심이 모인 것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덴마크 현지경찰에 체포되는 그 과정이 단독보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 체포 자체가 JTBC 기자의 제보에 의한 것이었다. 그간 잠적 도피 중인 정유라의 체포까지 가능하게 했다는 건 놀라운 기자정신의 발로가 아닐 수 없었다.

 

'뉴스룸(사진출처:JTBC)'

이어진 신년토론에도 시청자들의 관심은 집중됐다. 무엇보다 조기에 치러질 것이 유력한 대선의 후보로 지목되는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자리인지라 주목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패널로 참여한 <썰전>의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가 함께 했고, 무엇보다 과거 <100분토론>을 이끌었던 손석희 앵커가 자리함으로써 그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원책 변호사의 막무가내식 토론 진행에 대한 잡음들이 생기긴 했지만, 이 기획 자체는 여러 프로그램들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 중심에 <뉴스룸>이 있었고 다른 한편에 <썰전>이 지원 사격하고 있었으며 그 구도는 과거 <100분토론>의 향수까지 불러 일으켰다. 이러니 시청률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신년부터 승승장구한 JTBC의 핵심적인 진원지를 들여다보면 역시 <뉴스룸>이 있다. 작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국민들의 알권리를 제대로 충족시켜준 <뉴스룸>은 언론이라면 그래야할 모습들로 시청자들의 무한한 지지를 얻었다. 그래서 지상파 뉴스들을 시청률은 물론이고 화제성에 있어서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뉴스룸> 효과는 거기에만 머문 것이 아니다.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그 효과는 JTBC 프로그램들 전반에 미쳤다. <썰전>의 거침없는 시국에 대한 사이다 비판들이 나올 때마다 역시 JTBC라고 시청자들이 말했던 건 그 이면에 <뉴스룸>이 보여준 바람직한 언론의 자세가 그 밑바탕을 제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가 던지는 이야기들은 속 시원한 시국에 대한 한 방이면서 동시에 복잡해 보이는 사안들을 쉽게 풀어내주는 역할도 보여줬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역시 믿고 보는 <뉴스룸>의 지원사격을 톡톡히 받았다. <뉴스룸>에 이규연이 직접 출연해서 최순실 사태에 대한 심층 취재한 내용들을 인터뷰식으로 얘기하기도 했다. 당연히 이런 인터뷰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효과는 뉴스 보도 프로그램을 넘어서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드라마까지 영향을 미쳤다. <말하는 대로>는 본래 버스킹과 길거리 강연을 덧붙인 형태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이번 시국을 맞아 더 날선 풍자와 직설이 덧붙여진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힙합의 민족2>는 힙합 오디션으로 시작한 것이지만 2016년을 주제로 한 미션에서는 현 시국에 대한 날선 가사들이 봇물을 이뤘다. <말하는 대로><힙합의 민족2>가 그런 면들을 드러낼 때마다 시청자들은 ‘JTBC니까 가능한 아이템이라는 반응을 내보였다.

 

최근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 역시 지금 시국과 맞아 떨어져 원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로 해석한 면들이 주목을 끌었다. 한 학생의 죽음에 대해 그 진실을 밝히려는 아이들과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대결구도가 세월호 참사의 상황들을 환기시킨다는 것.

 

물론 JTBC 프로그램들의 이런 승승장구가 모두 <뉴스룸> 하나의 효과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뉴스룸>이 만들어낸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려는 그 노력에서 비롯된 방송사에 대한 지지가 다른 프로그램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뉴스프로그램 하나의 힘은 이처럼 한 방송사의 위상을 바꿔놓을 정도로 지대하다는 걸 <뉴스룸>은 보여주고 있다

만일 <뉴스룸><그알>마저 없었다면...

 

2016년이 저물어가는 이즈음 국민들의 소회는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르다. 마치 억눌렸던 무언가가 터져버린 느낌. 숨겨졌던 국정 농단의 실체들이 하나둘 드러날 때마다 느꼈던 그 허탈함과 참담함. 그래서 끝내 광장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절실한 마음들이 새록새록 가슴에 피어난다. 다시금 되돌려 생각해보면 이런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그저 묻혀버렸다면 그 끔찍함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국정 농단 사태에 우리가 다시 들여다봐야 할 건 언론이다. 언론은 과연 제 기능을 하고 있었을까.

 

'뉴스룸(사진출처:JTBC)'

MBCKBS의 기자들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 자신들이 나서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줬어야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못했다. 물론 이것이 일선 기자들 때문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그들 역시 목소리를 내려 했으나 윗선들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바른 목소리를 내는 기자들은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는 광장을 취재하는 것조차 국민들의 비아냥을 듣는 위치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JTBC <뉴스룸>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렇게 꽉 막혀버린 국민의 시야를 제대로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열어준 고마운 프로그램들이다. 만일 이런 시국이 국민들 모르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 <뉴스룸>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국민이 뽑아 놓은 대통령이 최순실 같은 비선실세에 의해 좌지우지됐고, 그것이 모두 그들의 사익을 위한 일들로 채워졌다는 건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그걸 우리가 몰랐다면...

 

<그것이 알고 싶다>처럼 합리적 의심을 어떤 사안이든 관계없이 던지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또 어땠을까. 우리는 무엇이 문제인지, 어떤 것들이 의혹을 남기고 있는지 의식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는 상식적으로 판단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없었을 게다. 그런 생각을 해보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을 위한다는 식으로 앞에서는 얘기하면서 사실은 세월호 참사가 보여주듯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았던 그 일들이 묻혀졌다면...

 

<뉴스룸>은 올해의 마지막 앵커브리핑을 통해 머피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했다. 머피의 법칙은 나쁜 일이 연거푸 벌어진다는 뜻이 아니라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는 뜻이라는 것. 결국 국정농단이라는 엄청난 비리들은 결코 숨겨지지 못한 채 하나하나 실체를 드러나며 터지고 있는 중이다. 그것들은 감춰지려 해도 감춰질 수 없는 일들이었다. 결국 일어날 일들이 우리 앞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는 얘기다.

 

혹자들은 뉴스를 보는 것만도 분노를 참을 수 없고 심지어 너무나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 14일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가 소설가 박민규의 이야기를 빌어 말한 것처럼,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눈을 떠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눈을 뜨지 않으면 끝내 눈을 감지 못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방송의 가장 큰 역할이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라면, 그 눈을 뜨게 해주는 건 다름 아닌 언론의 역할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방송에서 가장 중요했던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뉴스룸><그것이 알고 싶다>가 되지 않을까. 이 프로그램들 같은 국민의 진정한 눈이 되어줄 수 있는 언론이 내년에는 더 많아지기를 기원한다. 또한 공영방송이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줄 수 있기를.

SBS 절치부심하는데 MBC는 시대 역행

 

SBS <8뉴스>가 대대적인 개편을 내놓았다. 김성준 앵커가 2년 만에 다시 복귀했고 뉴스의 방식도 달라진다. 김 앵커가 내놓은 개편안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포만감을 줄 수 있을 만큼소상하게 알려주고, 둘째 기자의 역할로서 현장을 지키며, 셋째 뉴스 진행 시간에도 벌어지는 상황을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라이브쇼로서의 뉴스에 충실하고, 넷째 시청자들이 묻고 기자가 답하는 뉴스를 지향하겠다는 것.

 

'SBS8뉴스(사진출처:SBS)'

이러한 뉴스의 방식은 JTBC <뉴스룸>을 연상시킨다. 백화점 나열식 뉴스는 지양하고 가장 관심이 갈 수 있는 이슈들에 집중하며 앵커 혼자 브리핑하는 게 아니라 기자가 출연해 집중 보도하는 형태. 이런 점들을 김 앵커 역시 상당 부분 수긍했다. 또한 <뉴스룸>을 이끄는 손석희 앵커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도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SBS 뉴스의 이러한 변화는 새롭게 SBS 사장으로 부임한 박정훈 사장의 취임사로부터 일찌감치 감지된 바 있다. 박 사장이 취임사에서 한 이야기의 7,80%는 작금의 사태와 관련하여 제대로된 언론의 기능을 하지 못한데 대한 반성과 성찰이었다. 그리고 박 사장은 공정보도자율성 보장을 재차 천명했다.

 

SBS <8뉴스>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시 다가갈지는 시간을 조금 두고 봐야 되는 문제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변화를 기치로 내걸었다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가장 지탄을 받은 건 다름 아닌 지상파 뉴스들이었다. 그토록 많은 일들이 벌어졌지만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전혀 되어주지 못했다는 것.

 

이런 변화를 촉발시킨 건 그래서 다름 아닌 JTBC <뉴스룸>이다. <뉴스룸>은 손석희 앵커를 기용해 기존의 지상파 뉴스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매거진 형태의 뉴스를 시도했다. 물론 초반에는 이런 뉴스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보여준 진정성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시작했고 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보도는 언론의 진짜 역할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뉴스룸>이 이번 보도들로 얻어간 건 지상파 뉴스를 압도하는 시청률만이 아니라 방송사에 대한 신뢰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SBS 뉴스가 이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지금 KBSMBC에서는 어떤 자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질 않는다. KBS는 공영방송이니 그렇다 치지만 MBC는 어떤 면에서는 시대와 역행하는 흐름으로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MBC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였던 박상권 기자가 지난 14일 비제작부서로 발령이 난 것에 대해 사내에서는 이것이 보복성 인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박 기자는 지난 123차 촛불집회 이후 현 사안들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함께 <뉴스데스크>를 진행했던 이정민 아나운서, 이 프로그램의 담당 부장이었던 임영서 주말뉴스부장도 보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는 것. 박 기자는 지난 11일 마지막 클로징 멘트에서 앵커로서 언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이것은 지금 현재 MBC 뉴스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건이다. 심지어 촛불집회에서 취재하는 것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MBC 뉴스로서 기자들은 심한 자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게다. 보도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 MBC 뉴스가 지금의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이나, 현재 뉴스 보도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가에 대한 무감각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뉴스의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JTBC <뉴스룸>은 그걸 촉발시켰고 변화하지 못했던 지상파 뉴스들은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 그나마 상업방송인 SBS는 이러한 질타를 엄중히 받아들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MBC는 여전히 시대에 역행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이렇게 시청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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