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정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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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 방송보다 뜨거운 인터넷 생중계

D.H.Jung 2015. 7. 2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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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이 바꾸고 있는 방송의 지형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토요일 1115분에 방송된다. 이럴 경우 대부분 이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성은 일요일에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월요일 아침만 되면 인터넷은 온통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다. 일요일 저녁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기 때문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사진출처:MBC)'

새롭게 등장한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의 화제가 처음 만발했던 것도 월요일이었다. 바로 전 날 생방송에서는 김영만의 출연으로 말 그대로 인터넷은 눈물바다가 됐었다. 그것이 그대로 월요일의 화제로 이어졌던 것. 대중들은 김영만의 방송을 TV로 보기도 전에 그 화제에 먼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김영만의 종이접기 방송에 어린 시절 참여했었던 신세경이 이번 방송에 깜짝 출연했고, 중간집계에서 그가 1위를 차지한 사실도 일찌감치 방송 이전에 알려지며 인터넷을 가득 메웠다. 이것은 월요일의 새로운 풍경이다. 생각해보라. 인터넷 방송이 지상파 방송들과 나란히, 아니 더 뜨겁게 화제가 되고 있는 건 흥미로운 변화가 아닌가.

 

특히 일요일 저녁은 지상파 3사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자존심을 걸고 총력을 기울이는 시간대다. 그런데 이들 프로그램보다 더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방송에 대한 화제가 쏟아져 나오는 건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지금의 시청자들의 시청패턴과 무관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여전히 TV의 본방에 집중하는 시청층은 두텁다. 하지만 조금씩 세대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이미 TV 본방을 하지 않고 대신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보는 것이 하나의 새로운 시청패턴으로 만들어졌다. 이들은 TV라는 플랫폼에 집착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청패턴도 본방의 의미보다는 다운로드 시청이나 몰아보기 같은 것에 더 익숙하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정확하게 이들의 시청패턴을 읽어낸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방송이라는 아이템 자체가 그렇고 그것을 먼저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후에 그걸 편집해 지상파 버전으로 방송하는 것이 그렇다. 물론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가져가기 위해 지상파 버전에 정성을 들이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이 프로그램은 지상파 버전보다 인터넷 생중계가 본방의 성격이 강하다.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대한 월요일의 화제는 그래서 달라져가는 방송의 새로운 지형도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이것은 단지 시청 패턴의 변화만은 예고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달라진 시청 패턴에 맞춰진 새로운 스타들의 탄생을 예고한다. 백종원에 이어 김영만이 그렇다. 이들은 지금 현재 그 어떤 TV 스타들보다 뜨거운 존재가 되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 방송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지는 원인 중 하나는 지상파 방송이 너무 오래도록 비슷한 패턴의 콘텐츠들을 반복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상파는 이것을 장수 프로그램으로 상찬하지만 사실 그것은 변화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의 안이함이라고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지상파들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이런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앞으로 닥쳐올 지상파 방송이 겪게 될 변화들의 리트머스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