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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들/명랑TV

'유퀴즈' 브레이브걸스 신드롬, 지금 뜬 건 우연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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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의 아이콘 브레이브걸스, 밀보드에서 보이는 이들의 진심

 

"진심으로 떴으면 좋겠습니다. 백령도 왕복 시간만 서울에서 12시간 이상 걸리고 섬에서 못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백령도 위문공연을 브레이브걸스분들이 새벽부터 휴가 나가는 병사들 사진 다 찍어주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훤합니다. 오랫동안 높이 기억에 남는 그룹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tvN 예능 <유 퀴즈 온더 블럭>에 나온 브레이브걸스가 과거 백령도에서 위문공연을 한 것에 대해 당시 그걸 본 한 분이 남긴 댓글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건 아마도 브레이브걸스가 최근 4년 전 발표했던 '롤린(Rollin)'이 갑자기 차트 역주행을 하고, 급기야 SBS <인기가요> 1위 곡으로 등극한 것이 그저 우연적인 사건이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일 게다.

 

이른바 '밀보드(밀리터리 빌보드)' 차트라고 불리며 군 장병들이 심지어 '인수인계'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밀어주자"고 대거 나서게 된 데는 저 백령도 위문공연의 사례 같은 이유가 깔려 있었다. 그 먼 곳까지 일일이 찾아가 성심성의껏 공연을 펼쳐 보인 브레이브걸스의 '진심'이 통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롤린'이라는 곡이 그다지 매력적인 곡은 아니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롤린'은 한 번 들으면 자꾸만 저도 모르게 따라하게 만드는 '중독성'이 강한 곡이고, 특유의 시원스런 청량감이 느껴지는 브레이브걸스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려 들으면 기분 좋아지는 곡이다. 이렇게 청량감이 느껴지는 노래에 브레이브걸스 특유의 섹시한 춤동작들은 묘한 균형감을 만든다. 그래서 위문공연 영상을 통해 보면 청량한 목소리, 섹시한 춤동작 하지만 진심 가득한 행복감마저 느껴지는 브레이브걸스의 살아있는 표정들이 더해져 보는 내내 미소 짓게 만든다.

 

하지만 '롤린'의 역주행 신화에는 역시 밀보드라 불릴 정도로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준 위문공연 군 장병들의 '리액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인다. 음악프로그램에 나와서 부르는 '롤린'에서조차 군 장병의 환호성이 환청처럼 들릴 지경이다. 후크 부분에서 장병들이 일제히 입을 맞춰 부르는 노랫소리와, 특유의 '가오리댄스' 동작을 따라하는 모습은 '롤린'을 더더욱 역동적으로 들리게 해줬다.

 

유재석이 짚어주듯 브레이브걸스가 '존버(존중하며 버티기)'의 아이콘이 된 건 그들의 성공이 타인들에게도 큰 위로를 준다는 측면에서 이 신드롬을 더욱 크게 만든 면이 있다. 이들이 그간 다닌 위문공연만 약 62건이라고 한다. 왜 그렇게 위문공연을 많이 다녔냐는 질문에 이들은 거꾸로 그렇게 불러주셔서 너무 고마웠다고 답했다. 그렇게 묵묵히 자기 할 일을 진심을 담아서 하며 버텼기 때문에 그것이 누적되어 지금의 결과가 있었다는 것.

 

최근 들어 이른바 '역주행'이 마치 하나의 트렌드처럼 자주 등장한다. 지금 신드롬을 만들고 있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주목받게 되어 우연처럼 보이는 이들의 성공 그 뒤안길을 들여다보면, 이제는 대중들이 참여함으로써 흐름을 바꾸고, 역주행까지 만드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그건 진심이다. 누가 뭐래도 묵묵히 노력해온 그 과정들이 누적되어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바로 이렇게 달라지고 있는 현 대중문화의 흐름을 브레이브걸스의 사례를 통해 보여줬다.(사진:tvN)